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지는 한 방 터에서 마릿수 터로 돌아왔고, 갈망개지는 토종터로서의 낚시의 진한 맛을 안겨주는 낚시터라 할 수 있다.
겨울의 시작을 알린다는 입동(立冬)을 며칠 앞두고 마릿수 손맛을 볼 곳으로 선택한 곳으로 하동군 금남면 소재의 갈망개지를 찾았다.
밤새 낚아낸 붕어가 100여 마리로 손맛을 봤는데 그 중에 월척은 달랑 한 마리였다.
해발 849m의 금오산 자락에 위치한 갈망개지는 1만2천 평 규모로 평지형 저수지에 가깝다. 전형적으로 연중 낚시가 잘 되는 곳이지만 최적의 출조 시기는 마름수초가 수면 위로 올라올 즈음과 마름이 삭아 들어가는 가을철부터 결빙이 되기 전까지 조황이 좋은 곳이다. 한 겨울철에는 햇볕을 정면으로 받아 얼음이 두껍게 얼지 않기 때문에 양지 바른 곳에선 낱마리의 붕어를 만날 수 있다.
늦가을에는 모조건 출조를 권장
하절기에는 저수지 중심부를 제외하고는 마름수초가 수면을 뒤덮고 있어 자연적으로 생겨난 마름 포켓에 찌를 세울 수 있지만 큰 씨알의 붕어보다는 4~6치급 붕어들이 낚인다.
그러나 가을이 깊어 갈수록 마름줄기가 잿빛으로 변하면서 힘을 잃고 삭기 시작하면 저수지에 큰 변화가 온다.
이때에 저부력 채비에 긴목줄을 활용한 장(長)대를 활용해 수심 50cm를 줘서 새우나 참붕어를 활용해 띄울 낚시를 하게되면 예상 외로 씨알 굵은 붕어를 만날 수 있다.
보편적으로 연안 낚시에서 낚싯대는 긴대보다는 짧은 대에 소나기성 입질이 찾아오는데 1.5~1.8칸 대에서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는데 낚싯대가 길어 봤자 3칸 대를 넘지 않아도 마릿수 붕어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출조에서도 발밑에 펼쳐 놓은 1.8칸 대에서 가장 많은 입질을 받아냈다.
모든 미끼에 반응
춤추는 찌불
갈망개지는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는 토종터이다.
아주 예전, 그러니까 십 수 년 전에는 빈 채집망을 담가도 참붕어가 한 사발씩 채집 되던 때도 있었다.
현재는 참붕어가 생각보단 많이 채집은 되지 않지만 그래도 하룻저녁 미끼로 사용할 참붕어는 충분히 채집 된다.
그와 아울러 새우도 쓸 만큼 채집이 되는 편으로 미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저수지이다.
이번 출조에서 미끼 운용술은 낮 시간에는 옥수수 글루텐과 글루텐3를 반반 섞은 떡밥으로 집어를 해 놓고 밤에는 씨알 위주의 붕어를 만나려고 참붕어와 새우로 공략할 예정이었으나 글루텐과 참붕어, 그리고 새우에 낚이는 붕어의 씨알은 모두 고만 고만한 7치에서 9치 사이의 붕어가 줄지어서 낚여 올라왔다.
그러므로 어떤 미끼를 쓸 것인가 고민하지 말고 자신이 선호하는 미끼를 사용하면 된다.
차별화 되지 않는 붕어 포인트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포인트로는 상류 중앙의 시멘트 농로길 주변이다.
외길이어서 진입도 그렇고 들어가 차를 주차하기도 번잡하고 차를 돌리기도 힘든 곳으로 주민들의 민원의 소지가 있으므로 낚시 차량이 2~3대 세워져 있다면 포기하고 다른 포인트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왜냐하면 갈망개지는 포인트에 대한 차별이 없기 때문.
제방권도 생자리가 즐비하고 제방 우측 ‘대치유로낚시터’가는 길가에도 3~4명은 자리를 할 수 있다.
현재 상태로 봐서는 짧은 낚싯대에 포인트 관계없이 마릿수 붕어가 낚여주고 있다.
본인의 채비 점검의 절호의 찬스
연중 낚시를 하면서 이토록 월척이 아닌 준척급 마릿수 붕어가 낚일 때는 보기 드물다.
그러므로 붕어 입질이 빈번한 곳에서는 한 마리를 더 잡고 못 잡는 것이 문제가 아니므로 이럴 때 채비 점검을 해보는 것도 앞으로의 낚시에서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찌맞춤을 예민하게 맞췄을 때와 무겁게 맞췄을 때, 그리고 목줄에 길이에 따른 변화를 입질의 형태를 읽고, 바늘 크기에 따른 입질 패턴과 원줄의 홋수를 낮춰보는 방법, 찌 형태에 따른 입질의 변화, 글루텐 환(丸) 크기에 따른 입질 형태, 그 이외에 여러 가지 미끼의 종류에 따른 입질 패턴과 찌 올림의 상태, 찌 올림에서 최적의 챔질 타이밍 등을 점검 해보는 것도 차후 낚시에서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여수하면 바다낚시의 메카로 알려진 지역이지만 낚시인들 뇌리에 대물 붕어터로 각인된 빅3를 꼽는다면 복산지와 풍류지, 그리고 관기(죽림)지를 생각할 수 있다.
이곳 중 복산지는 좀 처럼 붕어 조황이 좋지 못해 한 물 지난 지 오래되어 낚시인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고, 꾸준하게 대물 붕어가 낚여주는 곳으로 풍류지와 관기지는 아직 살아있다.
또 하나의 대물 붕어터로 합류 시킬 곳이 있다면 소라면 소재의 덕곡지를 꼽을 수 있다.
덕곡지는 복산지 상류에서 덕양쪽으로 언덕 넘어 있다. 반대 길로는 덕양면 소재지에서 복산지 가는 길 좌측에 붙어 있는데 만수면적 6천 평 규모이고, 1970년도에 준공된 작지 않는 저수지이다.
저수지 아래에 논농사를 많이 짓지 않기 때문에 농업용수 배수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조금씩 배수를 하는 곳이다.
그렇다고 바닥을 보일 정도까지 배수는 하지 않아 아직까지 수위가 50%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떡붕어의 요람, 하지만 토종 5짜 붕어도 낚인 곳
덕곡지는 초대형 떡붕어인 45~55cm 급이 많은 곳이지만 떡붕어만을 노리는 전층낚시인들은 찾아 볼 수 없고, 오직 토종 대물 붕어를 상면하려는 낚시인들로 주말이면 붐비는 곳.
이곳 덕곡지에서 낚인 토종 붕어는 대부분 4짜 붕어를 상회한다. 현재는 턱걸이 월척에서부터 허리급 붕어가 낱마리로 낚이지만 지난 8월 9일에는 월척이 마릿수로 낚인바 있고, 필자도 여섯 마리의 월척을 낚아냈다.
수초분포는 예전에는 상류쪽에 마름수초가 약간 자라고 있을 뿐이었는데 현재는 저수지 면적의 1/3 정도를 뒤덮고 있다. 하류로 내려올수록 밀생하지 않고 마름 포켓이 많아 찌를 세우기 수월하다.
여수지역에서 첫 번째로 유입된 블루길
현재까지는 여수지역에서 블루길은 생소한 어종이었다. 인근의 수로나 저수지에는 배스는 유입이 되었지만 블루길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덕곡지 조행에서는 블루길 치어가 목격되어 충격적이었다. 아직 많은 양의 블루길은 보이지 않고, 낚이지도 않았지만 멀지 않아 블루길 개체수가 많아 질 것이고, 인근에까지 전파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어떤 경로로 유입이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제 여수지역에서도 귀찮게 여겨진 블루길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미끼에 따라 어종도 다르게 낚여
덕곡지에서 주력 미끼는 옥수수이다. 옥수수에는 토종붕어가 낚이고 글루텐 계열의 떡밥에는 떡붕어가 낚인다.
이곳을 자주 찾는 낚시인들의 미끼 운용술을 보면 밤에는 옥수수를 사용하다가도 이른 아침 낮케미로 교체를 할 때는 지렁이 미끼를 사용한다.
필자 역시도 밤에 옥수수로 월척을 네 마리 낚아냈고, 아침시간에 지렁이로 바꿔 두 마리의 월척을 낚아낸바 있다.
출조객 인원수에 따라 낚싯대 길이를 조정
덕곡지는 도심 인근에 위치해 있으면서 진입이 수월하고 주차하기가 편리해 주말이면 낚시인들이 7~8팀이 들어온다.
멀찍이 떨어져 한 두 사람이 낚시를 한다면 긴대를 좌우 옆으로 펼쳐 연안을 노리고, 두 칸대 정도의 짧은 대는 정면으로 펼쳐 연안을 따라 자라고 있는 붕어마름 수초 끝자락에 찌가 내리도록 하면 밤 시간에 입질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
밤낚시의 불청객 수달
수달은 1982년 개체 수 급감으로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되었다고는 하나, 여수 지역 어딜 가나 수달이 서식하지 않는 낚시터는 없다. 호남권 낚시터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의 견해는 수달이 없는 곳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수달이 너무 많이 서식하고 있다. 이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통계청에서 현장 실태조사를 하지도 않고 탁상 행정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듯하다.
수달은 수명이 20년이나 되고 1년에 낳은 새끼가 2~4마리라고 하니 전국적으로 엄청난 개체수가 서식하리라 사료된다.
수달이 야행성이라 낮에는 활동을 하지 않으므로 눈에 보이지 않아 그 숫자 파악이 잘못되었다고 본다.
관계되는 공무원께서 실제로 밤낚시를 해보면 어떨까?
아작 내버린 월척붕어들
밤 9시. 여수에 살고 있는 강진수 회원이 수박 한 통을 사들고 위문 차 방문했다.
함께한 회원들과 수박을 간식삼아 20여 분간 담소를 나누고 낚시 자리로 돌아와 보니 유준재 회원의 살림망에 들어 있던 월척붕어가 대부분 수달의 공격에 폐사직전의 상황으로 돌변했다.
생각지도 않았던 수달이 살림망 안으로 들어가 그 안에 있던 붕어들을 모조리 물어뜯어 놓았다.
그 후 붕어라는 고기를 맛을 본 수달은 밤새도록 살림망 곁을 떠나지 않았고, 유준재씨는 막대기를 이용해 밤새 수달을 쫒았다는 후문이다.
아침시간. 필자가 낚아 올린 6마리의 월척을 사진 촬영하고 방류하려고 살림망을 담가 놓은 곳에 가보니 감쪽같이 살림망이 사라지고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