함평 구계지의 대물 붕어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오랜만에 낚시춘추 화보촬영이 아닌 일반 출조로 함평의 구계지를 다녀왔다.
전남 함평군 해보면 소재의 1만4천여평 규모의 평지형에 가까운 준계곡형으로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는 곳이다.
배스보다도 블루길의 계체수가 많은 곳으로 블루길의 크기가 흡사 고흥의 해창만 블루길 크기와 비슷했다.
구계지의 주 수원은 장성호의 수원이 농업용 관로를 통해 공급하는 저수지로 좀 처럼 마르지 않은 저수지이다.
또한, 저수지 규모에 비해 대물 자원이 많은 곳으로 최근에 4짜붕어가 여러마리 낚였다는 정보이고보면, 어느 저수지나 그렇듯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는 저수지라 잔 씨알의 붕어는 좀 처럼 찾기 힘들고 낚였다하면 4짜 붕어라고 할 정도로 씨알이 굵게 낚이는 특징이 있다.
매년 한 여름에 씨알 좋은 붕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 출조를 강행 해봤는데 이곳 구계지의 특징을 알고 미리 들어왔던 꾼들에 의해 벌써 4짜붕어를 여러마리 낚아 갔다는 소문이 퍼져 주말에는 많은 꾼들이 진을 치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었다.
음력으로 보름날이 가까워져 달이 만월에 저수지가 대낮처럼 밝아 밤낚시가 잘 되지 않을 것 처럼 보였다.
낮에는 블루길, 밤에는 살치 성화를 이겨내야
출조 당일 많은 배수와 대낮 처럼 밝은 달이 악재였다. 그래서 배수는 3.0칸 이상 5.8칸대 까지의 장(長)대로 가급적 깊은 수심대를 공략해 극복하고, 밝은 달빛은 듬성듬성 산발적으로 자란 마름수초와 포인트 뒤쪽 산의 그림자를 이용했다.
미끼는 옥수수와 떡밥. 그러나 해질녘 그 토록 줄기차게 찌를 올려주는듯 춤을 추는 블루길은 어두어지면서 자취를 감췄고, 임무교대라도 하듯 이번에는 밤 새도록 살치와의 전쟁을 치루워야 했다. 어찌보면 블루길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살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늘에 옥수수를 꿰든 떡밥을 단단하게 뭉쳐 바늘에 꿰든 살치의 입질은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보편적으로 부드러운 옥수수만을 골라 사용하던 것을 이번에는 단단한 옥수수를 골라 사용했다.
한 여름밤 수면을 가르면서 곱게 치솟은 찌
자
정을 넘어 1시나 됐을까? 그토록 심하던 살치의 공격이 주춤하더니 마름 수초사이에 세웠던 3칸대 찌가 이내 솟기 시작 했던 것. 블루길과 살치의 입질과 전혀 다른 찌 올림이 전개되었다.
단단한 옥수수 3알을 바늘에 꿰고 단차를 13cm 줬던 해결사 채비였다. 찌 올림만 봐도 대물 붕어임에는 틀림 없었다.
최대한 챔질 타이밍을 늦게 가져가기 위해 손잡이만 쥐어 잡고 환상적인 찌올림을 감상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찌 올림의 꽃은 지고 옆으로 째려는 찰라 힘껏 챔질에 들어갔다.
터~억!! 하며 붕어의 입에 바늘이 박힘과 동시에 엄청난 힘을 자랑하며 마름 수초대로 필사적으로 파고든 녀석의 머리를 겨우 마름 수초위로 돌려 세웠다.
이제는 반쯤 성공한 분위기. 그런데 붕어의 체구가 장난이 아니어서 쉽게 들리지 않았다. 원줄 6호를 믿고 단숨에 들어 마름 수초대위로 올라옴과 동시에 스키 태우듯 마름 수로위로 끌고 발 밑에까지 끌어왔다.
후레쉬를 비춰보니 좀 처럼 구경하기 힘든 대물붕어였다. 바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목구멍 깊게 바늘이 박혀 있어 그냥 들어 올릴까 하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안전하게 뜰채를 이용했다.
계측자 위에 올려진 붕어 꼬리가 무려 46cm를 가르키고 있었다. 올 들어 낚아낸 다섯마리의 4짜 붕어중에서 세번째로 큰 씨알의 4짜붕어였다.
반짝 조황의 시즌 마감
4짜 붕어가 낚인다는 구계지. 달랑 한 마리의 대물을 만났지만 초들물이 아닌 끝물이었다.
주말밤 크지 않은 저수지에 열 댓명이 포진해 대물붕어와 상면을 시도했으나 필자외에 붕어의 얼굴을 봤던 꾼이
단 한명도 없었다. 물론 배수의 영향도 있었다지만 아무래도 시즌이 지난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벼가 누렇게 익어갈때 즈음 다시금 찾아볼 필요성을 느낀 조행이었다.
어느곳이든 붕어가 낚인다는 소문이 있으면 의례이 꾼들이 몰리는 것은 사필귀정(事必歸正). 그 사필귀정이 인과응보(因果應報)가 되지 않도록 저수지 인근에 농사짓는 주민들에게 피해주지 않은 꾼들이었으면 한다.
저수지 인근 길가에 아름다운 자태를 뽐 내고 있는 참나리꽃 뒤로 금수산(남문)회원이 아침 낚시에 열중하고 있다.
밝은 달빛을 조금이라도 가려진 포인트를 선정하기 위해 도로 건너편 산자락 밑에 마름 수초가 듬성한 지역에 대를 폈다.
구계지는 연안을 따라 마름수초가 자라고 있다.
구계지의 최 상류
상류에 장성호에서 유입된 수량과 상류 새물 유입구에는 수중에 모래톱이 형성이 되어있다.
우측연안 일대를 촬영한것으로 마름수초를 그대로 두고 넘겨서 찌를 세워볼 필요가 있었다.
상류일대 포인트.
사진에서 우측 파라솔이 필자의 포인트이다.
현지민으로 보이는 꾼이 장박하기 위해 대를 펴 놓고 자리를 비웠다.
그 결과 낚싯대 몇 대를 도난당하는 사고도 있었다.
오후 시간 포인트에 진입해 대를 펴고 있는 낚시인.
우측 중류에서 하류로 연안 포인트를 촬영한 사진이다.
구계지의 제방권으로 제방권에는 낚시의 흔적이 거의 없었다.
구계지의 중상류의 전경.
구계지의 중하류 전경.
구계지의 중류대.
오후시간 필자가 마름 수초사이에 찌를 세우기 위해 케스팅하고 있다.
구계지의 미끼.
배스와 블루길터라 동물성이 아닌 식물성 미끼만을 사용해야 했다.
맛있고 향기나게 글루텐 떡밥을 반들어 놨다.
구계지의 최고의 미끼인 옥수수 미끼.
가급적 씨알이 굵고 단단한 옥수수를 골라서 사용해야 했다.
석양이 드리워지고 있는 구계지의 풍경.
한 잔의 커피로 졸음도 달래보고...
아침 시간 달맞이 꽃이 활짝 피어 그 아름다운 자태로 꾼들을 노근한 심신을 달래주는듯 했다.
질퍽거리는 포인트라 좌대를 설치했고, 그 위에 우경 회전의자를 놓았다.
좁은 공간에서 의자가 회전이 되므로 몸만 그대로 돌려 입출입을 할 수 있어 편리했다.
밤새 달랑 한 마리의 대물을 만나고 이제는 철수할 시간.
간 밤에 희열을 안겨주었던 붕어를 살림망에서 조심스럽게 꺼내고 있는 필자.
낚았을 당시 그 크기가 무려 46cm에 달했다.
이곳 구계지의 붕어는 체고가 워낙 높아 둥그렇다고 했는데 필자가 낚아낸 붕어의 체고는 그리 높지 않았다.
좌대밑 포인트가 수심이 낮은 관계로 살림망을 깊게 담그지 못했는데 꼬리 부분이 많이 닿았다.
46cm의 대물 붕어.
3칸대의 낚싯대에 단차를 13cm 줬던 해결사 채비에 낚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