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내봉지가 씨알과 마릿수 면에서 앞서는 곳으로 지난 11월호 화보를 통해 소개한바 있다.
날씨에 따른 조황의 기복은 있었지만 언제나 꽝이 없이 진행형으로 전문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이다.
지난 12월 5일 출조에서 함께했던 회원마다 열댓 마리의 붕어를 낚아 올렸는데 주로 낚이는 씨알이 27~28cm로 마릿수 조황을 누렸고, 월척은 35cm 전후의 씨알이 낱마리로 낚였다.
10월 출조 때와 다른 점은 찌올림의 차이다. 수온이 높았을 당시에는 찌를 자빠뜨릴 정도로 많이 올려주었지만, 이번 출조에서는 입질 파악이 힘들 정도로 미약한 찌올림을 보여주었다.
내봉지는 득량만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의 바람이 많이 타는 저수지다. 그러므로 북쪽 야산 아래 수몰된 버드나무 군락 주변 외에는 바람의 영향으로 낚시가 힘들다.
하지만 현지 낚시인들은 바람의 영향을 감수하며 마릿수 붕어가 잘 낚여주는 내봉양수장 건물이 있는 북동쪽 제방 쪽을 선호한다.
또 내봉마을에서 올라오는 길을 따라 서남 방향의 첫 번째 제방 초입에 포인트를 하는데 수심이 2.5m를 보이는 곳이다.
양쪽의 제방 지역의 포인트는 다소 긴 대의 낚싯대에서 입질을 해주는데 3.8칸~4칸대 거리의 수중 보조 제방 끝자락에서 주로 입질을 해준다.
12월 초 현재 고흥 최고의 조황
입질 시간대는 낮 낚시보다도 밤낚시가 유리하다. 특히 새벽 1시부터 동틀 무렵까지가 절정이다.
미끼는 죽은 새우와 옥수수가 가장 잘 먹히지만, 입질이 미약해 챔질 타이밍 잡기가 힘들다.
보통 한두 마디 올리다가 끌고 들어가는 입질이 대부분이므로 신경 써서 찌놀림을 읽어야 한다.
내봉지가 내키지 않는다면 서쪽으로 직선거리 2.5km 지점에 있는 봉암지를 찾아도 좋다.
봉암지도 내봉지와 저수지 형태가 비슷하지만 이 시기에는 글루텐이 잘 먹히는 곳으로 집어가 되면 마릿수 붕어를 만날 수 있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고흥 나들목을 나와 15번 국도를 이용해 고흥읍 방향으로 41km를 가면 도덕교차로이다. 여기에서 우측 지방도를 따라 800m를 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이곳에서 내봉마을 쪽으로 좌회전하여 2.3km를 가면 우측에 내봉마을이고 내봉마을 앞길을 이용해 700m를 가면 내봉지 제방에 닿는다.
주말이면 버스까지 대절해 살림망을 채워가던 시절이다. 그 당시 인기 있었던 붕어터로 해창만수로와 봉암지, 내봉지, 점암지가 대표적이다. 그 후 세월이 지나 전남 서남부에 간척호수인 영암호와 금호호의 급부상으로 빛을 바랬고, 고흥은 현재 광주 · 전남 낚시인들의 차지가 되어있다.
타 지역보다 배스와 블루길 유입이 늦어 현재 참붕어와 새우를 이용한 생미끼 낚시도 구사할 수 있는 곳이 아직도 많다.
추수가 임박해지는 9월 하순. 이번 조행은 생미끼를 사용할 수 있는 낚시터에서 하룻밤 낚시를 해보기로 하고 정보를 수집하는데 고흥에 거주하면서 화보 팀으로 활동 하고 있는 김동관 회원이 고흥 내봉지를 추천해줬다.
“내봉지에서 지난 8월부터 월척이 섞인 28cm 전후의 준척급 붕어가 지속적으로 낚여 올라와 이 정보를 아는 사람들만 조용히 드나들면서 빼먹고 있어요”
사실 김동관 회원이 수차례에 걸쳐 내봉지 조황 소식을 알려왔지만 지레짐작으로 녹조가 많고 붕어 씨알이 잘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에 귓등으로 듣고 말았다.
90년대 원정낚시 1번지의 내봉지 명성
9월 26일 아침에 내봉지를 찾았다.
필자가 2014년도에 이달의 추천터로 소개한 이후 처음으로 출조한 것이다.
내봉마을에서 올라가면 첫 번째 제방이 남쪽 제방이고 더 올라가면 중류에 갈대와 크지 않는 버드나무 군락 지점이 있다.
이곳이 ‘새우빨’이 좋은 내봉지 최고의 포인트로 몇 해 사이에 낚시가 불가능할 정도로 버드나무가 왕성하게 자라 숲을 이루고 있어 포인트로는 적합하지 않았고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두 번째 제방인 북쪽 제방을 지나면 양수장 건물이 나오고 양수장 뒤편에 주차가 용이해 낚시인들이 즐겨 찾는 포인트다.
아침 8시. 주차된 차량이 몇 대 보여 제방을 오르니 낚시인들 세 명이 철수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전날 밤에 1박 낚시를 했던 광주낚시인 손영권 씨와 강형식 씨 일행이다.
낚시춘추 취재 목적으로 왔다고 하자 고맙게도 흔쾌히 취재에 협조를 해줬다.
양수장 인근에서의 낚시는 분매수로에서 물을 퍼 올릴 때 안전사고의 위험 때문에 낚시를 자제 시키는 곳인데 이들은 양수장과 멀리 떨어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손영권 씨는 “오후 2시 반경 도착해 대를 폈는데 낮 시간에는 꿈쩍하지 않던 찌가 밤 케미를 꺾으면서부터 입질이 몰아쳐 순식간에 몇 마리를 건져 올렸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또 내봉지하면, 의레 생미끼가 잘 먹힌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는 터라 뒤늦게 출발한 지인에게 부탁해 광주에서 새우를 공수 해 왔다고 했는데 막상 채집망을 담가보니 쓸 만큼의 굵은 새우가 채집되었다고 했다. “하룻밤 낚시를 해 보니 미끼에는 가리지 않고 입질을 해주는데 그래도 새우에 입질이 빠른 것 같습니다. 80cm길이의 장찌를 다 올리고 자빠뜨릴 정도로 찌올림이 환상적이었습니다.”하고 말했다.
3.8칸 이상의 긴대를 펼쳐야 밑걸림이 없고 잦은 입질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내봉지 제방에는 3.8~4.0칸 거리까지 보조 제방이 있어 아마도 보조제방 끝선의 턱을 오르내리는 붕어가 낚이지 않았나 싶었다.
채집망 던지자 굵은 새우와 참붕어가
살림망을 들춰보니 32~38cm의 월척 몇 마리가 들어있었다. 다른 일행들도 적게는 예닐곱 마리에서부터 많게는 십여 수의 붕어를 낚아 담아놨는데 8치 이하의 붕어는 없을 정도로 씨알이 대체적으로 굵게 낚였음을 알 수 있었다.
붕어 조황을 확인한터라 마음이 급해졌다. 포인트를 잡기 위해 남동쪽 묵은 밭자락 연안을 살피는데 모두 높은 언덕배기로 낚시 자리가 불가능한 지역이었다. 몇 자리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쉽게 하룻밤 낚시를 즐길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수심을 체크해보니 3.5~4m로 깊었다. 경험에 비춰보면 수중에 침수수초인 말즘이 자라던 지역이었지만 특공대로 긁어보니 아무것도 걸려 나오지 않고 바닥이 깨끗했다.
깔끔한 바닥 상태여서 미끼는 새우보다는 글루텐 계열의 떡밥이 먹힐 것이라는 판단에 회유하는 붕어를 붙들어 놓기 위해 마르큐사의 ‘코이고코로’ 떡밥을 뭉쳐 열 댓번씩 헛챔질을 해줬다.
미끼용으로 페레글루텐을 달아 입질을 기다리는데 오전 11시를 넘겨서 첫 입질이 왔다.
28cm 정도의 준수한 씨알의 붕어였다.
낮 시간 참붕어를 채집하기 위해 채집망을 담갔는데 굵은 참붕어와 새우가 채집되었다.
밤낚시를 대비해 휴식을 취한 후 이른 저녁 식사를 하고 오후 5시 반 밤 케미로 바꾸었다.
글루텐을 달아 찌를 세우는데 찌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수면에 누워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에 챔질을 해봤다. 뭔가 낚였음을 알 수 있었다.
수심 4m로 깊어서 그런지 손목에 전해오는 힘이 대단 했다. 뜰채에 담겨진 붕어는 33cm 월척이었다.
옆 자리 유준재 회원도 케미를 꺽을 무렵부터 붕어의 파상적인 입질을 받아 순식간에 일곱 마리의 월척을 낚아냈다. 그가 낚아낸 붕어의 최대 사이즈는 37cm.
초저녁에 빗발치던 입질은 밤 10시에 북풍이 한번 몰아치더니 거짓말처럼 입질이 뚝 끊겼다. 아예 말뚝처럼 찌가 서 있을 뿐이었다.
초저녁에 순식간에 월척 7마리
밤 11시를 넘기면서 건너편 북쪽에 마늘밭 포인트에 앉았던 김동관 회원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그쪽 상황을 물어보니 김동관 회원은 “초저녁부터 미동도 하지 않던 찌가 밤 9시를 넘기면서 꾸물거리는 입질만 있을 뿐이지 시원스레 올려주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혹시나 하고 꾸물거리는 찌를 보고 살짝 챔질해봤더니 신기하게도 붕어가 바늘에 걸려 나와 줍니다.”라고 말했다.
이쪽 상황과는 극과 극을 달리는 셈이었다.
김동관 회원의 자리는 수심이 1.5~2m로 비교적 앝은 수심 대였다. 붕어들이 초저녁엔 깊은 수심 대에서 입질을 활발하게 해준 반면, 밤이 깊어갈수록 얕은 수심 대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듯 보였다.
미끼를 글루텐에서 죽은 새우와 산 지렁이로 바꿔봤다. 그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동자개가 낚여 올라왔다.
밤 10시부터 끊긴 붕어 입질이 새벽 2시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글루텐 미끼를 작으면서도 무르게 바늘에 달았더니 찌를 서너 마디 올려줬다. 지난달 담양의 오례천에서 경험을 통해 알았던 노하우다.
입질이 약해 찌올림이 크지 않을 때는 글루텐 환의 크기를 작고 무르게 달면 효과적이었다.
찌를 넘어뜨릴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하게 챔질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찌톱 서너 마디를 올려줘 쉽게 챔질 타이밍을 잡을 수 있었다.
차츰 여명이 맑아 사물이 구분이 될 시간인 아침 5시 반, 제방 너머에 봉덕마을에선 닭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살림망에는 월척 6마리와 준척급 붕어로 20여 마리가 차곡차곡 담겼다.
더 이상의 낚시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촬영을 위해 김동관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월척 포함해 열 댓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는데 찌올림이 약해 손맛은 봤어도 찌맛은 보지 못해아쉬운 낚시였다고 했다.
아침 8시. 마지막 촬영을 위해 동남쪽 산자락 밑에 포인트 했던 장윤호, 오재심 부부를 만났다. 밤낚시를 마치고 슬슬 철수준비 하고 있었다.
인근의 풍양면에서 살고 있으면서 집 주변 낚시터들을 자주 찾는다고 했는데 내봉지에서는 지난 9월10에 내봉지를 찾아 50마리까지 낚아봤다고 했다.
“이곳 내봉지는 붕어의 개체수가 엄청 많은 곳입니다. 한 여름에는 잔 씨알의 붕어가 낚이는 반변,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크면 그 만큼 붕어의 씨알도 커진다고 보면 됩니다. 시골에 살다보니 글루텐등 떡밥류는 구 할 곳이 없어 오로지 옥수수만 사용하는데 옥수수 알갱이 한 줌 뿌려주면서 입질을 기다리면 어김없이 입질을 해줍니다”라고 말했다.
최대어는 해질녘에 부인인 오재심 씨가 낚아낸 36cm이었다.
아침 9시. 철수를 위해 밤사이에 낚아낸 붕어를 한 곳으로 모아봤다.
화보팀 세명이서 낚아낸 월척만 해도 17마리였고, 나머지 마릿수 붕어들 또한 24~29cm로 대체적으로 굵게 낚인 조황이었다.
이후 지난 10월 8일 유준재 회원이 다시 출조해 32~34cm 월척만 여섯 마리나 낚아냈다고 알려왔다.
내봉지 호황은 10월 중순 현재 계속 진행 중이다.
내봉지는?
만수면적 11만 4천 9백 평 규모의 평지지로 최고 깊은 수심이 4m에 이른다.
인근의 분매수로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하는 양수형 저수지로 1988년도에 인근의 봉암지와 함께 축조되었다.
1962년부터 한센인들이 3년 동안 소록도 북쪽 풍양반도에서 도양읍 봉암반도까지 2km가 넘는 바다를 메워가며 오마방조제를 축조했고 염분이 빠지면서 농토로 거듭난 간척지로, 한센병 환자들의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간척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저수지가 내봉지와 봉암지이다.
1988년 완공 이듬해부터 붕어가 낚이기 시작해 90년대 초 중반에는 새우와 참붕어 미끼에 월척 사태가 난 이후 유명해진 저수지이다.
현재까지도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지 않는 토종터로 잡어가 많지 않고 생미끼 낚시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내봉지에서 낚시는?
내봉지 미끼 패턴
자생새우, 죽은 새우에 입질빨라
전통적으로 내봉지에서는 살얼음이 얼기 전 늦가을까지 낚시가 잘되는 곳으로 추워질수록 씨알도 굵게 낚이는 특징을 보인다.
포인트는 주로 제방지역에 형성되지만 양쪽 연안에는 몇 해 동안 낚시인들이 찾지 않아 남아 있는 생자리가 곳곳에 있어 조금만 노력하면 훌륭한 포인트를 선점할 수 있다.
생미끼 낚시는 주로 새우를 사용한다. 새우는 밤에 채집되는 것은 씨알이 작고 낮에 채집되는 새우가 의외로 굵다. 참붕어 미끼를 사용해 낚시를 해 보았지만 이렇다 할 입질을 받지 못했으므로 참붕어보다는 새우, 그 중에서도 죽은 새우에 입질이 빠르다.
더불어 글루텐과 옥수수도 잘 먹힌 곳이다.
입질 시간대는 초저녁과 새벽 2시부터 동틀 때까지가 피크인데 한 마리가 낚이면 몰아치기도 낚이는 경향이 짙다.
내봉지가 내키지 않는다면 직선거리로 2.5km 지점에 위치한 봉암지도 둘러도 좋다. 하절기에는 잉어치어가 귀찮게 하지만 어분이 섞이지 않는 글루텐을 사용한다면 마릿수 붕어 조황을 누릴 수 있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고흥 나들목을 나와 15번 국도를 이용해 고흥읍 방향으로 41km를 가면 도덕교차로이다. 여기에서 우측 지방도를 따라 800m를 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이곳에서 내봉마을쪽으로 좌회전하여 2.3km를 가면 우측에 내봉마을이고 내봉 마을 앞 길을 이용해 700m를 가면 내봉지 제방에 닿은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도덕면 봉덕리 2466-2
내봉지 양수장 포인트 전경.
진입이 수월하고 마릿수 붕어를 낚을 수 있는 포인트로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포인트다.
내봉지 북쪽 제방.
제방 너머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을 등지고 낚시할 수 있는 구간으로
보조 제방을 타고 오르내리는 붕어의 입질이 잦은 곳이다.
광주 낚시인 손영권, 강형식 씨가 밤낚시로 낚아낸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새우와 옥수수 등 다양한 미끼로 환상적인 찌올림을 만끽했다.
내봉지에서 채집된 새우와 참붕어.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는 내봉지는 새우빨이 좋기로 유명하다.
필자가 월척붕어를 낚아낼 때 사용한 마르큐사의 ‘페레글루’ 글루텐 떡밥이 입질이 가장 빨랐다.
수심 4m에서 월척 입질을 받은 필자.
째는 힘이 일품이었다.
내봉지 북동쪽 제방 끝자락에 있는 내봉양수장.
내봉지는 인근 분매수로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한다.
초저녁에 몰아치기로 월척을 낚았던 유준재 회원이 철수가 임박한 오전 시간에 마지막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고흥 반도엔 많은 알짜배기터들이 있다. 그중 매년 3월 초부터 한 달 넘게 월척이 쏟아지는 곳이 고흥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봉암지다.
봉암지는 필자가 2014년 4월에 화보를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를 했던 곳으로 당시에는 월척보다는 준척급 붕어가 무더기로 낚였다.
모처럼 진한 손맛을 볼 목적으로 내봉지를 낙점하고 고흥에 사는 류강득 회원에게 현장 답사를 요청했다.
류강득 회원은 “만수위여서 제방을 제외한 포인트는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아직은 시즌이 이르고 3월 중순 이후에나 큰 붕어의 입질이 있을 듯 합니다”하고 알려왔다.
그러면서 봉암지의 이틀 전 조황 사진을 보내왔는데 사진 속에는 아홉 마리가 들어 있었다. 그 중에 7 마리가 4짜 붕어이고 2마리가 월척이라 했다.
고흥 현지 낚시인 두 사람의 조과로 산 밑 포인트에서 글루텐과 지렁이 짝밥으로 올린 조과였다.
이런 조황 사진을 보고 어찌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곧바로 출조 준비를 미쳤다.
대를 세우기도 어려운 강풍의 악재
지난 2월 22일 초속 10~11m의 강풍주의보가 내렸지만 이틀 전 호황 소식을 들은 터라 개의치 않고 출조를 강행 했다.
그나마 북서풍 영향이 적은 서쪽 제방에 자리를 잡았다. 제방 아래로 내려가자 바람은 덜 타지만 낚싯대를 세우면 바람 영향을 받아 낚싯대를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채비가 떨어진 지점은 수심이 1.2~1.5m. 단단한 사토질 지형에 잔자갈이 깔려 있었다. 최근에 가장 잘 먹혔다는 글루텐 떡밥에 적합한 바닥이었으나 아쉽게도 긴 대는 바람 영향을 크게 받아 제대로 된 캐스팅이 어려웠다.
연안에 참붕어 수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유영하는 것을 보고 채집망을 담갔더니 잠깐 사이에도 엄청난 양이 채집됐다. 그래서 이날 미끼로 참붕어를 써보기로 했다.
오전 10시를 넘기자 정면으로 펼쳐놓은 다섯 칸 대의 낚싯대에서 첫 입질이 들어왔다. 찌가 한 마디 올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물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챔질과 동시에 뭔가 턱~! 하면서 걸리더니 이내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 했다. 연안 가까이까지 겨우 끌어낸 녀석은 아쉽게도 수염이 달려 있었다.
잉어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마른 40cm급 발갱이. 숭어와 흡사했다.
이처럼 잉어라고 해서 늘 식물성 미끼만 먹는 건 아니다. 생미끼에도 종종 잉어가 낚이는데 봉암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간이 한낮으로 접어들면서 바람은 더욱 더 거세졌고 4칸 대 이상 긴 대는 치켜세울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결국 비교적 캐스팅이 수월한 세 칸 전후의 낚싯대에 미끼를 글루텐으로 바꿔 붕어를 노렸다.
참붕어를 받아먹는 잉어
얼마 지나지 않아 찌가 솟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붕어겠지’ 하며 챔질했지만 역시 또 잉어였다.
옆 자리에 자리한 유튜버 홍광수 회원도 연거푸 잉어를 5마리 낚아내면서 하는 말이 “잉어 밭에 포인트 한 것 같어요. 느면 나온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잉어가 참붕어를 너무 좋아합니다”하고 말했다. “붕어였으면 좋았겠지만 이 강풍 속에서 아쉬운대로 잉어로 손맛은 실컷 볼 수 있어 좋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는 이 세찬 바람 속에서도 여섯 칸 장대를 휘둘러 찌를 세우고 있었다.
다시 포인트에 앉아 찌를 응시하는데 이번에도 찌가 꿈틀거리더니 솟더니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슬로모션으로 솟는다. 작은 참붕어를 등꿰기를 한 3.6칸 대였다. 끌려 나온 것은 32cm의 체고가 좋은 월척 붕어.
월척 붕어가 낚이는 것으로 보아 바람만 자면 마릿수 조과도 가능할 것 같았는데 지치지 않고 부는 바람이 너무나 아쉬웠다.
오후 5시경, 저녁 식사 직전 홍광수 회원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는 것을 보고 달려갔다.
뜰채에 담겨진 것은 32cm의 월척. 홍광수 씨는 “암컷 참붕어를 사용했는데 지금껏 봤던 잉어의 입질과는 확연하게 달랐습니다.”하고 말했다.
내봉지 연계 출조도 고려해 볼만
여명이 밝아올 즈음 서울에서 원정 온 신성순 씨의 자리로 가봤다. 살림망에는 월척이 네 마리, 잉어도 두 마리가 들어 있었다. 신성순 씨는 “오랜만에 큰 맘 먹고 고흥 땅을 밟았는데 보답이라도 해주듯이 월척이 반겨주는군요”라며 말하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월척은 글루텐으로 한 마리, 참붕어 미끼로 세 마리를 낚았는데 날씨가 풀리면 다시 한 번 내려와 참붕어 미끼로 멋진 찌올림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조황을 살펴보니 월척이 7마리에 잉어는 부지기수였다.
2014년 화보촬영 당시에는 붕어들이 글루텐을 선호했지만 이번 취재에서는 참붕어가 더 잘 먹혔다.
차츰 수온이 오르고 말즘이 자라 수면위에 보이기 시작하면 글루텐에는 준척급 붕어가 낚이고, 참붕어 미끼에는 월척 이상의 붕어가 입질 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철수길에 봉암지와는 2.5km 떨어져 있는 내봉지를 둘러봤다.
봉암지와 유사한 13만평 규모의 내봉지는 양수형 평지지다. 3월 중순에서 4월 초 사이에 대물 붕어가 낚이는 곳인데, 봉암지 조황이 여의치 않을 때 내봉지로 옮겨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미끼는 글루텐이 잘 먹히며 자생 새우를 사용하면 씨알이 굵게 낚인다.
봉암지는 어떤 곳?
봉암지는 1984년도에 준공한 만수면적 11만5천 평의 담수형 저수지이다. 간척지에 삼면의 제방을 축조해 만든 각지로 인근에 오마수로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한다.
통상 2월 중순이면 이미 붕어낚시 시즌이 시작된다. 5월 배수철을 맞아 보조제방이 들어나면는데 이때 수면 위에 보이는 말즘 사이사이로 참붕어 띄울 낚시가 가능하고, 추석 무렵에는 새우에 씨알 굵은 붕어가 낚인다. 한겨울철만 아니면 낚시가 가능한 저수지이다.
몇 년 전 고흥군에서 잉어를 방류해 붕어보다도 잉어가 더 많이 낚일 때도 있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고흥 나들목을 나와 15번 국도를 이용해 고흥읍 방향으로 41km를 가면 도덕교차로이다. 여기에서 우측 지방도를 따라 도덕면 소재지 끝에 도덕 우체국을 지나 좌측에 율동마을 표석을 보고 좌회전하여 도덕지 제방 밑에 농로를 이용해 2.1km를 가면 우측에 봉암지 동쪽 제방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도덕면 도덕리 2571
케미와 별빛이 어울린 봉암지의 밤을 장노출로 카메라에 담았다.
잉어 떼에 고전하던 인기 유튜버 홍광수 씨가 오후 5시경 참붕어로 올린 32cm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어디에 앉아야 잘 앉았다고 소문이 날까.
방금 도착한 유준재 회원이 제방을 걸으며 포인트를 탐색하고 있다.
봉암지에 풍부한 참붕어.
찌를 응시하고 있는 필자.
취재일 밤에는 거의 입질이 없었지만 차츰 수온이 올라가면 밤낚시에 굵은 씨알이 잘 낚일 것이다.
기온이 내려가 봤자 영하권에 머무는 날짜가 극히 짧았다. 항상 영상의 기온을 보이다 보니 붕어낚시가 잘 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결과는 이외였다. 수로낚시는 부진을 면치 못했고 오히려 저수지 몇 곳에서 호황을 보였다.
그렇다고 출조를 포기 할 수는 없어 이곳저곳 조황을 확인해 보니 장성댐 상류, 함평 불갑지, 그리고 나주의 신포지가 그나마 호남지역에서 핫한 낚시터들이었다.
그러나 붕어가 낚인다고 소문이 난 곳에는 호남 낚시인들과 수도권에서 원정 온 낚시인들로 평일과 주말에 관계없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새로운 곳을 찾아야 했다. 지난번 해남 출조 때 강진을 지나 해남 가는 깊 옆 임천지 상류에 낚시인 몇몇이 대를 펴고 있기에 필자의 화보 팀으로 활동 중인 유준재 회원을 탐사 차 선발대로 먼저 보내봤다.
그날 유준재 회원은 하룻밤에 열한 마리의 붕어를 낚았는데 그 중 월척이 두 마리, 나머지 아홉 마리는 28~29cm였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강진 임천지는 아직까지 덜 알려진 저수지여서 새로운 낚시터 개발 차원에서 이달의 촬영지로 선택했다.
위 저수지 2만평, 아래 저수지 18만평
입춘을 나흘 앞둔 지난 2월1일 회원들과 함께 임천지를 찾았다.
최근 조황이 좋았는지 많은 낚시인들이 상류 위 저수지를 점령했고, 보트도 두 대나 떠 있었다.
임천지는 인근의 임천리, 덕남리, 목리 등 6개 지역의 논에 물을 댈 목적으로 일제강점기인 1934년에 14만 7천 평 규모로 준공한 저수지이다. 10년 전 강진에서 해남으로 향하는 18번국도 4차선 확장공사와 더불어 저수지 확장과 준설이 진행되 지금은 20만 평 규모로 커졌다.
상류의 만덕산(409m)과 승리산(167m)에서 흘러든 수원을 그대로 담수해 수질이 좋고 아래 사진에서 보듯 상류 임천교를 중심으로 2만평의 위 저수지와 18만평의 아래 저수지로 나뉘어져 있다.
떡붕어 자원이 많고 배스가 유입돼 있으나 블루길은 개체수가 극소수에 불과해 낚시로는 낚아내기 힘들 정도이다.
붕어와 잉어, 자라, 장어등 모든 민물고기가 서식할 정도로 서식어종이 다양하다.
포인트를 살필 겸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가면서 간밤의 조황을 체크해보니 조황 기복이 심한 듯 했다.
많이 낚은 사람이 열 마리 전후로 낚았고 적게 낚은 사람은 두세 마리가 평균이었다. 강진 군동면에서 왔다는 위재복 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위재복 씨는 “엊그제 구정 때 비가 내리던 날은 붕어가 상류에 죄다 몰렸는지 엄청난 마릿수 재미를 봤는데 어제 밤에는 거의 몰황 수준이었습니다.”라며 살림망을 들어 보였다. 29~31cm의 붕어가 세 마리가 들어 있었다.
그는 또 “집에서 임천지가 가까워 자주 찾는데 매년 2월 초만 되면 붕어가 상류로 붙는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올 해는 연일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 산란 시기도 보름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됩니다.”하고 말했다.
요란한 입질의 정체는 떡붕어
낮낚시 위주의 낚시할 요량으로 아래 저수지로 내려가 포인트를 살폈다. 연안에는 수몰된 버드나무 군락, 갈대와 뗏장, 그리고 줄풀까지 자라있어 초봄 산란 장소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유지 하고 있었다.
발길이 멈춘 곳은 신천마을 앞 홈통. 강하게 불어오는 북서풍을 등지고 물색 또한 우윳빛을 감돌아 주저 없이 포인트로 정했다.
대략적인 수심은 60cm~1.2m. 원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고 하절기에는 분명 마름이 자랐을 것으로 추측됐다.
특공대를 이용해 바닥을 긁어 보니 삭은 마름 줄기와 뗏장수초 찌꺼기가 한 움큼씩 걸려 나왔다.
다양한 길이의 낚싯대로 바닥 체크 후 낚싯대를 펼 수 있었다. 탐사 차 가느다란 지렁이 한 마리를 꿰어 찌를 세우자 금세 찌에 반응이 왔다.
그런데 찌 놀림이 이상했다. 찌톱을 한 마디도 못 올리고, 한 두 마디 정도 빨고 들어가다가 다시 뱉는 찌놀림이 계속 됐다.
낚시가 어려울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 와 잠시 낚시를 멈추고 상류의 위 저수지를 가봤다.
며칠 전 답사를 했던 유준재 회원은 낮에 세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는데 월척에 약간 모자란 29cm짜리였다.
유준재 회원은 “며칠 전 답사 때는 지렁이만 먹더니 오늘은 지렁이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글루텐에만 붕어가 낚입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사용하고 있는 글루텐은 마르큐사의 페레글루텐. 벌써 두 번째 글루텐을 개고 있었다.
유준재 씨는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밤에는 거의 입질이 없고 이른 새벽 그러니까 네 시경부터 낚시를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하고 말했다.
오후 5시. 저녁 식사를 위해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뜻밖에도 노억주 회원이 아침시간에 낚아 올린 38cm짜리 떡붕어를 들고 왔다. 위 저수지에 앉았던 그는 4칸대 낚싯대로 수심 1.5m권을 노려 지렁이를 사용하는데 나와 똑 같은 입질을 받고 끌어냈다고 한다.
이외로 낮에는 전반적 조황은 썩 좋지 못했다. 함께 낚시한 회원 모두 한두 마리의 붕어만 낚았을 뿐 월척은 낚이지 않았다.
어두워지면서 본격 밤낚시로 돌입했다. 까다로운 입질은 계속되었다. 향어가 입질 하듯이 꼼지락거리는 입질만 있을 뿐 좀처럼 찌를 예쁘게 올려주는 입질은 없었다.
위 저수지에 앉은 유준재 회원과 이광희 회원도 “입질은 하는데 도무지 챔질 타이밍을 잡지 못하겠다.”며 같은 말을 했다.
유준재 회원은 주말을 맞아 많은 낚시인들이 들어온 영향보다는 전날 영하 5도까지 떨어진 기온 차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밤 10시를 넘기면서 떡밥그릇에 물이 얼기 시작할 정도로 기온이 떨어졌다. 더 이상 밤낚시는 의미는 없다고 생각돼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3시부터 붕어가 줄줄이
요란한 전화벨 소리에 잠을 깨보니 유튜버로 활동 중인 홍광수 회원의 전화였다. “새벽 3시부터 붕어가 줄줄이 낚이고 있습니다.”라며 잠을 깨웠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였다. 홍광수 회원은 뜬 눈으로 밤을 새면서 입질이 없어도 옥수수 글루텐으로 집어를 했다고 했다. 꿈쩍도 하지 않은 찌들이 새벽 3시부터 솟기 시작해 동이 틀 때까지 입질이 지속됐다. 씨알은 28~29cm가 주종이었고 31~32cm의 월척도 4마리나 올렸다.
같은 시간대에 건너편에 앉은 유준재 회원도 잦은 입질을 받았는데 그 역시 글루텐에 입질이 빨랐다고 말했다.
여명이 밝아오는 것과 동시에 각 포인트를 둘러보았는데 회원들마다 조황 기복이 심했다.
밤새 지렁이만을 고집했던 회원들은 두세 마리의 붕어를 만났지만 꾸준하게 글루텐으로 집어했던 회원들은 열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아 놓고 있었다.
오전 9시. 밤새 잠잠했던 찬바람이 다시 불어와 철수를 서둘렀다. 마지막 일정으로 낚시터 주변의 쓰레기들을 모두 수거했다.
참고로 임천지에서 남쪽으로 4km 떨어진 곳에 해안가에 위치한 만덕호가 있다.
하류 갈대밭이 주요 포인트이며 이른 봄에 굵은 씨알의 붕어가 낚이는 곳이라 한번쯤 들러 볼만하다. 가까운 곳에 동백림으로 유명한 만덕산에 천년고찰 백련사와 다산 정약용이 11년간 강진에서 유배생활하며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장소인 다산초당(茶山草堂)도 있다.
취재 이후 임천지 낚시 전망
취재일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큰 추위가 없는 한 임천지에서의 조황은 꾸준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전에 수온이 올라 물색이 유윷빛으로 변했을 때 얕은 수심의 수초에 바짝 붙인다면 수월하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제방 왼쪽 연안에 즐비한 수초대와 수몰된 버드나무 주변에도 비교적 진입이 수월한 포인트가 형성돼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수온이 오르고 산란철이 가까워올수록 아래 저수지보다는 위 저수지의 조황이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렁이에도 입질이 빠르지만 글루텐으로 꾸준하게 집어하면 회유하는 붕어도 함께 모아 낚을 수 있을 것이다.
◆가는 길→ 남해안 고속도로 강진무의사 I.C를 나와 2번 국도를 이용해 순천 방면으로 9km를 가면 평동 교차로이다. 진도·해남 방면 18번 국도를 따라 1.5km를 진행하면 호산교차로이고 우측 호산마을로 진입한 이후 마을 앞에서 좌회전하여 1.4km 가면 임천지 위 저수지에 닿는다.
◆네비게이션 주소→ 전남 강진군 강진읍 임천리 269-2
갈대와 뗏장수초가 어우러진 포인트에 자리잡은 현지 낚시인이 월척에 육박하는 붕어를 올린 후 기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