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장수지

고흥천의 연례행사

월척사태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고흥 땅에는 봉암지, 내봉지, 점암지, 고흥호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낚시터가 너무나 많다.

영산강, 영암호·금호호 주변에 대규모 간척수로들이 생겨나기 전에는 고흥이야말로 전국의 낚시인들이 몰려드는 겨울원정 1번지였다. 과거보다 고흥을 찾는 외지 낚시인들의 발길은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봄만 되면 확실한 대박 조황을 보여주는 곳이 많다. 그중 한 곳이 고흥읍에 있는 장수지다.

 이곳은 필자가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한 곳으로서 정확히 말하자면 장수지 본류가 아니라 장수지로 들어서는 고흥천이 호황지역이다. 매년 봄이 되면 장수지 산란붕어들이 상류 고흥천으로 거슬러올라오면서 연중 최고의 호황을 보이는 곳이다.

 

잉어가 붙어야 붕어도 따라 붙는다고?

지난 겨울은 큰 추위 없이 지나갔고 올봄에는 꽃샘추위도 없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전망에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장수지 출조 계획을 세웠다.

지난 38일 금요일. 주말을 맞아 23일 일정으로 장수지를 찾았다.

해 질 무렵 도착한 장수지는 저수율 90%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장수지가 만수위를 유지할 때 가장 좋은 조황을 보였는데 최상류에서 동촌교까지는 물이 차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동촌교 낚시가 어려웠고 동촌교에서 좀 더 하류에 있는 신호2교 사이에서 낚시를 해야 했다.

물색을 살피기 위해 수면을 내려다보니 50~80cm급 잉어 수십 마리가 떼를 지어 유영하는 게 보였다.

토요일 밤에 초속 12m의 강풍과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어 너무 물가로 내려가지 않고 호안블록 위쪽에 좌대를 펴고 자리를 잡았다. 좌대설치가 끝났을 즈음 고흥읍에 사는 김동관 회원이 찾아왔다. 개인사업을 하는 그는 일이 바빠서 오늘밤은 함께 낚시하지 못한다며 인사차 온 것이다.

김동관씨는 저렇게 많은 잉어가 떠다니는 것을 보니 내일 정도면 월척이 터질 것 같다고 말했다. 언뜻 이해를 못해 무슨 이야기냐고 물으니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이라 수 년 동안 장수지에서 낚시를 해왔는데 오늘처럼 잉어가 상류로 올라붙어야 붕어도 곧바로 따라들어 오더라고 말했다.

날이 어두워지고서야 낚싯대 셋팅이 끝났다. 바늘로 바닥을 더듬어보니 연안에는 도꼬마리(도깨비 방망이풀)가 삭아들고 있었다. 고흥천 중심에는 당시 준설공사 당시에 남겨두었던 둑이 그대로 잠겨 있었고 그 건너편 바닥은 깨끗했다.

수심은 전반적으로 1.2~1.5m의 수심을 보였다. 자갈이 섞인 사토질의 바닥이라 글루텐 미끼가 주효할 것이라는 판단에 글루텐을 입질용으로 사용하고 신장떡밥과 보리계열의 떡밥으로 집어제를 만들었다. 어분도 섞을까 하다가 괜이 잉어만 몰릴까봐 섞지 않았다. 일단 글루텐 떡밥으로 집어를 해놓고 아침부터는 지렁이 미끼로 승부를 내볼 작정이었다.

 

유준재 회원의 원맨쇼

봄에는 밤낚시가 덜 되는 편이라서 밑밥을 주는 셈치고 여유롭게 낚시를 하는데 밤 10시를 넘기며 첫 입질이 들어왔다. 2.6칸을 갓낚시 형태로 왼쪽 연안으로 틀어 육초(도꼬마리)너머에 찌를 세웠는데 반 마디 정도 솟는가 싶더니 이내 물속으로 스르르 끌려 들어갔다.

잉어겠지하며 챔질하자 엄청난 파워가 전해지며 목줄이 터져버렸다.

그 뒤로도 입질은 계속되었는데 역시 잉어였다. 걸어봤자 먹지도 못할뿐더러 괜히 걸었다가 포인트만 산만해질 듯해 낚시를 접고 휴식을 취했다.

자정을 넘긴 새벽 2시경 옆자리 유준재 회원이 턱걸이급 월척으로 첫수를 낚아 올렸다. 장대를 이용해 고흥천 중앙의 둑을 넘겨서 세운 찌에 입질이 들어왔다고.

지렁이에 계속 배스가 달려들더니 배스 입질과는 확연하게 다른 입질을 보고 낚아냈다고 했다. 새벽으로 갈수록 잉어의 입질은 줄어들었는데 장수지의 봄철 낚시는 늘 이런 패턴이었다.

여명이 밝아 올 때까지 유준재 회원이 월척 두 마리, 필자가 잉어 입질 다섯 번에 붕어는 턱걸이 월척 한 마리 낚는 게 전부였다.

6시를 넘겨 주위가 환해지면서 본격적인 대물 사냥이 시작되었다.

산란기의 고흥천은 낮에 붕어 입질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잔뜩 기대가 됐다. 햇볕이 강하고 날씨가 맑아야 좋은데 밤에 비가 예보가 있어서 그런지 우중충한 날씨가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일까? 입질은 아침 9시를 넘겨서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만 필자와 불과 10m 밖에 안 떨어진 유준재 회원에게는 폭풍 입질이 들어오는 반면 내 찌들은 미동도 없었다.

혹시 새벽의 잉어 소동이 영향을 미친 것일까?

유준재 회원이 붕어를 낚아내는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만 보는데 어느새 10마리를 넘기고 있었다. 어찌나 입질이 왕성하던지 찌가 서기가 무섭게 바로 받아먹는 붕어도 있었고, 두 대에 동시에 입질이 와 한 손에 두 대를 부여잡고 뜰채를 대는 모습도 두 번이나 목격됐다.

남의 손맛 잔치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을 즈음 광주 얼레붕어낚시 운영진 이기안씨가 커피를 사들고 위문을 왔다.

고향이 과역면인 그는 인사차 들렸다고 했다. 이기안씨를 맞으려 위쪽으로 올라가는데 이미 이기안씨의 눈은 연신 휘어지는 유준재씨의 낚싯대에 꽂혀 있었다. 그도 역시 낚시꾼이었다.

커피를 대충 전달하더니 부리나케 차 트렁크를 열고 대를 펼쳤다.

커피를 나눠 들고 유준재 회원에게 전달하는 동안에도 입질은 끊이질 않았다. 나는 도대체 무슨 차이일까? 유심히 살펴보고는 그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가에 완전히 내려가서 좌대를 설치한 유준재 회원은 고흥천 중앙의 둑 넘어로 찌를 세웠지만 필자는 짧은 대 위주로 연안을 노린 것이 조과 차이의 원인이었다.

신기하게도 중앙의 수중둑을 사이에 두고 앞쪽은 맑고 뒤쪽은 탁한 물색을 띠고 있었다.

 

수달이 월척을 몰아주다니...

자리로 돌아와 부랴부랴 좌대를 연안 가까이로 옮겨 설치하고 긴 대 위주로 대편성을 다시 했다. 지렁이도 서너 마리씩 꿰어 찌를 세워보았지만 이후로는 입질이 없었다.

조용해진 것은 유준재 회원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좌대를 옮기면서 소란스러웠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수달이 문제였다.

아마도 유준재 회원이 소나기 입질을 받아낼 즈음 수달이 붕어 무리를 발견하고 우리 포인트로 들어온 것 같았다.

오후 1시경. 이번에는 수달이 건너편 연안 육초지대로 옮겨가 먹이사냥을 하는지 그쪽이 소란스러웠다.

수달이 재빨리 무언가를 쫒아가면 수달보다 3~4m 앞쪽의 도꼬마리 육초가 일제히 움직였다. 산란을 위해 수몰 육초대로 몰렸던 붕어들이 도주하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수달의 그 행동이 우리에게 행운을 안겨다 줬다.

건너편 육초에 있던 붕어들을 모두 중심으로 내몰았는지 수달이 사라지자마자 또 다시 폭풍 입질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에는 필자의 자리에서도 입질이 쏟아졌다. 잠시 입질이 뜸한 시간에 중국집에서 배달시킨 음식을 먹다가도 뛰어 내려가 월척을 낚아낼 정도였다.

특이한 점은 오전과 오후의 씨알차이였다. 오전에는 9치급부터 최대 34cm까지 낚였지만 오후에는 35~37cm의 허리급 이상이 마릿수로 낚였다. 내 우측에 자리를 폈던 이기안씨는 배스를 다섯 마리나 낚다가 결국 37cm짜리 대물붕어를 낚아냈다.

오후 3시에 지렁이가 떨어져 가까운 고흥읍내 낚시점으로 지렁이를 사러 가는 해프닝도 연출됐다.

폭풍 입질이 한풀 꺽일 즈음 사진 촬영을 위해 붕어를 한 곳에 모아봤다. 필자와 유준재 회원 둘이서 낚아낸 붕어가 30마리였다. 그중 유준재씨가 낚은 월척이 14마리, 필자가 8마리였다. 모두 알을 품고 있는 녀석들이라 사진 촬영 후 고흥천에 방류했다.

비록 전날부터 한숨도 못자고 낚시했지만 모처럼 낮에 쏟아진 대박 조황 덕분에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내일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 같았지만 밤에는 비가 오고 바람도 분다고해서 욕심을 접고 집으로 철수했다.

고흥천은 대형 주차장이 있어 이곳에 주차하고 낚시하면 된다.

고흥천은 폭이 30m 정도인데 건너편 낚시인과 서로 마주보며 낚시하면 조황이 떨어진다.

따라서 5칸 이상의 긴 대로 건너편을 노리는 방식이 번잡함도 줄이고 조황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가는 길벌교에서 고흥 방면 27번 국도를 타고 고흥읍을 지날 즈음 호형교차로에서 내려 좌측 15번 국도를 따라 도화·도두면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70m 가량 가면 왼쪽에 고흥 장례식장앞 길을 따라 내려가면 우측에 바로 대형 주차장이 보이고 주차장으로 들어가 보면 장수지 고흥천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 전남 고흥군 고흥읍 호형리 1025-1 (신호2)

 

취재일 가장 많은 입질을 받아낸 유준재씨가 월척 붕어를 뜰채에 담아내고 있다.


유준재(좌측)씨와 얼레붕어낚시 회원 이기안씨가 고흥천에서 낚은 허리급 월척을 들고.

이날 낚인 붕어는 대부분 월척이었다.


얼레붕어낚시 회원 이기안씨가 고흥천 중심을 가로지른 수중 둑을 넘겨 찌를 세우고 있다.


필자가 낚아낸 월척붕어.

산란을 앞두고 배에 알이 가득 차 있었다.


장수지 상류 연안에 새롭게 조성된 생태공원.

2년여 공사끝에 마무리 되었는데 덕분에 낚시자리가 전보다 좋아졌다.


고흥천에서의 밤낚시풍경.

좌측에 보이는 다리가 장수지 상류를 가로지르는 신호2교이며,

여기서부터 약 400m 상류에 있는 동촌교까지가 봄에 가장 핫한 포인트이다.


필자가 오후 시간에 올린 붕어.

오전보다도 오후 씨알이 약간 더 굵게 낚였다.


"한 뜰채로 월척 두 마리를 담기는 처음이네요."

유준재씨가 더블히트로 걸어낸 붕어를 뜰채에 담았다.


필자가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입질이 오자 옆자리에 있던

 이기안씨가 필자 자리로 달려와 챔질하고 있다.

두 마리의 월척 붕어를 동시에 히트.


상류 신호2교에서 바라본 장수지.

30만평 저수지에 살던 월척 붕어들이 봄이면 최상류 고흥천으로 몰려든다.


"이런 게 바로 떼월척이라는 겁니다."

이기안(왼쪽)씨와 유준재씨가 취재일에 올린 조과를 모아놓고 사진을 찍었다.

촬영 후 모두 방류했다.


 필자가 주력대로 사용중인 천류의 설화수 프리미엄 낚싯대.

장절 설계로 손맛을 극대화 시킨 것이 장점이다.




































































 

 

 

 

 


내고장 유망낚시터 2017년 5월

고흥 장수지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장수지는 전남 고흥군 포두면 장수리에 위치한 30만 평 규모의 계곡형 저수지로서 4월 중순 현재 고흥지역에서 가장 핫한 낚시터이다.

장수지는 매년 그러하듯 올 봄에도 어김없이 떼고기의 조황을 보여주고 있는데 다른 저수지보다 호조황이 길게 이어지는 게 특징이다.

이런 이유로 고수에서 초보에 이르기까지, 마릿수 조황은 물론 개인의 붕어 기록을 갈아치우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지난 3월 초부터 간간이 낚이던 월척들이 기온이 올라가면서 마릿수 조황으로 바뀌었다.

48일경 대대적인 산란을 했지만 산란이 끝난 붕어들이 바로 하류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상류 물골지대에 모여 있는 상황. 그래서 5월 중순 모내기 배수기 때까지는 꾸준한 조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 고흥 낚시인 김동관씨가 출조해 35cm 전후의 대물붕어를 마릿수로 낚아냈다.

 

최상류 고흥천에서 호황

장수지는 지난해부터 상류에 있는 신호2교 아래에 수변생태공원 공사가 시작되어 현재는 1차 공사가 마무리됐다. 그 당시 상류 물골지대를 중장비로 긁어내 신호2교 인근 수심은 만수위 기준 2m 정도로 깊어졌지만 최상류의 동촌교 위쪽에는 수심은 60~70cm로 비교적 얕은 편이다.

최근 대물붕어가 속출하는 곳은 신호2교와 동촌교 위쪽에 해당되는 최상류 구간인 고흥천이다. 연안에 뗏장수초가 자라고 있고, 물골지대에는 자갈밭인데 수초대 인근보다는 맨바닥인 가운데 물골지대에서 입질이 많으므로 좌대를 들고 들어가 수중전을 펼쳤을 때 조황이 더 나았다.

미끼는 지렁이와 글루텐 떡밥이 잘 먹힌다. 현지 낚시인들은 배스를 잡아내면서 고집스럽게 지렁이만 고집하는 낚시인이 많은데 그만큼 지렁이 미끼가 주효하기 때문이다.

밤낚시도 잘되지만 마릿수와 씨알 면에서 여명이 밝아올 즈음부터 오전낚시에 치중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변에는 대형 주차장과 공원이 조성되어 가족 나들이 낚시터로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가는 길벌교에서 고흥 방면 27번 국도를 타고 고흥읍을 지날 즈음 호형교차로에서 내려 좌측 도화·도두면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15번 국도를 타고 150m 가량 가면 왼쪽에 고흥 하수종말처리장 건물이 보이고 건물 뒤편이 장수지 상류다.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 전남 고흥군 고흥읍 호형리 1025-1 (신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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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장수지

 

월척의 약속터

한 치도 어김없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주말이면 어김없이 떠나는 낚시 여행에서 출조지를 선정함에 있어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번 조행은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 결정했다.

바로 4월이면 어김없이 대물들이 솟구치는 약속의 월척 터고흥의 장수지였다.

전남 고흥군 포두면 장수리에 위치한 30만 평 규모의 계곡형 저수지다.

장수지 하면 의레 봄철에 대박 수준의 조과가 나오는 곳으로 소문난 곳이고 초보자들도 손쉽게 대물붕어와 상면할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필자가 장수지를 찾은 319일과 26일은 약간 이른 감이 있었지만 낚시춘추 5월호가 나올 시기인 4월 중순이면 호남권 최고의 호황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일찍 취재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

319일에는 꽃샘추위로 기온과 수온이 떨어져 물색이 아주 맑게 보였다.

대를 펼까 고민하다가 배스만 연신 올라올 것 같은 예감에 장수지 아래의 해창만 수로로 발길을 돌렸다. 해창만에서 하룻밤 낚시를 즐기고 철수길에 다시 장수지에 들렸는데 최상류 동촌교 위쪽에 두 사람만 낚시를 하고 있었고, 대부분 배서들이 붕어낚시인들의 자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그런데 동촌교를 건너면서 아래쪽을 보다가 깜짝 놀래지 않을 수 없었다. 투명한 물색에 비춰진 것을 거대한 붕어 군락이었다. 얼핏 봐도 허리급 이상의 붕어들이 떼를 지어 회유하고 있었다. 수초 속보다는 수초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산란할 자리를 살펴보고 있는 것 같았다.

동촌교 위쪽 연안으로 내려가 보니 낚싯대만 있고 사람은 없다.(고흥에 사는 김동관씨의 지인으로 전북 남원에서 출조한 임지식씨의 자리였다.)

긴대 위주의 대편성을 했고, 지렁이를 이용한 지내림낚시를 구사하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낚시자리의 살림망을 들춰본다는 것이 실례여서 망설이고 있는데 김동관씨가 전화상으로 내가 아는 사람이니 들춰봐도 좋다고 해서 들어보았는데 또 깜짝 놀랐다. 살림망에는 10여 마리의 월척붕어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여기서 낚시를 할 걸!

 

326일보다 319일이 더 호조황

 장수지는 매년 3월 말부터 시즌이 시작되어 5월 중순 모내기를 위해 배수가 이루어지기 직전까지 상류 물골 포인트에서 호조황을 보인다. 이미 몇 해 전 낚시춘추에 봄철 호황터로 소개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신호2교 아래에 수변생태공원 공사가 시작되어 현재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달라진 부분은 신호2교에서 상류 동촌교에 이르는 연안 수초대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연안에 뗏장수초와 침수수초가 형성되어 있어 붕어들의 산란장으로 최적지였고 붕어들이 많이 거슬러 올라오곤 했는데 수변생태공원 공사를 하면서 바닥을 완전히 긁어내어 수초대가 사라지고 수심 또한 2~3m로 깊어졌다. 그 후 조황이 들쭉날쭉하지만 그래도 동촌교에서 최상류에 이르는 구간에는 아직 준설을 하지 않아 연안에 수초가 그대로 있어 산란장으로 안성맞춤이고 꾸준한 조황이 이어지고 있다.

 다시 장수지를 찾은 326일 새벽. 물색은 일주일 전과 같이 여전히 물색이 맑아보였다. 공기가 차갑게 느껴졌고, 북서풍의 바람이 불어왔다.

먼저 들어와 있던 낚시인들은 대부분 빈 살림망이었다. 먼저 들어와서 하룻밤 낚시를 한 고흥읍의 대물꾼 김동관씨는 아직 산란을 위한 붕어가 올라오지 않은 것 같다고 하면서 예전과 다르게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지난주에 비가 내릴 것을 대비해 미리 배수를 했었는데 그 배수의 영향 때문인지 입질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래도 낱마리의 붕어라도 상류로 거슬러 올라올 것 같은 예감에 신호2교와 동촌교 중간 지점에 대를 폈다. 수초가 사라지고 수심이 1.5m 정도로 깊게 나왔다. ‘특공대(낚싯바늘 자리에 묶어 수초를 긁어내는 소형 갈퀴)’를 이용해 바닥을 긁어보니 수초찌꺼기가 전혀 묻어나오지 않은 깨끗한 바닥이었다.

 글루텐떡밥과 지렁이를 혼용해 사용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첫 입질이 왔다. 지렁이를 꿴 4칸 대의 찌가 두 마디 올라오다 수면 아래로 끌고 가는 입질이었다. 수면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며 끌려나온 것은 배스였다. 예상했던 대로 물색이 맑아 꿈틀거리는 지렁이가 쉽게 배스의 눈에 포착되었나보다.

 밤낚시를 대비해 떡밥으로 쉴 새 없이 집어를 시켰다. 그렇지만 떡밥 미끼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꽃샘추위 때 하류로 내려갔던 붕어들이 상류로 거슬러 올라오지 않은 것이 확실해 보였다.

 밤 8시경 여수에서 이상용씨가 들어와 오른쪽 빈 자리에 앉았다. 이상용씨는 이곳 장수지를 자주 찾은 낚시인이다. 지난주까지 5주 동안 연속해서 장수지를 찾아 낚시를 즐겨왔다.

꽃샘추위가 오기 전에는 매번 월척을 낚았고 하룻밤에 열댓 마리의 허리급 월척도 낚은 적이 있지만 지난주부터 소강상태를 보인다고 했다.

 자정을 넘어 새벽 1시쯤까지 이상용씨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정면으로 펼쳐 놓은 3.6칸 대의 찌가 치솟고 있었다. 어느새 이상용씨 손에는 낚싯대가 쥐어져 있었고 바로 치켜세우더니 글루텐 미끼라서 무조건 월척이다!”라고 소리쳤다. 옆에 있던 뜰채로 들어 내줬는데 한눈에 봐도 허리급 월척 붕어였다. 계측자에 오른 붕어를 보니 꼬리가 36cm를 가리켰다.

 아침시간부터 낚시를 해 왔지만 장수지의 첫 붕어가 올라온 셈이다. 날짜를 잡아도 잘못 선택한 것이 분명했다. 밤 시간동안 그 누구도 붕어를 꺼낸 낚시인이 없었는데 유독 이상용씨만 월척을 낚아냈다.

 

3월28일부터 폭발

 장수지의 입질 타임은 아침 시간이라 다음날 밝은 뒤 기대를 가지고 찌를 노려봤지만 별다른 입질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철수 하면서 밤새 필자가 낚아낸 배스를 헤아려보니 무려 20마리에 달했다 

장수지에서 월척붕어가 터져 나온 건 그 다음날인 328일부터였다.

고흥의 김동관씨가 다시 들어가 수많은 월척을 낚아냈고, 타지에서 원정낚시를 온 낚시인들도 마릿수 월척을 끌어냈다고 한다. 그 조황은 지금까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42일에광양 낚시인들이 들어가 밤과 낮 시간을 가리지 않고 입질을 받아냈다고 알려왔다.

장수지의 호조황은 산란이 끝나고 5월 초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수지의 낚시요령

블루길의 개체수는 현저하게 줄어든 상태이지만 배스의 개체수는 여전히 많다.

물색이 탁하면 지렁이가 유리하고 보통 때는 떡밥도 잘 먹히는 편이다.

밤낚시가 되지만 오전 낚시가 더 유리하고 바람의 방향이 하류에서 상류로 불어 올 때 가장 조황이 좋은 편.

비 예보가 있으면 미리 1m 가량 배수를 하게 되지만 그래도 붕어는 곧잘 낚이니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된다.

신호2교 아래에는 수변생태공원 조성 작업이 진행중이므로 집입이 불가하고 더 하류쪽으로 내려가면 중류에 많은 포인트들이 있어 상류에 비좁게 앉아 낚시를 할 필요는 없다.

낚시인들이 많이 몰려 다소 소란스러울 때는 4칸 이상의 긴대가 주효하지만 평상시에는 3칸 전후에서도 잦은 입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가는 길벌교에서 고흥 방면 27번 국도를 타고 고흥읍을 지날 즈음 호형교차로에서 내려 좌측 도화·도두면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15번 국도를 타고 150m 가량 가면 왼쪽에 고흥 하수종말처리장 건물이 보이고 건물 뒤편이 장수지 상류다.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 전남 고흥군 고흥읍 호형리 1025-1 (동촌교)

 

 

장수지의 야경

낚시터가 도심 가까이 있어 적막하지 않고 은은한 불빛이 운치를 더해준다.

 

 

남원 낚시인 임지식씨가 올린 월척붕어들.

사진 촬영을 부담스러워해 고흥 낚시인 김동관씨가 대신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동촌교에서 상류를 바라본 모습.

물색이 맑아도 꾸준하게 입질이 들어오는 특급 포인트이다.

 

 

장수지에서 배스를 낚아낸 낚시인.

배스 자원도 매우 많다.

 

 

발판이 편한 상류 호안블럭에서 배스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

 

 

여수 풍류조우회 이상용 회장이 떡밥으로 낚은 36cm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우안 상류의 1번 주차장 연안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

새물 유입구를 끼고 있는 명당터이다.

멀리 보이는 다리는 신호2.

 

 

강인함이 느껴지 장수지 월척.

대부분 30cm 중반급이며 4짜도 자주 올라온다.

 

 

중국집에서 배달을 왔다.

고흥읍내와 가깝다보니 어디서나 식사를 시켜먹을 수 있다.

 

 

 

 장수지에서 사용한 미끼.

물색이 탁할 때는 지렁이, 맑을 때는 떡밥이 잘 먹힌다.

 

 

살림망 속의 월척붕어들.

 

 

 

 

 

 

 

특집 백발백중

산란철 붕어낚시 피크타임 포착법

 

옛 출조일지 참조! 1주일 오차 범위에 있다.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예전에는 3월 중순 개나리꽃 개화시기에 맞춰 호남 붕어의 산란이 시작된다고 알려져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그 시기를 종잡을 수 없이 변화무쌍하다.

호남권의 해안 간척지와 수로에서는 2월 초순이 지나면 연안 갈대밭에 붕어가 갈대 줄기를 투둑거리며 알자리를 보러 다니는 등의 회유가 목격되는것이 다반사이다.

개나리꽃이 필 때 산란이 시작된다라기보다는 그 해 겨울이 얼마나 따뜻했느냐가 중요하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2월 중순이 되며 일부 해안가 수로에서 가장 먼저 산란하는 것을 볼 수 있고 다음으로는 평지형 간척지, 차츰 내력으로 올라가면서 산란을 하게 된다. 붕어 크기에 따라서도 산란기가 다른데 큰 붕어들이 먼저 산란하고 그들의 산란이 끝나면 작은 붕어들의 산란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블루길 유입되면 붕어 산란 빨라져

 더욱이 블루길이 유입된 곳에서 시기적으로 더 빠르게 산란하게 된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블루길이 배스가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산란하여 알을 보호하려는 게 아닐까?

수온이 높은 상태에서 붕어가 산란을 하게 되면 블루길이 붕어의 동선을 따라 다니면서 붕어가 수초대에 붙여 놓은 알들을 모조리 훑어 먹어버린다는 것을 붕어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큰 붕어들이 빠르게 산란하게 된 이유는 종족을 번식시켜야 할 의무이자 생존본능에 있다고 본다.
 필자는 산란피크를 잡을 때 출조일지를 본다. 매주 낚시를 다녀온 후 결과에 대해 적어놓은 기록으로 그 당시의 낚시터 여건과 기상 상태, 붕어의 움직임과 미끼, 그리고 포인트, 조과를 적어 놓은 것이 참고가 된다.

예전과 비교해보면 산란시기가 보통 1주일 전후로 맞아 떨어지지만 주중에 산란을 하는 경우가 많아 주말에만 출조하는 필자로선 정확한 피크타임을 놓치기도 한다.
 2014년 1월 25일 산란피크를 만났던 해남 연호수로로 이듬해 갔을 때는 조금 빠른 기미가 보였고(손으로 붕어를 쥐면 알이 흘러내릴 정도로 포란하고 있었다) 일주일 지난 2월 1일에야 산란을 했다.

2011년 3월 18일에 보성 영천지 상류에서 산란 피크를 만끽했으나 그 이듬해에는 12일 늦은 3월 30일이 피크였다.
또 장성군 남면에는 대물터인 신안지과 백운지가 이웃해 있는데 산란기는 보름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연밭으로 이루어진 신안지는 4월 20일에 일제히 산란이 이루어졌는가 하면 백운지의 경우 5월 5일에야 산란이 이루어졌다.

이런 데이터를 통해 산란철 피크타임을 잡는다면 손맛 확률은 더 높을 것이다.

 

 

필자가 작성한 출조일지.

 

 

호남권 최근 호황터 2

 

고흥 장수지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매년 봄이 무르익어갈 즈음에는 어김없이 큰 씨알의 붕어를 토해낸 고흥의 장수지가 올 해에도 어김없이 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말부터 간간이 낚여오던 월척붕어가 이제 산란철 시즌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연일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3월29일 봄비가 하루종일 내린 가운데에서도 허리급의 월척급 붕어와 40~70cm 급 잉어가 쏟아지더니 급기야 30일(일요일)에는 4짜 붕어까지 낚여 올라왔다.

신호2교를 중심으로 낚시가 이루어지는데 최근에는 신호2교와 주차장 앞 동촌교 구간에서 낚시가 많이 이루어지고 조황도 제일 좋다.

이 구간은 최근 내린 비로인해 새물이 유입되면서 물색이 흙탕물로 변했고, 차츰 수위가 불어나고 있다.

낮 시간에 물색이 맑아 붕어가 하류로 빠졌던 붕어군이 상류 거슬러 올라오면서 물색이 탁해지는 현상도 보인다.

한 사람이 붕어를 낚아내면 긴장하고 찌를 응시해야 한다.

포인트에서 공략법은 가운데 물길을 중심으로 연안에는 갈수기때 자라던 육초가 삭고 있어 포인트로 적합하지 못하지만 육초대를 넘겨 찌를 세워야만 입질이 붙는다.

대물좌대는 필수적이고, 좌대가 없을 시에는 수초대를 넘겨쳐야 하므로 장(長)대가 유리하다.

초저녁 낚시가 잘되나 주로 햇살이 좋은 오전 시간대에 입질이 잦은편이다.

미끼는 지렁이도 먹히지만 단연 떡밥이 유리하다. 지렁이의 경우 밤 시간에 굵은 메기의 입질이 많고, 떡밥의 경우 필자는 글루텐 계열의 떡밥(군계일학의 다아와 3합)을 주로 사용해 월척을 낚아냈다.

시즌이 4월 중순 이후에까지 지속되리라 생각되는데 좁은 공간에 꾼들이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어 그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고흥 장수지 슬슬 기지개를 펴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매년 3월말에서 4월이면 상류 주차장 물골지대에서 월척소동을 일으켰던 고흥의 장수지가 2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기지개를 펴는 듯하다.

산란을 앞둔 낱마리의 대물급 붕어들이 상류로, 상류로 거슬러 올라타기 시작했다.

수위가 내려가 예전에 잘 낚였던 포인트들은 들어나 바닥을 보이고 있지만 주차장 끝자락에 위치한 신호2교를 중심으로 하류 쪽으로는 낚시가 가능한 지역인데 최근에 35cm 정도의 월척도 낚인바 있다.

포두로 내려가는 15번 국도 쪽에가 수심이 더 나오는데 연안이 호암블럭으로 쌓아져 있어 대물좌대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건너편 수상골프장을 대략 300m 정도 못 내려간 지점에 무너진 석축 지대가 포인트가 될 수 있는데 수심이 대략 2.5m 정도로 깊지만 상류보다는 물색이 좋다.

이곳에서의 낚시는 짧은 대에는 무너져 흘러들어간 돌무더기로 인해 바닥 걸림 현상이 있고, 3.5칸대 이상에서는 바닥 걸림이 없고 바닥이 깨끗하다.

 현재 장수지는 물색이 예전의 3월말 봄 날씨 처럼 탁하진 않지만 찌몸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탁도가 있다.

비교적 바닥이 깨끗한 지역이라 떡밥도 잘 먹히지만 지렁이가 더 우세하다. 고흥읍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보다도 제방 권에서 바람이 불어 올 때 승산이 있다고 본다.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지만 블루길보다도 배스가 더 많은 듯 하고, 블루길의 크기가 큰 것이 특징이지만 이시기 웬만해서는 블루길의 입질은 없다.

기온이 오르고 수위가 더 불어나면 굳이 3월말과 4월초까지 기다리지 말고 남보다 한 말 앞서 출조해 볼 필요가 있는 저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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