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낚시’로 겨울낚시

고흥 용산수로, 네가있어 춥지 않다.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한파주의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어 마땅하게 대를 드리울 곳이 없다.

중부지방 같으면 얼음낚시라도 해본다지만 이곳 남녘에는 빙질이 얇아 얼음낚시도, 물낚시도 할 수 없는 상황. 그렇다고 이대로 방바닥만 지지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 12월 19일, 꽝 칠 것을 각오하고 고흥 용산수로를 찾았다.

용산수로는 전남 고흥군 두원면 용산리에 있는 폭 10m, 길이 300m의 소형 수로이다.

북쪽으로는 득량만의 광활한 갯벌이 펼쳐져 있고, 남쪽으로는 대어자원이 많지만 하절기에는 수초가 밀생해 공략하기 어려운 6천평 규모의 용산지가 있다.

또 수로 동쪽으로는 2천평 규모의 작은 소류지가 있는데 상류에 축사가 있어 축산 분뇨 때문에 낚시를 못한다.

남쪽 용산지에서 흘러들었을 법한 붕어와 가물치 자원이 고스란히 용산수로에 유입되고 있는데, 2~3년 전부터 고흥읍의 노(老)조사들이 소일거리 낚시를 했을 뿐 아직 외지엔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4짜 붕어를 비롯해 중치 이상의 붕어가 많다는 정보를 이곳저곳에서 듣고 있었지만 고흥 지역엔 워낙 유명 붕어터가 많다보니 지금에야 찾게 되었다.

 

 

“낚시대를 펴는 동안 9치 붕어가”

최홍기 회원과 이성균 회원을 먼저 수로로 보내고 나는 인근의 용산지와 성리지, 그리고 대금지를 둘러봤다.

용산지는 물이 많이 빠졌는데 맑은 물색 때문에 바닥이 보일 정도였고, 수초가 잘 어우러져 있는 성리지는 수 백마리의 청둥오리가 앉아 있었다.

 이곳을 파볼까 생각하면서 포인트를 살피는데 마침 지나가는 촌로가 “이곳은 괴기 없으니 낚시하려면 고흥호나 가봐” 하면서 낚시를 말린다.

이유를 물어보니 지난 가을에 물을 죄다 빼버리고 제방공사를 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차를 돌려 대금지로 가봤다.

대금지는 중앙부위를 제외하고는 다 얼음이 잡혀 낚시대를 펼 수 없었다. 아니다 싶어 차를 돌리는데 최홍기 회원에게 전화가 왔다.

“수로에 도착하자마자 대를 펴고 있는데 입질을 받아서 9치 붕어를 낚았습니다.”

곧바로 용산수로로 향했다. 겨울 들어 고흥꾼들이 계속 드나들었는지 연안 갈대밭을 헤치고 낚시했던 흔적이 몇 군데 눈에 띄었지만 다른 낚시인은 없었다.

수로는 해질 무렵 피크 타임이란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저녁식사를 미루고 초저녁 낚시에 집중했다.

밤 8시까지 최홍기 회원이 준척급으로 5마리를, 그리고 이성균 회원이 4마리의 붕어를 낚았다. 월척은 없었지만 최악의 겨울 상황에서 이렇게 찌맛을 볼 수 있는 낚시터가 있다는 게 더 없이 고마웠다.

 

 

“삼십마리씩 준월척이 낚은 곳인데 어떻게 알고 왔소?”

밤이 깊어지자 입질은 사라졌다.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다시 낚시 자리에 앉았는데 연안에 살얼음이 끼기 시작했다.

낚시대를 접고 잠을 잔 뒤 새벽에 다시 나와 보기로 했다. 하지만 아침 상황은 더 좋지 않았다.

살얼음이 수로 전역에 깔려서 철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나이 지긋한 한 분이 포대에 둘둘 만 낚시대를 들고 와 수로를 살펴본다. 살얼음을 본 노조사는 낭패라는 듯 혀를 끌끌 차더니 우리를 보고 “아침에 해가 떠오르면서 오후 3시 까지는 지속적으로 입질을 해줘 하루에 많게는 삼십 마리 준월척을 낚아 가기도 했는데 어떻게 이곳을 알고 찾아왔소?”하고 묻는다.

노조사의 말을 들은 우리는 포기 하지 않고 살얼음 낚시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수초제거기를 이용해 살얼음을 깨 구멍을 내고 낚시를 하는데 최홍기 회원이 8치 붕어를 낚아냈고 그 뒤 붕어 몇 마리를 더 추가 했다.

여러 정황을 봤을때 어자원이 풍부한 게 분명했다. 얼음이 녹은 다음 본격적인 밤낚시를 시도해보기로 하고 철수 했다.

용산수로는 폭이 좁은 수로여서 건너편 갈대를 공략하는 게 주효했다. 중앙부에는 말풀이 자라고 있다. 햇살이 완전히 퍼져 수온이 올라가고 있을 때 지렁이 미끼에 입질이 잦았다.

현장에서 채집되는 참붕어와 새우를 미끼로 활용하면 씨알 선별력이 있을 것 같다.

 

 

가는길 ☞ 호남고속도로 주암나들목을 나와 고흥방면으로 진행, 벌교초입에서 신도로를 이용 과역을 지나면 운대교차로가 나온다. 운대 교차로로 내려 300m가면 우측에 운대식당이 있고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3km를 진행하면 신월 삼거리에 닿다른다. 여기에서 우측 신월리마을 표석을 보고 우회전하여 500m 정도 가면 신월마을을 지나 용산저수지가 좌측에 있고 약 300m 정도 더 내려가면 갈대숲으로 가려진 용산 수로에 닿은다.

 

 

 

갈대가 무성한 용산수로. 아침에는 살얼음이 얼어 있었다

 

 

포인트로 진입하고 있는 화보팀.

 

 

 

 

최홍기 회원의 준척조과.

 

 

 

 

초저녁 낚시와 살얼음낚시를 해서 거둔 조과. 7~8치 붕어가 주로 낚이었다

 

 

 

 

 

"칭찬합시다"

무안 부들조우회 그린 회칙

“우리는 청소부터 하고 낚시합니다”

 

김중석 낚시춘추객원기자. (주)천류필드스탭

 

지난달 11월 20일 화보촬영을 위해 무안 부들 조우회의 정기출조에 동행했다. 장소는 무안 용월지.

오후 4시쯤 모두 모인 조우회 회원들은 간단하게 개회식 인사를 나누고 흩어졌다.

각자 포인트를 보러 가는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다.

그들이 손에 든 것은 낚시가방이 아닌 쓰레기 봉투. 회원들 모두 쓰레기 봉투 한 장씩 들고 저수지 청소에 나섰다. 그렇게 잠깐 동안 주워온 쓰레기가 7개의 봉투를 가득 채웠고 저수지 주변은 눈에 띄게 깨끗해졌다.

부들 조우회 이호수 회장은 “우리 부들조우회는 송귀섭선생님 팬클럽인 평산가인에서 활동하는 무안. 함평 낚시인 14명이 모여 만든 낚시회입니다. 매월 한 차례 정기출조를 하는데 내 지역의 낚시터를 찾아온 타지 낚시인들이 보다 쾌적한 낚시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정기출조때 마다 낚시터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낚시를 하기 전 주변 청소를 하는게 우리 회칙입니다” 하고 말했다.

 

 

내고장 낚시터를 쾌적하게 만들고 싶다.

타 낚시인들이 쾌적하게 낚시를 즐기고 갈 수 있도록 한다니, 그것은 자기 고장을 아끼고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타지 꾼들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배려하는 그들의 마음씨가 너무 고와 보였다.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주변의 도움도 이어지고 있다. 단골 낚시점인 목포 신안낚시의 김평호 사장은 부들 조우회 정기출조때마다 쓰레기 봉투를 지원해 주고 있다.

원래 김평호 사장은 부들조우회에 낚시용품을 지원해주려 했는데 회원들이 ‘정기출조 때마다 청소를 하고 있으니 차라리 협찬을 해주려면 쓰레기 봉투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정기출조 상품으로 쓰레기 봉투를 주는 것도 새로웠고 낚시터 청소를 회칙으로 삼는 낚시회도 새로웠다.

이날 용월지의 조황은 부진한 편이었지만 그 어느 취재 현장보다 뜻 깊은 출조였다.

 

 

 

쓰레기가 여기 저기 연안에 많이 보였다.

 

 

낚시 쓰레기도 있지만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까지 많은량의 쓰레기들로 눈에 거슬렸다.

 

 

용월지 주변의 쓰레기를 줍고 있다.

 

 

쓰레기봉투를 들고 본부석으로 향하는 회원들.

 

 

 

깨끗해진 용월지의 풍경.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들고 한자리에 모인 무안 부들조우회 회원들

 

 

 

필자가 직접 땅을 파 채집한 산지렁이

 

‘산지렁이’의 놀라운 효능

큰 덩치 큰 꿈틀거림으로 감탕에서 특효

씨알 선별력보다는 빠른 입질유도가 장점. 말렸다가 물에 불려 쓰면 겨울에도 효과 높아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 천류 필드스탭]

 

 

산지렁이는 비오는 날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종 지렁이다.

크고 징그러워서 손에 쥐기도 부담스럽지만 너무 커서 붕어에게 먹힐까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산지렁이는 월척은 물론 중치급 붕어까지 마릿수로 낚을 수 있는 탁월한 미끼이다.

나는 15년간 산지렁이를 미끼로 많은 붕어를 낚아왔다.

 

장어낚시의 특효 미끼로만 알려져 있는 산지렁이를 이용하여 마릿수 낚시와 붕어 대어낚시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 동안 오랜 출조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해 보려 한다.

 

 

내가 산지렁이를 처음 써본 것은 1995년 가을이다.

추수가 끝날 무렵 경남 사천시 곤양면에 있는 곤양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인근 밭에서 경운기로 마늘을 심는 광경을 구경하다가 경운기가 갈어엎은 흙 사이로 굵은 산지렁이를 두 마리를 발견했다.

한 낮이라 입질도 없고 해서 호기심에 산지렁이를 반으로 잘라 바늘에 꿰어 부들수초가 삭아드는 구멍에 넣었다.

‘뱀 같은 산지렁이를 과연 붕어가 먹을 수 있을까?’ ‘크기로만 보면 참붕어, 새우와 별 차이가 없으니 어쩌면 붕어가 좋아 할지도 몰라’ 여러 생각이 교차하고 있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찌가 천천이 솟구치는게 아닌가! 일부려 찌 올림을 감상하다가 몸통이 거의 들어날 때 강하게 챔질했다. 그랬더니 35cm 월척이 올라 왔다.

해가 중천에 뜬 대낮에 이게 웬 떡이람! 그동안 새우나 참붕어로 많은 월척을 낚아봤지만 산지렁이로 월척을 낚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기에 얼떨떨했다.

 

사천 곤양지와 고흥 성리지 사용 후 효능 확신!

그 후 출조 때마다 논밭을 뒤졌지만 산지렁이 채취는 좀처럼 쉽지 않았고 곧바로 겨울이 찾아오면서 산지렁이는 더 이상 써볼 수 없었다.

이듬해 봄 고흥 성리지에서 다시 산지렁이를 써 보았다. 그리고 월척 세 마리와 준척 여러마리를 낚아서 산지렁이의 효능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후 15년간 3회 출조에 한 번정도는 반드시 산지렁이를 미끼로 갖고 간다.

단점은 채집의 어려움이다.

산지렁이가 낚시인들에게 대중적인 미끼로 다가가지 못한다면 가장 큰 이유는 채집의 번거러움일 것이다.

산지렁이는 워낙 굵고 길어서 통째 쓰는 것보다 잘라 쓰는 게 좋다. 자르면 체액이 줄줄 흘러 냄새가 지독하다.

그래서 손보다 가위로 잘라 쓰면 좋다.

그러나 산지렁이가 새우나 참붕어를 앞서는 대물 미끼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항상 산지렁이만 갖고 다녔을 것이다.

새우가 잘 먹히는 곳과 참붕어가 잘 먹히는 곳이 따로 있는 것처럼 산지렁이가 잘 먹히는 낚시터가 따로 있었다.

또 잘 먹히는 상황도 존재 한다.

지난 1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산지렁이 사용법’을 소개해 본다.

 

산지렁이는 어디서 채취하나?

가장 쉽게 채집할 수 있는 곳이 낙엽이 썩어가는 곳이다.

낙엽썩은 곳 아래의 흙은 유기물이 풍부해 산지렁이가 매우 좋아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썩은 낚엽만 들춰도 산지렁이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점차 땅 속으로 깊이 숨어 그때는 30cm 는 족히 파야 산지렁이를 채집할 수 있다.

한편 벌초때 베어놓은 풀이 드껍게 쌓인 곳은 썩은 풀이 이불 역할을 하므오 겨울에도 앝은 깊이에서 산지렁이가 발견되곤 한다.

육안으로 산지렁이 서식을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분변토(지렁이 배설물)를 찾는 것이다.

콩알 크기의 둥근 흙알갱이가 쌓였으면 산지렁이 서식처이다.

특히 응달지고 습기가 많은 곳에 낙엽이 썩고 있으면 그 주변에 분변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지푸라기를 많이 덮어 놓은 과수원 나무 밑에도 산지렁이가 많이 살고 있다.

땅을 파는게 귀찮다면 물을 사용하는 채취방법도 있다. 분변토가 있는 곳에 물을 부으면 잠시후 지렁이가 땅 밖으로 기어 나온다. 비가 오면 산지렁이가 길가로 나오는 것과 마찬 가지다. 예전에는 밭에 가도 산지렁이가 몇 마리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농약을 과도하게 써서 그런지 잘 볼 수가 없다.

메마른 땅에는 산지렁이가 살지 않으므로 아무리 깊이 파도 소용이 없다.

 

어떤 낚시터에서 산지렁이가 잘 먹히나?

나의 경험으로는 일단 참붕어가 잘 먹히는 곳에서 산지렁이의 입질이 빨랐다. 바닥이 감탕인 지역 즉, 수초가 많은 평지지나 수로에서 잘 먹힌다. 부들과 마름 수초가 자라는 곳도 좋다.

경험상으로 갈대가 자라는 저수지에서는 입질이 더딘 것을 볼 수 있었다. 저수지의 형상이 평지지나 준계곡지에서 잘 먹히고 새우빨이 좋다는 계곡지에서는 입질을 볼 수 없었고 갈겨니등의 잡어가 많은 곳에서는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산지렁이가 잘 먹히는 시기는?

산지렁이를 미끼로 하는 붕어낚시는 포인트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다.

낚시가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나 산지렁이를 미끼로 쓸 수 있다.

연중 계속해서 사용해도 무방한데 가장 잘 듣는 시기는 여름에는 장마가 시작되고 새물인 흙탕물이 밀려들어 올 때와 가을에는 마름 수초가 삭아드는 시점과 부들 수초는 줄기와 잎이 탈색될수록 좋은데 그만큼 부들수초대에는 미생물들이 많이 붙어 있어 훌륭한 포인트로 부들 수초가 점점 삭아들어 갈 때가 피크이다.

겨울철에는 수온이 낮아 물이 맑은 곳이 많은데 물 맑은 곳에서는 일반 지렁이의 움직임으로 붕어를 유혹하고, 물이 완전 탁한 지역이라면 산지렁이를 이용해 씨알의 선별력을 줄 수가 있다. 특히 쓰러져 있는 부들밭이 수온이 높아 물색이 유윷빛을 띤다면 산지렁이를 이용해 월척급 이상의 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다.

 

 

 

산지렁이는 씨알 선별 능력이 있나?

오랜 경험으로 산지렁이로 낚시를 해보면서 느낀 것은 꼭 대어 미끼만은 아니라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참붕어나 새우에도 준척급 씨알의 붕어와 월척급도 달려들듯이 준척급 씨알의 붕어도 낚인다.

다만, 산지렁이가 다른 생미끼에 비하여 입질이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미끼를 작게 사용할수록 준척급 붕어가 낚이고, 그 낚시터와 포인트에 따라 미끼의 크기를 조절해주면 월척급 이상의 붕어만을 골라 낚을수 있는 묘미도 있었다.

 

 

 

산지렁이의 미끼 사용요령은?

산지렁이가 물속에서 어느 정도 고패질을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은게 좋다.

몸집이 크고 큰 바늘이 관통하기 때문에 쉽게 죽는다.

보통은 감성돔 6호 바늘에 토막 꿰기와 누벼꿰기, 그리고 통째로 관통 꿰는 방법이 있다.

토막 꿰기는 3~4cm 정도로 잘라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대어 뿐만 아니라 준처급들의 붕어까지 노리기 위한 방법이고,

누벼꿰기 10cm 정도 크기의 산지렁이를 바늘에 여러번 걸쳐 꿰어 쓰는 방법으로 월척급 이상의 붕어를 노릴때 사용하는데 처음엔 부피가 커서 붕어가 먹을 수 있겠냐고 의문이 들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잡어들이 체액을 빨아먹고 껍질만 늘어져 있어 왠만한 크기의 붕어는 한 입에 삼켜버린다.

관통꿰기 흔히 장어낚시에서나 볼 수 있는 방법으로 목줄까지 올려서 꿰는 방법인데 붕어 대어낚시에서는 잡어의 성화를 피해 바늘에 오래 붙어 있게 하기 위함이다.

또 한 마리의 붕어를 낚았다 하더라도 바늘에 걸려 있는 늘어진 지렁이를 누벼꿰기 형식으로 바늘에 다시 꿰어 재 사용하기도 하는데 싱싱하지 않더라도 입질은 해준다.

 

 

산지렁이 미끼의 챔질 타이밍은?

참붕어 미끼 사용시와 같이 한 템포 늦게 챔질 해야 정확한 입걸림을 유도 할 수 있다.

바닥이 비교적 깨끗한 부들밭의 경우 찌가 몸통까지 완전 올라와 정점에 도달하여 멈칫 할때 챔질해야 하고, 삭이드는 마름수초밭에서는 바닥 상태가 생각처럼 깨끗하지 못하므로 찌 올림이 좋은것 만은 아니다.

찌가 세마디 올라오든 네마디 올라오든 찌 끝을 읽고 멈칫 거릴때 챔질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붕어는 산지렁이 미끼 사용시에는 거의 대부분 찌가 올라오는 입질을 하는데 간혹 끌려 가는 입질이 있을 수 있다.

이는 가물치나 메기, 동자개, 장어의 입질일 수 있는데 찌가 끌려가기 시작하면 반사적으로 꾼들은 챔질을 하는데 어차피 끌려 가는 입질은 붕어가 아니므로 그냥 내 버려두다가 약 3~4초 지나 낚시대에 끌려가는 감(感)이들 때 챔질 하면 외외로 장어일수도 있다.

특히 해안가 저수지나 수로에서는 장어의 확률이 높다.

 

 

 

잡어들의 공격이 많을때는?

최대의 적은 동자개이다. 동자개는 초저녁부터 왕성한 활동을 시작해 밤이 깊을수록 동자개의 입질은 뜸 한 편이다.

왕성하게 입질을 할 때는 산지렁이 미끼를 사용하는 것을 피하거나 낚시대 위치를 바꿔서 미끼로 활용하다보면 외외로 동자개의 입질을 피 할 수 있고, 블루길도 마찮가지이다.

배스터의 경우 산지렁이가 이미 죽어서 늘어져 있거나 한번 사용했던 산지렁이를 바늘에 꿰어 재 사용하면 배스의 입질을 피 할 수 있다.

참붕어나 갈겨니의 입질은 미끼 자체가 크기 때문에 한입에 삼키지 못해 계속해서 쪼아 먹기만 할 뿐, 미끼 그 형체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큰 붕어가 들어오면 잡어의 입질은 뜸해지면서 붕어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산지렁이의 보관 방법은?

무더운 여름철의 경우 고온 다습해 산소 부족으로 쉽게 죽는다. 한 마리가 녹아들기 시작하면 짧은 시간에 모두 녹아 폐사하고 만다. 아이스박스에 신문지로 감싸거나 지렁이통에 담아 얼음과 함께 물과 접촉이 안되게 보관 하면 장시간 보관 할 수가 있고, 늦 가을 부터는 일회용 스티로폴 박스에 흙과 함께 보관하면 겨울내내 보관 하면서 사용 할 수 있다.

또 일반 지렁이와 마찮가지로 산지렁이 역시 야행성이다. 사용후 반드시 지렁이통의 뚜껑을 닫아서 보관하여야 한다.

 

한 겨울철에는 산지렁이 채취가 어려울 때는?

겨울철에 사용할 빈도가 적다. 냉수대로 물이 맑아지기 때문인데 그래도 꼭 사용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면 소량의 산지렁이를 채취하거나 장마철 비오는 날 도로가에 기어 다니는 산지렁이를 주워 모아서 햇볕에 말리면 된다.

수분이 없게 오징어 발 말리듯이 그대로 말리면 썩지도 않고 냄새도 없이 건조한 상태로 오랬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사용할 때는 미지근한 물에 약 1시간가량 담궈 놓으면 말라있는 산지렁이의 몸에 물이 머금어 부풀게 되고 죽었지만 미끼로서 충분한 가치를 한다.

 

 

지렁이는?

 

지렁이는 환형동물문 (Phylum Annelida), 빈모강 (Class Oligochaeta)에 속하는 생물이다.

지렁이의 생김새는 길쭉하게 생기고 다리가 없으며 많은 마디들로 이루어진 몸통을 오무렸다 폈다 하면서 이동하고 눈과, 코, 귀가 없고, 특별한 호흡기관이 없으며 호흡은 피부호흡을 한다.

지렁이는 전 세계적으로 약 3,500종에 이르며, 흙 속이나 늪·호수·동굴·해안 등 사막과 극지 같은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60여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렁이는 ‘지구 토양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지렁이가 토양 성분을 개량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렁이가 싸는 똥을 ‘분변토’라고 하는데 탄소와 질소·황 등의 성분을 배출하므로 토양 속의 유기물 찌꺼기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또 소화액과 배설물 안에 들어 있는 미생물은 비유기질 토양에 들어 있는 식물성 영양소를 녹이는 역할을 한다.

그 밖에 구멍을 파서 토양에 공기가 잘 통하게 하고 물이 토양 속으로 잘 스며들게 한다. 지렁이는 피부 호흡을 하기 대문에 피부에 점액을 분비해서 비부를 항상 촉촉하게 한다.

물속에서도 어느 정도는 버틸 수가 있지만 서식지에 물이 고이면 산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땅 위로 올라오고, 덩치가 큰 산지렁이가 작은 지렁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산소 부족을 느끼게 되어 밖으로 나오게 되고 우리가 비오는 날 흔하게 보는 지렁이가 바로 그것이다.

 

 

산지렁이의 정확한 학명은 ‘외무늬지렁이’이다

 

산지렁이는 외국에서 수입한 붉은 지렁이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종이다.

통상 산지렁이라 부르지만 정확히 나누면 ‘참지렁이’ ‘밭지렁이’ ‘외무늬지렁이’ 세 종이 있다.

세 종 모두 우리나라 산림 토양에 광법위하게 분포하고 6~10월 많이 채집된다.

그 중 참지렁이는 갈색을 띠고 10cm 안팎이 많은 중형종이며, 외무늬지렁이는 등쪽이 적갈색이고 20cm 까지 자라는 대형종이다. 붕어낚시 미끼로 소개한 것은 대형종인 외무늬지렁이이다.

 

 

 지렁이의 구조

 

 

 산지렁이

 

 

 지렁이 똥이라고 일컽는 분변토. 

이 분변토가 있는곳엔 어김없이 산지렁이가 서식하고 알갱이가 클 수록 산지렁이의 씨알도 크다.

 

 

 산지렁이와 분변토..

 

 

 

 산지렁이 채취하는 모습.

 

 

 지렁이 밭에서의 산지렁이.

 

 

 튼실한 산지렁이.

 

 

 한 마리의 크기가 볼펜 크기 정도이다.

 

 

 부엽토 밑에서 15분간 채집된 산지렁이.

 

 

 양식된 일반 지렁이와 산지렁이의 씨알 비교 사진

 

 

 산지렁이의 누벼뀌기 사진.

미끼가 크게 보일지 몰라도 물속에선 잡어들이 체액만 빨아 먹고 부드러운 가죽만 남아도 충분한 미끼가 된다.

 

 

 일반 지렁이 누벼꿰기 사진

 

 

 토막꿰기.  2~3cm 정도 가위로 잘라 사용하면 된다.

 

 

 산지렁이 올려뀌기로 잡어 성화가 심할때 이 방법을 사용해 오랬동안 바늘에 미끼가 붙어 있게 한다.

 

 

 산지렁이 올려꿰기

 

 

 산지렁이를 물고 나온 붕어.

 

 

 

 영광 단주지의 때깔 좋은 붕어.

 모두 산지렁이에 낚이었다.

 

 

 

 꾸역꾸역 산지렁이를 먹고 나온 준턱급 붕어.

붕어만 떼어내고 미끼를 다시 재 사용할 수 있다.

 

 

 말린 산지렁이.

채집이 어려운 겨울철에 사용하기 좋다. 물에 1시간 가량 불리면 사용이 가능하다.

 

 

 말린 산지렁이. 썩지 않고 냄새도 없으며 장기 보존도 가능하다.

 

 

 말린 산지렁이를 습기가 차지 않게 비닐 포장지에 보관하면 오랬동안 보관도 가능하다.

 

 

지난 10월 30일 곡성 백련지에서 산지렁이로 월척을 낚은 필자.

 

 

 

 

 

 

 

 

 

 

 

 

 

 

 

 

 

 

 

 

 

 

 

 

 

 

 

 

 

 

 

 

 

 

 

 

 

 

 

 

 

 

 

 

 

이성균 회원이 상류 부들수초대에서 잉어를 끌어내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수초에 바짝 붙인 낚시대에서 입질을 받았다.

 

 

못말리는 꾼들의 이색 조행기

 

광양와우지 도강대작전

진입로 없어 수십년 방치된 상류 수초대는 붕어밭이었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 (주)천류 필드스탭]

 

순천에 살면서 광양의 직장으로 출퇴근한 지 2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출퇴근 버스에 기대어 앉아 창밖을 보노라면 늘 시선이 꽂히는 저수지가 있었다.

상류에 부들과 갈대, 땟장수초들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있지만 하류 외엔 진입로가 없어 늘 포기 했던, 광양시 마동의 와우저수지였다.

그러다가 마침내 보트를 동원해 와우지 상류까지 진입하는 도강(渡江) 작전을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와우지는 광양시 마동에 위치한 2만1천여 평의 평지형 저수지이다. 광양제철소가 들어서기 전인 80년대 초반까지만 태인도라는 섬이 있었고 와우지는 그 섬의 주민들 식수원이었다. 그 후 제철소가 건설되면서 와우지는 식수원으로의 기능을 상실했고 주변 논밭도 시가지로 바뀌면서 농사용으로도 사용하지 않은 폐물 저수지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수질은 여전히 일급수이다. 해발 497m 가야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그대로 유입되어 항상 수질이 깨끗하고 내가 지켜본 24년간 한결같이 80% 이상의 수위를 유지해 왔다.예전에 양식을 한다고 잉어 치어를 많이 방류 했다가 실패했는데, 그 잉어가 10년 이상 자라 현재는 대를 세우지도 못할 정도의 엄청난 대어들이 되었다.

바닷가라 장어와 참게도 많지만 외래어종은 없다.

채집망을 담궈 보면 참붕어보다도 납자루가 한 사발씩 채집되고, 작은 씨알의 새우도 채집된다.

우리가 와우지 평정에 나선 날짜는 10월23일. 광주에서 내려온 배호남 회원과 필자의 보트 두 대를 이용해 상류 수초대로 건너가기로 했다. 보트에 장비를 가득 싣고 상류로 노를 저어 갔다. 상류에 다다르자 부들밭을 보고 배호남 회원이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이런 곳에 이렇게 훌륭한 포인트가 남아 있었어요?” “그러게, 나도 이곳에 들어와 낚시를 해야 한다고 꿈만 꿔온 지 이십사년 만에 처음 보는 풍경이여.”

최상류에는 환상적인 포인트가 즐비했으나 약 300m의 산길을 타고 내려오기가 험난해 미답의 포인트로 남아 있었다. 이제 그 뚜껑이 열리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전인미답으로 남아 있던 상류에 깃발을 꽂다

상류에 차례로 이성균, 김찬승, 이병곤 회원을 내려 줬다. 배호남 회원은 보트낚시를 해보겠다고 부들 안쪽으로 들어가 수초직공낚시를 했다. 어두어지면서 물고기들의 움직이는지 잔잔한 수면이 일렁이고 부들수초대가 흔들린다.

케미를 꺽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르르 끌고 가는 입질. 분명이 붕어입질은 아닌 것 같은데 장어일까? 헛챔질하기를 몇 번, 정체는 참게였다.

밤 7시경 보트를 타고 낚시하던 배호남 회원이 첫 붕어를 낚았다. 8치급 붕어가 새우를 물고 나왔다고 한다. 잠시 후 옆 자리의 이성균 회원이 강한 챔질과 함께 낚시대를 세우더니 “고기가 부들을 감아버렸다”며 수초제거기를 가져오라고 소리친다. 부들을 자르고 빼낸 것은 붕어가 아닌 300g 정도의 장어였다. 이 정도의 장어는 와우지에서는 치어에 불과 하다. ‘박카스병‘ 보다 굵은 장어가 자주 낚이는 곳이므로.

와우지는 상류에만 수초대가 몰려 있어 분명 붕어들이 먹이 사냥을 위해 상류로 몰릴 만한데 왠지 잔 씨알의 붕어만 낚였다. 보트위의 배호남 회원이 요란한 물소리를 내기에 이제사 4짜급 붕어를 낚는군아 생각했는데 50cm가량의 잉어였다 한편 제방의 부들밭 포인트에 남아서 낚시를 하던 오길년 회원 역시 잔 씨알의 붕어만 낚이고 9치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밤 12시경, 마침내 필자가 32cm 월척을 낚았다. 미끼는 옥수수였다. 말풀이 삭아드는 맨바닥 포인트였는데 유독 필자의 포인트에만 동자개가 달려드는 바람에 옥수수로 미끼를 전환했더니 점잖은 찌올림이 이어졌고 7~8치 몇 마리를 낚고서 첫 월척을 낚아낸 것이다.

새벽으로 가면서 이성균 회원과 김찬승 회원이 각각 한 마리씩의 월척을 낚았는데 모두 옥수수에 올라 왔다.

 

생미끼엔 잔챙이 성화, 월척은 옥수수에

광양시는 와우지에 습지공원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습지공원이 되면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일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와우지에서 낚시할 기회는 올 겨울과 내년 봄뿐일지도 모른다.

와우지에서는 참게와 동자개가 많아 생미끼보다는 옥수수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았다. 납자루는 선별력이 없어 5치 붕어도 납자루를 물고 나왔고, 새우역시 마찬가지였다.

간혹 미터급 잉어가 순식간에 대를 차고 나가 버리는 경우가 많아 든든한 뒷고리는 필수적이다.

 

♦ 가는 길 남해 고속도로 옥곡 I.C를 나와 861번 도로를 따라 제철소 방향으로 약 5km 정도 진행하면 마동과 태인도를 잊는 금호대교가 나온다 여기에서 광양시청 방향 2번국도로 200m 정도 직진하면 우측에 와우지가 보이고 상류 포인트로의 진입은 제방 좌측 대성주유소 쪽에서 오르막길을 오르면 우측에 저수지 수면이 보인다.

 

♦ 조황문의 광양낚시갤러리 중마점 (061) 793-2788

 

 

최상류 부들수초를 공략하기 위해 보트를 이용해 수초작업을 하고 있다.

 

 

채집망에 들어온 납자루들. 바닥미끼로 효과적이다.

 

 

상류로 건너가기 전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이성균(좌) 김찬승 회원이 상류에서 거둔 조과.

 

 

제방에 앉은 오길년 회원은 준척 붕어를 낚았다.

 

 

이곳을 예전엔 이렇게 로프를 타고 진입했지. 이성균(위) 김찬승 회원이 포인트 진입 모습을 재현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해질 무렵  첫 입질로 장어를 낚아낸 이성균 회원

 

 

상류 도강 작전. 필자가 노를 저어 포인트로 향하고 있다.

 

 

밤낚시 전경. 멀리 훤하게 보이는 불빛이 전남 드레곤즈 축구장이다.

 

 

이성균 회원의 포인트. (좌안 중 상류)

 

 

새우를 먹고 낚여올라온 붕어.

 

 

 

 

 

 

 

 

 

제방 우측에서 바라다본 와우지. 광양시에선 내년에 이곳을 습지공원으로 만든다고 한다.

 

 

월척붕어와 한판승부. 필지가 대를 세워 붕어를 연안 가까이 끌어내자 배인석 회원이 뜰채를 댈 준비를 하고 있다. 

 

무안 영화정지, 옥슬낚시에 마릿수 폭발

옥수수슬로프 호남상륙

새로운 채비로 터 센 대물터의 속옷을 벗겼다.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옥슬낚시 열풍이 영남에 이어 호남까지 불어 닥치고 있다.

대물낚시, 전통 바닥낚시만 고집하던 전라도 낚시인들이 대물붕어를 낚으며 마릿수까지 즐길 수 있는 이 낚시방법에 점점 더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추석 연휴 첫날 함평 문암지에서 밤낚시를 하는데 이성균 회원이 대뜸 “옥내림은 어떻게 하는 거랍니까?” 하고 묻는다. 현장에서 옥수수슬로프낚시(옥슬낚시=옥수수내림낚시= 옥내림낚시)로 마릿수 붕어를 낚아내고 있는 꾼을 보고는 갑자기 옥내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옥수수슬로프 낚시를 즐겨 해왔던 필자가 한번 배워보라고 했을 때는 “투박하지만 대어 채비로 한 마리를 걸더라도 굵은 붕어만 낚겠다”고 우길때는 언제이고 이제야 옥내림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도 월척붕어 얼굴 보기가 힘들었나 보다.

즉석에서 의견이 모아졌다. ‘내일 밤은 모든 채비를 접어놓고 순수하게 옥수수슬로프 낚시를 해보자’고. 그리고 출조지 선정은 박경희 회원에게 맡겼다. 옥슬낚시만을 위해 박경희 회원에게 주문한 것은 ‘대어 자원이 많고 외래종 어류가 서식하고 있으면서 터가 아주 센 저수지’였다. 그랬더니 박경희 회원은 무안 일로읍 영화정지를 추천했다.

 

 

대물꾼 이성균 회원의 변절

영화정지는 무안군 일로읍 죽산리에 위치한 1만2천평 규모의 평지형 저수지이다.

저수지내에 물이 솟아난다 하여 우물 정(井)자를 사용하여 영화정이라는 지명이 나오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연안에 땟장이 즐비하게 자라고 있고 여름에는 마름 수초가 전역을 뒤덮을 정도로 밀생하는 곳인데 좀처럼 붕어 얼굴 보기 힘든 저수지로서 낚였다 하면 ‘한 방’이라 할 정도로 아주 드물게 월척과 4짜 붕어가 낚이는 곳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블루길과 배스가 유입되면서 더욱 낚시가 힘들어져 꾼들이 잘 찾지도 않아 한적한 곳이다. 최고의 시즌은 추수가 한창 진행 중일 때부터 겨울까지인데 이때 대어급 붕어가 낱마리로 배출되는게 고작이다.

또 토종붕어 낚시인들보다 한겨울 햇살을 마주보고 제방에 앉아 중층낚시로 떡붕어를 낚아내는 꾼들이 많을 정도로 떡붕어 자원이 많은 저수지다.

추석날 오후에 회원들과 영화정지를 찾았다. 도회지에서 고향을 찾아온 꾼들이 블루길로 손맛을 보고 있었다. 좌안과 상류에 두명씩 짝을 지어 포인트를 정한 우리는 먼저 채비부터 만들었다.

박경희 회원과 배인석 회원은 벌써 옥수수슬로프에 입문하여 마릿수 재미를 쏠쏠히 봐온 터라 채비는 어느 정도 셋팅되어 있지만 오늘 이곳으로 오게 한 장본인인 이성균씨의 채비는 하나도 준비되어 있지 않아 하나 하나 가르쳐가면서 채비를 만들었다.

“물찌가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해요?”

옥슬낚시를 하고 싶은데 물찌가 없어 내심 고민했다는 그의 말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물찌가 있어야만 옥수수슬로프 낚시를 한다고 생각 하고 있는 것 같다.

“꼭 물찌가 아니어도 충분하다”고 했더니 가방에서 찌통을 꺼내 한 다발 찌를 쏟아놓는다.

그중에 저부력찌를 골라서 채비를 만들었다.

 

저부력의 찌라면 옥슬낚시 가능

원줄 5호만 고집하던 그가 원줄 1.5호로 바꾸려니 불안했는지 못 믿겠다는 눈치이다.

어쨌든 1.5호 줄로 원줄을 묶고 목줄을 그보다도 아래인 1호 줄로 묶어 찌맞춤법과 수심 측정하는 법을 가르켜 바로 낚시에 들어갔는데, 오후 시간이라 블루길의 입질이 많았다.

처음 옥수수슬로프 낚시를 하기에 두 대 정도만 펴게 했다.

이때부터 그 많던 블루길의 입질은 사라지고 순수하게 붕어만 낚여 올라왔다. 대어터라서 월척 이상의 붕어도 내심 기대했지만 월척은 낚이지 않았다. 그런 사이 옆자리에서 옥슬낚시를 처음으로 배운 이성균 회원도 네 마리째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는데 “이렇게 약한 줄에도 아홉치 붕어가 터지지 않고 나올 줄 몰랐다”며 신기해 한다.

한편 좌측 마을 앞 포인트에서도 조황이 좋은 듯 가로등 불빛 아래가 분주하다. 뗏장이 앞쪽에 약간 깔려 있어 붕어를 들어내기 힘든 곳인지라 박경희 회원과 배인석 회원이 교대로 뜰채질을 해 주는 것이 보였다. 밤 10시경 박경희 회원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각각 10여수를 낚았는데 7치 이상의 붕어들이며 월척은 아직 낚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영화정지 생긴 이래 최고의 마릿수 호황인갑소!!”

밤 11시 야식을 준비해서 영화정지를 찾아온 이호수씨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영화정지에서 이렇게 붕어가 많이 낚인 건 처음 본다“고 했다.

“옥수수슬로프낚시가 씨알 선별력은 없어도 마릿수 조황은 좋다더니 정말이군요 내 눈으로 확인한 이상 바로 옥수수슬로프 채비를 만들어야겠어요” 라고 말했다.

아마 지금쯤 그는 영화정지에서 옥수수슬로프낚시를 즐기고 있지 않을까?

한바탕 정신 없이 입질이 이어지더니 야식을 먹고 난 후에는 잠잠했다. 예전에도 느끼는 것이지만 옥슬낚시에서 입질이 들어올 때는 몰아치기로 들어와 정신을 못 차리게 하고는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잠잠하다가 또 정신없이 입질하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 새벽에는 틀림없이 또 입질이 들어올 것이라고 믿고 의자 깊숙이 몸을 묻고 잠시 눈을 붙였다.

동네에서 들려오는 닭울음소리에 깨어보니 6대의 낚시대가 전부 수초 사이에 처박혀 있었다. 한 차례 붕어가 회유를 한 것 같은데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간간이 이어지던 입질과 사뭇 다르게 끌고 가는 찌를 포착! 잠길 쯤해서 챔질했는데 옆으로 째는 힘이 엄청났다. 배인석 회원이 뜰채로 건져 올린 것이 32.5cm 원척이었다. 해가 떠오르자 다시 블루길 입질이 이어졌다.

조과를 살펴보니 필자가 월척 한 마리를 포함하여 30여 마리를 낚았고, 처음으로 옥수수슬로프낚시를 배웠던 이성균 회원이 7마리의 붕어를 낚았다. 그리고 좌안 마을 앞에서 낚시를 했던 박경희, 배인석 회원이 낚아낸 붕어가 합이 30마리 정도였는데 그중에 월척 한 마리가 들어있었다.

그토록 터가 세다는 영화정지의 공략법이 옥수수슬로프 낚시였다는 사실를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그 후 박경희, 배인석 회원이 틈나는 대로 영화정지에서 옥수수슬로프낚시를 해 출조 때마다 적게는 10여 수에서 많게는 20여 수까지 준척급 붕어를 낚았다고 알려왔고 “영화정지는 이제 완전 옥수수슬로프낚시터로 변했다”고 전해왔는데, 변했다기보다는 영화정지처럼 마릿수가 적고 터가 센 곳의 붕어낚시 해법이 옥수수슬로프낚시였던 것을 우리 꾼들이 미쳐 몰랐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일로I.C를 나와 일로읍까지 간다. 일로읍 끝나는 지점에서 49번 국도를 따라 약 3.5km 가면 죽산교회가 나오고 조금 더 가면 영화정마을 버스정류장에 닿은다. 좌측에 영화정지 제방이 보인다.

 

조황문의 광주 I.C낚시(062)952-2782

 

 좌측 하류에 앉은 배인석 회원이 31cm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배인석 회원이 땟장수초 너머의 붕어를 뜰채로 떠내고 있다.

 

 

 영화정지의 최고의 대어 포인트인 상류 마을 앞

 

 

 바늘에 끌려나온 삭은 수초 줄기. 삭은 수초에서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입질이 들어왔다.

 

 

 저수지 옆 비늘하우스풍경. 수확한 고추를 말리고 있다.

 

 

 목구멍까지 옥수수를 삼킨 붕어. 깊숙이 박힌 바늘을 바늘 제거기로 떼내고 있다.

 

 

 필자가 아침에 낚은 32.5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옥수수에 낚인 영화정지의 뭘척.

 

 

 

 마을 앞 포인트에서 박경희, 배인석 회원이 거둔 밤낚시 조과

 

 

 회원들이 사용한 옥수수슬로프낚시 채비

 

 

 필지가 9치에 육박하는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광주I.C 낚시점 허 형 사장이 6치급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영화정지의 밤낚시 풍경. 초저녁에 입질이 몰아쳤고 밤이 깊자 잠잠해졌다.

 

 

큰 것 한 방 노리실라?

곡성 황산지로 가보쇼!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최근 몇 달간 고흥으로만 출조를 하다보니 슬슬 지겨워 지기에 다른 곳은 조황이 어떨까 하여 곡성낚시마트 김기준 사장에게 전화를 해보니 “큰 거 한 방 노리려면 무조건 곡성 황산지로 들어가라”고 한다.

마릿수는 적지만 대신 월척 중반에서 4짜 후반에 육박하는 굵은 붕어가 낚인다는 정보였다.

곡성, 구례, 남원까지 저수지의 조황을 손끔 보듯 꿰고 있는 그의 말은 신뢰성 99%라는것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주저 없이 황산지(보정지)로 방향을 잡고 공략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데 평산가인 서부지부장이 전화를 해서 “정출지를 잡아야 하는데 마땅한 곳이 없다”며 고민을 털어 놓은다. 마침 잘됐네, 황산지 정도면 마흔 명인들 못 앉겠소? 고민할 것 없이 황산지로 갑시다!

 

 

배스, 블루길 유입 후 대물터로 변신

곡성군 옥과면 황산리의 황산지는 보정마을 위에 있어 보정지로 더 알려진 곳이다. 1959년 축조된 1만5천 평 규모의 준계곡지이다. 상류에서부터 중류까지는 약 1.5m 수심에 땟장수초와 물수세미가 발달해 있고 하류에는 3~4m로 깊다.

2006년경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기 전에는 새우와 참붕어거 많이 서식했으나 이제는 참붕어는 자취를 감추었고 새우는 드물게 채집된다. 30cm 전후의 배스와 굵은 블루길이 생미끼에 걸려들며 잔 붕어는 찾아볼 수 없고 걸었다 하면 월척 이상의 붕어만 낚이는 전형적인 배스 유입 대물터이다.

올해 잦은 폭우와 태풍으로 인하여 항상 만수위를 유지하여 상류의 땟장수초는 거의 환상적으로 루거져 있었다. 광주 인근의 저수지라 광주꾼들과 옥과면의 현지꾼들이 꾸준하게 드나드는데 이곳의 튼실하고 체고 높은 붕어를 본 꾼이라면 거의 중독 수준에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걸었다 하면 38cm, 40cm, 그리고...

8원 14일 토요일 서른명이 넘는 평산가인 회원들이 황산지에 포진했다. 날이 어두어지려면 두 시간이나 남았는데 중류에 회원들이 모여 웅성웅성 한다. 뭐 덩어리라도 낚였나 싶어 카메라를 들고 가보니 강진에서 온 김현주 회원이 흥분하며 침을 튀기고 있었다. “채비 세팅하면서 바늘에 큰 새우를 꿰어 던져두었는데 아 글쎄 찌가 하늘로 향해 쭈욱 올라오지 뭡니까? 바로 챕질했는데 대가 부러질 듯 힘쓰던 붕어를 어렵게 땟장에 올려 태운 데까지는 성공해 스키를 태우듯 끌어내면서 아 이제 다 낚았군아 하며 봉돌을 잡고 들어 올리는 순간 그 우람하던 붕어가 파다닥하며 바늘이 빠짐과 동시에 물속으로 다시 들어가 버렸지 뭡니까?”

어두어지면서 30여 명의 꾼들이 숨죽여가며 찌를 응시하는데 사뭇 긴장감이 흘렀다.

이윽고 밤 9시경 순천의 김찬승 회원이 새우미끼로 38cm 붕어를 올렸다. 뗏장 사이 벌어진 틈에 찌를 세웠는데 최근 매달 화보 촬영에서 월척을 낚아내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다.

밤 12시경 좌대를 들고 우안 중류 뗏장밭으로 들어간 광양 최종도 회원이 옥수수 미끼로 정확히 40cm 붕어를 낚아냈다. 뗏장 끝자락의 5칸 장대의 찌가 훤하게 불을 밝히며 몸통까지 올리는 것을 보고 “이건 무조건 4짜다” 확신하고 챔질 했다고 한다.

황산지 단골꾼들이 ‘새벽 2시부터 동틀 무렵까지는 꼭 찌를 올려준다’고 하기에 눈을 비벼가며 기다렸으나 자라와 장어만 한 마리씩 낚는데 그쳤다.

 

 

소문퍼져 휴일엔 북적북적, 조용한 평일에 찾아야

그 후 3주가 지난 지난 9월4일 회사 낚시회원들과 함께 또 황산지를 찾았다. 이번에는 평산 송귀섭 선생까지 초청했는데 우리보다 먼저 전북에서 주로 활동하는 다음카페 대어회가 들어와 있었다. 대략 15명. 우리도 15명이어서 이번에도 30명 정도가 함께 대를 담갔다.

수위나 분위기는 3주 전과 똑같았고 다만 우안 중류 뗏장 포인트가 비어 있다는 것이 달랐다.

뗏장이 넓은 곳이라 긴 대와 좌대가 필요한데 장비면에서 부족했던지 앉기 편안 포인트에만 집중적으로 몰려 있었다. 늦게 도착한 나는 뗏장 끝자락을 노리기 위해 부랴부랴 좌대를 뗏장지대 한복판에 설치했다. 수심은 약 2m로 깊었다.

먼저 탐사 차 지렁이를 꿰었는데 30분이 지나도 미동도 없다. 오늘 따라 블루길도 조용했다. 밤이 깊어갈수록 적막감속에 찌만 응시할 뿐이다. 3박째 낚시를 하고 있다는 옆자리의 부산꾼 서용환씨에게 다가가 “입질 있습니까?” 물으니 “3일째 입질 한번 못 받고 있다. 이틀전 옥과면의 꾼이 이 자리에서 43cm, 38cm 붕어를 건 것을 뜰채로 떠줬다”며 카메라에 담은 붕어 사진을 보여 주는데 정말 대단한 빵이었다. 그의 말을 빌리면 붕어는 주말보다도 평일 한적할 때 대부분 낚였다고 했다. 그럴 수 있겠다. 오늘같이 이렇게 많은 꾼들이 다닥다닥 붙어 낚시를 하는데 붕어 입장에서 보면 연안으로 나올 리 만무했다.

새벽5시경 처음 입질을 받았다. 새우를 꿰어 뗏장을 넘겨 쳤는데 찌가 두 마디 올리더니 스르르 물속으로 끌려가기에 이상하다 싶어 챔질하는 순간 어라? 전혀 움직임이 없네? 수면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자라였다.

날이 밝아 조황을 확인해보니 입질 받은 꾼이 거의 없었다. 물속에 뭔가 맞지 않은 듯 블루길 조차도 움직임이 없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때 황산지를 다시 찾아볼 계획이다.

 

 

황산지(보정지) 낚시요령

수초 없는 깨끗한 바닥에선 글루텐 계열의 떡밥이 잘 먹히고 땟장수초대는 속에 물수세미가 함께 자라고 있어 물수세미 사이 빈 공간에 채비가 떨어지게끔 해야 한다.

배스와 블루길을 의식해 옥수수로 월척을 많이 낚아내지만 새우도 외외로 잘 먹힌다.

황산지의 피크타임은 벼가 누렇게 익어갈 시점인 추석 전후이며 그 시즌이 12월 중순까지도 이어진다.

 

가는길 → 호남고속도로 옥과나들목을 나와 벌교·동복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600m 가서 좌측 보정마을 표석과 보정 버스정류장 사이로 좌회전하여 보정마을을 거쳐 약2km 들어가면 황산지 제방에 닿을 수 있다.

 

 우안 중류 뗏장수초대에 앉은 필자가 수초앞에 찌를 떨어뜨리고 있다.

 

 

 수초에 붉은 왕우렁이의 알

 

 

 황산지에서 사용한 미끼들.

옥수수와 떡밥, 지렁이 새우 모두 입질이 들어온다

 

 

 

 수확의 계절 가을.

마을 주민이 빨갛게 익은 고추를 보여주고 있다.

 

 

 김찬승 회원이 상류 뗏장수초를 노려 38cm 월척을 품에 안았다.

 

 

 송귀섭 선생이 찌를 원줄에 세팅하며 낚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붕어 대신 자라를 낚은 필자.

찌 놀림만 봐서는 월척인 줄 알았다.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글루텐 떡밥을 많이 사용한다.

 

 

 야식으로 먹은 어묵볶음.

 

 

 황수연 회원이 낚시 준비를 마치고 독서를 하며 오후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최종도 회원이 낚은 40cm 붕어.

4짜가 낚였다고 해 얼른 가서 사진을 찍었다.

 

 

 조영민 회원의 부인 김은숙씨와 아들 정근군이 월척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부산꾼 서용환씨가 카메라에 담은 38, 43cm 붕어

 

 

 좌대를 들고 뗏장수초지대로 들어가고 있는 필자.

 

 

 뗏장수초가 발달해 있는 중류.

수초대 사이사이에 씨알 굵은 붕어가 박혀 있다.

 

 

 

득량만 보리밭 위에 감동저수지   
 
고난의 배수기, 물 빼지 않는 곳 찾았다
득량만 보리밭 위에 감동저수지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필드스탭)


다행히 득량만간척지의 그 너른 평야엔 잘 익은 보리가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저 보리를 수확한 후라야 모내기를 시작할 것이다.

어딜 가나 배수로 인해 출조지를 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 모내기철이라 가는 곳마다 수문을 열어 물이 꽐꽐 쏟아지고 있다. 우리 5짜사랑 출조팀은 무작정 고흥으로 출조길을 잡았다. ‘고흥 하면 대형지도 많지만 중소형지도 많으니 하룻밤 대 담글만한 저수지 없겠냐’며 무조건 출조길에 올랐는데 오산이었다. 저수지마다 엄청난 배수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 하나? 인원이 다섯 명이나 되는데….
그때 이중옥 회원이 감동지는 어떨까요? 넌지시 묻는다. 감동지? 네, 요즘 거기가 4짜와 월척이 자주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감동지는 득량만수로 위 간척지에 2모작으로 보리가 심어져 있어 배수가 늦는 곳이며 블루길 성화가 심하지만 걸면 거의 월척급인 곳이다.
다른 데 모내기가 끝나갈 무렵 그 넒은 평야에 모내기가 시작되므로 어쩌면 배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회원들과의 의견일치로 서둘러 감동지로 향했다. 고흥 대서면을 지나면서 눈길은 자꾸 왼쪽 득량만 간척지로 간다. 다행히 그 넒은 간척지에 누렇게 익은 보리가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아직은 배수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극성스런 블루길 떼, 해 지자 사라져

저수지에 도착하여 보니 수위는 80%선을 유지하고 있었고 배수는 없었다. 블루길이 얼마나 많은지 시커멓게 떠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낚시꾼 하나 없이 그 좋은 포인트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우리 회원 넷이서 상류를 독차지할 수 있었고 나는 홀로 감동지와 맞닿아 있는 수풍지 상류에 대를 폈다.
대를 펴고 있는데 빈 바늘에도 블루길이 물고 늘어지고 심지어 물에 던져준 담배꽁초까지 물고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래 가지고 오늘밤 붕어 얼굴이나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해가 넘어가기를 기다리며 위봉현 회원이 연질대에 지렁이미끼로 블루길 손맛을 즐겼는데 잠깐 사이에 50여 마리의 블루길을 낚아냈다. 어두워질 무렵 케미를 꺾어 옥수수미끼를 두세 알씩 바늘에 꿰어 던지니 외외로 블루길의 입질이 잦아들고 어둠이 내리면서 블루길 입질은 사라졌다. 그 많던 블루길은 어디로 자취를 감추었을까?
밤 10시경 이영섭 회원이 블루길 입질이 없자 새우로 갈아 끼운 후 환상적인 찌올림을 받았는데 고기가 갈대를 감아버리는 바람에 줄이 터져버렸다. 30분 후 상류 갈대밭에 짧은 대 만 편 정승택 회원이 첫 입질에 34cm 월척을 낚았다. 2.2칸대에 옥수수미끼다. 이후 자정을 넘어 위봉현 회원이 33cm 월척을 낚았고 그 후 새벽녘까지 간간이 준척 붕어가 낚였다. 붕어들은 옥수수에 낚였다.
나는 수풍지 상류에서 깊은 물골을 좌측에 두고 50cm가 채 되지 않는 수중턱에 찌를 세웠는데 밤새 허탕치고 아침 5시반경 블루길 입질인 줄 알고 챈 것이 33cm 월척이었다.
감동지 상류 중앙의 이중옥 회원은 새벽에 4칸대로 35cm가 넘는 붕어를 걸어 마지막 바늘털이에 목줄이 끊어지는 불상사를 겪더니 이내 80cm나 되는 대형 가물치를 걸어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가물치의 육중한 체구에 뜰채 밑이 터져버렸는데 그런 뜰채에 담겨 질질 끌려나왔다. 이중옥 회원은 운이 좋았고 가물치 입장에서 보면 엄청 운이 나빴다. 햇살이 퍼지면서 다시금 블루길 입질이 왕성하게 살아나 더 이상 낚시는 불가능했다.

그로부터 5일 후 FTV 송귀섭의 붕어낚시Q&A 촬영팀이 감동지에 들어가서 밤낚시에 옥수수미끼로 월척 두 마리와 65cm, 55cm 잉어를 낚아냈고 6월 6일에는 광양제철 연관단지의 (주)엠알씨 낚시회원들이 출조하여 정상길씨가 44cm 붕어와 월척 3마리를 연속으로 낚아냈다. 정씨는 오후 2시경 현장에 도착하여 무넘기 위쪽 30m 지점에 생자리를 개척해 포인트를 만들었는데 밤 9시부터 소나기성 입질을 받아 4짜를 비롯 네 마리의 월척을 걷어 올렸다.
감동지는 득량만 간척지에 모내기가 시작되는 6월 중순부터 배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감동마을 뒷산에서 흘러드는 수량이 많아 수위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다. 장마 전후까지 조황은 계속되고 한여름만 피한다면 언제든지 월척붕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감동지는 어떤 곳?

2만7천평의 평지형에 가까운 준계곡지로 1979년에 준공된 저수지다. 득량만간척지에 농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인근의 여러 저수지와 함께 축조됐다. 상류에 감동마을이 있고 마을 뒤로 높은 산이 감싸고 있어 포근한 느낌을 준다. 우안 상류에는 수풍지와 맞닿아 수풍지의 물이 감동지로 흘러들게 되어있다. 4짜 붕어와 잉어, 가물치가 많기로 소문난 곳이지만 블루길 성화 탓에 발길이 뜸하다.
감동지의 포인트는 좌안 갈대밭과 상류 논 밑, 그리고 무넘기권이다. 좌안 갈대밭에선 새로 자란 갈대보다 묵은 갈대에서 월척 확률이 높다. 이는 묵은 갈대에 미생물들이 더 많이 붙어 있기 때문인데 출조 당일에도 묵은 갈대 언저리에서 월척이 두 마리 나왔다.
상류 논밑 포인트는 준설작업을 한 곳으로 4칸 정도 긴 대로 뗏장수초 언저리를 노린다. 그리고 무넘기 주변은 물이 맑아도 밤에 얕은 수중턱을 찾아 찌를 세우면 쉽게 월척을 낚을 수 있는 갓낚시 포인트다.
◆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순천 요금소를 나와 2번 국도를 타고 목포 방향으로 진행하여 벌교를 지나 조성면에 이르러 조성 삼거리에서 계속 2번 국도를 이용, 2.5km 정도 가면 우측에 조성남초교가 있고 바로 학교 담장을 끼고 우회전하여 300m 올라가면 좌측에 감동지가 있다.

좌안 상류 매실밭 앞에서 바라본 감동지. 물빼기가 이뤄지지 않아 만수위를 있다.

월척과 가물치를 들고 포즈를 들고. 좌로부터 위봉현, 이중옥, 정충택씨.

옥수수를 물고 올라온 감동지 붕어.

광양 낚시인 정상길씨가 6월 6일 무넘기 위쪽 생자리에서 낚은 44cm 붕어와 39cm월척을 들어보이고 있다.

상류 갈대밭에서 34cm 월척을 낚은 정승택씨.

위봉현씨가 월척이 낚였던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갈대와 뗏장수초가 자라있는 우안 하류. 이 주변에서 6월 6일 44cm 붕어가 낚였다.

 

 낚시춘추 8월호 화보작업을 위해 이름 없는 수로를 다녀왔습니다.

한 낮에도 달려드는 모기 성화를 피해 월척과 4짜붕어, 그리고 가물치에 덤으로  장어까지 얻어 올 수 있었습니다.

 

 

 

 시즌이 수로철이 아니라서 수로엔 꾼들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듯 합니다.

 

 

 오늘도 기대를 안고 포인트를 진입해 봅니다.

오른쪽부터 달빛천사님, 하연님, 풍류기인님.

 

 

 달빛천사님이 폭 좁은 수로에 대를 드리워봅니다.

 

 

 오늘의 주 미끼는 참붕어입니다. 채집망에 대체적으로 굵은 참붕어가 채집이 되고 새우도 몇 마리 채집이 되는걸로 봐서 오늘밤 기대해도 될 듯 합니다.

 

 

 여름철의 복병... 왕우렁이입니다.

아직은 치어에서 자라는 단계로 크기가 작습니다만, 조금 있으면 이들의 왕성한 식탐이 시작되어 모든 미끼를 감쪽같이 표시나지 않게 바늘에서 훔쳐 먹을겁니다.

 

 

 

 참붕어 미끼에 가물치를 한 수 건져 올린 하연님.

 

 

 

 

 

 이 정도면 손맛 좀 보셨겠지요??

 

 

 

 바닷가 수로라서 그런지 한 낮에도 모기가 극성을 보리기도 합니다.

 

 

 

 

 또 다른 어신을 기다리는 하연님~

 

 

 

 달빛천사님도 어신을 기다리는데 글쎄요...

 

 

 

 달빛천사님이 한 마리를 걸은것 같은데 어째 폼이 엉성하기만 합니다.

 

 

 하연님의 도움을 받아 꺼내보는데...

 

 

 누런 턱걸이급 월척붕어가 뜰채망에 담겨져 올라옵니다.

 

 

 

 

 서부지부 순천권에 새로이 가입한 달빛천사님입니다.

나이가 34세로 낚시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회원으로 앞으로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고,

8월 정출때부터 카페 활동에 참여 한다고 합니다.

 

 

 

 어당님도 폭 좁은 또랑 수준의 수로에서 잔챙이이지만 마릿수 조과를 올려 심심치 않은 낚시를 했답니다.

 

 

 풍류기인님의 4짜붕어.

 

 

 

 

 

 위에 사진의 4짜붕어를 낚아냈을 당시를 재현해 봅니다.

 

 

 

 뜰채도 없이 그 육중한 무게의 4짜붕어를 그냥 손 쉽게 끌어낸 풍류기인님!

 

 

 

 

 

 

 미끼는 역시많이 자생하던  참붕어 미끼에 현혹이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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