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지지 4짜 붕어에 홀려서 우렁이에 당한 사연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8월 말 호남지방을 강타한 두 개의 큰 태풍은 극심한 피해를 안겨주었다.

행여 신안 지도읍의 시골집에 피해는 없을까 싶어 8월 31일 퇴근 후 고향으로 향했다.

부모님은 연로하시어 농사를 짓지 않으신 덕분에 큰 피해는 없었다. 이왕 온 김에 낚시를 가볼까 하고 여기저기 전화를 했더니 요즘 나주 노안2지에서 월척이 자주 낚인다고 한다.

나주로 나가는 길에 지도 효지지 상류를 지나는데 낚시인 두 명이 앉아 있었다.

지난주에도 시골집에 왔을 때 효지지에 낚시인들이 몇 명 보였었는데 오늘도 들어와 있다? 뭔가 나오는 게 분명하다 싶어 차를 세웠다.

“안녕하세요? 뭐 좀 나옵니까?” 하고 인사를 건넸더니

“큰 씨알은 없고 잔챙이뿐이네요. 저기 옆 자리 한번 가보세요. 큰 거 한 마리 했던데”하고 말했다.

알려준 대로 하류로 내려갔더니 낯익은 얼굴이 앉아있었다. 광주에 사는 평산가인 박형구 회원이다.

살림망을 들춰보니 41cm붕어와 준척급 몇 마리가 들어 있었다.

그는“말도 마십시오. 이보다 더 큰 놈을 끌어내다가 발밑에서 떨어뜨려버렸어요”하고 말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나주 노안2지로 가다가 4짜 붕어 보고 눌러앉기로 결정

전남 신안군 지도읍 자동리에 있는 효지지는 내가 어렸을 때 방과 후 들러서 미역을 감곤 하던 곳이다.

일제강점기 때 바다를 막아 지금의 1만2천 평 저수지가 생겼다.

연이 부분적으로 자라있고 연안에 뗏장수초가 즐비하며 저수지 중앙엔 마름이 자라있다.

박형구 회원은 ‘새벽 한 시 반 무렵 새우 미끼를 꿴2.1칸 대에 입질이 들어온 게 4짜 붕어였고 곧이어 정중앙의 3.2칸대에 다시 더 큰 붕어를 걸었으나 받침틀을 넘기는 순간 바늘에서 빠졌다’고 밤낚시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4짜 붕어를 본 순간 이미 마음이 바뀌었다. 굳이 노안2지까지 갈 필요가 없었다.

노안2지에서 합류하기 했던 회원들에게 상황을 얘기했더니 그들도 효지지로 오겠다고 한다.

박형구 회원도 어젯밤 놓친 대물붕어에 미련이 남는지 하룻밤 더 하겠다고 했다.

동료 회원들이 낚시터에 도착해 상류를 중심으로 좌우 연안에 대를 폈다. 필자도 상류 쪽에 대를 폈는데 바닥상태가 깨끗하지 못해 고생했다.

가뭄 때 바닥을 드러낸 곳에 육초가 자랐었는지 수중에 육초가 무성했고 깨끗한 바닥을 찾아 찌를 세우느라 많은 시간이 소모됐다. 태풍 볼라벤이 왔을 때는 바람만 거세게 불어와 마름수초가 헝클어지듯 한쪽으로 몰렸었고, 며칠 후 태풍 덴빈이 왔을 때는 200mm가 넘는 폭우가 내려 저수지 물이 완전 황톳물로 변해있었다.

참붕어가 잘 먹히는 저수지여서 채집망을 담가봤으나 거의 채집되지 않았다.

광주에서 공수해온 새우를 나누어 사용하는데 씨알이 잘았다.

오후 4시경 옥수수 알갱이를 두 개 꿰어 놓은 찌가 꿈틀하더니 이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챔질해보니 꽤나 힘을 썼다.29.5cm월척에 육박하는 씨알 좋은 붕어였다.

 

“우렁이가 새우를 전부 녹여 먹고 있어요!”

밤낚시로 돌입하면서부터는 미끼를 새우로 바꿨다.

그런데 찌가 꿈틀거릴 뿐 전혀 올리지를 못한다. 이때 건너편 박형구 회원이 “우렁이가 새우를 전부 녹여 먹어버린다”고 소리쳤다. 채비를 회수해 바늘을 보니 새우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우렁이 등쌀에 새우는 엄두도 못 내고 옥수수로 전부 미끼를 교체했다. 6치 붕어가 주로 낚이다가 밤이 깊을수록 낚이는 씨알이 조금씩 굵어졌다.

밤 12시경 건너편에 앉아 있던 선정환 회원 자리로가 봤더니 그 역시 마릿수는 많았으나 8치가 최고 큰 씨알이었다.

포인트에 따라 우렁이 성화가 달랐다. 선정환 회원 자리는 우렁이 입질이 없다고 했다.

어젯밤 4짜 붕어의 위력이 너무 컸던지 모두가 집중하여 낚시를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바라던 대물 붕어는 낚이지 않고 7치 붕어가 주로 낚였고 간간이 9치 붕어가 올라왔다.

밤을 지새우며 자리를 지켰지만 끝내 월척 붕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른 아침 카메라를 들고 조황을 둘러보고 있는데 선정환씨의 동생인 선정호씨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는 게 보였다.

힘쓰는 것으로 보아 월척이라 생각했는데 29.5cm준척 붕어였다. 날이 밝아오고 살펴보니 밤새 수위가 5cm가량 내려가 있었다. 그러나 배수의 영향보다 우렁이의 성화에 우리가 당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수하기위해 대를 접고 한자리에 모였는데 선정환 회원이 “4짜붕어를 낚으려다 우리가 4짜붕어에게 낚인 것 아니냐” 하고 말해 모두 웃었다.

효지지는 뻘물이 완전히 가라앉아 원래의 물색이 돌아오면 참붕어가 많이 채집되고 기온이 내려갈수록 굵게 낚이는 특징을 보인다. 예전에도 9월 말부터 11월까지 4짜 붕어가 많이 낚인 바 있어 기대해볼 만하다.

얼음이 얼지 않는다면 한겨울에도 참붕어에 4짜가 낚이는 저수지다.

 

현지 문의 : 광주 광산낚시 (062) 952-2782

 

가는 길 : 광주 무안간 고속도로 북무안(현경)IC를 빠져나와 24번 국도를 타고 현경시가지를 지나 해제 방향으로 진입한다. 해체면 입구의 수암교차로에서 지도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직진하면 지도 연육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자마자 태천리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약 2km가면 효지지 상류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는 전남 신안군 지도읍 자동리 95-1

 

[효지지 퇴수로도 주목하라]

효지지 무넘기부터 바다로 이어지는 폭 12m 길이 600m의 퇴수로에도 붕어가 많다. 태풍과 폭우 때 효지지 무넘기를 통해 수로로 빠져나간 붕어가 상당량에 이른다. 최근 광주 낚시인이 하룻밤에 월척을 5마리나 낚아 올렸을 정도인데 입질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지만 주로 아침에 잦다. 새우보다는 지렁이가 효과적이다. 수심은 70cm전후이고 연안에 뗏장수초가 잘 자라 있으며 부분적으로 갈대와 부들이 섞여 있다.

 

 

신안 효지지의 밤낚시 조과를 앞에 두고 4짜 붕어를 비롯해 준척 붕어가 많이 낚였다. 좌로부터 선정호 박형구 선정환 회원

 

 

 

필자가 신안 효지지에서 낚은 준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새우를 물고 올라온 우렁이, 생미끼를 쓰면 우렁이성화 때문에 낚시하기 어려웠다.

 

 

 

 

밤사이 살림망까지 우렁이가 올라와 산란을 하고 갔다.

 

 

 

 

두 차례 큰 태풍으로 만수위가 된 신안 효지지 제방 좌안 모습이다.

 

 

 

신안 효지지에서 필자가 입질을 받고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신안 효지지 좌안 연안에 자리를 잡은 박종묵 회원이 수초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선정호, 선정환형제가 함께 출조해 아침시간 월척에 육박한 붕어를 낚아내며 형제애를 과시했다.

 

 

 

신안 효지지에서 밤낚시 중 41cm 붕어를 낚아낸 박형구 회원

 

 

 

밤낚시에 들어가기 전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지도읍의 친구 부부가 준비해온 저녁상

 

 

 

낚시 자리를 잡기 전 저수지 연안을 돌며 쓰레기를 주웠다.

 

 

 

 

신안 효지지에서 쓰레기 포대를 들고 나오는 평산가인 회원들

 

 

삼산수로 해창교의 긴급타전

 

“수초보다 맨바닥, 떡밥에 더 잘 낚인다”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태풍 볼라벤이 들이닥치기 전인 8월 하순, 전주에 사는 평산가인 전석민 회원이 뜨끈뜨끈한 정보를 알려왔다.

해남 삼산천이 흘러드는 고천암호의 삼산수로 상류 해창교 일대에서 월척 붕어가 출몰한다는 정보였다.

8월 25일 해창교에 도착했다. 올해 들어서 처음 찾는 고천암호다.

고천암호 상황을 점검해보고 올 가을 시즌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150만평 규모의 고천암호는 5개의 가지수로로가 있는데 삼산수로는 가장 남쪽에 있다.

밤늦게 현장에 도착해 회원들의 조황을 살펴보니 해질 무렵까지 블루길과 배스만 수없이 낚았을 뿐 붕어다운 붕어를 보지 모했다고 한다. 이틀 전 내린 폭우로 인해 하류 쪽은 농도 짙은 흙탕물로 변해 있었고 그나마 맑은 물이 유입되고 있는 곳은 해창교와 좀 더 상류에 있는 어성교 구간이었다.

블루길과 배스가 흙탕물을 피해 조금이라도 맑은 물이 흐르는 이곳까지 대거 올라온 것 같았다.

 

밤낚시에 떡밥으로 월척, 지렁이엔 블루길 공세

해창교 좌안 중류에 앉은 문영우 회원의 자리가로 가봤다.

그림만 봐도 한눈에 대물 포인트란 것을 알 수 있는 곳인데 인위적으로 포인트가 다듬어져 있고 누가 갖다 놓았는지 좌대도 있었다. 수초 직공낚시를 해야 할 정도로 수초가 빼곡했다.

살림망을 보니 두 마리 월척과 준척 한 마리가 들어 있었다. 그런데 생미끼가 아닌 글루텐 떡밥을 쓰고 있다.

“바닥이 깨끗해서 떡밥을 달았나보죠?”

“바닥이 지저분해도 이쪽 지역은 유난히 떡밥에 반응이 빠른 곳이어서 처음부터 떡밥을 사용했어요.

낮에는 떡밥에도 블루길이 덤비는 바람에 블루길만 오십 마리 낚아냈어요. 이렇게 블루길이 많은 줄 몰랐습니다.”

“언제부터 붕어가 붙던가요?”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초저녁부터였어요. 밤 열 시반경 첫 월척을 낚아냈고 새벽 한 시 반에 두 번째 월척을 낚아냈는데 모두 외바늘에 글루텐 미끼를 먹고 낚였습니다.

지렁이에는 한밤중에도 블루길이 달려들어서 생미끼낚시는 아예 포기했어요.”

고천암호를 추천했던 전석민 회원이 그 옆에 앉았는데 수초가 잘 자라 있는 생자리를 두 시간이나 작업해서 만들었지만 정작 조황은 9치 한 마리뿐이라고 투덜댔다. 상류 쪽으로 가봤다. 수초 없는 맨바닥 지역이다.

그런데 함인철 회원이 거둔 조황을 보니 뜻밖이다. 살림망을 보니 제법 묵직했는데 7~8치 붕어가 20여 마리나 들어 있었다.

수초대엔 블루길 천지고 맨바닥에서 붕어가 올라오고 있었다.

 

수초대에선 블루길 성화, 맨바닥에선 새우에도 붕어만

함인철 회원은 회원들과 좀 떨어져 혼자 조용하게 짧은 대 위주로 수심1m권을 찾아 대편성을 했는데 낚이는 씨알이 대부분 7~8치 정도였다. 그런데 미끼는 뜻밖에 새우!

“해창교 하류에 앉은 회원들과 달리 새우낚시를 했어요, 블루길과 배스의 입질이 없었고 붕어만 입질해서 계속 낚시를 했지만 큰 씨알이 낚이지 않아서 잠을 자려고 의자에 몸을 뉘이기만 하면 입질을 했습니다.”

불과 100여m 차이인데 상황이 다를 수 있단 말인가? 수초대에 블루길이 붙어 글루텐낚시를 하고 맨바닥에선 오히려 새우낚시를 해서 붕어를 잡다니. 알 수 없는 고천암호 붕어의 마음이었다.

이른 새벽에 광주에서 두 아들 건영, 동건 군과 함께 해창교 바로 아래에 앉은 이해석 회원으로부터 전화가왔다.

35cm급 월척을 낚았는데 아이들과 함께 낚시하는 사진을 활영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월척을 들어 보이니 이해석 회원보다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

“밤 8시경 현장에 도착해서 수초 없는 밋밋한 포인트에서 떡밥 대를 세 대 편성하고 밤새도록 떡밥을 넣었는데 잔 씨알 외에 준척 붕어 일곱 마리를 낚아냈어요.

낚싯대를 접을까 망설이고 있는데 찌가 스멀스멀 허공을 향해 치솟아서 챔질 했더니 이 녀석이 낚인 겁니다.”

고천암호의 하룻밤낚시를 종합해 볼 때 해창교권에서는 생미끼보다 떡밥에 붕어의 입질이 더 잦았다.

하지만 바닥이 지저분해 전형적인 떡밥 찌올림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맨바닥 포인트라고 하더라도 수초대에 바짝 붙여준 채비에 입질이 들어왔고 하룻밤 5마리의 월척도 낚였다.

월척 외에 마릿수 입질이 이어졌는데 이정도면 올 하반기 고천암호 붕어낚시의 시작은 청명하다.

고천암호는 아침저녁의 일교차가 클수록 붕어의 씨알도 커진다. 현재 하루가 다르게 마름 수초가 삭아 들어가고 있고 물색 또한 우윳빛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부터 시즌이 시작되어 내년 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염려스러운 것은 갈수록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배스의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붕어의 식성이 바뀌었는지 추운 겨울에는 지렁이가 유리할지 몰라도 지금은 식물성 미끼로 바뀌고 있는 상태다.

여느 배스 유입 대물 터와 마찬가지로 낚이면 준척급도 없는 월척터, 4짜터로 변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현지 문의 : 광주 광산낚시 (062) 952-2782

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강진 IC에서 빠져나와 13번 국도를 타고 해남읍 소재지 앞의 해남교차로에 내려 땅끝 ,완도 방면 13번 국도를 이용해 6km쯤 가면 삼화교차로다. 우측으로 내려 해창마을을 지나 1.3km 가면 우측에 보이는 다리가 해창교다.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는 전남 해남군 화산면 해창리 696-1

 

 

안개가 내려앉은 해남 고천암호의 아침 전석민 회원이 수초대에서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두 아들 건영(좌) 동건이와 출조한 이해석씨가 고천암에서 거둔 조과.

 

 

 

고천암호 해창교 포인트에서 효과가 좋았던 글루텐 떡밥.

 

 

 

고천암호 해창교 포인트에서 맨바닥을 찾은 함인철씨의 낚시 자리.

밤새 새우가 모자랄 정도로 폭발적인 입질을 받았다.

 

 

 

수초대에 자리를 잡은 문영우 회원의 낚시 자리, 수초가 밀생해있지만 떡밥을 써서 두 마리의 월척을 낚어냈다.

 

 

 

고천암호에서 두순진 회원이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문영우 회원이 고천암호에서 낚은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고천암호 밤낚시 조과를 보여주고 있는 평산가인 회원들

 

 

 

고천암에서 갓 낚은 붕어를 바라보고 있는 홍행랑 회원.

 

 

이색 섬낚시

 

고흥 거금도 신양지에서 향어와 육탄전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전남 고흥군 금산면 신전리에 있는 신양지는 거금도에 있는 섬낚시터다.

3만6천평 크기의 양수형 저수지인 이곳은 90년대에 향어 양식을 했던 곳인데 가두리가 철거되자 키우던 향어를 모두 방생했다. 그래서 손바닥 크기부터 미터급 향어까지 씨알이 다양하게 출몰하는 저수지이다.

7월 28일 향어의 몸맛을 기대하며 점심 무렵 신양지에 도착했다. 수위는 만수위였다.

상류 활터가 있는 건물 앞쪽에 주차하고 부들과 마름이 듬성하게 자란 지역을 포인트로 삼아 대를 폈다.

경험상 죽은 새우에 향어가 잘 먹힌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뒤에 출발한 이성균 회원에게 새우를 넉넉히 준비해달라고 했더니 진짜 많은 양의 새우를 갖고 왔다. 새우 쿨러 뚜껑을 열어둬 새우가 죽어서 하얗게 되도록 했다.

어둑해지는 저녁에 낚시를 시작했다. 향어를 낚기 위해 왔기 때문에 붕어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오로지 대상어는 향어.

찌를 세우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찌가 쭈욱 올라왔다. 챔질해보니 6치 정도의 붕어였다.

건너편 마름수초밭에선 향어가 들어와 등지느러미까지 보이면서 회유하는 것이 자주 보였는데 정작 바늘에 꿰어진 새우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듯했다.

이때 옆에 앉은 위봉현 회원의 낚싯대가 부러질 듯 휘었다. 원줄이 울리는 소리가 윙윙 들릴 정도였다.

뜰채를 들고 뛰어갔는데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언뜻 봐도 80cm는 족히 될 법한 향어였다.

한참을 실랑이하다 향어 머리를 뜰채에 넣는 순간 녀석이 몸을 한번 뒤척였는데 바늘이 쭉 펴지고 말았다.

수초밭에는 향어가 끌려나오면서 생긴 밭고랑 같은 골이 하나 생겼다. 위봉현씨는 풀썩 주저앉으면서 “새우가 아닌 참붕어였어요”하고 말했다.

 

“새우가 아니라 참붕어를 써야 해”

예전에도 참붕어에 향어가 낚여 올라오기는 했지만 새우가 더 잘 들었는데 의외였다. 낮에 담가둔 참붕어 채집망을 꺼내보니 참붕어가 한 사발 들어 있다. 낚싯대 몇 대에 참붕어를 꿰었다.

빈번한 입질은 아니지만 간간이 붕어와 향어 입질이 들어왔다. 죽은 새우에는 붕어가, 참붕어에는 향어가 낚였다. 향어를 낚으러 온 정종래 회원은 붕어 마릿수 손맛을 보고 있었다. 자정 무렵엔 33cm 월척을 낚아냈다.

기대했던 덩어리급 향어는 낚이지 않은 채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씨알 작은 향어만 나오고 붕어는 마릿수로 낚였다. 아침시간 마지막 미끼를 교체하고 있는데 정종래 회원 자리가 소란스러웠다. 향어를 걸었는지 대를 세우지도 못하고 끌려가듯 낚싯대가 앞으로 쭉 뻗은 상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위봉현 회원이 뜰채를 들고 뛰고 나는 카메라를 들고 뛰었다. 부들수초에 감기기 직전에 방향을 틀어 대를 세웠는데 무사히 뜰채에 담을 수 있었다. 60cm 향어였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벌교 나들목을 빠져나와 고흥 방향 27번 국도를 타고 고흥읍을 지나 용정교차로에서 소록대교 쪽으로 우회전하면 소록대교가 나오고 다리를 건너 더 가면 거금대교가 나온다. 금산면 방향으로 4.5km 더 가면 중촌삼거리이고 우회전하면 1km 들어가 좌측 농로로 들어서면 신양지 제방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는 전남 고흥군 금산면 신촌리 1469-11.

 

■현지 문의 광양낚시갤러리 061-761-1979

 

 

 

 

 

 

 

 

 

 

 

 

 

 

 

◉미리 가본 가을낚시 유망터

 

고흥 장유지의 대략난감

입질은 쏟아지는데 미끼가 떨어져서 쉬어야 하다니!

 

올 가을 호남 원정을 계획한다면 고흥 장유지를 추천한다. 여름 가뭄에 그물질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아무도 찾지 않는 이곳을 탐사 출조해 마릿수 호황을 맛봤다.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 (주) 천류 필드스텝 팀장]

 

 

7월 27일 고흥으로 휴가낚시를 떠난 위봉현 회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봉지 조황이 좋기는한데 이미 낚시인들이 진을 치고 있고 봉암지는 사람들이 한 명도 안 보이네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문득 도양읍의 장유지가 머리에 스쳤다. 몇 해 전 많은 월척붕어를 만났던 저수지로서 언젠가 화보촬영을 해야겠다고 찜해놓았던 저수지다. 위봉현 회원에게 장유지를 내비게이션으로 검색하여 들어가 보라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마을 주민이 지난 가뭄 때 그물질로 물고기를 모조리 잡아냈다고 하네요. 그 때문인지 낚시인은 한명도 없습니다.” 하고 알려왔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장유지 하류는 수심이 깊어 절대로 그물질이 안 되는 곳이다. 나는 “마을 주민들이 그냥 해본 소리일겁니다.

배수만 하지 않는다면 무조건 대를 펴보세요” 하고 말했다.

 

 

“그물질 했다더니 이 월척은 하늘에서 떨어졌나?”

 

장유지는 전남 고흥군 도양읍 장계리에 있는 1만5천평 크기의 준계곡형지다. 상류와 연안에만 마름수초가 약간 자라 있고 수중엔 부분적으로 말풀이 자라고 있다. 대형 잉어와 가물치, 붕어 자원이 풍부하다.

퇴근 후 바로 장유지로 따라 들어갔다. 저수지를 둘러보니 몇해 전에 출조했을 때와 다를 바 없었다. 저수지에는 위봉현 회원과 정종래 회원, 그리고 필자 그렇게 3명뿐이었다. 만수위 상태였고 마름수초가 자라는 상류의 포인트를 살펴봤다.

상류의 수심은 1.5m정도였고 좌안 도로 밑의 마름밭에 대를 폈다. 수심은 상류보다 다소 깊은 1.8m~2m였다.

참붕어가 잘 먹힌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채집망을 먼저 담가두었다. 케미를 꺾을 시간에 참붕어 채집망을 꺼내보니 이게 웬일인가? 하룻밤 미끼로 사용할 만큼의 참붕어가 들어와 있을 줄 알았는데 달랑 두 마리뿐이었다.

폭염 탓에 수온이 너무 높아 채집이 덜 된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준비해간 새우를 바늘에 뀄다.

완전히 어두워지자 입질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낚이는 씨알은 6~7치가 전부였다. 밤 10시경 잔챙이급 붕어의 예신과 사뭇 다른 움직임이 3.2칸대에서 나타났다. 찌가 솟자 반사적으로 챔질했는데 지금까지 낚였던 붕어와는 다른 힘을 보여준다.

듬성한 마름 사이를 피해서 끌어낸 녀석은 34cm 월척이었다.

밤 10시에 낚은 월척을 신호탄으로 8~9치의 굵은 붕어가 낚였다. 위봉현 회원에게 전화를 했다. “그물질로 물고기를 모조리 잡아버렸다는데 금방 월척 하나 나왔으니 이 월척은 하늘에서 떨어졌을까요”하고 농담을 건넸더니 “글세 말입니다. 이쪽 포인트에도 심심찮게 붕어가 나옵니다”하고 답한다.

 

 

한 마리 남은 참붕어 꿰자마자 느리게 솟는 찌

 

혹시나 해서 살려 두었던 참붕어 두 마리를 꺼냈다. 참붕어를 바늘에 꿰어 찌를 세우는데 마름 수초에 걸렸는지 잘 내려가지 않았다. 다시 투척하기 위해서 채비를 회수하는 도중에 아뿔싸! 그 귀한 참붕어가 톡 떨어지는 게 아닌가.

마지막 남은 참붕어는 다행히 제 자리에 잘 들어갔다.

20분 정도 흘렀을까? 참붕어를 꿰어놓은 대에 입질이 들어왔다.

아주 느릿하게 올라오는 찌를 지켜보고 있다가 정점에 다다랐을 때 강하게 챔질했더니 붕어 위턱에 바늘이 박히는 느낌이 ‘턱’하고 손목으로 전해왔다. 느낌만으로도 월척임을 알 수 있었다. 연안으로 끌어낸 녀석은 34cm 월척이었다.

참붕어에 씨알 굵은 붕어가 낚인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았지만 미끼는 새우밖에 없었다.

더구나 새우쿨러 안엔 바늘보다 작은 새우만 몇 마리 남았을 뿐이다. 입질은 계속 들어오는데, 참붕어 채집만 믿고 지렁이도 준비를 못했던 터라 완전 대략난감이다.

건너편 정종래 회원에게 전화를 해봤다. 드문드문 입질을 하는데 결정적으로 새우가 떨어져 차에 들어가 자야겠다고 한다.

채집망을 확인해봤는데 세 마리를 한꺼번에 바늘에 꿰어 사용하기도 했는데 그래도 찌는 올라왔다.

미끼가 없어서 새벽 1시에 낚시를 종료하고 차에 들어가 눈을 붙였다. 눈을 떠보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상류 새물 유입구 다리 밑으로 가서 차가운 물이 흘러드는 곳에 채집망을 담가봤더니 그곳에서는 제법 쓸 만한 새우가 채집되었다.

채집된 새우를 3명이 나눠 이른 아침부터 다시 낚시에 몰입했다. 아직은 연안에 붕어가 빠져 나가지 않은 듯 간간이 입질을 해줬는데 대체적으로 잔 씨알의 붕어가 낚였다.

아침에 촬영을 위해 살림망을 꺼내보니 묵직했다. 필자가 낚은 붕어가 월척을 포함해 20여수. 사진 촬영 중 월척 한 마리는 자동 방생됐다. 위봉현 회원도 월척 한 마리를 포함해 마릿수 손맛을 봤다. 몇 년 만에 다시 찾은 장유지에서의 하룻밤. 미끼가 없어서 제대로 낚시를 못 했지만 나름대로 마릿수 손맛을 보면서 재미있는 낚시를 했다. 입추가 지나고 조금 서늘해질 때 다시 찾기로 했다.

 

 

■현지 문의 광양낚시갤러리 061-761-1979

 

 

 

 

 

 

 

 

 

 

 

 

 

 

 

 

 

 

 

 

 

 

 

 

 

 

 

 

 

 

 

 

 

 

 

 

 

호남붕어 호황터

 

무안 영화정지는 2년 전 내가 옥내림낚시 호황터로 기사화해 소개했던 곳이다. 이번엔 바닥낚시채비로 또 한 번 대박 조황을 만났다. 너무 많이 낚아서 조과의 절반만 놓고 촬영했을 정도다.

 

 

무안 영화정지, 3년 만의 뜨거운 재회

 

김중석 객원기자 ·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무안의 배인석씨가 기쁜 소식을 알려왔다.

 “지금 무안 영화정지가 시즌인가 봅니다. 어젯밤에 낚시해봤더니 마릿수에 월척과 준척급으로 스무 마리나 낚았어요!”

영화정지? 그곳은 터가 센 곳으로서 몰황을 겪는 일이 많은데 내가 옥내림낚시를 시도해서 보란 듯이 마릿수 조과를 보여주어

이쪽 호남 지역에서도 화제가 됐던 곳이다.

옥내림낚시에 올라온 조황인가 싶어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한다.

“옥내림채비요? 아니요. 바닥낚시 채비에도 붕어가 잘 올라와요.

” 바닥낚시에 붕어가 잘 낚인다니 더욱 구미가 당겼다. 날도 덥고 딱히 갈만한 곳도 없었던 나는 6월 23일 영화정지로 향했다.

 

 

자리 비운 새 준척 세 마리 ‘자동빵’

영화정지는 전남 무안군 일로읍에 있는 1만 2천평 크기의 평지형 저수지다.

현장에 도착하니 수위는 80%정도. 최근 낚시인들이 드나들지 않았는지 낚시한 자리가 적었다.

우리 일행은 우안 하류를 중심으로 포인트를 잡았는데 수심이 1.5m 정도로 고른 편이었고 약간의 마름과 뗏장수초가 자라 있었다.

오후 4시경 해결사채비의 감성돔 5호 바늘에 옥수수를 두 알씩 꿰어 대편성을 끝내고 해질녘부터 시작할 요량으로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자리로 돌아와 보니 이게 무슨 일인가! 낚싯대 10대가 모두 엉켜 있다.

한낮에 설마 입질이 들어올까 싶어 미끼를 꿰어 놓은게 화근이었다.

그중에 ‘자동빵’으로 걸린 준척급 붕어가 세 마리. 더운 날씨에 채비를 풀어내느라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이미 붕어가 활발하게 회유하고 있다는 증거 아닌가.

헝클어진 낚싯줄을 풀고 옥수수를 꿰어 다시 던지자 금세 또 입질이 왔다.

안되겠다 싶어 엉킨 채비의 낚싯대는 아예 뒤에 놓고 다른 낚싯대를 꺼내 다시 채비 세팅을 했다.

그랬더니 해거름에 쉴 새 없이 입질이 쏟아졌다.

저녁 8시도 되지 않았는데 살림망에는 월척 두 마리와 8~9치 붕어가 15수가량 들어갔다.

제방 우측 연안에 앉은 이성균 회원은 감잎보다 작은 블루길이 성화를 부린다며 짜증을 냈다.

영화정지는 포인트에 따라 블루길이 성화를 부리는 곳솨 순수하게 붕어만 낚이는 포인트가 따로 있다.

이성균 회원에게 “어두워지면서 블루길이 붙지 않을 수 있으니 좀 더 있다가 낚시해보라”고 했다.

역시 어두워지자 거짓말처럼 블루길 입질이 사라졌다.

그런데 찌가 말뚝이란다. 그는 밤 10시가 다 되도록 붕어의 얼굴을 못 보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입질이 없다는 것은 이상했다.

옥수수를 꿴 바늘에 삭은 수초 앙금이 걸려나온다고 하고 다른 회원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래서 옥수수를 바닥에서 살짝 띄우기 위해 가지바늘채비로 바꿨더니 홍행양 회원과 정종래 회원이 채비를 바꾸자마자 입질을 받기 시작했고 낚였따 하면 7~8치 붕어였다.

 

 

눈앞에서 사라져버린 4짜 붕어

밤 12시를 넘기면서 씨알 위주의 낚시를 해볼 생각으로 미끼를 전부 새우로 바꿨다.

한밤중이라 블루길 성화는 없었지만 낚이는 붕어 씨알이 옥수수 미끼를 사용했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새벽 3시경 새우통에서 가장 큰 새우를 골라 뗏장수초 언저리에 찌를 세웠는데 얼마 안 있어 중후한 찌올림이 들어왔다.

찌가 허공을 향해 스멀스멀 올라가 정점에 다다랐을 때 강하게 챔질했더니 지금까지 낚였던 붕어와는 전혀 다른 힘을 보여준다. 뗏장수초를 파고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수초에 올려 태울 수 있었다.

미끄럼 태우듯 끌어내는데 마지막 바늘털이를 하는 과정에서 아뿔싸! 바늘이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뗏장수초 위에 희끗희끗하게 바늘에서 빠진 붕어의 형체가 보인다.

랜턴을 비춰봤더니 4짜 중반의 붕어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게 아닌가! 뜰채로 건져내기도 먼 거리여서 그저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녀석은 정신을 차린 듯 수초 구멍 속으로 꼬리를 흔들며 사라져 버렸다.

여명이 밝아오자 여기저기에서 챔질 소리가 들렸다.

한밤중보다는 초저녁과 아침 시간에 입질이 집중됐는데 낚이는 씨알은 자로 잰 듯 비슷했다. 최근에 옥내림 낚시를 시작한 위봉현 회원은 밤새 10여수의 붕어를 낚았는데. 모두 준척급이고 월척은 없었다.

화보용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붕어를 한 곳으로 모아 봤다. 그런데 다섯 명이 낚아낸 붕어가 130여수는 되는 듯했다.

너무 많이 낚아서 남들이 봤을 때 그물질한 듯 보일까봐 마음이 걸려 절반 정도만 놓고 촬영했다.

필자가 월척 네 마리, 홍행양 회원이 월척 두 마리, 그리고 정종래 회원이 월척 한 마리를 낚아 최대 34cm까지 월척만 7마리였다. 이곳 붕어의 생김새는 체고가 낮다.

월척이라고 하지만 체고는 준척급 붕어만한데 34cm 월척은 유난히 체고가 높았다.

새벽에 놓쳐버린 4짜 붕어도 해창만수로 붕어 못지않는 체고를 갖고 있었다.

 

 

영화정지 낚시요령

바닥채비라고 해도 가볍게 해야 입질

우리 일행이 낚시를 하고 간 뒤 다른 회원들이 영화정지를 찾았으나 이 때는 몰황이었다고 한다.

무거운 대물채비를 그대로 썼다고 했는데 둔한 채비로는 영화정지에서 입질을 받기 어렵다.

영화정지 붕어의 입질은 예민한 편이어서 우리가 출조했을 때도 대물채비는 입질이 거의 없었고 해결사채비와 옥내림채비에만 붕어가 낚였다.

영화정지에 배스가 서식하긴 하지만 잘 낚이지 않고 문제는 블루길이다.

크지 않은 식탐 강한 블루길이 모든 미끼에 반응을 보이며 귀찮게 한다.

포인트에 따라 블루길의 입질이 심한 곳이 있는가 하면 블루길 입질이 없는 곳도 있다.

낚시패턴을 가급적 밤낚시에 맞춰 춸조해야 하고, 1.5m 이상 수심을 찾아 가급적 물색이 탁한 곳을 골라야 블루길 성화가 덜하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일로I.C를 나와 일로읍까지 간다. 일로읍이 끝나는 지점에서 49번 국도를 따라 약 3.5km 가면 죽산교회가 나오고 조금 더 가면 영화정마을 버스정류장에 닿는다. 좌측에 영화정지 제방이 보인다.

 

■조황문의 광주 광산낚시(062)952-2782

 

 

 

 

 

 

 

 

 

 

 

 

 

 

 

 

 

 

 

 

 

 

 

 

 

∥붕어낚시 호황현장∥

 

도심의 월척터 광양 마동지

회사에서 10분 거리에 명당을 놔두고…

 

김중석 [낚시춘추객원기자 · 천류 필드스탭]

 

왠지 가까운 곳보다 먼 곳으로 가야 낚시를 한 것 같은 기분도 나는 법이라

최근 몇 년 동안 단 한 번도 출조하지 않았던 광양의 마동지가 마치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월척이 득실대는 대물터로 변모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광양 낚시갤러리 정주면 사장이 “마동지에서 연일 월척이 낚이고 있는데 가보지 않겠냐”고 전화를 했다.

마동지? 내 직장에서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그 저수지?

배스가 유입된 뒤 종종 월척이 낚인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동네낚시터 같아서 출조를 꺼렸던 곳이다.

최근 광양시에서 저수지 둘레를 시민 산책로로 지정하면서 차량 출입을 막아 200m씩 걸어 들어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더 내키지 않았다. 그래도 매일 월척이 나온다니 한번 가보기로 하고 5월 26일을 출조일로 잡았다.

마동지는 제방 아래 퇴수로 공사와 도로 개설 공사를 위해 인위적으로 물을 빼서 만수위 대비 1m가량 물이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상류엔 갈대와 부들이 많이 자라 완전 여름 분위기였다. 전날 들어왔다는 꾼들의 살림망을 확인해보니 월척을 한두 마리씩 담가 놓고 있다.

필자의 눈에 상류 갈대밭 사이로 오솔길이 만들어져 있는 게 보여 광주에서 막 도착한 김광요 회원에게 “차에 바지장화랑 대물좌대가 실려 있냐”고 물었더니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항상 싣고 다닌다 했다. “그럼 저기 갈대밭 샛길로 들어가 보시오.”

김광요씨는 무거운 대물좌대를 어깨에 메고 끙끙거리며 세 번에 나눠 낚시짐을 옮겼다.

마동지는 집에서 20분 거리다.

아내가 직접 저녁을 준비해 저수지를 찾아왔다.

초저녁 타임을 보려 서둘러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포인트에 진입했는데 대략 20분 정도 지났을까?

갈대밭에 대물좌대를 설치한 김광요 회원의 전화가 왔다.

“월척 봤습니다. 그것도 세 마리씩이나요.” “아니 그 사이에 세 마리나?” “옥수수에 소나기성 입질이 연타로 오는디, 뭐 이런 저수지가 다 있데요?”

오늘 대박의 조짐이 보인다.

산후회복을 마치고 한창 왕성한 식욕을 자랑할 때라 대물붕어들이 거침없이 먹이를 취하는 것 같았다.

상류 갈대 언저리를 공략한 필자에게도 저녁 8시 반경 첫 입질이 왔다.

‘입질이 왔다’라기보단 순간적으로 총알이 걸리는 소리에 얼떨결에 챔질해보니 35cm 붕어였다. 미끼는 옥수수였다.

 

눈 부릅뜨고 봐도 보이지 않는 예신

밤 9시를 넘기면서 거짓말처럼 입질이 끊겨 대물대 두 대를 걷어 들이고 그 자리에 옥내림대 두 대를 새롭게 폈다.

옥수수를 한 알씩 꿰어 찌를 세웠는데 찌가 바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가볍게 챔질해보니 헛챔질이 되었다.

이상하다. 그 후 계속된 입질에 모두 헛챔질뿐! 미끼를 지렁이로 바꿔 봐도 입질의 형태는 똑같았고, 바늘에 걸리지 않았다.

알고 보니 미끼 도둑은 참게였다. 예전부터 참게가 많이 서식하는 곳인데 잊고 있었다.

새벽 4시나 되었을까? 상류 둠벙 형태의 다소 깊은 자리에 앉은 위봉현 회원의 탄식 소리가 들렸다.

떡밥에 딱 한 번의 입질을 받았는데 끌어내다가 마지막 관문인 받침틀 사이에서 단 한 번의 파닥임으로 바늘이 빠져 버렸다는데 그 크기가 4짜 중반쯤 된다며 아쉬워했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에 지렁이로 미끼를 교체했다.

80~90cm 수심의 수몰 버드나무에 바짝 붙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입질이 들어왔다.

이번에도 순식간에 총알을 찼는데 아무 것도 거리지 않고 지렁이도 남아있지 않았다.

배스였을까? 그때 오른쪽 버드나무 밑에 세워둔 찌가 미세하게 반 마디 올리는 듯하다 바로 끌고 가는 것을 반사적으로 챔질했는데 36cm 월척이었다.

이제야 미스터리가 풀리는 듯 했다.

붕어가 중후한 찌올림을 보여주지 않고, 예민한 입질을 했던 것이다.

어젯밤에 첫 월척을 낚아 올릴 때도 그러하듯이…

그 후 오전 10시까지 지렁이에 입질은 계속되었는데 배스는 단 한 마리도 낚이지 않았고 시원스레 올려준 입질도 한번도 없었다.

간간이 총알이 박히는 소리를 들어가며 아침나절에 낚아 올린 월척이 모두 다섯 마리.

적절한 챔질타이밍을 잡지 못하거나 낚아내면서 터져버린 붕어가 네 마리, 그리고 김광요 회원이 낚아낸 월척이 3마리. 총 9마리의 월척을 만났다.

낚였다 하면 모두 35cm 전후의 대물 붕어들뿐이고 월척 이하의 붕어는 한 마리도 낚이지 않았다.

갈대밭 샛길로 들어간 김광요씨는 초저녁에만 3마리를 낚고 그 후 더 이상 입질이 없었다고 했다.

카메라를 들고 좌안 상류 쪽으로 가봤다.

광양꾼 허도이씨가 42cm 떡붕어와 34cm 월척을 살림망에 담가두고 있었는데 초저녁과 아침에 모두 떡밥 미끼로 낚았다고 했다.

 

배스 걱정 말고 지렁이를 적극 써보라

6월 초순 현재의 마동지는 수위변동이 없이 만수위에서 1m가량 물이 빠진 그대로다.

잉어의 산란까지 마친 상황에서 상류 물색이 현저하게 맑아졌다.

지금은 상류보다는 수심이 2m 정도로 다소 깊은 중류 맨바닥에서 잦은 입질이 들어오고 있다.

해질 무렵과 아침~오전 낮낚시에 입질이 잦다.

잘 먹히는 미끼는 옥수수와 떡밥, 지렁이인데 의외로 배스의 입질이 없는 편이라 지렁이를 사용해 볼 것을 권한다.

2만평 규모의 광양 마동지는 도심에 있지만 해발 497m의 가야산에서 흘러든 물을 그대로 담아 수질이 좋은 저수지다.

도심이 형성되기 전에는 농사용으로 사용되던 것이 현재는 농사용으로 전혀 쓰지 않아 배수기의 영향이 없는 저수지다.

5~6년 전 배스가 유입된 후로 그 많던 새우가 종적을 감추었고 작은 씨알의 붕어도 자취를 감추었다. 붕어와 떡붕어, 약간의 잉어, 동자개와 장어가 서식하고 블루길은 없다.

마동지에서 확인된 최고 큰 붕어는 46cm다.

올 가을 이후 광양시에서 생태공원 조성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공사가 마무리되면 어쩌면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일 수도 있다.

아침과 해거름에는 많은 시민들이 저수지를 돌며 산책을 즐기다가 꾼들의 낚시모습을 구경하곤 한다.

 

마동지 제방의 ‘도깨비도로’

마동지 제방 왼쪽 6차선 도로에 오르막길인데 내리막길처럼 착시현상을 보이는 도깨비도로가 있다. 이런 도깨비도로는 우리나라에서 제주시 노형동과 광양시 중마동 두 곳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수준측량 결과 내리막길로 보이는 쪽이 2.86m높은 오르막길로 판명됐다.

 

■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동광양I.C를 나와 광양시청 방면 2번 국도를 따라 약 5km를 가면 시청앞 사거리이다.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620m 진행 후 우회전하여 약 30m를 가면 좌측에 마동지 제방이 보인다.

 

 

 

 

 

 

 

 

 

 

 

 

 

 

 

 

 

 

 

 

 

 

 

 

 

 

 

 

 

 

 

 

 

동료 낚시인들 만류 무릅쓰고

“꺽지사는 월척붕어터 공개합니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 천류 필드스탭]

 

여수 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남해고속도로 순천-영암구간 106.8km가 10년의 공사 끝에 지난 26일 개통됐다.

이로써 순천에서 영암까지 주행거리는 40km, 주행시간은 1시간가량 단축됐다.

순천 낚시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전남 서부지역은 압해도까지 안방처럼 드나들 수 있게 뻥 뚫린 셈이다.

새로 난 고속도로를 달리고 싶어 강진읍에 사는 김현주 회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속도로가 개통됐는데 어디 쓸 만한 저수지 없소?”

김현주 회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명쾌한 답을 줬다.

“그렇지 않아도 쓸 만한 곳이 있어서 전화 드리려 했는데 마침 잘 됐네요. 이유를 묻지 말고 무조건 강진으로 오세요.”

그가 추천한 곳은 전남 강진군 군동면 호계리에 있는 1만7천평 크기의 오산지였다.

생동지, 호계지라고도 부르는 곳이다. 장흥의 평산가인 회원 홍의연씨가 틈틈이 들려 월척 얼굴을 봤다는 곳.

망설임 없이 평산가인 회원들과 함께 오산지를 찾았다.

 

여기가 민물고기 박람회장이구만!

남해고속도로 순천-영암 구간의 해룡 I.C에서 차를 올려 30여분 달렸는데 벌써 장흥I.C이다.

오산지엔 김현주 회원이 먼저 와있었다. 김현주씨는 “이곳은 민물고기 박람회장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배스 빼고는 토종 물고기는 다 있습니다. 꺽지까지 살고 있어요”하고 말했다.

저수지를 둘러보니 수초가 거의 없는 맹탕 저수지였다.

어디에 앉을지 고심하다가 홍의연 회원이 자주 월척을 뽑아냈던 무넘기를 포인트로 삼기로 했다.

다른 지역보다도 수심이 앝고 부들 수초가 수면에 한 뼘 정도 올라와 있어 포인트가 될 성싶었는데 만수위여서 물이 넘치고 있었다. 무넘기가 높고 미끄러워서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대물좌대를 깔았더니 멋진 포인트가 됐다.

저녁식사를 할 무렵 왼쪽에 앉은 이병채 회원의 대가 활처럼 휘었는데 25cm급 배스였다.

배스가 낚였다는 소식에 깜짝 놀란 김현주 회원이 뛰어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스가 없었는데...”

채집망에 들어오는 수백 마리의 납자루나 새우를 본다면 아직 배스가 확산되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아마 저수지 밑의 탐진강에서 올라온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엔 상류 물골 자리에 앉은 낚시인들이 블루길을 낚았다며 짜증을 내고 있었다.

외래어종은 하나도 없다더니 무슨 일이람. 카메라를 메고 가보니 그 물고기는 블루길이 아닌 꺽지였다.

웃음이 터졌다. “이건 우리나라 토종 물고기인데 1급수에만 사는 어종입니다”하고 설명해줬더니 그들은 몰랐던 사실을 알았다면서 고마워했다.

 

꺽지를 블루길로 오인, 잉어와 가물치에게 혼쭐도 나고

날이 어두어지자 입질이 시작되었다. 케미를 꺽는 순간부터 8치급 붕어가 여기저기서 낚여 올라왔다.

나는 듬성한 부들을 노려 새우만 써서 턱걸이 월척을 한 마리 낚고 7~8치 붕어를 몇 마리 더 낚았는데 그 뒤로는 이상하게 찌가 꼬물거리기만 할 뿐 찌올림은 없었다.

“민물고기 박람회장이라더니 향어도 있는 것인가?”

찌가 W자를 그리며 오르락내리락해서 챔질해봤더니 힘을 조금 쓰면서 딸려 나온 녀석은 황소개구리였다.

1.2m 수심에서 그것도 바닥층의 새우를 깊숙이 삼켰다. 수면의 곤충이나 잡아먹는 녀석이 어떻게 바닥까지 잠수했을까?

참 별일도 다 있다 싶었다.

밤 12시경 건너편 홍의연 회원 자리에서 커다란 물보라 소리가 들려왔다. 옆의 김현주 회원의 도움으로 끌어낸 붕어는 32cm 월척이었다.

새벽 4시경에는 좀 멀리 떨어진 홍행양 회원의 포인트에서 ‘뜰채’하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들려왔다.

참붕어 미끼에 대형 가물치를 걸었는데 결국 낚싯대 4대를 감고 80cm에 육박하는 가물치가 올라왔다.

그는 2시간 뒤엔 새우에 80cm 잉어를 또 걸어 천신만고 끝에 낚아 올렸다.

날이 밝기 시작해 카메라를 들고 저수지를 둘러보았는데 여기 저기에서 입질이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밤보다는 씨알이 잘아서 7치를 넘기지 못했다. 옥내림 채비로 바꾼 이성균씨가 아침 8시경 턱걸이 월척을 낚았다.

조황을 모아보니 월척만 5마리. 잔챙이는 방생하고 철수하려 하는데 회원들이 하나같이 ‘오산지 기사를 내보내지 않으면 안 되겠느냐’고 한다.

어종 다양하고 꽝이 없으며 월척까지 자주 올라오니 이런 곳은 우리만의 낚시터로 좀 숨겨두고 싶다는 것이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여러분보다 낚시갈 곳이 마땅치 않은 낚시춘추 독자들을 위해 이곳을 꼭 알리고 싶은 객원기자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

 

◆가는 길→ 남해고속로도 장흥 I.C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강진 방면으로 5km 가면 순지 삼거리가 나오고 바로 우측에 있는 감천1교를 건너 강진읍 방향으로 10km 가면 우측으로 생동마을 진입로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 약 600m 가면 오산지 제방에 닿은다.

 

◆오산지의 낚시 전망

취재중 수중에 마름수초가 올라오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마름수초가 저수지를 완전하게 덮기 전인 6월 중순까지는 대물낚시 패턴으로 노려 볼만하다. 현장에 참붕어와 납자루가 서식해 미끼로 사용해도 좋으나 가장 잘 먹히는 미끼는 글루텐 떡밥이었다. 떡밥에 준척급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다가 월척이 찌를 환상적으로 올려주곤 한다. 현재는 상류 일대가 포인트이지만 마름이 수면에 보이기 시작할 때면 저수지 전체가 포인트가 된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제방 지역에서 4짜 붕어가 낚이기도 했다.

 

 

◆조황문의→ 광주 광산낚시 062-952-2782

 

 

 

 

 

 

 

 

 

 

 

 

 

 

 

 

 

 

 

 

 

 

 

 

 

 

 

 

 

 

 

 

 

 

 

 

 

 

 

 

 

 

 

 

 

 

 

 

 

 

특집-도전! 4짜 붕어

 

낚시춘추 객원기자의 ‘4짜 작심 도전기’

 

순천 야흥지의 미션 임파서블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4짜 붕어가 아무리 흔해진 세상이 되었다 해도 절대로 쉽게 낚이는 대상어는 아니다. 월척의 고장 전남에 사는 나도 20년 동안 낚은 4짜 붕어는 총 10마리다. 2년에 한 마리 낚는 꼴이다. 지난 3년 동안은 4짜를 한 마리도 낚지 못했다. 그래서 작심하고 4짜 포획 작전에 나섰다. 봄이 다 가기 전에 한 마리만 낚아보자! 이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을 위해 찾은 곳은 내가 사는 순천의 야흥지였다.

 

 

최근 들어서 4짜 붕어가 과거보다 자주 낚이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필자에게는 좀처럼 4짜 붕어의 행운이 오지 않았다. 낚시춘추 객원기자를 하면서부터는 더욱 그랬다. 매번 새로운 낚시터를 취재할 목적으로 출조하다 보니 4짜 붕어가 잘 낚인다는 정보를 들어도 그곳이 최근 취재했던 곳이면 다시 취재하기란 곤란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붕어 시즌이 다소 늦게 시작되었고 날씨도 좋지 않았던 날이 많아 월척만 8마리 낚았을 뿐 아직 4짜는 낚지 못했다.

그래서 올 봄 모내기 배수철이 다가오기 전에 기어코 4짜 붕어를 만나보리라 작심하고 4짜 포획 프로젝트를 설정했다.

 

 

최근 가장 4짜 활성 좋은 야흥지로 결정

우선 낚시터 선정의 고민에 빠졌다. 4짜 붕어를 낚으려면 먼저 4짜 붕어가 서식하는 곳이어야 한다.

마릿수 호황터는 제외시켜야 했다. 고민하다가 3군데로 압축했다.

여수 복산지와 곡성 보정지 그리고 순천의 야흥지다.

세 곳 모두 배스가 서식하는 저수지로서 입질은 뜸하지만 4짜 붕어를 낚아낼 확률이 높은 곳들이다.

세 곳 중 야흥지를 선정했다. 야흥지는 지난해 이맘때 내가 하룻밤에 37~38cm 월척을 6마리나 낚은 전력이 있고 또 최근 4짜 소식이 꾸준히 들려와 나의 결심을 자극했다.

반면 여수 복산지와 곡성 보정지는 최근 조황 소식이 없어 배제했다.

4짜터는 밤새 꽝을 칠 확률이 매우 높은 곳이다. 제 아무리 4짜 아닌 5짜가 서식하고 있어도 현재 붕어들이 활발히 움직이는 곳이 아니라면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배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4짜붕어 프로젝트’에 함께할 조우를 찾았다. 문득 예전부터 4짜 타령을 한 나주의 남재문씨가 생각났다.

그는 압해도 상동지에서 4짜를 한 마리 낚긴 했지만 밤새 자동빵으로 걸린 놈이다 보니 의미를 두지 않았다.

운이 아닌 실력으로 4짜를 낚아 보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우리가 야흥지를 찾은 것은 5월 4일.

먼저 들어온 남재문씨가 내가 가르쳐준 대로 ‘가로등 밑 포인트’라고 부르는 곳에 앉아 있었다.

나는 남재문씨 자리에서 30m 가량 떨어진 갈대밭에 앉았다.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미리 케미를 꺾고 큰 벵에돔바늘 12호로 바꾼 뒤 옥수수를 두 알씩 꿰어 찌를 세웠다.

모든 준비는 끝!

그런데 초저녁부터 찌를 바라보지만 말 그대로 완전 말뚝이다.

이게 바로 배스터 붕어낚시의 고충이다. 남재문씨가 다가와 “여기 붕어가 있기나 한 겁니까”하고 미심쩍은 표정을 짓는다.

밤 11시경 맨 좌측 4.4칸 대의 찌가 언제 올라왔는지 솟아 있다가 내려가고 있었다.

그로부터 30분 후, 좌측에서 두 번째 4칸 대의 찌가 미세하게 꿈틀대는 게 포착됐다.

인터벌을 5분쯤 두고 드디어 찌가 허공을 향해 솟기 시작했다.

‘드디어 왔구나!’

찌놀림만 봐도 예사롭지 않았다. 드디어 정점에 닿았는지 올림을 멈추고 스톱! 두 손은 이미 낚싯대를 쥐고 있던 터라 강하게 챔질했다. “턱!” 입걸림 느낌만으로도 월척 이상이 분명했다.

조심스레 갈대를 헤치고 좌대 밑까지 끌고 오는 데까지 성공. 1mm도 틀리지 않은 40cm 붕어였다.

그동안 숱한 월척을 낚았을 때의 기분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4짜를 목표로 출조해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하루 더 연장! 남재문씨 43, 41cm 연타

새벽녘에 잠시 잠이 든 사이에 낚싯대가 드르륵- 끌려가는 입질을 놓쳤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날이 밝았다.

예정대로라면 철수했어야 하는데 남재문씨가 “나도 기필코 4짜를 낚아야겠다”며 하루 더 하자고 한다.

그의 의지가 너무 강해 나도 하룻밤 더 새기로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오늘은 남재문씨에게 4짜 로또가 터졌다.

초저녁인 오후 7시경 케미를 꺾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남재문씨의 포인트에서 커다란 물보라 소리가 들렸다.

“4짜다! 뜰채 뜰째!”

남재문씨의 목소리는 거의 울부짖음에 가까웠고 41cm를 낚은 남재문씨의 얼굴은 기쁨에 들떠 폭발 직전이었다.

20분 뒤 그는 더 큰 43cm를 낚았다.

4짜 붕어를 연속으로 끌어낸 남재문씨.

붕어를 들고 선 그의 손은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2박 낚시에 우리는 다섯 번 입질 받아 세 마리의 4짜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분명 큰 행운이다.

더구나 의도적으로 4짜 붕어를 낚아보겠다고 나선 작심 출조에서 기어코 4짜를 낚아냈다는 건 정말 드문 일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 이번 결과는 결코 운만 작용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치밀한 낚시터 검증과 정보 수집, 그리고 포인트에 대한 정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신 집중이 고루 어울려 이루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만약 아직도 4짜를 낚아보지 못하셨다면 필자와 같은 4짜 프로젝트를 치밀하게 꾸려보시길 바란다.

단순히 운에 맡기는 것보다 훨씬 빨리 4짜 조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순천I‧C를 나와 여수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신대교차로에서 이번에 새로 개통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순천만I‧C에서 내리면 된다. 순천 방향으로 우회전해 2번 국도로 진입, 약 2km 가면 대룡교차로. 바로 좌회전해 500m 올라가면 야흥지 제방에 닿는다.

 

█ 조황 문의 광양 낚시갤러리 061-761-1979

 

 

 

 

 

 

 

 

 

 

 

 

 

 

 

 

 

 

 

 

 

야흥지 4짜 성장의 미스터리

 

배스 유입되면 1년에 평균 3cm씩 성장한다?

 

지난해 이맘때 야흥지에서 낚인 붕어들은 37~38cm가 주종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져 37~38cm는 구경하기 힘들고 40~41cm가 주종이다.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배스가 유입된 낚시터 중에는 붕어 씨알이 매년 3cm씩 커지는 곳이 많다”고 얘기하는데 야흥지가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 것 같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지만 수많은 배스 유입터에서 이런 현상이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어류학계에서도 관심을 가져볼만한 현상이 아닐까?

 

 지난해 5월 6일 필자 혼자서 낚은 월척붕어.

대부분 38cm 전후였다.

그러나 올 해에는 대부분 40~41cm가 주종이었다.

 

 

지난해 5월 6일 필자의 하룻밤 조과.

밤새 꾸준한 입질이 이어졌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