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포수로 폭풍 속 4짜 (낚시춘추 2012년 5월호)
“대물들이 샛수로 상류 부들밭에 있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나름 영암호 문수포수로를 잘 안다고 자부했는데 산란기에 4짜가 낚이는 곳은 따로 있었다.
그곳은 본수로가 아닌 샛수로 상류의 부들밭이었다.
무안 부들조우회 회원들과 지도 내양리수로 출조를 약속하고 현장으로 달려가던 3월의 마지막 날, 박경희 회원이“이쪽은 사람이 날아갈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데 어떻게 할까요?”하고 전화를 했다.
장소를 바꾸자는 애기다. 의논 끝에 영암호 문수포수로로 가기로 했다.
그곳 역시 바람은 불겠지만 샛수로를 찾으면 바람을 의지하고 낚시할 수 있다.
문수포수로에 도착해보니 본류는 파도가 일었고 본수로 상류의 다리에서 좌우로 갈라지는 샛수로가 제방이 바람을 가려줘 낚시를 할 수 있었다.
물색이 완전 우윷빛으로 좋았는데 부들수초가 잘 발달된 경비행장이 있는 상류쪽에는 꾼들이 거센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낚시 중이었다.
강풍에 쫓겨 찾은 문수포 샛수로
바람 속에서 서둘러 대편성을 끝냈는데 바람의 영향이 북서풍으로 바뀌면서 더 거세졌다.
지렁이를 꿰어 던지자 바로 입질이 왔지만 블루길이었다. 오후 5시경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한자리로 모이기로 했는데 나는 계속 예신을 보이던 찌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드디어 찌가 중후하게 몸통까지 올라왔다. 챔질했더니 ‘턱’하고 붕어의 입에 걸리는 느낌이 들면서 월척임을 짐감했다.
부들 줄기를 피해 꺼내보니 36cm 월척이었다. 채비는 요즘 유행하는 하나로&해결사 채비였다.
어두어질 때쯤 8치 붕어 두 마리를 낚은 이성균씨는 “내가 앉은 상류 땟장수초엔 산란을 시작했는지 붕어와 잉어가 계속해서 푸덕이는데 정작 입질은 해주지 않네요”하고 푸념했다.
어두어져도 바람은 그칠 줄 모르고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낚싯대가 가만이 있지를 못하고 계속해서 받침대에서 떨어지고 기온까지 내려가 도저히 낚시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일찌감치 차에서 눈을 붙였다.
새벽에 눈을 떠보니 박경희씨가 랜턴을 비춰가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뭔가 큰 거라도 걸렸나 싶어 나가보니 50cm급 잉어를 낚아놓고는 ‘4짜 붕어인 줄 알았는데 잡고 보니 체고가 턱없이 낮더라’면서 아쉬워했다. 하류 쪽 회원들의 조황이 궁금해 전화를 해보니 거의 빈작이고 나상준씨만 턱걸이 월척과 9치 두 마리를 낚았다고 했다.
“이런 강풍 속에서도 4짜가 두 마리나 낚이다니”
밤새 불던 바람은 동이 틀 무렵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 졌다. 경비행장 앞 상류에 앉은 꾼들의 조황이 긍금해 카메라를 들고 가봤다. 가까이에 다가가 “어젯밤 바람 때문에 고생이 많았지요”하고 인사를 건네자 아무런 말이 없다.
눈이 마주치자 그 사람은 겸언쩍었는지 웃으며 “말시키지 마시오. 어제 무서운 일을 격었소”하고 말했다.
이야기인즉 강풍 탓에 차문을 열고 닫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인사를 나누고 간 사람이 카드를 훔쳐가 사용 중인 것을 핸드폰 문자 알림을 보고 알았다고 한다.
인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은 것을 CCTV로 보고 잡은뒤 사건을 해결하고 다시 와보니 밤12시. 그런데 그 사이에 일행은 4짜 두 마리와 35cm 월척을 낚아 놓고 있더라는 것.
“어젯밤 옆자리에서 4짜가 낚였고 건너편에서도 4짜 붕어를 낚아 놓았으니 그쪽으로 가서 촬영하라”고 한다.
이야기를 마치는 순간 옆자리에 있던 김성진씨 포인트에서 커다란 물보라가 일었다.
고개를 돌아보니 낚시대가 활처럼 휘었고 한눈에도 월척 이상은 되겠다 싶었다.
35cm급 월척붕어였다. 그는 어제 저녁 7시30분경 새우미끼에 입질을 받아 41cm 붕어를 낚았다고 했다.
이틀 전에도 광주꾼이 4짜붕어와 월척붕어를 두 마리씩 낚아냈다고 했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건너편 최창업씨 포인트로 가봤다.
튼실하게 좌대를 설치하고 낚시 중이었는데 살림망을 보니 4짜 붕어가 들어 있었다.
그는 “밤 12시경 새우미끼를 1.2m 수심의 삭은 부들수초 사이에 넣었는데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 도중에 찌가 올라와 챔질했더니 4짜 붕어였다”고 말했다.
빽빽한 부들 속 걸면 대형 월척
부들조우회 회원들은 철수했지만 4짜 붕어를 본 필자와 이성균씨는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 두 시간만 뽕치기 하고 갑시다!” 했더니 이성균씨도 흔쾌히 그러지고 한다.
우리는 4짜가 낚였던 포인트에서 더 상류로 올라갔다.
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뒤덮여 있는 포인트라 수초치기 포인트로는 훌륭해 보였다.
수초치기 채비가 세팅된 장대를 세 대씩 꺼내 채비를 드리웠다. 이성균씨가 먼저 입질을 받았는데 작은 블루길이 매달려 있었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필자의 5칸대 찌가 솟구치기 시작해 냅다 챘더니 붕어가 수면을 울렁이면서 뒤집는게 보였다.
34cm 월척이었다.
굵은 붕어들은 모두 부들수초 안에 박혀 있는 듯했다. 찌를 가만이 보고 있으면 부들대가 움직이는 게 보일 정도였다.
10m 떨어져 찌를 세운 이성균씨도 입질을 받아냈는데 시원스럽게 뽑아 올린 붕어는 36cm 붕어였다.
◆가는 길 →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 목포까지 가서 다시 2번 국도를 따라 순천방향 진행.
영암 대불대 앞을 지나 직진하면 매자교차로가 나온다. 이곳이서 우회전하여 1.5km를 직진하면 T자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경비행장 방향을 보고 좌회전하여 좌측 수로를 따라 2.7km를 가면 문수포수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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