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춘추 5월호에 필자의 사진이 표지로 장식됐다.

 

 

대어 화제

영암 학파2지 5짜 대란 - 1부 -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 천류 필드스탭 팀장]

 

 

그간 학파1호지(서호지)에 가려 주목을 끌지 못했던 영암 학파2호지(소산지)가 최근 5짜 붕어 두 마리와 40cm 후반대 붕어 아홉 마리를 일시에 쏟아내면서 일약 최고의 대물터로 떠올랐다.

 

 

 재작년엔 밀양 덕곡지에서 5짜 사태가 벌어졌다면 올해는 영암 학파2호지에서 5짜 퍼레이드가 펼쳐질 듯하다.

전남 영암군 서호면 소산리 송산마을에 위치한 9만평짜리 준계곡지인 학파 2호지에서 지난 4월 5일부터 5일 동안 50cm 두 마리를 포함, 4짜 붕어 9마리가 쏟아졌다.

학파2호지는 약 20년 전까지 호남의 봄낚시 명소로 이름을 떨쳤지만 배스가 유입된 뒤 명성이 퇴색하였고 인근 학파1호지(31만평)의 유명세에 가려 최근 10년간은 낚시인들의 입에 거의 오르내리지 못했던, 빛바랜 낚시터였다.

그러나 이번 4짜 사태로 학파2호지는 다시금 주목받게 되었다.

단순히 5짜 붕어만 출현한 것이 아니라 그 밑에 4짜 중반대 붕어들이 마릿수로 낚였다는 것은 그간 학파2호지에 축적된 초대형 붕어 자원이 상당한 수준임을 말해주고 있다.

 

 

낚시춘추 편집실에서 걸려온 다급한 전화

 

 

 5짜 대란 촉발은 4월 5일 학파2호지를 찾았던 광주 운남낚시 회원 김영호, 서현덕씨가 일으켰다.

그들은 아침낚시 세 시간 동안 최대 48.5cm를 포함 4짜 후반대 4마리를 낚았다.

나는 그 소식을 낚시춘추 편집실에서 전해 들었는데 “학파2지에서 5짜 한 마리와 4짜 세 마리를 낚았다니 촬영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운남낚시 회원들의 조과를 촬영했다.

그들이 낚시춘추에 ‘52cm'로 제보한 붕어는 계측 결과 48.5cm였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떠난 자리에서 낚싯대를 펼쳤고, 다음날 오후(6일) 49.3cm를 낚았다.

또한 이 사실을 무안 구정리수로에 있던 평산가인 회원들에게 알리자 4월 6일 오전 평산가인 회원 김광요씨 일행이 학파2호지에 합류했다. 김광요씨는 대물붕어를 걸었다가 놓치고 37, 32cm 월척 두 마리를 낚았다.

 그 뒤 바람이 터지자 김광요 회원은 철수를 했고, 나는 김광요 회원이 낚시를 했던 포인트(운남낚시 회원들이 4짜를 낚았던 자리)는 거센 바람에 낚시할 나질 않아 빽빽한 갈대가 병풍 역할을 해주는 그 옆으로 옮겨 보트를 띄웠다.

보트낚시라고 해서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강풍 속에서 좌대를 대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박현철씨가 개발한 해결사 속공보트에 오르니 바람은 거의 타지 않았고, 오히려 아늑했다.

10대의 낚싯대에 지렁이를 꿰어 찌를 세웠는데 수심이 60cm에 불과했다. 맨 오른쪽 갈대 사이에 50cm 정도의 작은 구멍이 있어 2.6칸대 스윙채비로 그 구멍에 찌를 세웠다.

 오후 2시 30분 광주의 박형구 회원이 찾아와 그와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누고 있는 사이 맨 오른쪽 찌가 언제 올라왔는지 찌목까지 올라왔다가 갈대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강하게 챔질하자 갈대 속에서 커다란 물보라가 일었다.

엄청나게 큰 붕어였다. 삭은 부들수초 위로 붕어를 끌어내 뜰채에 담아 올렸다. 받침틀 위에 올려보니 붕어라기보다 괴물에 가까웠다. 5짜에서 7mm 빠진 49.3cm 대물이었다. 기대했던 5짜는 아니었지만 개인기록 경신에 만족했다.

그 뒤 밤 10시경 또 한 번의 입질을 받았지만 헛챔질이 되고 말았다.

 다음날인 4월 7일 바람이 북동풍으로 바뀌면서 물색이 맑아졌다. 나는 철수했고, 오후에 김광요씨가 다시 김재영 회원을 대동하고 이틀 일정으로 들어온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점심 무렵 김광요씨가 흥분된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다. 김재영씨가 50.5, 49.5cm를, 김광요씨가 50cm와 48.5, 45.5, 34cm를 낚았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바닥이 보일 만큼 맑은 물색 속에서 입질을 계속 받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새벽 6시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입질을 받았다고 했다.

그 후 학파2호지의 대물소동은 스마트폰을 통해 전국으로 알려졌고 계속 낚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이후 찬바람이 계속 강하게 불고 물이 맑아지면서 11일까지 4일간 긴 소강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12일 오후 2시와 2시 15분 광주낚시인 정필중씨가 44cm 붕어 두 마리를 연속으로 낚았다.

 

 

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강진 나들목을 나와 목포 방면 2번 국도를 이용해 14km를 가면 학산 교차로다. 군서면 방향 819번 국도를 따라 4.6km 진행 후 용산교차로에서 내려 서호면소재지를 지나 성재리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우측으로 학파 2호지가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영암군 서호면 소산리 154-1

 

■취재협조 광주 운남낚시 010-4036-8007

 

 

 

 

"이 녀석이 학파2호지 4짜 대란을 촉발 시켰던 48.5cm짜리 붕어입니다".

광주 운남낚시 김영호 회원이 흐훗한 얼굴로 자신이 낚은 대형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동행한 서현석씨와 함께 4짜후반으로 모두 4마리를 낚았다.

 

 

학파2호지 상류 중앙 제각에서 바라본 상류 우안 전경.

사진 속 사람이 앉아 있는 갈대 초입에서 대형붕어들이 쏟아졌다.

 

 

"이곳에서 제 개인 기록을 갱신할 줄은 몰랐네요."

4짜 붕어 취재 다음날 오후 2시반경 같은 자리에서 낚은 49.3cm 붕어를 자랑하고 있는 필자.

 

 

광주의 평산가인 소속 김광요, 김재경씨가 8일과 9일 이틀동안 낚은 4짜와 5짜붕어들.

제일 왼쪽에 있는 두 마리의 붕어가 50.5, 50cm 짜리다. 맨 우측에 있는 34cm 짜리가 마치 새끼 처럼 보인다.

 

 

학파2호지는 어떤 곳? 

 

 

10년 전 배스 유입, 봄부터 가을 사이에 간혹 대물 배출

 

 

9만평 규모의 학파2호지는 평지형에 가까운 준계곡형 저수지다.

블루길과 배스가 유입된 후 붕어 자원이 급감해 현재는 붕어낚시인들보다 배스낚시인들의 출입이 잦은 곳이다.

근래 5짜, 6짜 붕어가 낚였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증거자료가 없었다. 지금 보니 헛소문은 아니었던 것 같다.

현재 학파2호지 붕어들은 산란을 한 개체와 아직 산란하지 않은 개체가 섞여 있다.

상류에서 부는 북풍에는 물색이 맑아지지만 제방에서 불어오는 남동풍에는 물이 탁해지는데 이때 입질이 활발해진다.

 

 

학파 2호지 대물붕어 일지 (2013.04.12 현재)

 

날짜             시간              길이            낚은이

4월 5일        06:30             42cm           서현석 (운남낚시회원)

                  07:00             45cm           김영호 (운남낚시회원)

                  08:40             41cm           김영호 (운남낚시회원)

                  09:30             48.5cm         김영호 (운남낚시회원)

4월 6일        14:30             49.3cm         김중석(천류 필드스탭 팀장)

4월 8일        06:00             49.5cm         김재영 (평산가인회원)

                  07:10             45.5cm         김광요 (평산가인회원)

                  09:30             48.5cm         김광요 (평산가인회원)

                  09:40                50cm         김광요 (평산가인회원)

4월 9일        06:30              50.5cm         김재영 (평산가인회원)

4월 12일       14:00                44cm         정필중 (평산가인회원)

                  14:15                44cm         정필중 (평산가인회원)

 

 

 

 

학파2호지 조행기(1)

 

 

4짜 대란 우리가 촉발시켰다

 

 

김영호 광주 운남낚시 회원

 

 

오랜만에 회사에서 특별휴가를 받아 출조계획을 세워본다.

늘 그렇듯 출조 장소 선택은 행복한 고민이자 쉽지 않은 결정이다. 옛 기억을 더듬어 영암 학파2호지로 결정했다.

마릿수는 없지만 걸면 4짜 중후반의 대물붕어가 낚이는 곳이다. 하지만 아직 날씨가 추워 큰 기대 없이 찾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다복회 서현석 회장님이 동행했다.

4월 4일 점심을 먹고 운남낚시를 나섰다. 낚시터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날씨가 따뜻했으며 잔잔한 수면을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우측 상류에 있는 마을 앞에 주차하고 논 사이를 가로질러 비석(제각)이 있는 상류 중앙에 도착했다.

제각을 중심으로 좌우측 연안을 따라 갈대와 부들이 발달해 있었는데, 우측은 수초가 너무 밀집되어 있어 왼쪽 갈대 초입에 앉기로 했다. 수심은 70~80cm로 얕아 보였지만 물색은 아주 좋은 편이었다.

서 회장님은 나의 오른쪽에 앉아 뗏장 너머로 2.5칸~3.3칸 다섯 대를 펼쳤고, 나는 3칸 대부터 4.5칸 대까지 8대를 펼쳐 수초 사이사이에 찌를 세웠다. 이날 오후낚시는 꽝. 대형 블루길 5마리와 배스 2마리만 낚고 날이 저물었다.

 

 

아침 6시 반의 첫 신호탄

 

 

밤이 되자 바람이 터지며 텐트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결국 12시까지 버티다 포기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새벽 5시경 눈을 떴다. 날이 밝자 바람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찌 움직임이 포착됐다. 뗏장 너머에 세워둔 3.7칸 대에서 이곳에서 보기 드문 7치 붕어가 낚였다.

5분 뒤 이번에는 바로 옆에 있던 3.7칸 대의 찌가 솟구쳤다.

강하게 챔질! 뗏장은 피했으나 놈은 부들 속을 파고들었다. 강제집행으로 어렵사리 끌어내놓고 보니 4짜 붕어였다.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였다. 계측자에 올려보니 42cm. 올해 낚은 첫 4짜 붕어다.

즉시 스마트폰으로 계측사진을 찍어 아는 형님에게 전송했다.

그러나 그것은 신호탄에 불과했다. 7시경 4.1칸 대에 또 신호가 온다.

한 마디 올리는가 싶더니 끌고 달아나는 녀석을 본능적으로 챘다. 차고 나가는 것으로 봐서 가물치라 생각했는데 이번엔 45cm붕어! 8시 40분경에는 조용히 앉아 있던 서현석 회장에게도 입질이 와서 41, 37cm를 연거푸 걸어낸다.

9시가 넘어서자 바람이 다시 잔잔해졌다. 이번엔 부들 사이에 세워둔 4.1칸 대의 찌가 몸통이 보일 정도로 시원하게 솟았다. 아뿔싸! 붕어를 끌어내는 도중 수초를 감고 말았다.

아무리 당겨도 나오질 않아 할 수 없이 채비가 터지든 말든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나의 채비(원줄 4호, 목줄 4호, 감성돔바늘 5호)를 믿고 냅다 끌어 당겼다.

그런데 행운은 나의 편이었다. 녀석이 부들을 뒤집어쓰고 빠져 나오는데, 한눈에 5짜라는 걸 느꼈다.

조심스럽게 오른손으로 원줄을 잡고 수건을 든 왼손으로 붕어를 감쌌다. 엄청난 무게에 또 한 번 놀라며 이날 최대어인 48.5cm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너무 기쁜 마음에 한동안 낚시도 못하고 살림망만 쳐다보았다.

대물낚시를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 꽤 오랫동안 낚시를 해왔지만 이런 조황을 만나기는 처음이라 정말 신기하고 또 신기했다.

오후에 낚시춘추 김중석 객원기자님이 달려와서 우리가 낚은 48.5, 45, 42, 41, 33, 32cm, 5마리를 펼쳐놓고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렀다.

글을 쓰는 지금도 흥분이 가시지 않았다.

 

광주의 운남낚시 서현석(왼쪽), 김영호(오른쪽) 회원이 4월5일 오전에 배출된 4짜 붕어를 펼쳐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조황문의 광주 운남낚시 062-955-8008

 

 

 

 

 

학파 2호지 조행기(2)

 

둘이서 50.5, 50, 49.5, 48.5, 45.5cm!

 

 

김광요 광주 평산가인 회원

 

 

4월 5일 구정리수로에서 낚시를 하다가 학파2호지 소식을 듣고 얼른 옮겼다.

밤 10시경 한 마리를 걸었으나 놓쳐버리고 새벽에 38, 32cm 월척을 낚았다.

그러나 이미 5짜에 육박하는 붕어를 본 터라 성에 차지 않았다.

이틀 뒤인 7일, 평산가인 회원 김재영씨와 함께 다시 학파2호지를 찾았다. 초속 10m 이상의 북동풍이 낚시를 힘들게 했지만 여명이 밝아 올 무렵 야산 쪽에 자리 잡았던 김재영씨가 5짜에 육박하는 49.5cm 붕어를 낚았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아침 7시, 어제와는 반대로 제방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남동풍이었다. 물색은 빠르게 흐려지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3.2칸 대에서 신호가 왔다. 챔질과 동시에 낚싯대는 활처럼 휘어졌고, 괴물 같은 붕어가 몸부림을 치며 빼곡한 수초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45.5cm 붕어. 김재영씨에게 소식을 전하니 본인이 낚은 것처럼 기뻐해주었다.

그 뒤 입질이 없다가 9시경 부들 언저리에 올려놓은 3.8칸 대의 찌가 두 마디 정도 올리는가 싶더니 이내 옆으로 쨌다. 조금 전보다 훨씬 강한 저항이 손끝으로 전해져왔다. 계측자에 올리니 48.5cm. 나의 기록을 경신하는 순간이었다.

붕어를 살림망에 조심스럽게 담고 고개를 드는 순간 이번에는 3.4칸대 찌가 또 솟았다.

강제집행으로 부들 위에 올라온 녀석은 엄청난 덩치를 자랑했다. 붕어를 계측자에 올리니 정확하게 50cm를 가리켰다. 주체하지 못할 감격에 심장이 멈추질 않았다.

잠시 후 고개를 드는데 3.2칸 대의 찌가 보이질 않았다. 다급히 챔질했다. 바쁘다 바빠! 그런데 허전함이 느껴졌다. 4짜, 5짜 붕어로만 손맛을 보니 34cm 붕어였는데 마치 6치급이 달려 나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느덧 시계를 보니 10시가 넘어섰다.

세 시간 동안 나 혼자 낚은 붕어가 50, 48.5, 45.5, 34cm. 마음을 정리하고 5짜 소식을 지인들에게 알리니 여기저기서 축하전화가 쇄도했다. 잠시 후 바람이 다시 북서풍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활발하던 입질이 거짓말처럼 뚝 끊어졌다.

점심식사를 하고 밤이 될 때까지 낚시를 더 했지만 이렇다 할 입질은 없었다. 밤이 되자 다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다음날 새벽 5시, 바람은 아침이 되어도 잦아들지 않았다.

포인트에 먼저 들어가 있던 김재영씨가 6시 30분경 전화를 걸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5짜 붕어를 낚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자그마치 50.5cm! ‘헐,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오짜 붕어가….’

그 후 바람(북동풍)은 멈추지 않고 계속 불어왔고 점점 물색은 다시 맑아지기 시작해 낚싯대를 접고 철수했다.

 

50cm 대형 붕어를 자랑하는 광주의 평산가인 회원인 김광요씨, 김씨는 8일 오전에 5짜 외에도 48.5, 45.5cm를 낚았다.

 

------ 영암 학파2지 5짜 대란 2부에서는 눈이 뒤집힐 정도의 덩어리급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고흥 해창만수로 순천강출조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붕어의 활발한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있을 3월. 꾼들에게는 황금같은 연휴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연휴를 시샘이나 하듯이 태풍을 연산케 할 정도의 강풍이 몰아쳐 장거리 원정 나온 꾼들에게는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 같다.

3일간의 연휴중 둘째날인 지난 3월2일, 그나마 바람이 잠잠해져 고흥의 해창만수로를 다녀왔다.

 출조 전날 광양꾼으로부터 고흥 내대지에 연일 마릿수 월척이 쏟아진다는 정보를 받았지만 그 크기가 34cm를 넘지 못한다고 하여 그냥 지나쳤다.

 호남에 대물붕어터로 고흥의 해창만과 영암호, 그리고 금호호를 꼽을 수 있는데 금호호와 영암호에 비하여 입질의 빈도가 작지만 낚이면 기본이 허리급 월척에 4짜 후반까지도 흔하게 낚이는 곳이라 올 시즌 판세를 가름해 볼 요량으로 해창만수로 순천강(해창만 지도 52번)을 출조지로 정했다.

 오후에 도착한 해창만은 연휴 첫날 내린비와 강한 바람으로 냉수대가 형성이 되어있고, 물색이 바닥이 훤이 보일 정도로 투명했다.

두 어시간 이곳 저곳을 탐사해본 결과 그나마 순천강 만큼은 물색이 우윷빛을 띠고 있어 오늘의 포인트로 삼았다.

 순천강은 90년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주로 순천꾼들이 자주 찾은 수로라 순천강으로 불리웠고, 그 당시만해도 그리 길지 않은 수로에 20~30명씩 둘러 앉아 마릿수 붕어를 낚아내던 그러한 포인트였다.

 

 

 무작정 해창만으로 출조지를 정해 이곳 저곳을 둘러봤지만 지류권에는 물색이 맑아 바닥이 보이는 곳이 많았다.

 

 

 본류쪽에는 그나마 물색이 탁해 보였는데 아직은 완전한 물색이 돌아 오기엔 좀 멀었다는 생각이었다.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시기이다보니 아직도 겨울의 냄새가 나는듯 초록의 빛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부터 해창만은 내가 접수한다"라고 말한 문영우(헤모수)님.

그는 도화도에서 근무하다가 이번에 고흥으로 발령받아 이제 고흥꾼이 되었다.

해창만 전도를 우심히 살펴보고 지형을 익히고 있다.

 

 

 이성균(풍류기인)님이 문영우(헤모수)님께 해창만 전도를 보고 이 시기 나올만한 포인트를 설명해주고 있다.

 

 

 해창만수로는 해질 무렵 한 차례 입질이 붙은 수로다보니 미리서 저녁을 해결하고 있다.

예전에는 밥 시간이 되면 낚싯대 그대로 펴 놓고 포두면 소재지에 가서 식사를 해결했는데 요즘에는 절대로 자리를 비워서는 안된다.

영암호나 금호호 처럼 비포장길이 많은 것이 아니라 시멘트 포장된 도로가 많다보니 자리를 비웠을 때 낚싯대에 손이 타는 경우가 요즘 부쩍 많아 졌기 때문이다.

 

 

 식사후 포인트에 대를 펴고 있는 필자.

오늘은 삭아든 부들밭에 자연 구멍을 노리려 한다.

 

 

 대편성후 텐트를 치고 있는 필자.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해서 밤낚시에 바람과 서리, 한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텐트는 필수적이다.

 

 

 필자의 포인트.

건너편 부들 삭아내린 구멍에 찌를 세웠다.

최고 50대 정도면 무난하게 공략할 수 있었다.

 

 

 순천강 하류에서 상류로 바라본 사진.

사진 중간의 좌측에 5짜터로 유명한 세동지 제방이 보인다.

 

 

 늦은 오후시간 순천강에 바람이 멈추었다.

부들류의 정수수초가 많이 자라 그 만큼 포인트가 줄어들었다.

하류 쪽에 대를 편 회원들.

위에서부터 이성균(풍류기인), 필자, 그리고 문영우(헤모수)회원의 자리.

 

 

 이른 아침의 순천강.

새벽 2시에 좌측에 포인트한 문영우(헤모수)회원이 40cm의 잉어를 낚아내고 아침을 맞이했다.

이 시간에 가장 입질이 활발할 시간이라 미끼를 새로운 지렁이로 교체하고 케스팅하고 있는 필자.

 

 

 미끼를 교체해도 분명, 이 시간이면 한번쯤 찌를 올려줘야 하는데 찌는 정말이지 블루길 입질도 없이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성균(풍류기인)회원도 입질이 없자 미끼도 교체 해보지만 붕어의 반응은 없었다.

 

 

 거의 멘바닥권에 포인트한 문영우(헤모수)회원.

새벽시간 환상적인 찌 올림을 보고 4짜 붕어인줄 알고 꺼냈는데 아쉽게도 잉어였다고 허탈해 했다.

 

 

 밤새 서리가 내릴 정도로 추운 밤이었다.

밤낚시, 아직은 겨울분위기이다.

 

 

 맨바닥권 같이 보였지만 수중에는 벌써 말풀이 이 정도로 자라 올라 오고 있었다.

더듬어보고 말풀이 없는 빈공간이나 채비를 가볍게 하여 말풀위에 미끼가 살짝 앉도록 했다.

 

 

 아침 8시30분경.

햇살이 온 수면에 퍼지고 입질이 올 시간이라 집중하고 있는데 좌측 문영우(헤모수)회원의 자리에서 커다란 물 보라가 들려왔다.

한 눈에 봐도 월척임에 틀림 없었다.

 

 

 해창만 첫 출조에 월척을 품에 안은 문영우(헤모수)회원.

월척을 낚아들고 희열을 느끼고 있다.

 

 

 빵 좋은 해창만의 월척 붕어.

말 그대로 해창만은 그의 구역이 되는 듯 했다.

 

 

 산란을 앞두고 이 미 뱃속에는 알을 가득 품고 있었다.

 

 

 텐트 안에서 바라본 필자의 포인트.

나올듯 나올듯 하면서도 블루길 입질 조차 없었다.

 

 

 못 처럼 만에 찾아온 입질.

그러나 미동만 조금있을 뿐, 분명 블루길의 입질이었다.

 

 

 아무래도 포인트를 잘 못 잡은 듯.

좌측의 맨바닥권인 문영우 회원의 자리를 부러운듯 쳐다보고 있다.

 

 

 새로준비한 군계일학의 소형 텐트의 내부.

좁은 낚시 자리나 경사진 자리, 좌대위에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멋들어지게 대를 펴 본들 무슨 소용?

입질 자체가 없어 무료하던 차에 사진을 촬영해봤다.

 

 

 찌도 바꿔보고, 채비도 바꿔봤지만 입질 없는 것은 마찮가지.

 

 

 

 철수 할 시간 월척 인증샷을 남겨보는 문영우 회원.

 

 

 

 해창만 붕어는 빨래판 붕어도 낚이지만 보통의 평범한 체형을 가지고 있는 붕어도 낚인다.

 

 

 세명이서 출조했지만 문영우(헤모수) 회원만이 손맛을 봤다.

문영우 회원이 낚아낸 잉어를 들고 있는 이성균 회원과 문영우 회원.

 

 

 낚이는 순서대로 방생.

 

 사진만 남기고 유유히 헤엄쳐 그들이 노닐던 곳으로 가고 있는 잉어.

 

 

35cm 월척도 방생하고...

다시 4짜, 5짜가 되어서 해창만 지킴이 문영우 회원 품에 안겨 주리라 믿었다.

 

 

해창만,

너무 광범위한 포인트를 가지고 있어 처음 들어가는 꾼들은 어디가 어디인지 헤메이기 일쑤이다.

굳이 소문난 포인트를 찾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 이유는 어딜 가거나 물길이 이어져 있고, 통상 붕어의 포인트라 일컽는 포인트는 입질 한번 없는 것이 빈번하고 낚시 포인트로서 상식을 뒤집는 포인트. 

즉, 포인트도 아닐것으로 보이는 또랑 같은 포인트에서 물색만 탁하다면 외외로 굵은 붕어를 토해내기도 한다.

해창만은 이 시기부터 부들 수초가 한뼘 정도 올라오는 시기까지 5짜의 확률이 높다 하겠다.

 

그리고 해창만 수로 낚시는 마릿수 붕어를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모 아니면 도"

"도" 가 나올 확률은 9할 정도 된다.

그 정도로 입질 받기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입질을 받았을때 상상을 초월하는 붕어가 내 손에 쥐어져 있을 수 있다.

그것이 "모" 이다.

 




 

 

 

겨울붕어 미끼의 왕좌 (낚시춘추 2009.12)

 

지렁이 활용에 관한 高手 2人의 생각

 

지렁이를 많이 쓰는 계절, 겨울이 왔다. 지렁이는 붕어낚시에서 가장 많이 쓰는 미끼지만 새우나 참붕어, 옥수수에 비하면 씨알 선별력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 지렁이를 사용해 굵은 붕어를 낚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렁이 미끼에 대해 해박한 보트낚시인 홍승만씨와 본지 객원기자 김중석씨에게 겨울 지렁이낚시 요령을 물어보았다.

 

 

김중석 [평산조우회 회장·천류 필드스탭]

 

한 마리 꿰기가 더 효과적, 월척 사냥엔 산지렁이를

 

나는 주로 남녘의 해안가 간척지와 섬에서 겨울 붕어낚시를 한다.

겨울철 지렁이 활용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장 상황은 여러 마리 꿰기를 할 것인가 한 마리 꿰기를 할 것인가 이 두 가지인 것 같다.

여러 마리 꿰기를 할 때는 비교적 붕어의 활성도가 높거나 잔챙이 성화가 많을 때 한다.

특정 포인트를 노리는 수초치기를 할 때, 밀생한 갈대나 부들을 공략할 때 여러 마리 꿰기를 한다.

보통 5~7마리를 꿰며 환대를 피해 허리꿰기를 한다.

하지만 여러 마리 꿰기는 수온이 많이 내려갔을 경우 입질 빈도가 떨어진다.

수온이 내려갈 때는 지렁이가 서로 엉켜 공처럼 뭉쳐지는 일이 많다. 붕어가 미끼를 취하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래서 수온이 내려가고 붕어 입질이 약하다면 한 마리 꿰기를 한다.

한 마리 꿰기를 할 때 역시 환대 아래를 꿰는 허리꿰기를 한다. 이렇게 하면 지렁이가 오래 살고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물색이 맑은 수초지대에선 여러 마리 꿰기보다 한 마리 꿰기가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여러 마리가 뭉쳐있는 것보다는 한 마리라도 머리와 꼬리가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이 붕어에게 더 어필하는 듯하다.

또 잡어 성화가 심할 때는 지렁이 몸통을 관통해 꿰는 몸통꿰기가 바늘에 지렁이가 오래 남아 효과적이다.

몸통꿰기를 하기 위해선 굵은 지렁이를 골라 써야 한다.

나는 지렁이낚시를 한다고 해서 채비를 달리 하지는 않는다.

바늘은 감성돔 4호 또는 5호를 그대로 사용한다. 목줄은 모노필라멘트 3호를 쓰고 길이는 8~9cm로 한다.

하지만 찌맞춤은 다른 계절과 달리 가볍게 한다. 겨울 붕어 입질은 약하기 때문이다.

수조통에 찌를 집어넣었을 때 꼬르륵 가라앉는 찌맞춤은 곤란하다. 찌톱이 수면에 일치하는 수평찌맞춤이 적합하고 더 가볍게 맞춰도 무방하다.

어떤 낚시인은 겨울엔 가는 지렁이를 골라 쓴다고 하는데 낚시점에서 미끼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너무 가느다란 지렁이는 바늘에 꿰기 어렵다.

중간치 크기인 볼펜심 정도가 가장 쓰기 좋고 입질도 잘 들어온다.

나는 참붕어가 잘 듣는 섬붕어터나 대물 빈도가 높은 부들밭에선 일반 지렁이 대신 산지렁이를 쓰기도 한다.

대단히 크고 굵은 산지렁이는 확실히 씨알 선별력이 있어 잡어 성화에 오래 버티면서도 일단 입질이 들어오면 씨알이 굵다.

앞으로 붕어 미끼로서의 산지렁이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일반 지렁이(좌)와 산지렁이

 

 

▲ 지렁이 몸통 꿰기. 잡어 성화가 많을 때 효과를 본다.

 

 

홍승만 [입큰붕어 운영위원장·닉네임 켈러]

 

한 바늘에 7~10마리, 바닥상태 따라 꿰는 방식 달라

 

낚시인들은 지렁이는 선별력이 떨어진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선별력이라는 것은 잔챙이 붕어와 대물붕어가 공존하는 저수지에서의 이야기일 뿐 월척 이하 붕어는 잘 잡히지 않는 배스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나는 배스가 서식하는 붕어터에서 지렁이만 고집해 대물 붕어를 낚고 있다.

이는 겨울에도 마찬가지다. 굳이 지렁이를 사용하는 이유는 베스의 공격만 극복한다면 지렁이가 대물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미끼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는 5짜 붕어 4마리를 비롯해 수많은 4짜 붕어를 낚았지만 지렁이 외의 미끼로 잡은 놈은 한두 마리에 불과하다.

나는 입질이 약하다고 해서 가는 지렁이를 쓰거나 한 마리 꿰기를 하지는 않는다.

감성돔 5호 바늘 이상을 사용해 굵은 지렁이를 7~10마리 꿰고 가는 지렁이는 10~15마리까지 꿴다.

지렁이를 꿰는 방법은 바닥이 깨끗할 때는 환대 아래 부분을 꿰는 허리꿰기를 하고 마지막에 꿰는 지렁이는 환대를 통과시킨다.

이렇게 하면 지렁이가 물속에서도 꿈틀거려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다.

반면 바닥이 지저분한 곳은 지렁이가 파고들 확률이 높다. 이런 곳에서는 바늘을 환대 위 머리 부분으로 관통시킨 다음 다시 꼬리를 관통시켜 바늘에 완전히 꿸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지렁이가 바닥으로 파고들어가는 일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찌맞춤이다. 나는 수초직공채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10호 이상 고부력의 찌를 사용한다.

하지만 찌맞춤은 바늘과 케미를 부착한 상태에서 찌톱이 2마디 정도 수면 위로 올라오게 맞추는 마이너스찌맞춤을 한다.

이렇게 찌맞춤을 하고 지렁이 7~10마리를 꿰어 물속에 넣고 찌톱을 한 마디만 내놓으면 지렁이 미끼가 바닥에 살짝 닿아 있는 정도가 된다.

 이렇게 예민한 찌맞춤은 잔챙이가 많은 곳에서는 찌가 너무 까불거려 불편할지 모르지만 월척 이상의 씨알만 낚이는 배스터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

4마리의 5짜 붕어를 낚아낸 고흥 세동지에선 찌를 올리는 배스를 모두 낚아내자 그 다음엔 대물 붕어가 낚였다.

 

 

 

 

보성 영천지에서 발견한 육지플라리아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편형동물은 바다, 민물, 육상에서 자유생활을 하는 것도 있고 기생생활을 하는 것도 있으며, 약 10,000~15,000 종이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와충강3종, 흡충강 14종, 촌충강 15종으로 모두 32종이 밝혀져 있다. 그러나 육지플라나리아 같은 경우에 국내에서 아직까지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종류로 분류학 서적에서도 다루고 있지 않는 종류이다.

 

육지플라나리아의 분류체계는 편형동물문(門) - 와충강(綱) - 삼기장목(目) - 육서삼기장아목(亞目) - 바이바리움과(科) - 바이파리움속(屬)에 속하며, 바이파리움속에는 세계적으로 135종이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에서 발견 된 종으로는 Bipalium nobile, Bipalium adventitium 두 종이 있다.

 

육지플라나리아는 아직까지 정확한 국명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이 종을 아는 사람들은 일명인 코우가이빌(コウガイビル)로 부르고 있다. 일본에서 이 동물을 코우가이빌(コウガイビル)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이 이름에서 코우가이(コウガイ)는 육지플라나리아의 머리 부분이 부채꼴 모양인 것에서 착안하여 과거 여성의 머리 장식인 비녀의 모양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육지플라나리아는 근육과 신경계의 발달이 매우 열등하므로 운동능력은 거머리에 비해서도 현격하게 떨어지며, 느릿느릿 기어다니는 정도이다. 육지플라나리아의 몸 길이는 10cm에서 30cm 정도이며, 경우에 따라서 1m를 넘는 거대한 개체도 존재한다. 그러나 폭은 아무리 커도 1cm를 넘지 않아 기다란 끈모양을 연상케 하는 형태를 보인다. 두께도 매우 납작하고 가늘며 표면은 점액으로 둘러쌓여 있어 만지면 달라붙는 느낌을 받게 된다.

 

두부에는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안점이 다수 있는데, 비슷한 것으로는 두부가 펼쳐져 있지 않은 종류가 있기도 하다. 입의 위치는 매우 특이하게도 복부의 중앙에 위치해 있다. 항문은 없으며 소화기관은 입에서 몸의 전후방으로 갈라지면서 늘어나고 각각 앞에서 자루 모양으로 끝나게 된다.

 

육지플라나리아는 대부분 자웅동체로 무성생식을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비슷한 근연종인 플라나리아와 같이 몸이 분열하여 번식하는 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이들은 육상생활을 하지만 건조한 환경에 약해서 축축한 토양, 돌 아래, 썩은 나무 속에서 살며 야간에 주변을 배회하게 된다. 이들의 식성은 육식으로 지렁이나 달팽이를 주로 잡아먹으며 먹이가 없을 때는 동족끼리 잡아먹는 공식행위를 한다.

 

필자가 직접 땅을 파 채집한 산지렁이

 

‘산지렁이’의 놀라운 효능

큰 덩치 큰 꿈틀거림으로 감탕에서 특효

씨알 선별력보다는 빠른 입질유도가 장점. 말렸다가 물에 불려 쓰면 겨울에도 효과 높아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 천류 필드스탭]

 

 

산지렁이는 비오는 날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종 지렁이다.

크고 징그러워서 손에 쥐기도 부담스럽지만 너무 커서 붕어에게 먹힐까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산지렁이는 월척은 물론 중치급 붕어까지 마릿수로 낚을 수 있는 탁월한 미끼이다.

나는 15년간 산지렁이를 미끼로 많은 붕어를 낚아왔다.

 

장어낚시의 특효 미끼로만 알려져 있는 산지렁이를 이용하여 마릿수 낚시와 붕어 대어낚시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 동안 오랜 출조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해 보려 한다.

 

 

내가 산지렁이를 처음 써본 것은 1995년 가을이다.

추수가 끝날 무렵 경남 사천시 곤양면에 있는 곤양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인근 밭에서 경운기로 마늘을 심는 광경을 구경하다가 경운기가 갈어엎은 흙 사이로 굵은 산지렁이를 두 마리를 발견했다.

한 낮이라 입질도 없고 해서 호기심에 산지렁이를 반으로 잘라 바늘에 꿰어 부들수초가 삭아드는 구멍에 넣었다.

‘뱀 같은 산지렁이를 과연 붕어가 먹을 수 있을까?’ ‘크기로만 보면 참붕어, 새우와 별 차이가 없으니 어쩌면 붕어가 좋아 할지도 몰라’ 여러 생각이 교차하고 있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찌가 천천이 솟구치는게 아닌가! 일부려 찌 올림을 감상하다가 몸통이 거의 들어날 때 강하게 챔질했다. 그랬더니 35cm 월척이 올라 왔다.

해가 중천에 뜬 대낮에 이게 웬 떡이람! 그동안 새우나 참붕어로 많은 월척을 낚아봤지만 산지렁이로 월척을 낚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기에 얼떨떨했다.

 

사천 곤양지와 고흥 성리지 사용 후 효능 확신!

그 후 출조 때마다 논밭을 뒤졌지만 산지렁이 채취는 좀처럼 쉽지 않았고 곧바로 겨울이 찾아오면서 산지렁이는 더 이상 써볼 수 없었다.

이듬해 봄 고흥 성리지에서 다시 산지렁이를 써 보았다. 그리고 월척 세 마리와 준척 여러마리를 낚아서 산지렁이의 효능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후 15년간 3회 출조에 한 번정도는 반드시 산지렁이를 미끼로 갖고 간다.

단점은 채집의 어려움이다.

산지렁이가 낚시인들에게 대중적인 미끼로 다가가지 못한다면 가장 큰 이유는 채집의 번거러움일 것이다.

산지렁이는 워낙 굵고 길어서 통째 쓰는 것보다 잘라 쓰는 게 좋다. 자르면 체액이 줄줄 흘러 냄새가 지독하다.

그래서 손보다 가위로 잘라 쓰면 좋다.

그러나 산지렁이가 새우나 참붕어를 앞서는 대물 미끼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항상 산지렁이만 갖고 다녔을 것이다.

새우가 잘 먹히는 곳과 참붕어가 잘 먹히는 곳이 따로 있는 것처럼 산지렁이가 잘 먹히는 낚시터가 따로 있었다.

또 잘 먹히는 상황도 존재 한다.

지난 1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산지렁이 사용법’을 소개해 본다.

 

산지렁이는 어디서 채취하나?

가장 쉽게 채집할 수 있는 곳이 낙엽이 썩어가는 곳이다.

낙엽썩은 곳 아래의 흙은 유기물이 풍부해 산지렁이가 매우 좋아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썩은 낚엽만 들춰도 산지렁이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점차 땅 속으로 깊이 숨어 그때는 30cm 는 족히 파야 산지렁이를 채집할 수 있다.

한편 벌초때 베어놓은 풀이 드껍게 쌓인 곳은 썩은 풀이 이불 역할을 하므오 겨울에도 앝은 깊이에서 산지렁이가 발견되곤 한다.

육안으로 산지렁이 서식을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분변토(지렁이 배설물)를 찾는 것이다.

콩알 크기의 둥근 흙알갱이가 쌓였으면 산지렁이 서식처이다.

특히 응달지고 습기가 많은 곳에 낙엽이 썩고 있으면 그 주변에 분변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지푸라기를 많이 덮어 놓은 과수원 나무 밑에도 산지렁이가 많이 살고 있다.

땅을 파는게 귀찮다면 물을 사용하는 채취방법도 있다. 분변토가 있는 곳에 물을 부으면 잠시후 지렁이가 땅 밖으로 기어 나온다. 비가 오면 산지렁이가 길가로 나오는 것과 마찬 가지다. 예전에는 밭에 가도 산지렁이가 몇 마리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농약을 과도하게 써서 그런지 잘 볼 수가 없다.

메마른 땅에는 산지렁이가 살지 않으므로 아무리 깊이 파도 소용이 없다.

 

어떤 낚시터에서 산지렁이가 잘 먹히나?

나의 경험으로는 일단 참붕어가 잘 먹히는 곳에서 산지렁이의 입질이 빨랐다. 바닥이 감탕인 지역 즉, 수초가 많은 평지지나 수로에서 잘 먹힌다. 부들과 마름 수초가 자라는 곳도 좋다.

경험상으로 갈대가 자라는 저수지에서는 입질이 더딘 것을 볼 수 있었다. 저수지의 형상이 평지지나 준계곡지에서 잘 먹히고 새우빨이 좋다는 계곡지에서는 입질을 볼 수 없었고 갈겨니등의 잡어가 많은 곳에서는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산지렁이가 잘 먹히는 시기는?

산지렁이를 미끼로 하는 붕어낚시는 포인트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다.

낚시가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나 산지렁이를 미끼로 쓸 수 있다.

연중 계속해서 사용해도 무방한데 가장 잘 듣는 시기는 여름에는 장마가 시작되고 새물인 흙탕물이 밀려들어 올 때와 가을에는 마름 수초가 삭아드는 시점과 부들 수초는 줄기와 잎이 탈색될수록 좋은데 그만큼 부들수초대에는 미생물들이 많이 붙어 있어 훌륭한 포인트로 부들 수초가 점점 삭아들어 갈 때가 피크이다.

겨울철에는 수온이 낮아 물이 맑은 곳이 많은데 물 맑은 곳에서는 일반 지렁이의 움직임으로 붕어를 유혹하고, 물이 완전 탁한 지역이라면 산지렁이를 이용해 씨알의 선별력을 줄 수가 있다. 특히 쓰러져 있는 부들밭이 수온이 높아 물색이 유윷빛을 띤다면 산지렁이를 이용해 월척급 이상의 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다.

 

 

 

산지렁이는 씨알 선별 능력이 있나?

오랜 경험으로 산지렁이로 낚시를 해보면서 느낀 것은 꼭 대어 미끼만은 아니라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참붕어나 새우에도 준척급 씨알의 붕어와 월척급도 달려들듯이 준척급 씨알의 붕어도 낚인다.

다만, 산지렁이가 다른 생미끼에 비하여 입질이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미끼를 작게 사용할수록 준척급 붕어가 낚이고, 그 낚시터와 포인트에 따라 미끼의 크기를 조절해주면 월척급 이상의 붕어만을 골라 낚을수 있는 묘미도 있었다.

 

 

 

산지렁이의 미끼 사용요령은?

산지렁이가 물속에서 어느 정도 고패질을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은게 좋다.

몸집이 크고 큰 바늘이 관통하기 때문에 쉽게 죽는다.

보통은 감성돔 6호 바늘에 토막 꿰기와 누벼꿰기, 그리고 통째로 관통 꿰는 방법이 있다.

토막 꿰기는 3~4cm 정도로 잘라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대어 뿐만 아니라 준처급들의 붕어까지 노리기 위한 방법이고,

누벼꿰기 10cm 정도 크기의 산지렁이를 바늘에 여러번 걸쳐 꿰어 쓰는 방법으로 월척급 이상의 붕어를 노릴때 사용하는데 처음엔 부피가 커서 붕어가 먹을 수 있겠냐고 의문이 들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잡어들이 체액을 빨아먹고 껍질만 늘어져 있어 왠만한 크기의 붕어는 한 입에 삼켜버린다.

관통꿰기 흔히 장어낚시에서나 볼 수 있는 방법으로 목줄까지 올려서 꿰는 방법인데 붕어 대어낚시에서는 잡어의 성화를 피해 바늘에 오래 붙어 있게 하기 위함이다.

또 한 마리의 붕어를 낚았다 하더라도 바늘에 걸려 있는 늘어진 지렁이를 누벼꿰기 형식으로 바늘에 다시 꿰어 재 사용하기도 하는데 싱싱하지 않더라도 입질은 해준다.

 

 

산지렁이 미끼의 챔질 타이밍은?

참붕어 미끼 사용시와 같이 한 템포 늦게 챔질 해야 정확한 입걸림을 유도 할 수 있다.

바닥이 비교적 깨끗한 부들밭의 경우 찌가 몸통까지 완전 올라와 정점에 도달하여 멈칫 할때 챔질해야 하고, 삭이드는 마름수초밭에서는 바닥 상태가 생각처럼 깨끗하지 못하므로 찌 올림이 좋은것 만은 아니다.

찌가 세마디 올라오든 네마디 올라오든 찌 끝을 읽고 멈칫 거릴때 챔질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붕어는 산지렁이 미끼 사용시에는 거의 대부분 찌가 올라오는 입질을 하는데 간혹 끌려 가는 입질이 있을 수 있다.

이는 가물치나 메기, 동자개, 장어의 입질일 수 있는데 찌가 끌려가기 시작하면 반사적으로 꾼들은 챔질을 하는데 어차피 끌려 가는 입질은 붕어가 아니므로 그냥 내 버려두다가 약 3~4초 지나 낚시대에 끌려가는 감(感)이들 때 챔질 하면 외외로 장어일수도 있다.

특히 해안가 저수지나 수로에서는 장어의 확률이 높다.

 

 

 

잡어들의 공격이 많을때는?

최대의 적은 동자개이다. 동자개는 초저녁부터 왕성한 활동을 시작해 밤이 깊을수록 동자개의 입질은 뜸 한 편이다.

왕성하게 입질을 할 때는 산지렁이 미끼를 사용하는 것을 피하거나 낚시대 위치를 바꿔서 미끼로 활용하다보면 외외로 동자개의 입질을 피 할 수 있고, 블루길도 마찮가지이다.

배스터의 경우 산지렁이가 이미 죽어서 늘어져 있거나 한번 사용했던 산지렁이를 바늘에 꿰어 재 사용하면 배스의 입질을 피 할 수 있다.

참붕어나 갈겨니의 입질은 미끼 자체가 크기 때문에 한입에 삼키지 못해 계속해서 쪼아 먹기만 할 뿐, 미끼 그 형체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큰 붕어가 들어오면 잡어의 입질은 뜸해지면서 붕어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산지렁이의 보관 방법은?

무더운 여름철의 경우 고온 다습해 산소 부족으로 쉽게 죽는다. 한 마리가 녹아들기 시작하면 짧은 시간에 모두 녹아 폐사하고 만다. 아이스박스에 신문지로 감싸거나 지렁이통에 담아 얼음과 함께 물과 접촉이 안되게 보관 하면 장시간 보관 할 수가 있고, 늦 가을 부터는 일회용 스티로폴 박스에 흙과 함께 보관하면 겨울내내 보관 하면서 사용 할 수 있다.

또 일반 지렁이와 마찮가지로 산지렁이 역시 야행성이다. 사용후 반드시 지렁이통의 뚜껑을 닫아서 보관하여야 한다.

 

한 겨울철에는 산지렁이 채취가 어려울 때는?

겨울철에 사용할 빈도가 적다. 냉수대로 물이 맑아지기 때문인데 그래도 꼭 사용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면 소량의 산지렁이를 채취하거나 장마철 비오는 날 도로가에 기어 다니는 산지렁이를 주워 모아서 햇볕에 말리면 된다.

수분이 없게 오징어 발 말리듯이 그대로 말리면 썩지도 않고 냄새도 없이 건조한 상태로 오랬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사용할 때는 미지근한 물에 약 1시간가량 담궈 놓으면 말라있는 산지렁이의 몸에 물이 머금어 부풀게 되고 죽었지만 미끼로서 충분한 가치를 한다.

 

 

지렁이는?

 

지렁이는 환형동물문 (Phylum Annelida), 빈모강 (Class Oligochaeta)에 속하는 생물이다.

지렁이의 생김새는 길쭉하게 생기고 다리가 없으며 많은 마디들로 이루어진 몸통을 오무렸다 폈다 하면서 이동하고 눈과, 코, 귀가 없고, 특별한 호흡기관이 없으며 호흡은 피부호흡을 한다.

지렁이는 전 세계적으로 약 3,500종에 이르며, 흙 속이나 늪·호수·동굴·해안 등 사막과 극지 같은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60여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렁이는 ‘지구 토양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지렁이가 토양 성분을 개량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렁이가 싸는 똥을 ‘분변토’라고 하는데 탄소와 질소·황 등의 성분을 배출하므로 토양 속의 유기물 찌꺼기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또 소화액과 배설물 안에 들어 있는 미생물은 비유기질 토양에 들어 있는 식물성 영양소를 녹이는 역할을 한다.

그 밖에 구멍을 파서 토양에 공기가 잘 통하게 하고 물이 토양 속으로 잘 스며들게 한다. 지렁이는 피부 호흡을 하기 대문에 피부에 점액을 분비해서 비부를 항상 촉촉하게 한다.

물속에서도 어느 정도는 버틸 수가 있지만 서식지에 물이 고이면 산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땅 위로 올라오고, 덩치가 큰 산지렁이가 작은 지렁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산소 부족을 느끼게 되어 밖으로 나오게 되고 우리가 비오는 날 흔하게 보는 지렁이가 바로 그것이다.

 

 

산지렁이의 정확한 학명은 ‘외무늬지렁이’이다

 

산지렁이는 외국에서 수입한 붉은 지렁이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종이다.

통상 산지렁이라 부르지만 정확히 나누면 ‘참지렁이’ ‘밭지렁이’ ‘외무늬지렁이’ 세 종이 있다.

세 종 모두 우리나라 산림 토양에 광법위하게 분포하고 6~10월 많이 채집된다.

그 중 참지렁이는 갈색을 띠고 10cm 안팎이 많은 중형종이며, 외무늬지렁이는 등쪽이 적갈색이고 20cm 까지 자라는 대형종이다. 붕어낚시 미끼로 소개한 것은 대형종인 외무늬지렁이이다.

 

 

 지렁이의 구조

 

 

 산지렁이

 

 

 지렁이 똥이라고 일컽는 분변토. 

이 분변토가 있는곳엔 어김없이 산지렁이가 서식하고 알갱이가 클 수록 산지렁이의 씨알도 크다.

 

 

 산지렁이와 분변토..

 

 

 

 산지렁이 채취하는 모습.

 

 

 지렁이 밭에서의 산지렁이.

 

 

 튼실한 산지렁이.

 

 

 한 마리의 크기가 볼펜 크기 정도이다.

 

 

 부엽토 밑에서 15분간 채집된 산지렁이.

 

 

 양식된 일반 지렁이와 산지렁이의 씨알 비교 사진

 

 

 산지렁이의 누벼뀌기 사진.

미끼가 크게 보일지 몰라도 물속에선 잡어들이 체액만 빨아 먹고 부드러운 가죽만 남아도 충분한 미끼가 된다.

 

 

 일반 지렁이 누벼꿰기 사진

 

 

 토막꿰기.  2~3cm 정도 가위로 잘라 사용하면 된다.

 

 

 산지렁이 올려뀌기로 잡어 성화가 심할때 이 방법을 사용해 오랬동안 바늘에 미끼가 붙어 있게 한다.

 

 

 산지렁이 올려꿰기

 

 

 산지렁이를 물고 나온 붕어.

 

 

 

 영광 단주지의 때깔 좋은 붕어.

 모두 산지렁이에 낚이었다.

 

 

 

 꾸역꾸역 산지렁이를 먹고 나온 준턱급 붕어.

붕어만 떼어내고 미끼를 다시 재 사용할 수 있다.

 

 

 말린 산지렁이.

채집이 어려운 겨울철에 사용하기 좋다. 물에 1시간 가량 불리면 사용이 가능하다.

 

 

 말린 산지렁이. 썩지 않고 냄새도 없으며 장기 보존도 가능하다.

 

 

 말린 산지렁이를 습기가 차지 않게 비닐 포장지에 보관하면 오랬동안 보관도 가능하다.

 

 

지난 10월 30일 곡성 백련지에서 산지렁이로 월척을 낚은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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