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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나산천
찬바람 불면서 마릿수 조과
호황의 서막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 천류 필드스탭 팀장]
광주에서 서해안 라인의 함평과 영광, 무안 방면으로 출조할 때는 무안광주고속도로를 이용하게 된다. 문평나들목을 지나친 후 고막원을 건너면 그림 좋은 냇가가 한 눈에 들어온다.
풍광이 너무 좋아 지나칠 때마다 낚싯대를 담그고 싶은 충동이 있는 곳.
그래서 인터넷 항공사진을 살펴보니 본 곳은 고막원천 중류에 해당된 지역이었고, 함평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나산천 또는 나산수로라 불리는 낚시터였다.
고막원천 유역 중 가장 많이 알려진 낚시터이며 하류 영산강에서 거슬러 올라온 붕어자원이 풍부한 곳이라 했다.
5개의 보(洑)마다 살찐 붕어 넘쳐
지난 9월23일 광주 지역 평산가인 회원들과 나산천을 찾았다.
먼저 고속도로를 지나면서 눈여겨 봐왔던 포인트를 가봤다. 그런데 하필 제방공사로 인해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드나들어 소음과 흙먼지 때문에 대를 펼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 틈바구니에서 낚싯대 몇 대를 펴놓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낚시인이 있어 다가가 봤더니 인근에 살고 있는 노종현씨였다.
노종현씨는 “최근에는 낱마리 조과다. 잦은 배수가 이유인 것 같다. 더 위쪽으로 올라가면 여러 개의 보가 있는데 그쪽은 배수를 하지 않으므로 붕어를 쉽게 만날 수 있다”고 조언 해줬다. 그래서 나는 나산면 방향으로 더 올라가다가 포인트를 잡기로 했다.
고속도로 문평나들목 부근을 지나 더 올라가자 옥동교가 나왔다.
옥동교에서 나산면 소재지 사이의 약 5km가 낚시구간이다. 이곳에는 5개의 보(洑)가 설치돼 있는데 진입이 수월해 보이는 특급 포인트로 알려진 곳들은 이미 낚시인들로 넘쳐났고 각자의 살림망에는 준척급 붕어부터 턱걸이 월척에 이르기까지 많은 붕어가 들어 있었다.
결국 옥동교에서 두 번째 보와 세 번째 보 사이의 물 흐름 없는 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강 중심부에는 마름이 삭고 있었고 연안에는 아직 삭지 않은 마름이 있었다. 줄풀과 부들도 산발적으로 자라고 있었다. 수심은 70cm~ 1.4m.
남재문 회원이 줄풀과 마름 경계에 수초제거기를 이용해 찌 세울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긴 대로는 마름 수초를 넘겨 찌를 세웠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첫 입질을 남재문 회원이 먼저 받아냈다. 연안의 마름수초를 넘겨 중심부의 삭은 마름 옆을 노린 채비에 입질이 들어온 것.
스멀스멀 올라온 찌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챔질하자 32cm 월척이 올라왔다.
남자문 회원 옆에 자리한 박종묵 회원과 박형구 회원도 준척급 붕어를 낚아냈다.
초저녁에 간간이 들어오던 입질은 밤이 깊어지자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미끼를 지렁이로 바꿔보았지만 작은 동자개만 낚일 뿐 하염없이 밤이 깊어갔다.
야식을 먹기 위해 본부석에 모였는데 함인철 회원과 조영민 회원의 조황이 두드러졌다. 모두 낱마리의 붕어를 만나고 있을 때 그들은 이미 십 여수의 붕어를 낚았고, 월척도 한두 마리씩 들어 있었다.
이곳 나산천을 자주 찾는다는 함인철 회원은 “나산천은 블루길, 배스 때문에 생미끼를 사용하기는 어렵다고 기피하는데 어두워지는 초저녁부터 밤 11시까지는 지렁이가 가장 빠르다”고 말했다. 즉 낮에는 생미끼를 사용하기 어려우므로 떡밥으로 붕어를 집어하고 어두워지면 지렁이로 교체한다는 것이다. 간간이 동자개와 블루길이 낚이지만 붕어가 더 많이 낚이는 편이라고 알려줬다.
그는 또 “나산천 붕어의 평균 씨알은 일곱 치에서 아홉 치지만 월척도 종종 섞이며 4짜붕어도 만날 수 있다 마름수초가 완전하게 삭아드는 10월 중순부터 피크를 이뤄 초겨울까지 조황이 이어진다. 낚시인들이 주차한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만 낚시를 하는데 천변의 수풀을 조금만 정리하고 들어가면 좋은 자리가 많다”고 했다.
“밤에는 산지렁이가 특효더라”
밤새 짙게 깔린 안개가 이른 아침의 약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걷히고 있었다.
낮 케미로 바꿀 시점에 마름수초 자연구멍에 세웠던 긴목줄 채비의 찌가 솟기 시작했다.
챔질해보니 빵좋은 9치급 붕어였다. 바늘을 빼는 순간 또 다른 대에서 입질이 와 챔질해보니 이번에는 8치급 붕어였다.
그 후 폭풍처럼 계속되는 입질에 30분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열 마리가 넘는 붕어가 살림망에 쌓였다.
미끼는 마르큐사의 옥수수글루텐.
화보사진을 촬영할 시간에 계속해서 입질이 들어오는 바람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번에는 연안의 줄풀과 마름 사이의 빈 공간에 채비를 던져 넣자 봉돌이 바닥에 닿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올라왔다.
이전 입질과는 다른 양상의 찌놀림이었다. 챔질하자 육중한 무게가 낚싯대를 통해 전해져왔다. 필사적으로 수초 속으로 파고드는 붕어! 마름수초 몇 가닥과 함께 끌려나온 것은 34cm의 월척이었다.
더 이상 미련없이 낚시를 접었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인트를 둘러보다 광주에서 왔던 조기남씨를 만났다. 그의 살림망에는 커다란 잉어도 들어 있었다.
진도 보전호 출조했다가 붕어 조황이 시원치 않아 귀가하던 중에 잠시 대를 폈다가 결국 밤낚시까지 하게 되었다고. 그는 저녁 7시경에 65cm짜리 잉어를 걸었는데 4짜붕어인 줄 알았다고 허탈해 했다.
조남기씨는 마름밭이 아닌 줄풀밭 빈 공간에 찌를 세웠는데 수심은 70cm였다.
모두 글루텐과 옥수수에 올라왔다고 했다.
한편 초저녁에 마름수초 작업을 했던 남재문 회원은 두 마리의 월척을 낚아냈다. 문재문 회원은 “살아있는 마름보다는 삭아드는 마름 옆에서 입질이 잦았다. 정작 기대했던 줄풀과 마름 경계 지역에서는 입질을 받아내지 못했다”고 했다.
취재가 끝난 후 무안의 박경희 회원과 광주의 남문 회원이 수시로 나산천을 드나들었는데 갈 때마다 십 여수 이상의 붕어를 낚았고 그 중에는 월척도 한두 마리가 섞여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해가 지면서부터는 산지렁이를 미끼로 썻는데 효과가 특출했다고 귀띔 해줬다.
나산천의 낚시가 이제부터 본격 시즌에 접어든다.
◆가는 길→ 광주 무안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문평I,C를 나오면 문평I,C 교차로이다. 이곳에서 좌측 825번 국도를 이용해 1.7km를 가면 좌측에 옥동교가 나오고 옥동교를 건너자마자 우측에 고막원천(나산천)이 보이고 제방을 따라 1km 올라가면 포인트에 닿는다.
◆네비게이션 주소→ 전남 함평군 대동면 상옥리 615-4
평산가인 박종묵 회원이 수초 가까이 찌를 세우기 위해 캐스팅하고 있다.
보 옆 포인트.
나산천에는 5개의 보가 있는데 물 흐름이 없고 수초가 잘 형성된 곳에서는 어디서나 붕어가 낚였다.
나산천에서 가장 잘 먹혔던 글루텐 떡밥과 옥수수 미끼.
그러나 초저녁에는 지렁이에 입질이 빨랐다.
필자가 나산천에서 사용한 마르큐사의 옥수수 글루텐.
꾸준한 집어 결과 다음날 아침에 폭발적인 입질을 받아냈다.
광주 낚시인 조남기씨의 조과.
65cm 잉어도 한 마리 낚았다.
보에 설치한 어도.
모든 보에 어도가 설치돼 있어 큰 비가 올 때마다 붕어 자원이 고루 유입된다.
나산천에서 낚인 월척붕어.
몸에 점이 박힌 일명 깨붕어도 낚인다.
수초제거기로 생자리를 개척하고 있는 남재문 회원.
공을 들인 끝에 두 마리의 월척과 마릿수 붕어로 손맛을 봤다.
필자가 아침에 올린 월척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물 흐름이 없는 곳에는 어김없이 수초가 자라고 있었다.
광주 낚시인 조기남씨가 그림 같은 수초 포인트에서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평산가인 조영민 회원의 하룻밤 조과.
월척 두 마리 포함, 중치급 붕어를 마릿수로 낚아냈다.
낚시 시작 전에 나산천 일대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는 화보 촬영팀.
촬영에 함께 한 일행들이 붕어를 방류하기 전에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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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 유망낚시터 (낚시춘추 2017년 11월호)
장성 황룡강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 입암산에서 발원하여 광주광역시 광산구 유계동의 영산강과 합류하는 황룡강은 50km 구간 중 장성읍 시가지가 한눈에 보이는 장성대교 북쪽 1.5km 구간에서 최근 호황을 보이고 있다.
매년 추석을 전후해 씨알 좋은 붕어가 낚여왔고 최근 광주 평산가인 회원들이 출조해 8~9치급 붕어와 다량의 월척을 낚아내면서 가을 시즌의 시작을 확인하였다.
마름, 줄풀, 뗏장수초가 혼재하는 곳이 많고 물 흐름은 거의 없는 편이다.
붕어와 떡붕어가 많고, 잉어, 장어, 동자개, 블루길, 배스가 서식한다. 3.6칸 이상의 긴 대로 수초주변을 노려야 입질이 잦다.
주요 포인트로는 장성 공설운동장 바로 앞 지점부터 장안교와 장성제1교 사이다.
줄풀과 뗏장이 어우러져 있는데 줄풀 가까이 찌를 세워야 수월하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장성제1교에서 장성호 쪽으로는 보(洑)가 형성이 되어 있고 수심은 1m전후에 마름이 발달되어 있다. 삭아드는 마름의 자연 구멍에서 월척 이상의 붕어 입질이 잦다.
미끼는 글루텐이 잘 먹힌다. 지렁이는 블루길 때문에 사용하기 어렵다.
한편 ‘장성 황룡강 노란꽃축제’가 10월13일부터 29일까지 17일간 황룡강 일원에서 개최된다.
낚시 자리가 공원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잘 조성된 꽃길도 구경하면서 밤에는 가족 낚시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장성 I.C를 나와 가작교차로에서 장성읍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1km 진행후 좌회전하여 1.3km가면 장성버스터미널이다. 터미널 앞에서 지하차도를 건너면 TMO사거리이고 우회전하여 1.2km 진행하면 장안교 포인트가 나온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장성군 장성읍 장안리 203-14
대물 붕어를 품고 있는 여수 죽림지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전남 여수시 소라면 죽림리에 위치한 7만2천5백 평 규모의 저수지이다.
1925년 관기간척지가 조성이 되고 이곳에 물을 댈 목적으로 만들어진 죽림지(관기지)는 대형 평지형 같이 보이지만 준계곡형에 해당된다.
상류와 하류의 수심차가 원만하지만 제방권은 만수위 기준 4m가 넘는 곳도 있다.
예전에는 전국규모의 낚시대회를 치룰 정도의 붕어 터로 각광 받아왔으나 현재는 배스가 유입되어 붕어자원 거의 고갈되다 싶을 정도로 개체수가 줄었지만, 낚였다하면 대물급 붕어가 낚인 것이 특징이다.
인근의 대물터인 복산지와 대곡지에서 숱한 대물급 월척이 낚이면서 죽림지에는 붕어 낚시인들의 발길이 멀어지는 사이 배스 낚시인들이 안방 터처럼 드나들어 인터넷으로 죽림지를 검색해보면 배스 낚시 조황만 가득하다.
포인트로는 상류에는 뗏장수초가 넓게 분포되어 장(長)대 위주의 대편성이 필요로 하고, 백야도 방향으로 향하는 22번 국도를 따라 골프연습장까지의 구간은 낚시가 가능하지만 차량 통행량이 많아 위험하기도 하면서 소음이 많은 것이 흠이다. 도로 건너편에는 사유지가 많고 밭농사를 경작하는 주민들과 불 화음이 자주 발생해 진입 자체가 부자연스럽다.
봄철 산란기 전후와 여름철에는 포인트로 적합하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마름수초가 삭아드는 10월부터는 제방권이 좋은데 수심이 3~4m로 깊다.
지난 추석 연휴를 맞아 제방권에 홀로 하룻밤 낚시를 해볼 요량으로 죽림지를 찾았으나 부평초라 불리는 개구리밥이 바람 방향에 따라 떠밀려 다녀 낚시하기가 엄청 곤란했지만, 딱 한번 찾아온 입질이 새벽 3시경이었는데 40cm의 대물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죽림지는 하룻저녁 한두 번의 입질은 해주는데 낚이면 대물 붕어이다.
미끼는 글루텐 떡밥이 가장 잘 먹히지만 옥수수도 이외로 잘 먹힌다. 외래어종이 서식해 지렁이등 생미끼를 사용할 수 없다고들 하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으로 한 밤중에 블루길 입질이 없을 때 지렁이를 사용하면 붕어의 입질도 받을 수 있지만 굵은 장어도 덤으로 낚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여수시 소라면 죽림리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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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월호리 둠벙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8월 중순을 넘기면서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호남지역에도 붕어 조황이 슬슬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는데 고흥의 신양지와 보성의 영천지, 장흥의 가학지 등에서 호황 소식들이 전해져 왔다.
이번 화보 촬영은 함평군 학교면 월호리 영산강변에 있는 월호리 둠벙에서 진행했다.
지난 여름 동안 이곳을 드나들었던 무안의 박경희 회원 일행이 허리급 붕어를 마릿수로 낚아 올린 곳이다.
월호리 둠벙은 4대강 공사가 한창일 때 영산강변 저류지 형식으로 준설 공사를 하면서 형성 된 곳이다.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공사가 도중에 중단된 후 그대로 방치된 둠벙이다.
영산강 붕어가 유입되었기 때문에 씨알이 굵은 것이 특징이며 미터급 잉어도 서식한다. 또한 숭어도 상당량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만평 규모로 평지형 저수지와 비슷하게 생긴 이 둠벙은 수심이 앝고 수초가 밀생한 구간과 수심이 깊고 소초가 적은 구간이 있는데, 박경희 일행이 손맛을 본 곳은 수심이 너무 깊어서 그간 낚시인들이 찾지 않은 구간이라 했다.
화보촬영을 떠나기 일주인 전인 8월 19일 순천의 유남진씨가 선발대로 출조하여 초저녁에 33cm 월척을 낚았으나 밤 9시경부터 천둥번개가 치고 소나가기 세차게 내려 밤낚시를 할 수 없었고 비가 그친 아침에 연거푸 네 마리의 월척을 낚았다고 했다.
예초기로 풀 쳐내며 진입로 개척
지난 8월 26일, 평산가인 광주 지역 회원들과 월호리 둠벙을 찾았다.
현장에 도착해 포인트를 둘러보며 설명을 해주던 박경희 회원은 “봄에 이곳에서 산지렁이를 미끼로 장어낚시를 하다가 심심찮게 허리급 이상의 붕어들이 물고 올라와 이곳이 붕어터로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낚시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라 수풀이 허리춤까지 자라 있었다. 김영석 회원이 예초기로 풀을 쳐내며 진입로를 확보했고 그제야 비로소 포인트를 선정할 수 있었다.
수심은 2.5m로 꽤 깊었다. 긴대를 활용해봤자 수심도 깊고 넓게 분포된 마름수초를 넘길 수 없는 상황이라 김동관 회원과 남재문 회원이 수초제거기로 마름밭에 구멍을 내고 찌를 세웠다.
필자의 포인트는 등 뒤 둔덕 넘어로 영산강 본류가 흐르고 있었는데 며칠 전 내린 많은 빗물이 흐르면서 흙탕물로 변해 있었으나 둠벙에는 우윳빛 물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글루텐 미끼를 달아 던지자 첫 입질이 왔다. 찌 놀림을 파악하기 위해 챔질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고 있는데 찌가 수면 위에 벌러덩 누워버린다. 9치급 빵 좋은 붕어였다.
그런데 오후 4시가 되자 찌톱이 일제히 솟구치기 시작했다. 영산강 하구둑의 배수갑문을 개방했기 때문이었다.
찌톱이 순식간에 한 뼘 정도 드러나더니 한 시간도 안 돼 수심이 60cm나 얕아졌다. 그러나 이후 수위가 회복되면서 붕어 입질도 살아났다.
이 타이밍에 맞춰 최상류에서 낚시했던 함인철 회원이 36cm의 월척을 비롯 준척급 붕어를 여러 수 낚아냈고, 필자에게도 입질이 들어와 준척급 붕어를 낚아냈다.
대부분 월척에 육박하는 굵은 씨알이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자리만 비우면 찌가 하늘 높이 솟은 것이 몇 차례 목격했는데 확실히 수위가 불어날 때 붕어의 입질이 잦음을 알 수 있었다.
영산강 하구의 배수갑문은 바닷물때에 맞춰 열리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강수량이 많아 강 영산강 수위가 높아지면 수시로 배수해 수위를 조절하고 있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배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배수가 이루어질 때가 되면 잠시 낚싯대를 놓고 본부석으로 모여 커피 타임 시간을 가졌는데 오히려 여유가 있어 좋았다.
동틀 무렵에 쌍둥이 ‘준4짜’
날이 어두워지자 간간이 입질을 하던 블루길도 자취를 감췄다. 생미끼에는 동자개가 연신 달려들어 미끼를 모두 글루텐과 옥수수로 바꿨다.
밤에도 배수를 하는지 수시로 수위가 내려갔다가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그 영향으로 별다른 입질이 없었고 김영석 회원만이 9치급 붕어 몇 마리를 낚아냈다.
깜박 잠이 들었다가 동틀 무렵에 주변이 소란해 눈을 떠보니 우측에 앉았던 남문 회원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진 것이 보였다.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뛰어가 보니 거대한 붕어와 실랑이 중이었는데 힘들게 올려보니 우람하게 생긴 붕어였다. 서둘러 사진 촬영을 하려는데 이번에는 오른쪽에 앉았던 남재문 회원도 입질을 받아냈다.
두 회원이 거의 동시에 낚아낸 월척은 39cm. 4짜에서 1cm 빠지는 쌍둥이 월척이었다.
김동관 회원도 입질을 받아 32cm의 월척을 낚아냈는데 그는 옥수수 미끼로 입질을 받았다.
밤에는 잡어만 반응을 보일뿐 붕어의 입질이 없다가 여명이 밝아오면서부터 소나기성 입질을 받아낸 셈이었다.
남재문 회원은 “마름 언저리보다는 마름속에 붕어들이 몰려있는지 마름밭에서만 입질을 합니다”라고 말했다.
남문 회원 역시 다대편성을 포기하고 마름밭에 네 개의 구멍을 냈는데 그 역시 마름 속에서만 입질을 받았다고 했다.
그에 반해 필자를 비롯해 마름 언저리를 넘겨서 찌를 세우는 전략을 펼친 회원들은 대부분 월척을 만나지 못했다.
한편 이곳을 자주 찾았던 박경희 회원은 그동안 노려보지 못했던 영산강 본류대에 대를 펼쳐 보았는데 한 뼘 정도의 작은 누치만 마릿수로 낚았다. 본류대낚시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보였다.
월호리 둠벙에서는 밤에는 잡어만 반응을 보이므로 굳이 밤을 샐 필요는 없어 보였다.
여명이 밝아오는 타이밍에 소나기성 입질이 들어오므로 이 시간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취재 이후 지난 9월5일. 전남지역 평산가인 회원들이 다시 출조해 32~38cm의 월척을 마릿수로 낚았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가을의 문턱에서 월호리 둠벙의 호조황은 이제 그 시작을 알리는 셈이다.
월호리 둠벙 근황
가을로 접어들면서 수면위에 떠 있는 마름수초가 삭기 시작하여 수초제거작업 없이도 낚시자리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리가 많은 만큼 조금만 발품을 팔면 훌륭한 생자리 포인트도 만날 수 있다.
월호리 둠벙에는 블루길과 배스가 서식하지만 배스는 거의 낚이지 않고 블루길과 누치, 그리고 동자개가 달려든다.
그래서 식물성 미끼인 글루텐과 옥수수가 잘 먹히지만 블루길의 입질이 없을 때에는 지렁이도 잘 먹히는 상황이다.
여름에는 국지성 소나기가 자주 내려 수시로 배수를 하지만 가을로 접어들면 바다가 썰물이 되는 타이밍에만 수문을 개방하므로 물때만 잘 맞춰 출조하면 낚시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최고의 입질 타이밍은 일몰과 일출 때다. 특히 아침 시간에 월척이 몰아치기로 낚이는 경향이 짙다.
◆가는 길→ 광주⦁목포간 1번국도의 학교사거리에서 영암⦁동강 방향으로 23번 국도를 따라 4.7km를 가면 동강교가 나온다. 동강교를 건너기 직전 기아타이거즈 함평야구장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2.5km진행후 좌측 자전거 도로를 따라 2.3km를 더 들어가면 우측에 월호리 둠벙의 수면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함평군 학교면 월호리 517-12
함평 월호리 둠벙 동쪽 연안.
가운데 도랑을 통해 영산강 본류의 물이 넘나든다.
월호리 둠벙에서 가장 잘 먹힌 미끼는 글루텐.
어분 성분을 첨가하면 누치가 많이 낚이므로 단품으로 쓰는 게 좋다.
아침 낚시로 마름밭에서 월척을 뽑아낸 남재문 회원.
생자리를 개척하기 위해 예초기를 동원해 진입로를 다듬고 있는 김영석 회원.
남재문 회원이 마름밭 생자리에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좌대를 들고 진입하고 있다.
그 결과 가장 출중한 조황을 누렸다.
찌 세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수초제거기로 수초를 걷어내는 남문 회원.
마름 언저리에 세운 찌.
평소에는 언저리에서 월척이 자주 낚였으나 이날은 많은 낚시인이 출조해 소란했던 탓인지 마름 속에서 입질이 잦았다.
아침시간에 거의 동시에 입질을 받은 남재문(왼쪽), 남문 회원은 39cm의 쌍둥이 월척 붕어를 낚았다.
모든 미끼에 달려들었던 누치.
혼자 본류에 앉았던 박경희 회원은 밤새 누치 입질에 시달렸다.
일교차가 심해 밤에는 난로가 필요했다.
인근에 식당이 없어 김밥으로 저녁을 대신하고 있는 화보팀.
월호리 둠벙에는 강물에 떠내려 온 생활 쓰레기가 많아 낚시 시작 전에 주변을 청소했다.
탑차 위에서 촬영한 월호리 둠벙(오른쪽).
진입로만 다듬으면 곳곳에 좋은 포인트를 만들 수 있었다.
낚시를 마친 후 붕어를 계측하고 있는 화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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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방광지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전남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에 위치한 3만평 규모의 준계곡지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해 있으면서 북쪽으로는 천은사가 있고, 동북쪽으로는 구례 화엄사와 노고단 산행하는 길목에 있어 가을로 접어들면서 가족과 함께 나들이 겸해서 출조할 수 있는 낚시터다.
외래어종이 아직 유입되지 않은 청정터로서 대물보다는 잔 씨알의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는 동시에 대형 잉어와 향어, 1kg가 넘는 장어, 자라, 메기도 잘 낚인다. 다만 동자개, 피라미, 살치, 돌고기 등 잡어가 많은 편이다.
5년 전 저수지 일부를 준설해 많은 붕어가 빠져 나갔지만 그래도 매년 4짜 붕어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지난 8월 말 필자 일행이 출조해 모두가 많은 마릿수 붕어를 낚으면서 손맛을 봤다.
하절기에 녹조가 짙게 깔리는 경향이 있으나 가을이 되면서 녹조가 사라지고 있다. 가을부터는 붕어의 씨알이 점차 굵어진다.
주요 포인트는 861번 지방도변에 있는 주유소 뒷쪽과 상류 정자 앞이다. 진입이 쉽고 붕어 조황이 좋은 곳으로 밤낚시에 6~9치급 붕어가 잘 낚인다.
상류는 수심이 60cm에 불과하지만 하류쪽은 3m가 넘는 곳도 있다.
지난여름 갈수기 때 자란 육초가 수중에 잠겨 있어 제바닥 찾기는 쉽지 않지만 하류로 내려갈수록 바닥은 깨끗한 편이다.
현장에서 채집한 참붕어와 새우를 사용하면 월척 이상의 붕어도 낚인다.
그 외 옥수수와 글루텐 미끼도 잘 먹힌다. 글루텐의 경우 약간 단단하게 개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는 길 →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구례화엄사 I.C를 나와 구례 방향으로 19번 국도를 이용해 4.8km를 가면 광의 사거리이다. 좌회전하여 천은사 방향으로 861번 지방도를 따라 2.9km를 가면 방광지 제방 우측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주소 → 전남 구례군 광의면 수월리 6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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