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낚시를 다니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3월 중순에서 4월 중순까지가 붕어의 씨알이 가장 굵게 낚일 때다.
그래서 이번 취재는 마릿수 붕어보다도 한 마리를 낚더라도 허리급 이상 4짜 붕어를 노릴 수 있는 곳을 탐문해 봤다.
나주의 교산지, 문동지, 그리고 장성 황룡강이 가장 핫한 한 방터로 안테나에 들어왔다.
그러나 장박꾼들로 가득 차 있다는 이야기에 출조를 포기하고 새로운 곳을 찾았다. 고민하던 나에게 고흥에 살며 화보 팀으로 활동 중인 김동관 씨가 고흥 해창만 수로를 추천해다.
김동관 씨는 “시즌이 도래함에 따라 습관적으로 해창만수로를 둘러보는데 서울에서 원정 온 낚시인이 현재 빨래판 붕어를 마릿수로 낚아내고 있으니 마땅한 곳이 없으면 고흥으로 내려오시죠?”라고 말했다.
해창만 수로는 전남 고흥군 포두면 일대 바다를 메워 생겨난 간척지에 형성됐다. 본류에 있던 붕어들이 2월 중순부터 상류 지류권으로 거슬러 올라와 산란을 하게 된다.
특히 몇 해 전, 고흥군에서는 논에 물을 댈 목적으로 농수로 공사를 벌였는데 폭 1~3m의 도랑이 수로와 수로 사이에 거미줄처럼 연결되 예전보다 붕어의 유입과 회유 여건이 좋아졌다. 게다가 원래 해창만수로는 장마철에 큰물이 지면 전체가 침수되는 곳이다. 그래서 특정 수로의 붕어가 대량으로 낚시에 빠져나가더라도 곧바로 확충되는 장점도 갖고 있다.
붕어 뿐 아니라 배스 씨알도 대단해 붕어낚시인과 배스낚시인 모두 사랑받는 꿈의 낚시터가 됐다.
해창만수로는 필자가 몇 차례 화보를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를 했던 곳이다. 그래서 가급적 피하고 새로운 곳을 찾아 소개하고 싶었으나 필자 역시 빨래판 붕어의 매력을 익히 알고 있기에 다시금 그 붕어를 만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빨래판 붕어라 함은 체고가 높고 붕어가 빨래판처럼 크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이다.)
동촌강 송산1호교 포인트에서 1박
지난 3월21일 오전에 해창만수로를 찾았다.
해창만수로는 크게 옥강과 본강으로 나뉘는데 취재 장소는 본강에서 갈리지는 동촌강 상류에 위치한 송산1호교 포인트였다.
연안에 뗏장수초가 발달하고 부들과 갈대가 혼재한 곳으로, 폭은 80m이고 낚시가 가능한 구간은 400m에 이른다.
하루 먼저 들어가 밤낚시를 했던 유준재 회원은 “밤낚시를 해보니 밤에는 찌가 전혀 미동도 없고 아침 9시경 연타로 입질을 받았습니다”라며 살림망을 들춰 보여줬다. 살림망 속에는 배가 불룩한 38cm 월척과 41cm의 빵좋은 붕어가 두 마리 들어 있었다. 그 외에 28~29cm의 준척급 붕어도 있었다.
붕어를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생자리보다는 누군가에 의해 닦여진 자리가 비어 있어 오늘은 그곳을 포인트로 잡았다. 삭아 내린 부들 줄기가 수면 위에 보였고 갈대와 뗏장수초가 혼재한 포인트. 오늘 오후에 예보된 강풍주의보 탓에 밤에는 찌 세우기가 어려울 듯해 바지장화를 신고 들어가 나풀대는 갈대들을 베어냈다.
어느덧 시간은 아침 9시. 이 시간부터가 해창만수로의 피크타임이라 서둘러 수정레져의 발판 좌대를 설치했다. 네 칸부터 여섯 칸까지 긴 대 위주로 편성하는데 좌측에 자리한 광주 낚시인 노현기 씨의 자리에서 ‘쒸~익’ 하는 챔질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져 있었다.
얼른 카메라를 들고 뛰어갔는데 렌즈 속 붕어는 상체만 물 위로 들어낸채 삭은 부들 줄기를 감고 있었다. 4짜는 족히 될 듯 보였다. 노현기 씨가 원줄을 살짝 늦춰주자 다행히 감겨있던 붕어가 풀려 나왔고 뗏장수초 위를 스키 타는 듯 끌려나와 뜰채에 담겼다.
계측 자에 오른 붕어는 4짜에서 5mm 부족한 39.5cm였다.
오전 10시가 다 되어서야 대편성을 마쳤다. 바늘에 지렁이를 꿰어 찌를 세우는데 찌가 바닥에 안착하기도 전에 블루길의 융단폭격이 시작됐다.
순식간에 10여 마리의 블루길을 낚아내고 있을 무렵, 노기현 씨가 또 붕어를 걸어 파이팅을 벌이고 있어 카메라를 들고 뛰어갔다.
이번에 낚인 붕어는 38cm 월척.
노현기 씨는 “블루길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다가 잠시 잠잠해지면 어김없이 붕어의 입질이 들어옵니다.”라고 말하며 “블루길 성화가 싫다고 해서 옥수수나 글루텐으로 미끼를 바꾸지 말고 지렁이 미끼로 밀고 나가야합니다.”라고 귀띔해줬다.
6짜 붕어 헤프닝
다시 자리로 돌아와 보니 찌가 3개나 사라지고 없었다. 모두 블루길의 소행이었다.
두어 시간 집중해 낚시하면서 체험해 보니 삭은 부들 줄기 사이사이에 찌를 세웠던 곳에서 블루길 입질이 잦은 반면, 긴 대로 삭은 부들을 넘겨 맨바닥에 세웠던 곳에서는 블루길 입질이 없었다.
옆 자리 노현기 씨도 부들 안쪽보다는 부들을 넘긴 긴대에서만 붕어의 입질을 받았다.
거센 바람이 잠시 멈추기 시작한 오전 11시 무렵. 그 많던 블루길의 입질이 잦아드는 듯하더니 갈대를 넘겨 세웠던 5.3칸 대의 찌가 세 마디 정도 올라와 그대로 멈춰 있는 것이 보였다. ‘물결에 찌가 오른 것일까?’ 생각하는 찰나, 찌가 옆으로 슬슬 끌려가는 것이 보여 챔질했다. 필사적으로 갈대 속으로 파고든 붕어를 돌려 세워 뗏장수초 위로 올려 놓고 보니 4짜 붕어를 연상케 할 정도로 큰 놈이었다. 38cm 월척이었다.
낮 12시가 지나자 낚싯대를 세울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더 강해졌다.
낚시를 포기하고 텐트에서 쉬고 있는데 광양에서 온 고길배 씨가 전화를 걸어왔다. 내용인즉 “6짜 붕어를 낚았는데 이렇게 큰 붕어는 처음 본다며 떡붕어는 확실히 아니고 완전 괴물붕어이다.”라며 흥분된 상태였다. 그러면서 빨리 와서 감별을 부탁한다고 했다.
해창만수로에도 6짜 붕어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에 뛰어가 봤다.
예상대로 풀밭 위에 눕혀진 괴물 붕어는 한 눈에 봐도 토종붕어는 아닌 듯 보였다. 꼬리가 60cm 눈금을 넘어 62cm 까지도 돼 보였다.
측선의 개수를 헤아려보니 토종붕어의 28~30개를 넘어선 34개였다. 또 측선의 검은색 점이 대부분 앞쪽으로만 치우쳐 있고, 무엇보다도 입 주변 양쪽에는 퇴화된 작은 수염이 달려 있는잉붕어였다.
잉붕어를 낚아낸 주인공은 ‘광주빛고을낚시동호회’의 봉원희 회원으로 아침 7시30분경 지렁이 미끼로 블루길만 낚아내다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부드러운 찌올림을 보고 챔질했다고 한다.강하게 좌우로 째는 힘이 잉어라 생각했었지만 수면 위로 얼굴을 내민 놈을 보고 ‘드디어 오늘 사고를 치는 군아’라며 끌어냈다고 한다.
주변에 함께 낚시하던 고길배 씨와 노연선 씨가 달려와 6짜붕어를 구경하면서 축하를 해줬지만 아무래도 뭔가 찝찝했던 고길배 씨의 내게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
저녁 식사 후 밤낚시를 준비하는데 주변에 함께한 회원들은 어두워져도 케미를 꺾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봄철에는 해창만수로에서는 밤낚시가 안 되기 때문에 아예 밤낚시를 포기하는 눈치였다.
필자와 이광희 회원만이 밤낚시를 시도했다. 역시 밤에도 블루길의 입질은 여전했다.
밤 9시 무렵 이광희 회원의 자리에서 커다란 물보라 소리가 들렸는데 전화로 물어보니 60cm급 메기를 끌어냈다고 한다.
해창만수로에는 굵은 메기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십수 년 전 해창만 상류에 장수지 인근에 메기 양식장이 있었는데, 홍수로 양식장이 넘치며 메기가 장수지로 모두 유입이 되었고 그 메기가 다시 해창만수로 퍼진 것이다.
메기의 씨알은 45~60cm로 굵어 일부러 메기만 노리는 낚시인들이 있을 정도이다.
밤 12시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붕어의 입질은 없었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아침낚시에 몰입을 하는데 약간 저기압인지 구름이 많았고 전날 그토록 강했던 바람은 순풍에 가깝게 잦아들었다.
본격적인 붕어의 입질은 아침 9시부터 시작되었다.
우측에 앉은 유준재 회원이 삭은 부들을 넘겨 세운 찌에 입질을 받았는데 부러질 듯 휘어진 낚싯대를 보니 대물 붕어임에 틀림없었다.
겨우 뜰채에 담긴 붕어는 42.5cm! 체고가 한 뼘에 가까울 정도의 빨래판 붕어였다.
이어서 필자도 입질을 받아 36cm, 노억주 회원도 35cm를 낚아내 아침 시간에 폭발적인 입질을 받아낼 수 있었다.
오전 11시경 낚시를 마친 후 사진 촬영을 위해 각 포인트를 둘러봤다.
광양 낚시인 고길배 씨의 조황이 돋보였다. 32~38cm의 월척을 6마리나 낚았는데 그는 해창만수로 출조 횟수가 많은 마니아다. 그래서 150만 평의 넓은 구역을 언제 공략해야 될지를 각 시기별로 분석하고 있을 정도이다.
해창만수로 빨래판 붕어에 현혹되어 하룻밤 낚시를 해 본 결과 마릿수는 적었지만 역시 씨알만큼은 굵게 낚이는 곳이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시즌 분석
씨알 피크는 3월부터 4월 말
해창만수로는 시즌이 연중이지만 씨알 위주의 낚시는 3월부터 4월 말까지가 피크다.
이때는 낮 낚시가 유리하며 아침 8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입질이 집중된다. 블루길 입질이 있지만 개의치 않고 공략하다보면 대물급 붕어가 낚인다.
수온이 올라 물색이 뿌옇게 변하는 5월부터는 밤낚시도 잘 되며, 글루텐과 옥수수도 먹힌다. 붕어의 씨알은 약간 잘아져서 27cm에서 35cm 이하의 붕어가 주로 낚인다.
해창만수로는 아직도 미개척 포인트가 즐비하다. 특히 침수수초가 자라는 포인트에는 채비안착에 어려움이 따르므로 갈대가 산발적으로 자라있는 곳이 좋다. 갈대밭도 새롭게 자란 신(新)갈대보다는 지난해 자라 누렇게 변한 구(舊)갈대에서 입질이 잦다.
◆가는 길 → 남해안고속도로 고흥I.C를 나와 15번 국도를 이용해 고흥방면으로 20km를 가면 연봉교차로에서 내려 점암면을 지나 포두면 방향으로 855번 국도를 따라 9km를 가면 송산삼거리에 닿고 좌회전하여 700m 진행 후 우회전하여 농로 길로 800m직진하여 다시 우회전으로 560m가면 송산1교가 나온다.
◆내비게이션 입력주소 → 전남 고흥군 포두면 송산리 1671-1
빨래판 붕어라는 말이 어울리는 해창만수로 4짜붕어의 위용.
해창만수로 송산1교 포인트 전경.
연안에 갈대와 부들, 뗏장수초가 잘 발달되어 있다.
해창만수로에서 하룻밤 낚시에 낚아낸 붕어를 펼쳐보이는 광양 낚시인 고길배 씨.
그는 해창만수로 마니아로 시기적으로 붕어가 나올 포인트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해창만수로에서 손맛을 즐겼던 광주 빛고을낚시동호회 회원들.
좌측부터 봉형근, 봉원희, 김명순 씨.
해창만수로 붕어낚시를 방해하는 블루길.
필자가 연안 뗏장과 갈대 사이에 찌를 세우기 위해 수초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10년 전 낚시춘추에 기고할 ‘해창만수로 5짜붕어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필자가 만들었던 해창만수로 안내지도.
전남 나주시 세지면 교산리에 위치한 3만 6천 평 규모의 평지형 저수지로 1957년에 준공됐다.
몇 해 동안 평범한 저수지였지만 최근 인근 과수원에 하얗게 배꽃이 피면서 월척이상의 씨알 굵은 붕어가 연안으로 붙었다.
3월 말부터 산란이 시작되어 4월 6일 현재 산란을 마친 붕어들이 왕성한 식탐을 보여주고 있다.
북쪽에 제방이 위치해 있고 만수 시엔 무넘기를 통해 넘치는 물이 금천으로 흘러들며 만봉천과 합류된다.
교산지의 상류~중류는 전형적인 연밭으로 구성되어 있고, 연안에는 갈대와 부들, 줄풀이 자라고 있어 수초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이 주로 찾는다. 제방권은 마름이 자라던 지역으로 현재는 밋밋해 보이지만 수중에는 새롭게 자란 마름이 자라 올라오고 있다.
수심은 평지형 답게 80cm~1.2m로 고른 편이다.
낚이는 씨알은 21cm에서 턱걸이 월척이 주종이지만 35cm에서 4짜 붕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씨알의 붕어를 만날 수 있다.
굵은 씨알 노린다면 옥수수 미끼 사용
주요 포인트는 제방 좌안 중하류와 왼쪽 상류, 그리고 제방이다.
계절상 바람이 많은 계절이므로 그날그날 바람의 방향을 확인하고 포인트를 선정하면 된다.
저수지 전체가 뿌연 물색을 보이고 있는 연밭은 삭은 연줄기가 자연적으로 열려있는 곳이 많고 바닥상태도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낚싯대는 2칸부터 6칸까지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삭은 연 줄기나 쓰러진 줄풀 수초대에서는 직공채비로 노리면 입질이 들어온다.
미끼는 글루텐과 옥수수를 주로 쓰지만 글루텐에는 잔 씨알의 붕어가 낚인다. 굵은 씨알의 붕어를 노린다면 옥수수 미끼가 좋다. 밤낚시에는 새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입질은 뜸해도 찌를 올렸다 하면 무조건 월척이라고 보면 된다.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있지만 이들은 밤에는 거의 입질이 없는 편이므로 지렁이에 붕어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교산지에서의 찌올림은 미끼를 어떻게 바늘에 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글루텐의 경우 환을 작게 하면서 약간 단단하게 달았을 때 깔끔한 찌올림을 보여줬고, 옥수수의 경우 작은 바늘에 알갱이가 굵은 한 알을 바늘에 꿴 것이 찌올림이 좋다.
초저녁부터 자정까지 가장 활발한 입질을 보여주고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 시간부터 아침낚시에 입질이 잦지만 씨알은 밤낚시가 더 굵게 낚이는 특징을 보여준다.
◆가는 길→ 광주∙무안간 고속도로 나주I.C를 나와 나주∙영암방향으로 12km를 가면 영강사거리가 나오고 좌회전하여 영산대교를 건너 1.4km진행후 이창동 삼거리에서 보성∙장흥 방향 23번 국도를 이용해 9km를 가면 세지교차로이다. 다시 820번 지방도를 이용해 세지면 소재지를 경유하여 나주방향으로 2.1km를 가면 발산교이다. 다리를 건너 발산마을 표석을 보고 2.1km 진행 후 우측 농로 길로 진입하면 교산지 제방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나주시 세지면 교산리 753-1
교산지 좌안 중류권 포인트.
지난 4월6일 교산지에서 올린 월척을 자랑하는 남철(왼쪽. 광주화정중학교 교사)씨와 김용원씨.
지난 4월6일 교산지에서 올린 월척을 자랑하는 남철(왼쪽. 광주화정중학교 교사)씨와 김용원씨.
대다수가 물속 줄기까지 제거하는 것은 효과가 없으며, 밀집한 대규모 군락보다는 듬성듬성 자란 소규모 군락을 노리는 게 효과적이라 말했다.
신(新)갈대보다 구(舊)갈대를 노려라
가람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봄에 갈대 포인트를 선정할 때는 반드시 전 해에 자라서 시든 구 갈대를 노려야 한다.
새로 올라오는 신 갈대보다 구 갈대에 물벼룩을 바롯한 각종 먹있감이 잔뜩 붙어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너무 빼곡한 갈대군락보다는 듬성듬성 틈이 나 있는 갈대가 포인트로 적당하다. 봄에는 붕어가 좁은 수초 틈새로 들어온다고는 하지만 최소한 자신의 몸이 무리 없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간격이여야 하며, 손가락 하나도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밀집 갈대 속으로는 큰 붕어가 들어오지 않는다.
수초제거기로 제거할 때도 찌의 깔끔한 착수를 방해하는 수면 위 줄기 정도만 걷어낼 것을 추천한다.
갈대는 겉에서 볼 때는 대마무처럼 곧고 깔끔하지만 물속은 복잡하고 지저분하게 엉켜있어 완벽한 정리가 불가능하다.
아울러 수초제거기로 수면에 늘어진 갈대를 치우다 보면 붕어들이 다닐 수 있는 넓은 길목이 나타나는데 이런 곳에 찌를 세우면 어렵지 않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갈대가 빼곡하게 일자로 늘어선 곳은 스윙으로 언저리를 노리면 되므로 문제가 없지만 갈대 사이를 노릴 때는 찌가 자꾸 걸려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이때는 스윙 채비지만 수초직공용 8자 고리를 찌톱에 달아 원줄과 한몸이 되게 만들어 던진다. 훨씬 수월하게 찌를 세울 수 있다.
아울러 고흥호 인공습지 같은 곳은 2칸 대 거리에 갈대가 나 있는데 이런 곳은 짧은 대로 정면을 노리지 말고 4칸 이상의 긴 대로 좌우 먼 거리를 노리는 게 유리하다. V자 형태로 낚싯대를 편성해 붕어의 경계심을 줄이는 방법이다.
고흥의 장수지와 호덕지, 해남 좌일지, 장성 함동지, 영암 도포천, 강진 부흥지와 사내호 등은 2월 중순부터 떼 고기가 터지는 곳들이다. 이런 낚시터들의 공통된 특징은 낚시터 상류에 제법 넓은 수로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
특히 2월 중순 무렵 비가 하루에 50mm 이상 내리는 날에는 무조건 출조해야 될 정도로 폭발적인 입질을 보인다.
그래서 이번호 취재 장소는 강진의 사내호로 정했다. 사내호 상류에는 폭 50m 이상으로 넓고 긴 수로가 이어져 있는데 1~3번 다리가 이맘 때 호황을 보이는 구간이다. 회원들에게 내비 주소를 입력해 카톡을 날린 뒤 지난 2월 29일 사내호로 향했다.
블루길 유입되면서 마릿수 터로 변모
사내호는 강진만 바닷가에 3.3km의 제방을 쌓아 만든 간척호로 1993년 12월에 완공된 97만평의 담수호다.
전남 강진군 신전면 사초리와 해남군 북일면 내동리에 걸쳐져 있다 하여 앞 글자 한 자씩을 따내 사내호라 불린다.
축조 이후 3년차부터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 2000년 전후로 새우미끼에 월척과 4짜붕어가 다수 낚이며 피크를 맞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블루길이 유입되고 난 뒤엔 붕어의 씨알도 차츰 잘아져 지금은 커야 준척에서 월척이 낚이는 곳으로 변했다. 현재는 35cm 이상의 붕어는 좀 처럼 만나기 어려운 곳이 됐지만 언제 찾아도 꽝이 없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계절에 관계없이 즐겨 찾는 곳이 됐다.
오전 10사경. 2번 다리에 도착해 내려다보니 이미 많은 낚시인이 전날부터 들어와 낚시에 집중하고 있었다.
살림망마다 네댓 마리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모두 자로 잰 듯 28cm 전 후급이었다.
붕어가 낚이고 있음을 확인했으니 서둘러 포인트를 정해야 했다.
나는 2번 다리에서 하류 50m 지점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네 칸 대 정도 거리까지 뗏장수초가 분포되어 있는 포인트에 수정레져 좌대를 설치했다.
지형적으로 봤을 때 겨우내 삭은 마름이 북서풍에 밀려와 뗏장 언저리에 가라앉아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바닥이 지저분할 것으로 판단해 특공대를 이용해 바닥을 긁어 봤다.
역시나 삭은 마름 줄기와 뗏장수초 찌꺼기가 걸려 나왔다. 수심은 1.2m가 나왔다.
최근 몇 주간 주말마다 아침 햇살이 보기 어려웠는데 이날도 역시나 구름이 많이 끼었다.
오전 9시를 넘겨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수면을 비추자 입질이 시작 되었다.
블루길이 많은 곳이지만 저 수온에 활동 범위가 넓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지렁이를 꿰었던 던졌다. 그러자 4칸 대의 찌가 언제 솟았는지 수면 위에 벌러덩 누워있었다. 얼른 챔질했더니 29cm짜리 붕어였다.
손에쥔 붕어를 살펴보니 아직은 산란하기에는 이른지 포란 상태로 보았을 때 적어도 20여 일 후에나 산란할 것 같았다.
옆 자리의 2번 다리 바로 밑에 자리를 잡았던 광주 낚시인 김이권 씨와 김우식 씨도 연거푸 붕어를 낚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햇살이 퍼지면서 본격적으로 붕어가 활동하는 듯 보였다.
나는 다섯 칸 대 이상은 지렁이로 맨 바닥을 공략을 하고 짧은 대에는 글루텐을 달아 뗏장수초를 넘겨 공략했다.
주로 긴 대에서 잦은 입질을 볼 수 있었는데 27~29cm가 평균이었으며 모두 지렁이에 입질을 해줬다.
정오를 넘기면서 살림망을 살짝 들어보니 열 댓마리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그 중에 월척이 두 마리였고 씨알은 31~32cm로 대부분 턱걸이 월척이었다.
구름 껴 흐린 날은 조황도 흐리다
입질은 한참 들어오고 있었지만 이 정도면 기본 손맛은 봤다 싶어 카메라를 들고 다른 낚시인들의 조황을 살피기로 했다.
마침 필자 건너편에서 낚시하던 해남 낚시인 김준문 씨가 철수를 서두르고 있었다.
김준문 씨는 “아무래도 오늘은 아닌 것 같아요. 아침 시간에 구름이 많고 붕어 씨알이 잘아져 철수합니다”하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만 하더라도 낮 12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 31에서 32센티미터 급의 월척으로만 열 마리를 낚았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곳저곳 모두 기웃거려봤지만 이곳 사내호 만큼 조황 좋은 곳이 없어 내일 다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금 더 가자 광주 도현만 씨가 자녀 승준, 은유와 함께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도현만 씨는 “이제 봄기운도 완연하고 날씨도 따뜻해져 아이들을 데리고 물가를 찾는데 나무나 좋아합니다.”라고 말하며 아이들이 더 크면 낚시도 슬슬 가르쳐 볼 생각이다라고 한다.
사진 몇 장을 찍고 포인트로 돌아와 보니 네 개의 찌가 사라지고 없었다. 하나씩 회수해보니 두 개는 붕어가 자동빵, 두 대의 찌는 수초에 박혀있었지만 붕어는 끌어내지 못했다.
오후 시간으로 가면서 입질이 몰아치듯 들어왔고 주로 5.6칸, 6칸 대의 긴 대에서 입질이 잦았다.
5시경 본부석에 모인 회원들과 함께 조황을 살펴보니 적게는 다섯 마리, 많게는 열 댓마리의 붕어를 낚아 낚아놓고 있었다.
밤낚시로 접어들자 입질 빈도가 잦아드는 듯 했다. 낮에 짧은 대를 이용해 뗏장수초를 넘겨 글루텐으로 쉬지 않고 집어 해 놓았던 찌가 예쁘게 솟기에 챔질해 보았으나 헛챔질이었다.
계속해서 찌는 몇 번이고 올리는데 입걸림이 되지 않아 작은 바늘인 벵어돔 4호 바늘로 교체했다. 그리고 글루텐 환을 팥알만큼 작게 달아 찌를 던졌더니 이번에는 입걸림이 되어 제대로 걸려 나왔다.
그런데 올라온 녀석은 살치가 아닌가. 사내호에서 살치 성화가 심해 블루길보다도 더 무서운 존재로 낚시인들에게 유명하다.
하류에 자리한 김광요 회원에게 전화로 상황을 물어보니 포인트 정면에서 초저녁에 수달이 물닭을 잡아먹느라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 뒤로 입질이 없다고 알려왔다.
사내호는 대체로 밤낚시는 잘 안 되는 낚시터이므로 늦은 밤부터는 좀 쉬고 아침낚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관 회원이 다른 저수지에서 채집해 온 참붕어와 새우로 교체 해봤는데 이번에는 동자개가 먼저 물고 늘어졌다.
더 이상의 낚시는 의미가 없다 생각되어 잠시 쉬기로 했다.
작은 바늘 쓰고 떡밥 크기 줄이자 제대로 입걸림
아침 6시에 맞춰 놓은 핸드폰 알람시계가 울려 일어났더니 찌는 미동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구름 때문일까? 전날과 마찬가지로 햇살이 비추지 않아서인지 입질이 없었다.
카메라를 들고 상류로 가봤다. 유일하게 여성 낚시인이 있었다. 뒤에서 잠깐 지켜봤더니 가냘픈 여자의 몸으로 유연하게 장대를 돌려 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미모의 여성 낚시인은 광주 낚시인 정안성 씨였다. 조과를 보여 달라고 하자 선뜻 살림망을 꺼내주는데 갑자기 허탈한 표정을 짓는다.
“어? 붕어가 다 어디로 갔지?”
전날 낮에 신나게 붕어를 낚아놨는데 언제 찢어졌는지 모를 살림망 틈새로 다 도망기고 달랑 두 마리만 남아 있었다.
붕어낚시 입문 8년인 정안성 씨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출조에 나선다고 한다.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회원들의 조황을 살펴보니 씨알보다는 마릿수가 돋보였다. 필자 혼자서 낚은 붕어만 35마리, 그 중에 턱걸이 월척이 네 마리가 들어 있었다.
오전 10시 무렵 철수를 서두르고 있는데 동행한 회원들은 ‘지금부터 입질이 들어올 시간이다’라며 철수를 미루고 있었다.
사내호 낚시 요령
■ 낮에도 충분한 조황을 누릴 수 있으므로 굳이 밤낚시를 할 필요가 없다.
아침에 도착해 9시까지 세팅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낚시에 돌입하면 된다.
■ 낮에는 블루길이 입질하지 않으므로 미끼는 지렁이 한두 통이면 충분하다
■ 3월 1일 현재 두각을 나타내는 포인트는 2번 다리 주변이다. 수심이 1.2m로 고른 편이며 비교적 깨끗한 바닥에서 잦은 입질이 들어온다. 5칸 이상의 긴대에 입질이 빠르다.
◆가는 길→ 강진읍 소재지 앞 2번국도 평동 교차로에서 해남 방면으로 18번 국도를 따라 7.5km를 가면 계라교차로가 나온다. 완도 방면 55번 지방도를 따라 14.7km를 가면 배다리교가 나오고 좌측 농로 길을 따라 500m를 들어가면 좌측에 사내호 최상류에 닿는다.
◆→ 전남 해남군 북일면 용일리 1436
사내호의 최고 포인트로 알려진 2번 다리 밑 포인트에서 광주 낚시인 김이권 씨와 김우식 씨가 동시에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사내호 2번 다리에서 바라본 하류 전경.
양쪽 연안에 포인트가 즐비하다.
사내호에서 낚아낸 월척을 들고 기뻐하는 이광희(왼쪽), 노억주 회원.
광주에서 출조한 여성 낚시인 정안성 씨가 방금 올린 월척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광주 낚시인 도현만 씨가 밤낚시에 낚아낸 붕어를 자녀 승준이와 은유가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필자가 사내호에서 사용한 채비.
바닥이 깨끗한 곳에서는 글루텐 집어낚시가 마릿수에서 앞섰다.
광주에서 온 나기석 씨가 살림망 속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광주낚시인 서귀덕(월광) 씨가 뗏장수초 넘겨 세운 찌의 예신을 보고 챔질을 준비하고 있다.
취재일에는 오전 9시 이후 입질이 잦았다.
입질이 없는 시간에 환경정화 활동에 나선 화보 촬영팀.
사내호 수풀 속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했다.
취재팀이 사내호에서 올린 조과.
27~29cm가 주종이었고 월척은 31~33cm가 많았다.
필자가 장대로 뗏장수초 너머 맨바닥을 노려 낚아낸 33cm 월척붕어.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소나기 입질을 받았다.
강진 사내호의 잡어들.
이 중 블루길은 낮에 뜸하다가 밤에 성화를 부리는 게 특징이었다.
사내호에서 낚인 월척.
예전처럼 허리급 이상의 붕어는 덜 낚이지만 턱걸이급 월척은 마릿수로 낚이고 있다.
광주 낚시인 서귀덕 씨가 본인이 취미 삼아 인두공예로 만든 계측자와 지렁이통을 보여주고 있다.
고흥 반도엔 많은 알짜배기터들이 있다. 그중 매년 3월 초부터 한 달 넘게 월척이 쏟아지는 곳이 고흥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봉암지다.
봉암지는 필자가 2014년 4월에 화보를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를 했던 곳으로 당시에는 월척보다는 준척급 붕어가 무더기로 낚였다.
모처럼 진한 손맛을 볼 목적으로 내봉지를 낙점하고 고흥에 사는 류강득 회원에게 현장 답사를 요청했다.
류강득 회원은 “만수위여서 제방을 제외한 포인트는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아직은 시즌이 이르고 3월 중순 이후에나 큰 붕어의 입질이 있을 듯 합니다”하고 알려왔다.
그러면서 봉암지의 이틀 전 조황 사진을 보내왔는데 사진 속에는 아홉 마리가 들어 있었다. 그 중에 7 마리가 4짜 붕어이고 2마리가 월척이라 했다.
고흥 현지 낚시인 두 사람의 조과로 산 밑 포인트에서 글루텐과 지렁이 짝밥으로 올린 조과였다.
이런 조황 사진을 보고 어찌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곧바로 출조 준비를 미쳤다.
대를 세우기도 어려운 강풍의 악재
지난 2월 22일 초속 10~11m의 강풍주의보가 내렸지만 이틀 전 호황 소식을 들은 터라 개의치 않고 출조를 강행 했다.
그나마 북서풍 영향이 적은 서쪽 제방에 자리를 잡았다. 제방 아래로 내려가자 바람은 덜 타지만 낚싯대를 세우면 바람 영향을 받아 낚싯대를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채비가 떨어진 지점은 수심이 1.2~1.5m. 단단한 사토질 지형에 잔자갈이 깔려 있었다. 최근에 가장 잘 먹혔다는 글루텐 떡밥에 적합한 바닥이었으나 아쉽게도 긴 대는 바람 영향을 크게 받아 제대로 된 캐스팅이 어려웠다.
연안에 참붕어 수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유영하는 것을 보고 채집망을 담갔더니 잠깐 사이에도 엄청난 양이 채집됐다. 그래서 이날 미끼로 참붕어를 써보기로 했다.
오전 10시를 넘기자 정면으로 펼쳐놓은 다섯 칸 대의 낚싯대에서 첫 입질이 들어왔다. 찌가 한 마디 올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물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챔질과 동시에 뭔가 턱~! 하면서 걸리더니 이내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 했다. 연안 가까이까지 겨우 끌어낸 녀석은 아쉽게도 수염이 달려 있었다.
잉어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마른 40cm급 발갱이. 숭어와 흡사했다.
이처럼 잉어라고 해서 늘 식물성 미끼만 먹는 건 아니다. 생미끼에도 종종 잉어가 낚이는데 봉암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간이 한낮으로 접어들면서 바람은 더욱 더 거세졌고 4칸 대 이상 긴 대는 치켜세울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결국 비교적 캐스팅이 수월한 세 칸 전후의 낚싯대에 미끼를 글루텐으로 바꿔 붕어를 노렸다.
참붕어를 받아먹는 잉어
얼마 지나지 않아 찌가 솟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붕어겠지’ 하며 챔질했지만 역시 또 잉어였다.
옆 자리에 자리한 유튜버 홍광수 회원도 연거푸 잉어를 5마리 낚아내면서 하는 말이 “잉어 밭에 포인트 한 것 같어요. 느면 나온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잉어가 참붕어를 너무 좋아합니다”하고 말했다. “붕어였으면 좋았겠지만 이 강풍 속에서 아쉬운대로 잉어로 손맛은 실컷 볼 수 있어 좋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는 이 세찬 바람 속에서도 여섯 칸 장대를 휘둘러 찌를 세우고 있었다.
다시 포인트에 앉아 찌를 응시하는데 이번에도 찌가 꿈틀거리더니 솟더니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슬로모션으로 솟는다. 작은 참붕어를 등꿰기를 한 3.6칸 대였다. 끌려 나온 것은 32cm의 체고가 좋은 월척 붕어.
월척 붕어가 낚이는 것으로 보아 바람만 자면 마릿수 조과도 가능할 것 같았는데 지치지 않고 부는 바람이 너무나 아쉬웠다.
오후 5시경, 저녁 식사 직전 홍광수 회원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는 것을 보고 달려갔다.
뜰채에 담겨진 것은 32cm의 월척. 홍광수 씨는 “암컷 참붕어를 사용했는데 지금껏 봤던 잉어의 입질과는 확연하게 달랐습니다.”하고 말했다.
내봉지 연계 출조도 고려해 볼만
여명이 밝아올 즈음 서울에서 원정 온 신성순 씨의 자리로 가봤다. 살림망에는 월척이 네 마리, 잉어도 두 마리가 들어 있었다. 신성순 씨는 “오랜만에 큰 맘 먹고 고흥 땅을 밟았는데 보답이라도 해주듯이 월척이 반겨주는군요”라며 말하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월척은 글루텐으로 한 마리, 참붕어 미끼로 세 마리를 낚았는데 날씨가 풀리면 다시 한 번 내려와 참붕어 미끼로 멋진 찌올림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조황을 살펴보니 월척이 7마리에 잉어는 부지기수였다.
2014년 화보촬영 당시에는 붕어들이 글루텐을 선호했지만 이번 취재에서는 참붕어가 더 잘 먹혔다.
차츰 수온이 오르고 말즘이 자라 수면위에 보이기 시작하면 글루텐에는 준척급 붕어가 낚이고, 참붕어 미끼에는 월척 이상의 붕어가 입질 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철수길에 봉암지와는 2.5km 떨어져 있는 내봉지를 둘러봤다.
봉암지와 유사한 13만평 규모의 내봉지는 양수형 평지지다. 3월 중순에서 4월 초 사이에 대물 붕어가 낚이는 곳인데, 봉암지 조황이 여의치 않을 때 내봉지로 옮겨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미끼는 글루텐이 잘 먹히며 자생 새우를 사용하면 씨알이 굵게 낚인다.
봉암지는 어떤 곳?
봉암지는 1984년도에 준공한 만수면적 11만5천 평의 담수형 저수지이다. 간척지에 삼면의 제방을 축조해 만든 각지로 인근에 오마수로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한다.
통상 2월 중순이면 이미 붕어낚시 시즌이 시작된다. 5월 배수철을 맞아 보조제방이 들어나면는데 이때 수면 위에 보이는 말즘 사이사이로 참붕어 띄울 낚시가 가능하고, 추석 무렵에는 새우에 씨알 굵은 붕어가 낚인다. 한겨울철만 아니면 낚시가 가능한 저수지이다.
몇 년 전 고흥군에서 잉어를 방류해 붕어보다도 잉어가 더 많이 낚일 때도 있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고흥 나들목을 나와 15번 국도를 이용해 고흥읍 방향으로 41km를 가면 도덕교차로이다. 여기에서 우측 지방도를 따라 도덕면 소재지 끝에 도덕 우체국을 지나 좌측에 율동마을 표석을 보고 좌회전하여 도덕지 제방 밑에 농로를 이용해 2.1km를 가면 우측에 봉암지 동쪽 제방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도덕면 도덕리 2571
케미와 별빛이 어울린 봉암지의 밤을 장노출로 카메라에 담았다.
잉어 떼에 고전하던 인기 유튜버 홍광수 씨가 오후 5시경 참붕어로 올린 32cm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어디에 앉아야 잘 앉았다고 소문이 날까.
방금 도착한 유준재 회원이 제방을 걸으며 포인트를 탐색하고 있다.
봉암지에 풍부한 참붕어.
찌를 응시하고 있는 필자.
취재일 밤에는 거의 입질이 없었지만 차츰 수온이 올라가면 밤낚시에 굵은 씨알이 잘 낚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