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창만수로에서도 비교적 깊은 수심을 보이는 곳으로 1.5m~1.8m를 보이며, 하절기 마름이 자라는 곳이지만 밀생하지 않고 산발적으로 자랐기 때문에 삭아 내린 마름도 많지 않아 바닥이 깨끗하다.
11월 초 현재 해창만수로에서는 배스의 개체수가 줄어들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낚이는 붕어가 최소 허리급에서 5짜 붕어까지 낚였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24~28cm가 주종으로 낚이고 있다. 씨알 위주의 낚시터에서 마릿수를 낚을 수 있는 낚시터로 변모한 것이다.
블루길의 경우 크기가 손바닥 크기의 씨알에서 아주 자잘한 씨알로 바뀌고 있으면서 개체수도 확연하게 줄었다.
정확하게 단언할 수 없지만 분명 생태계 변화가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낚이면 대물 한 방터에서 마릿수터로 변모
오도강에서는 북서풍의 바람을 등지고 낚시할 수 있는 포인트가 즐비하고 진입이 수월한 것이 장점이다. 밤낚시보다는 낮 낚시가 유리하다. 그러므로 1박2일 낚시보다는 당일치기 낚시인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새벽에 도착해 낮 낚시만 즐기고 철수하는 낚시인들을 많다.
대편성은 물색, 출조객 인원수에 따라 다르게 편성한다. 물색이 탁하면 3칸 이하의 짧은 대로 공략하고, 출조객이 많아 소란스럽다 싶으면 5칸 이상의 긴 대에 입질이 빠르다.
미끼는 지렁이 미끼가 가장 유리하다.
옥수수나 글루텐도 막하지만 지렁이가 탁월하다 할 정도로 잘 된다. 블루길 성화는 포인트마다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포인트에 따라 블루길이 많이 설치는 곳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포인트가 더 많다.
그러므로 가급적 지렁이를 많이 준비해서 출조해볼 필요가 있는 곳이다.
지난 10월 24일 출조에서도 낮에 지렁이 미끼로 바꿔 턱걸이급 월척 8마리와 준척급 붕어를 마릿수로 낚아낸 바 있다.
오도강에서는 수초대가 많지 않아 수초치기 낚시를 구사할 수 없다. 수초낚시를 하고 싶다면 상류와 연결된 폭 좁은 오취수로를 추천한다.
갈대나 부들등 정수수초 지역에서는 블루길 입질 속에서도 가끔 허리급 이상의 붕어가 낚이기도 한다.
◆가는 길 → 남해안고속도로 고흥 I.C 를 나와 15 번 국도를 이용해 고흥방면으로 20km 를 가면 연봉교차로에서 내려 점암면을 지나 포두면 방향으로 855 번 국도를 따라 9km 를 가면 송산삼거리에 닿고 좌회전하여 700m 진행후 다시 우회전하여 농로길로 2.6km 가면 해창만 삼거리이고 우회전하여 1.1km 가면 제2교량교가 나온다 . 다리를 건너 1.8km 진행후 좌측 농로길로 접어들면 멀리 길두배수장이 보인다 .
◆내비게이션 입력주소 → 전남 고흥군 포두면 오취리 889
필자가 해창만수로 오도강에서 낚인 39cm 대물붕어,
예전에는 낚이면 월척이상의 대물 붕어가 낚였으나 최근에는 24~28cm의 마릿수터로 변모했다.
추수가 끝나게 되면 수로는 낚시인들의 차지가 되기 때문에 미리 답사를 해보고 낚시춘추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라도 전달하기 위함이다.
지난 9월 중순부터 해남읍소재지 앞 해남천에서 연일 월척이 낚인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그곳은 이미 화보로 두 차례 소개되었던 곳이라서 왠지 가기가 싫었다.
해남천에서 매년 초가을이면 월척이 마릿수로 낚인다. 원인을 파악해보니 여름철에 큰 비가 내리고 난 직후에는 고천암호에서 붕어들이 대거 거슬러 올라와 보에 갇히면서 머물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그와 유사한 수로가 없을까 지도를 보면서 탐색해보니 해남 금호호의 금자천 최상류의 오호(학의)수로가 눈에 띄었다.
해남천 판박이 금자천 오호수로로 탐사출조
오호수로는 금자천 최상류에 위치해 있고 위쪽으로는 12만평의 오호저수지가 있다. 무넘기를 통해 흐르는 물이 오호수로를 거쳐 아에 금차천으로 흐른다.
그렇다면 하류의 금호호에서 거슬러 올라온 붕어와 오호저수지에서 넘어온 붕어가 한 곳에 모여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되었고, 해남천과 판박이 월척이 터가 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에 지난 9월 18일 회사 퇴근 이후 해거름에 화보팀원인 김동관 회원과 함께 오호수로 도착해 낚시를 시작했다.
아래쪽 금자천에서는 몇 차례 낚시를 해 봤지만 오호수로는 처음이다.
비가 내린 직후라서 물색이 적당히 탁해 있었고, 수심 또한 1.2m로 고르게 나왔다. 연안에 땟장수초와 부들, 그리고 갈대가 분포되어 붕어가 서식하기에 안성맞춤의 포인트였다.
포인트를 살펴보니 유난히도 수초에는 빨간색의 왕우렁이 알이 많이 눈에 띄었다.
오후 6시. 캐미를 달면서 미리 채집해 온 산지렁이 미끼로 탐색을 해봤다. 몇 번의 헛챔질을 해 주자 비로소 첫 붕어가 낚였다. 27cm의 체고가 좋은 깨끗한 붕어였다.
옆 자리에 앉은 김동관 회원도 붕어를 낚아내는지 휘어진 낚싯대에 달린 케미 불빛이 춤을 추는 게 보였다.
연안수초 가까이에 붙인 채비에서는 꾸물거리는 찌 놀림만 있었을 뿐 깨끗하게 올려주는 찌맛을 볼 수 없었다.
수초가 없는 중앙부의 긴 대에는 없던 꾸물대는 입질이 짧은 대에서만 유독 많은 것으로봐서 아마도 우렁이 소행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2칸대 낚싯대를 살짝 들어 올리자 역시 왕우렁이가 대롱대롱 메달려 나왔다. 물밑 바닥에는 우렁이의 소굴처럼 느껴져 짧은 대를 걷어 들이고 긴 대 위주의 대편으로 바꿨더니 우렁이의 입질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심심찮게 올라오는 준척 붕어들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기대 했던 월척급 붕어는 낚이지 않고 24~29cm까지 준척급 붕어만 심심찮게 낚여 올라왔다.
새벽 1시. 구름이 많았던 날씨였는데 파라솔에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잦았던 붕어의 입질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입질이 뜸한 시간이어서 50여m 떨어진 김동관 회원의 자리로 가봤더니 27cm 전후의 붕어를 15수가량 낚아놓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붕어의 입질이 줄어든 반면, 가을비는 새벽 5시까지 세차게 내리다가 멈췄다.
다시 새롭겐 갠 글루텐을 바늘에 달아 찌를 세우는데 정면으로 펼쳐 놓은 5.2칸 낚싯대의 찌가 두 마디 정도 올리더니 옆으로 살살 끌고가는 입질이 포착되었다.
사초수로라고도 불리우는 사내호는 낚시인들 사이에서 겨울철과 초봄 낚시터로만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연중 낚시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 여름에도 붕어의 조황이 좋다.
허리급 이상의 대물은 낚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마릿수에서는 초봄 산란철 못지 않는 붕어가 낚인다.
지난 8월1일 무주공산으로 남아 있는 사내호를 찾아 하절기 조황을 체크 하기 위한 출조를 해본 결과 잔씨알의 붕어에서부터 34cm 월척까지 다양한 씨알의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사내호는 2000년 전후로는 호남권 최고의 새우낚시터로 불리울 만큼 새우빨 좋은 낚시터였으나 오래전 블루길이 유입되고 최근 몇 년 사이에 배스까지 유입되면서 새우터라는 명성을 잃었다.
그 당시에는 뜰채로 바닥을 한번 긁으면 하룻밤 사용하고도 남을 새우가 채집되었으나 이번 출조에서 채집망을 담가 본 결과 새우는 단 한 마리도 채집이 되지 않았다.
배스의 유입이 직접적으로 영향이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된다.
광주에서 공수해 온 새우를 미끼로 낚시를 시도 해봤는데 블루길 입질이 거의 없는 상태였고, 배스 입질 또한 없었다.
다만 지렁이에는 30cm 크기의 배스가 낚여 올라왔다. 아마도 수년 이내에 준척급은 고사하고 한 벙터로 바뀌지 않을까 싶었다.
현재 부분적으로 마름이 수면을 뒤덮고 있지만 찌를 세울 공간은 많다. 물색 또한 탁해 밤낚시보다는 낮낚시가 잘되는 특징을 보여줬다.
벼 꽃이 필 시기인 현재 각 저수지마다 배수가 많이 이루어지는 시기가 도래되었으므로 배수의 영향이 없는 사초호를 찾아 대를 드리워도 될 듯하다.
◆가는 길→ 강진읍 소재지 앞 2번국도 평동 교차로에서 해남 방면으로 18번 국도를 따라 7.5km를 가면 계라교차로가 나온다. 완도 방면 55번 지방도를 따라 14.7km를 가면 배다리교가 나오고 좌측 농로 길을 따라 500m를 들어가면 좌측에 사내호 최상류에 닿는다.
좌측에는 국제자동차경주장인 F1경기장이 있고 간척지 사이에 F1경기장 수로, 난전리 수로, 대불수로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난전리수로에는 하류 수문을 통해 거슬러 올라온 붕어자원이 풍부하고 씨알도 굵은 게 특징이다.
가장 돋보이는 포인트는 중류에서 하류로 펼쳐진 연안 뗏장지대로 길이 1.3km에 폭이 90m에 이른다. 연안에 뗏장수초와 줄풀, 갈대가 자라고 있으며 낚시는 주로 하류권에서 이루어진다.
뗏장수초 지대를 노릴 때는 4칸 이상의 긴대를 활용해 뗏장을 넘겨 칠 수도 있지만 바닥에서 올라오고 있는 말즘 때문에 자칫 힘들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낚싯대 칸 수 조절로 깨끗한 바닥을 찾는 게 유리하다.
지렁이는 튼실한 놈으로 한 마리 꿰기가 유리
지난 2월 4일, 나와 함께 출조 했던 고흥의 김동관, 함인철 씨는 연안 뗏장수초 지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수초구멍을 노려 32, 34cm월척을 비롯 28~30cm 붕어를 마릿수로 낚아냈다.
미끼는 지렁이가 단연 우세하다. 블루길과 배스가 서식하지만 겨울에는 성화가 덜하므로 개의치 말고 써볼 것을 권한다. 여러 마리를 꿰기 보다는 튼실한 지렁이 한 마리를 꿰는게 입질이 빠르다.
입질은 밤에도 오지만 본격적인 시간은 새벽 5시부터 오전 바람이 터지기 전까지이다.
구름이 많은 날보다는 눈이 부실 정도로 햇살이 좋은날 조황이 두드러진다.
진입로가 비포장이므로 비가 오면 노면이 미끄러워 차량이 빠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가는 길→ 남해안고속도로 서영암 I.C를 나와 3km를 가면 서호교차로이다. 목포방면 2번 국도를 이용해 2.4km 직진하면 호동 교차로이다. 삼호·화원방면으로 좌회전하여 1.8km직진 후 다시 난전리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2km 우측에 있는 비포장 농로길을 따라 들어가면 난전리 수로 중류에 닿는다.
점차 겨울낚시가 다가오는 시기여서 이번 취재는 호남지역 수로낚시터 소개에 목적을 두었다. 금호호와 영암호 샛수들의 붕어 조황을 살펴보던 중 가장 핫한 곳이 영암의 양장리수로였다.
약간 이르기는 했지만 겨울낚시의 시발점이 되는 곳인 만큼 평소보다 한걸음 더 빨리 취재해 보기로 했다.
영산강 최하류를 기점으로 서쪽으로는 구정리 수로, 우측으로는 양장리 수로가 있다.
무안 구정리수로는 몇 해 전 필자가 낚시춘추 화보 취재를 통해 대물 붕어 터로 각인시켰고, 이후 많은 낚시인들이 찾아와 큰 손맛을 본 곳이다. 올 겨울 역시 조황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형적으로 봤을 때 구정리수로와 양장리수로는 여건이 비슷하다. 구정리수로 건너편의 양장리수로는 낚시인들에게 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구정리수로가 큰 인기를 끌면서 2년 전부터 서서히 반대쪽에 위치한 양장리수로에도 발길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현지에서 양장리수로라고 하면 영암천과 호동천의 합수머리 부근에 위치한 두 개의 긴 둠벙형 수로를 일컽는다(지도참조)
이 중 학산천이 영암천으로 합류하기 전에 양장리 쪽으로 뻗어있는 큰 수로를 양장리 본수로라고 부르며, 본수로는 인근 둠벙형 작은 수로들에 살얼음이 잡혀 낚시가 불가능할 때 찾는 곳이다.
양장리 수로는 2016년도에 대형 포클레인을 동원해 준설공사를 했다. 이전에는 수초로 꽉 메워질 정도었으나 준설공사가 끝난 이후는 낚시 공간이 많이 생겼다. 더불어 농업용 농수로까지 만들어 영산강 물이 양장리와 동호리 일대 지역에까지 닿도록 했으므로 붕어의 회유로까지 형성됐다. 그 덕분에 붕어가 고갈 될 염려도 사라졌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이곳 역시 영산강 하구언의 배수의 영향을 어김없이 받는다는 것이다. 물이 채워져 있을 때는 80cm ~1.2m의 수심을 보이지만 배수가 되면 겨우 찌가 설 정도인 50~60cm로 앝아진다. 하지만 수심이 앝아도 물색이 탁하기 때문에 붕어의 입질을 받는 데 는 지장이 없다.
산지렁이 미끼 첫 입질에 턱걸이 월척이
지난 10월 26일 낮에 양장리수로를 찾았다.
추수가 대부분 끝이 나 농로진입이 한결 수월했다. 포인트를 살피기 위해 둘러보니 준설공사가 끝 난지 3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연안에 갈대와 부들, 그리고 뗏장수초가 즐비하게 자라 붕어의 서식처로는 최상의 여건이었다.
차량 진입이 비교적 수월한 곳은 낚시 자리가 반들거릴 정도로 닦여 있었지만 눈에 들어오는 미개척 생자리터는 더 많았는데 주차하고 조금만 걸어 들어가 보니 멋진 생자리 포인트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물색도 완전한 뻘물이 아닌 적당한 탁도를 유지하고 있어 짧은 대를 펴도 금세 붕어가 찌를 올려줄 것만 같았다.
문제는 바람이었다. 이날은 북풍 계열 바람이 8m/s로 강하게 불어오는 상황이다 보니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구간은 많지 않았다.
바람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는 생자리를 찾다보니 한국농어촌공사 양장배수장 앞에 도착했다.
평소 애용하는 수정레저의 발판 좌대를 설치하니 건너편 부들수초 끝자락에 4.4칸 대의 찌를 세울 수 있었다.
낚시에 앞서 먼저 특공대로 바닥을 긁어보니 삭은 마름 줄기가 한 움큼씩 걸려 나왔다. 정수수초대인 부들에 최대한 가까이 붙였을 때는 바닥이 깨끗했지만 수초 없이 밋밋한 지점에서는 어김없이 삭은 마름 줄기가 걸려 나와 구멍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물색이 탁해 블루길의 성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준비해간 산지렁이를 반 토막으로 잘라 바늘에 꿰어 찌를 세워봤다. 착수음으로 인해 금세 블루길이 달려들 줄 알았지만 찌는 아무런 요동 없이 부들 가까이 서 있었다.
그리고 5분 정도 지났을까? 찌가 깜빡하는 예신이 들어오더니 본격적으로 솟기 시작했다. 분명 블루길 입질은 아닌 듯 보여 찌가 정점에 다다를 때 쯤 챔질하자 정체를 알 수 없는 놈이 제범 센 힘으로 차고 나갔다. 부들 수초 속으로 파고든 녀석을 제압해 끌어내보니 턱걸이급의 31cm 월척이었다. 첫 수를 월척으로 시작하고 나니 왠지 조짐이 좋았다.
수위가 만수위는 아니지만 배수를 하지 않아 1m 정도의 수심을 보였다.
연속해서 부들 언저리에서만 입질을 받아 4마리의 붕어를 낚았는데 모두 8~9치급이었다.
수초대에 붕어가 붙어 있는 것을 확인한 만큼 낮에는 신장떡밥에 어분을 첨가한 떡밥으로 집어를 하고 밤에는 산지렁이를 이용해 보다 좀 더 큰 씨알의 붕어를 낚을 계획을 세웠다.
이날 준비해 간 산지렁이는 필자가 오래전부터 애용해왔던 생미끼다. 출조 계획이 잡히면 미리 채취를 해 놓는다. 산지렁이는 연중 붕어에게 잘 먹히지만 그중에서도 마름이 삭아들고 부들 잎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할 때 가장 잘 먹히며, 바닥의 흙이 감탕인 곳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는 미끼이다.
생미끼 써도 블루길 성화 없어
오후 5시가 되자 바람이 약간 수그러들었다. 좌측에 이광희 회원의 챔질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막 붕어를 걸어 끌어내고 있었다.
이광희 회원은 “떡밥으로 집어를 시키고 싶지만 거센 바람에 채비가 제대로 날아가질 않아 포기하고 옥수수 알갱이 하나씩을 달아 던졌는데 일렁이는 수면 아래로 찌가 끌려들어가고 챔질 했다”고 말했다. 파도는 일었지만 덕분에 붕어의 경계심은 줄어든 느낌이었다.
다행이 밤케미를 끼울 때 쯤 바람은 멈췄다. 양장리수로는 낮낚시가 잘 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1~2월의 이야기이고 지금처럼 가을에서 첫 서리가 내리기 시작할 즈음에는 밤낚시가 잘된다.
처음 계획한대로 산지렁이를 바늘에 꿰어 던지자 금세 반응이 왔다. 슬슬 끌려가는 입질을 보아 동자개 소행으로 보였는데 챔질하자 빠각~ 빠각~ 하며 동자개가 올라왔다.
그 바람에 “밤새 동자개만 꼬이는 게 아닌가”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두 번째 입질부터는 9치급 붕어가 환상적인 찌올림을 보이며 솟구쳐 올라왔다.
낮에 떡밥으로 충분하게 집어를 해놨기 때문이었을까? 입질이 연속으로 들어와 어떤 때는 찌 두 개가 동시에 솟는 경우도 생겼다.
모두 월척이었다면 좋겠으나 대부분 8~9치급 준척 붕어였다. 하지만 손맛은 제대로 만끽 할 수 있는 씨알임은 분명했다.
참고로 양장리수로는 영암호 줄기여서 배스와 블루길은 서식하지만 밤에는 지렁이를 사용해도 블루길의 입질은 거의 없었다. 심지어 낮에도 물색이 탁해 블루길 입질은 많지 않다. 따라서 과감하게 지렁이 미끼를 사용해도 되는 곳이다.
필자 좌측에 자리한 이광희 회원도 뗏장수초 언저리를 노려 붕어를 낚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지렁이나 글루텐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옥수수 미끼만 고집하며 입질을 기대 했지만 마릿수에서 현저하게 적었다.
농로를 따라 들어가 중류 쪽에 대를 폈던 김광요 회원의 조황을 확인해보니 자로 잰 듯한 8치급 붕어만 낚아 놓고 있었다.
김광요 회원은 “바닥이 깨끗한 줄 알고 일부러 부들 끝자락을 노렸는데 바람에 떠 밀려와 가라앉은 수초 찌꺼기가 바닥에 많아 계속 바늘에 걸려 나옵니다”라며 불평을 했다.
그래서 그는 아주 가벼운 채비로 전환하고 있었다.
김광요 회원 건너편에 앉았던 함인철 회원도 계속 입질을 받아낸 듯 밤새 플레시 불빛이 켜지는 것이 보였다.
함인철 회원은 생자리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부들수초를 제거한 후 수초직공낚시를 하듯 대를 폈다. 김광요 회원은 “역시 맨바닥보다는 부들수초 사이사이 바닥이 깨끗해 찌올림도 시원하다”고 말했다.
마릿수는 구정리수로에 앞서
밤새 간간이 올려주는 찌맛과 손맛을 즐기다 보니 여명이 밝아 오고 있었다. 아침낚시를 포기 하고 카메라를 들고 밤사이 조황을 확인하기 위해 수로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하류 준설터 맨바닥을 노렸던 광주 낚시인은 밤새 입질 한번 못 받았다며 푸념 했다. 그는 “수초가 없지만 물색이 좋아 포인트로 잡았는데 모든 미끼를 동원해도 입질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양장리수로에 몇 번 출조해봤지만 꽝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낚싯대를 접고 있었다.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전체적인 조황을 살펴보니 턱걸이 월척이 네 마리에 준척급 붕어가 마릿수로 낚였다.
사실 이번 출조는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얼음이 얼지 않는 호남으로 원정 오는 수도권 낚시인들을 위한 탐사 출조의 성격이 강했다.
취재일에는 씨알 면에서는 구정리수로에 못 미쳤지만 마릿수에서는 월등히 앞서는 낚시터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겨울로 갈수록 붕어 씨알은 현재보다는 굵어질 것이므로 그때는 월척도 어렵지 않게 낚일 것으로 전망 됐다.
양정리수로 출조 시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배수 유무다. 핸드폰으로 ‘영산강 안심 알림e’ 어플을 다운 받아 사용하면 배수 유무와 시간대를 알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가는 길 → 전남 영암군 학산면 은곡리에 있는 석포교차로를 깃점으로 한다.
교차로에서 시종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821번 지방도를 따라 11.8km를 들어가면 왼쪽에 학파2양수장 건물이 보이고 좌회전하여 양장교를 건너서 바로 우회전. 농로를 따라 800m 진입 후 좌회전하여 올라가면 양장배수펌프장이 나온다.
나뿐만 아니라 일행 모두 생미끼만을 고집할 것 같은 분위기. 아마도 나와 마찮가지로 장어를덤으로 낚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일 것이다.
지렁이를 바늘에 꿰어 최대한 갈대 가까이에 찌를 세웠다. 그러는 와중에 수면 위로는 요란한 파장 음이 요동쳤다.
작은 크기의 숭어였다. 역시 바닷가 수로답게 수문을 통해 유입된 작은 숭어 떼가 여기저기에서 라이징 하는 모습이었다.
이렇다 할 입질이 없이 해가 서산으로 기울었고 더위는 한풀 꺾여 서늘함을 느낄 수 있었다.
케미를 꺾으면서 튼실한 지렁이를 꿰어 본격 밤낚시 준비에 몰입하는데 건너편 갈대 사이에 먼저 세워뒀던 찌가 깜빡하면서 예신을 보였다. 그러더니 빠른 속도로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얼떨결에 챔질해 보니 옆으로 째는 힘이 상당했다.
장어 같으면 옆으로 째는 것보다도 그 자리에서 몸을 뒤틀면서 바늘에서 빠져 나오려 힘을 쓸 것인데 이놈은 갈대 속으로만 파고들려고 했다.
혹시 숭어인가 하고 어렵지 않게 수면 위에 모습을 보이는 것이 농어 새끼로 보였다. 하지만 손아귀에 넣고 보니 놀랍게도 중치급 배스였다. 지리적으로 봤을 때 배스가 자연적으로 유입될 수 없는 곳이기에 더욱 놀라웠다.
인근에 해창만수로에는 배스가 바글바글 서식한다. ‘해창만수로 배수갑문을 통해 바다로 빠져 나간 배스가 5km나 떨어진 양사리 수로의 배수 갑문을 통해서 유입이 되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확률은 희박했다.
완전히 어두워지면서 갈대 사이에 세웠던 찌가 특유의 예신을 보내 장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슈퍼 미꾸라지보다 조금 큰 장어가 채비를 뚤뚤 엉켜놓으며 올라왔다.
제방 좌측 상류에 포인트 했던 유준재 회원과 류강득 회원도 장어 입질만 온다고 푸념했다. 그런데 장어의 사이즈가 포인트에 따라 달랐는데 류강득 회원이 낚은 장어는 대략 300g 정도로 필자가 낚아낸 장어보다는 훨씬 굵었다.
밤 10시가 넘어가면서 바닷물의 만조 시간에 가까워 오자 수위도 불어나고 있었다. 수문을 통해 해수(海水) 유입을 확인하기 위해 후레쉬를 비춰보니 많은 물은 아니지만 바닷물이 유입되고 있었다. 다시 상류쪽 새물 유입구를 확인하니 상류에 위치한 진등산과 우각산에서 흘러든 수량이 바닷물보다 더 많이 유입이 되고 있었다.
그제야 이곳이 기수역이지만 염도(鹽度)가 낮고 담수(淡水)가 많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불어나는 수위에 붕어의 입질이 활성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낚이는 것은 3치 정도 크기의 작은 붕어와 장어뿐이었다.
여느 배스터와 마찬가지로 아침 낚시에 활발한 입질을 하지 않을까 생각되어 채비를 회수 해놓고 휴식시간을 가졌다.
첫 입질에 올라온 37cm 허리급 붕어
아침 5시. 날이 밝아오고 있는데 하늘은 금방 소나기라도 내릴 듯 맑지 못했고 산등성이에는 안개가 걸쳐져 있었다. 그 순간 옆 자리에 앉았던 김동관 회원의 포인트에서 정적을 깨는 커다란 물보라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져 있었다.
배스이겠거니 했는데 김동관 회원이 “허리급 월척이다!”라고 환호성을 질렀다. 계측자에 오른 붕어는 정확히 37cm! 김동관 회원은 “바닷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곳에서 대물 붕어를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고흥읍에 살면서도 내가 모르는 이런 특급 붕어터가 지척에 있는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역시 나의 예상대로 붕어낚시 타임은 아침이었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보니 갈대 가까이에 붙였던 찌가 사라지고 없었다. 살짝 끌어보니 월척 이상은 돼 보이는 붕어가 갈대줄기를 감고서 몸부림 치고 있었는데 결국 떨구고 말았다.
다시 우측 3.2칸 대에 입질이 들어와 이번에는 제대로 된 챔질에 28cm 준척급이 낚여 올라왔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산지렁이를 꿴 찌가 시원스럽게 올라왔다. 수심이 1m 가량으로 얕았지만 옆으로 째는 힘은 엄청났다. 올리고 보니 35cm의 월척이었다.
오전 9시가 넘어가면서는 붕어와 배스가 함께 낚여 올라왔다. 20cm 전후 배스를 보니 치어가 유입된지 오래되지 않는 듯했다.
철수 시간이 임박했을 즈음 양사리 수로 좌측 산 밑으로 가봤다. 유준재 회원과 류강득 회원 모두 살림망을 담가놓고 있었는데 세 마리의 월척이 들어 있었다.
유준재 회원은 “이런 곳에 붕어가 서식한다는 것도 놀랐지만 낚이는 붕어마다 어느 저수지에서 느껴보지 못한 파워를 갖고 있어 더 깜짝 놀랬다”고 말했다.
유준재 회원은 힘이 얼마나 좋은지 제때 제압 못해 갈대를 감아버려 떨군 붕어만 세 마리나 된다고 말했다.
붕어터 탐방 길에 우연히 죽은 붕어 사체를 보고 대를 드리워 봤던 고흥 양사리 수로. 규모는 작아도 힘센 붕어들의 아지트였고 덤으로 장어까지 낚을 수 있는 훌륭한 낚시터라는 것을 확인한 출조였다.
FISHING GUIDE
낮에는 붕어, 밤에는 장어가
이번 화보촬영을 통해 붕어는 낮에, 장어는 밤에 잘 낚이는 것이 확인할 수 있었다.
연안에 갈대가 많아 현재는 포인트가 많지 않지만 생자리를 개척하면 충분히 몇 군데 포인트를 더 만들 수 있으므로 수초제거기는 필수적으로 지참해야 한다.
아울러 바다 제방과 맞닿아 있어 물때에 따라 수위의 변동이 있지만 물이 빠지는 와중에도 붕어가 입질하는 것도 특징이다.
아직 식물성 미끼는 사용해보지 않아 가늠하기 어렵지만 지렁이나 새우만 써도 충분히 입질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지렁이를 사용한다고 해서 배스만 계속해서 낚이는 것은 아니고 배스 두세 마리에 붕어가 한 마리 꼴로 낚여 올라왔다.
잡어로는 간혹 우렁이가 입질을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된다.
◆ 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고흥 나들목을 나와 77번 국도를 따라 고흥방면으로 20km를 진행하면 연봉교차로이다. 이곳에서 내려 점암면 소재지 쪽으로 좌회전하여 855번 국도를 따라 3.5km가면 삼거리. 능가사 · 남포미술관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5.8km 가면 강산 삼거리다. 다시 영남면 방향으로 7km 진행하면 양사삼거리다. 좌회전하여 1.2km 내려가면 양사리수로에 닿는다.
◆ 내비게이션 주소 → 전남 고흥군 영남면 양사리 836
언덕 위에서 바라본 양사리수로.
정면의 방조제 왼쪽은 바다, 우측은 민물이 담긴 양사리수로이다.
“집 근처에 이런 멋진 낚시터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고흥 낚시인 김동관 씨가 아침 시간에 올린 37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유준재 회원이 갈대 사이에 세운 찌를 응시하고 있다.
취재일에는 네 번의 큰 입질을 받았으나 두 마리는 제압에 실패, 이틀 후 다시 양사리수로를 찾아가 38cm 짜리를 두 마리나 뽑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