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해창만수로의 숨은 진주

금사강에서 빨래판 붕어 만나보세요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 편집위원. (주)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텝 팀장]

 

나는 봄붕어 산란기가 도래되면 으레 고흥의 해창만수로를 떠 올린다.

평소에 자잘한 붕어가 낚이다가 산란철에 임박하면 씨알이 제법 굵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낚이는 붕어는 체고가 높아 빨래판 붕어라 불리며 낚시인들을 끌여 들인다.

5짜 붕어는 아니어도 4짜 붕어로는 쉽게 손맛을 볼 수 있는 시기 또한 이때이다.

매년 봄마다 해창만수로를 취재해 왔던 터라 이번에는 가급적이면 중복된 장소를 제외하고 새로운 붕어터를 탐사해보기로 했다.

일례로 3년 전 취재 당시 혼자 네 마리의 4짜 붕어를 연거푸 올린 시목강은 봄철 가장 뜨겁고 자리다툼이 심한 포인트로 변모했기에 이번 취재지는 그간 낚시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외지인들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금사강을 탐사출조로 잡았다.

금사강은 해창만수로에서 가장 왼쪽에 위치한 수로이다. 낚시인들이 이 포인트를 말할 때 특별한 명칭이 없어서 금사강이라는 호칭을 필자가 만들어 붙였다.

금사강은 해창만수로에서 가장 왼쪽에 위치한 수로다.

낚시인들이 이 포인트를 말할 때 특별한 명칭이 없어서 필자가 금사강이라는 호칭을 만들어 붙였다.

금사강은 해창만수로 초입의 제1호배수갑문 위에 있으며 상류 금사저수지와 시목저수지에서 흘러든 물이 가장 많이 유입된다. 행정구역상 수로를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점암면, 오른쪽으로는 영남면에 해당된다.

금사강은 그동안 꾸준히 해창만수로를 드나들며 눈여겨 봐 왔던 곳이다. 늪지대처럼 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갈대와 부들, 그리고 마름이 자라던 곳이었다. 6년 전 해창만수로 정비 사업 당시 중장비를 이용해 바닥을 긁어내는 준설작업을 했다. 현재는 연안 수초를 제외한 중심부에는 비교적 깨끗한 바닥을 유지하고 있다.

산란을 앞두고 본류지역에 머물던 붕어들이 얕은 수심의 상류로 거슬러 올라오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적절한 타이밍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출조길에 올랐다.

 

해창만수로는 밤낚시도 잘 되는 낚시터

출조한 323일은 주말이었지만 예상대로 낚시인들은 보이지 않았다.

물색이 모내기철 논바닥처럼 탁도가 높았다. 수심은 60~70cm 정도로 비교적 앝은 수심을 보였다.

어느 곳에 자리를 잡을까 하며 다리 위에서 한참 동안 수면을 지켜보니 거대한 몸체의 붕어들이 지닌 붕어들이 수면 위로 라이징 하는 모습이 보였다. 연안 갈대 쪽에는 산란 붕어가 들어왔는지 갈대의 흔들림이 보였다.

전날 밤 먼저 출조하여 하룻밤을 지새웠던 이상현 회원의 살림망에는 턱걸이 월척 몇 마리와 26~29cm의 붕어로 바글거렸다. 대충 헤아려 봐도 서른 마리가 넘은 듯 보였다.

이상현 회원은 마릿수 재미는 좋았는데 대부분 준척급이라 자리를 옮겨 볼 랍니다.”라며 수초제거기로 다리 밑에 쪽 갈대를 베어내기 시작했다.

바닥에 쓰러져 잠긴 갈대 줄기와 삭은 마름 줄기가 수초 낮에 걸려 나오자 장시간에 걸쳐 모두 긁어냈다.

글루텐 낚시의 달인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이상현 회원은 자기만이 비법으로 여러 가지의 글루텐을 배합해 찌를 세우더니 금세 월척에 육박하는 붕어를 낚아냈다.

집어가 된 포인트에서만 심심찮게 입질을 받아 붕어를 낚아냈는데 기대했던 4짜급 붕어는 아니고 대부분 28cm 전후의 붕어였다.

9. 저녁을 먹기 위해 함께한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오랜만에 여수에서 참석한 강진수 회원이 34cm 월척을 낚았다며 사진을 보여줬다.

강진수 회원은 제1배수갑문과 연결된 본류에 자리를 했다고. 수심이 70cm에 불과했고, 대를 피며 던진 찌가 가라앉지 않고 누워 흔들거려 챘더니 뜻밖에도 34cm의 튼실한 월척이었다고 했다. 미끼는 역시 글루텐.

수로낚시에서는 밤낚시가 안 된다는 통념이 있다. 하지만 해창만수로에서는 예외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날씨와 연관이 깊다고 사료된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가 지속되는 날들의 밤낚시에서는 낮보다 밤에 입질이 집중되는 현상을 자주 봐왔기 때문이다.

대신 이틀 이상 햇볕이 좋은날은 오전낚시 즉, 햇살이 완전이 퍼지고 공기도 따뜻하며 바람이 없는 날에는 어김없이 오전 10시 전후로 입질이 시작되었고 해 질 무렵까지 간간이 입질이 들어오는 경우를 숱하게 봐왔다.

 

월척과 함께 솟구치는 대형 메기들

유준재 회원의 솜씨로 맛깔나게 만든 음식들로 저녁을 해결하고 다시 밤낚시에 돌입했다.

11시나 됐을까? 좌안 상류에 앉았던 이광희 회원과 함인철 회원의 자리에서 플래쉬 불빛으로 요란했다.

전화로 내용을 물어보니 이광희 회원이 32cm 월척을 낚아냄과 동시에 60cm 정도의 대형 메기를 덤으로 낚아냈다고 했다.

해창만수로에서는 매년 초봄에 동물성 미끼를 활용하면 굵은 메기를 너댓 마리는 쉽게 낚을 수 있다.

다만 메기는 수온이 올라감에 따라 낚아내기가 어려워지는데, 수온이 올라가면 블루길 성화가 심해지면서 생미끼가 남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광희 회원이 낚아낸 월척을 시작으로 옆자리에 앉았던 함인철 회원과 건너편 유준재 회원의 자리에서도 연거푸 입질이 들어왔다. 씨알은 모두 28cm 전후에서 턱걸이 월척까지였다. 삭은 수초 언저리에서 붕어가 굵게 낚이자 함인철 회원은 낚싯대 칸수를 조절해 수초대를 직접 공략했다.

그랬더니 새벽 2시 이후부터는 붕어의 씨알이 더욱 더 굵어졌다.

낚이는 씨알은 33~35cm로 대체적으로 굵어졌다. 수초가 없는 맨바닥에서는 준척급 붕어가 낚였지만 낚싯대를 새로 편성한 수초 지역에서는 확실히 씨알이 굵게 낚였다.

 

달빛소류지 홍광수 회원, 월척만 15마리 낚아

아침 7시까지 필자의 포인트에서는 밤새 준척급 붕어가 열 마리 정도가 올라왔다. 낮케미로 교체해야 할 시점에 글루텐의 환을 팥알 크기로 작게 바늘만 감출 정도로 달아 던졌던 4칸 대의 찌가 옆으로 흐른 게 보였다.

수심이 앝아 대부분의 찌놀림이 옆으로 슬슬 기어가는 형태를 보였다. 케미가 잠길 찰나에 챔질하자 묵직한 저항이 손목에 전해져 왔다.

삭은 갈대와 부들 줄기 사이에서 뒤척이는 녀석은 월척 붕어였다. 계측자에 올리니 34cm가 나왔다.

이후 아침 시간 취재를 마감하려 회원들의 각 포인트로 가보자 꽤 많은 월척이 올라왔지만 기대했던 4짜 붕어는 보이지 않았다.

이광희 회원이 두 마리, 유준재 회원도 세 마리의 월척을 낚았다.

그중 돋보이는 조황을 누린 회원은 함인철 회원이었다. 살림망에는 일곱 마리의 월척이 들어 있었다.

그때 한참 사진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잡던 함인철 회원이 붕어를 풀밭에 냅다 던져버리고 자리로 가더니 힘차게 챔질을 했다. 촬영 중에 눈은 찌를 바라보고 있었는지 끌려가는 찌를 보고 챔질했다고. 낚인 붕어는 역시 33cm급 월척이었다.

해창만수로의 새로운 포인트를 찾아 떠난 이번 취재는 성공적이었다.

다만 이 시기라면 4짜 붕어 한두 마리는 나와 줘야 정석이었지만 마릿수 월척에 만족해야 했다.

취재를 마치고 유튜버 달빛소류지홍광수 씨에게 촬영할 것을 권유했다. 홍광수 씨가 이튿날 출조해 하룻밤 유튜브 촬영하면서 턱걸이 월척에서부터 허리급으로만 15마리를 낚아내며 잊지 못할 손맛을 봤다고 알려왔다.

 

산란 이후 4월의 해창만수로에서의 낚시는?

산란 이후 회복기를 지나면 붕어들은 대단한 식탐으로 활동 영역이 넓혀간다. 아무래도 갇혀 있는 수로보다는 본류와 직접 연결되어 있는 수로의 중상류가 포인트가 된다.

허리급 이상의 붕어는 갈대 새순이 10cm 정도 새롭게 돋아 날 시기에 가장 많이 낚인 적 있다. 수심이 앝아도 탁도가 높으면서 삭은 수초 사이에 부들이나 갈대의 새순이 자라는 곳이라면 짧은 낚싯대에도 수월하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미끼는 단연 글루텐이 주효하지만 지렁이 미끼도 잘 먹힌다.

물론 지렁이 미끼에는 블루길이 먼저 덤비지만 몇 마리의 블루길을 잡아낸다면 블루길 성화는 현저히 줄어든다.

5월에는 수중에서 자라던 말즘 무더기가 수면가까이 올라오므로 말즘 무더기를 보고 빈 구멍에 찌를 세운다면 확실하게 붕어의 입질은 물론 씨알 굵은 놈들을 만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점암면 장남리 1852-3

고흥 해창만수로 금사강 출조에서 마릿수 월척을 올린 이광희(좌측), 함인철 회원.

본격 산란기에 접어들면 빨래판급 씨알이 속출할 전망이다.

 

 

150만 평의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는 고흥 해창만수로는 아직도 미답의 포인트로 남아 있다.

새롭게 발굴한 금사강에서 탐사낚시를 즐기고 있는 취재팀.

 

 

금사강 하류에서 글루텐으로 마릿수 붕어를 낚아낸 이상현 회원.

글루텐 낚시의 대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매 출조 때마다 마릿수는 항상 1등이다.

 

 

 

금사강 하류에 생자리를 개척하고 있는 이상현 회원.

낚시인들의 출입이 없는 곳이라 수초가 무성했고, 수초제거기로 자리를 만들어야만 했다.

 

 

해질 무렵 도착한 강진수 회원이 낚싯대를 펴면서 첫수로 올린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아침에 삭은 부들줄기 언저리를 노려 월척을 낚아낸 필자.

취재일에는 맨바닥보다 삭은 수초대에서 씨알이 굵게 낚였다.

 

 

유준재 회원이 철수하기 위해 낚싯대를 접으면서도 찌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금사강 하류와 본류가 만나는 지점에 수초대가 잘 형성이 되어 있다.

찌를 세우면 금방이라도 밀어 올릴 듯한 분위기에 매료되었다.

 

 

이광희 회원이 밤 낚시에 지렁이 미끼로 올린 대형 메기.

이 정도면 오늘밤 술 안주거리로는 충분할 것 같습니다.”라며 즐거워했다.

 

 

이상현 회원의 조과.

빵 좋은 월척도 낚였지만 27~29cm의 붕어가 주로 낚였다.

 

 

초저녁에 입질이 활발해 늦은 저녁에야 저녁식사 겸 야식을 즐기고 있는 취재팀.

 

 

함인철 회원이 삭은 부들밭을 노려 낚아낸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준척급은 한 마리도 없고 전부 월척이었다.

 

 

금사강에서 먹혔던 지렁이와 글루텐.

낮에는 집어를 겸해서 글루텐을. 밤에는 블루길 성화가 줄어들 때를 노려 지렁이를 사용했다.

 

 

금사강 수면 위에 떠 있는 쓰레기와 풀숲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한 취재팀.

농사용 쓰레기가 많았다.

 

고흥 해창만수로의 저력

혼자서는 들지 못할 살림망 조과 속출

가람 김중석 [객원기자 (주)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필자가 살고 있는 전남 광양과 고흥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다.

영암호와 금호호 등의 낚시터들이 개발되기 전에는 호남 제1의 낚시터로 의레 고흥을 꼽았다.

수도권 낚시인에서도 유명세를 탔던 봉암지, 내봉지, 점암지, 신양지, 해창만수로 등이 대거 포진해 있고, 지난달 화보로 소개한 반산지처럼 자잘한 소류지이면서도 대물 붕어를 배출하는 알짜배기 낚시터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아무튼 고흥은 어딜 가도 빈작이 없을 정도로 붕어 자원이 풍부한 고장이다.

이번 화보 취재지는 지난달 고흥 반산지 출조 때 회원들과 약속한 해창만수로로 정했다.

해창만수로는 매년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산란기를 맞은 대물급 붕어들이 상류로 몰린다. 씨알과 마릿수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봄, 화보 취재 때 4짜 붕어로 대박을 쳤던 시목강을 비롯해 필자가 지면에 소개했던 구간들은 1월부터 낚시인들로 붐볐다.

그러나 조황은 날씨와 배수 유무에 따라 달라졌다. 낱마리 또는 입질 한 번 받지 못한 낚시인들도 많았다.

반면 며칠간 따뜻한 날씨가 지속하던 날은 조황도 좋았다. 특히 유명세를 치렀던 포인트보다는 예초기와 낫을 사용해 갈대를 베어내고 생자리를 개척했던 낚시인들이 허리급 붕어와 4짜 붕어까지 낚아낼 수 있었다. 고생한 만큼 결과도 좋은 법이다.

 

송산강에서 들려온 낭보

본격적으로 해창만 시즌이 도래한 지난 3월 초순. 화보 촬영 출조를 보름 정도 남겨놓은 시점에서 이상현 회원과 유준재 회원에게 미리 답사를 다녀오도록 특명을 내렸다.

150만 평의 해창만수로에서도 낚시춘추 지면에 실리지 않은 낚시터를 개발하는 게 목적이다.

그 결과 이상현 회원과 유준재 회원이 송산2교 다리 밑에서 2박3일간 각각 80여 마리의 붕어를 낚았다며 송산강을 강력추천 했다.

송산강은 해창만수로의 본강에서 북쪽으로 갈라져 있는 샛수로다. 길이 700m에 수로 폭은 80m 정도. 수량이 많을 때는 진입이 힘들고 배수 이후에는 질퍽거리는 자리이다. 장화를 착용해야만 진입할 수 있다.

지난 3월 18일 송산강을 찾았다.

지난주 이상현 회원과 유준재 회원이 거둔 조과 소문이 돌았는지 포인트에는 다른 낚시인들이 먼저 와 선점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취재팀의 이재근 회원이 전날 들어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낚시를 하고 있었다.

지난밤 조황이 궁금해 살림망을 들춰보고는 깜짝 놀랐다. 혼자서는 도저히 끌어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마릿수 조과를 거두고 있었다.

도대체 몇 마리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1백 마리 가까이 될 것입니다. 낚이면 대부분 29cm 전후가 가장 많고 최고는 38센티미터입니다. 월척만 스물 댓 마리는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재근 회원 우측 갈대숲 안쪽에 생자리를 개척하는 낚시인이 있어 다가 가봤다.

유준재 회원이었다. 유준재 회원은 지난주에 앉았던 자리를 다른 낚시인에게 선점당한 터라 어쩔 수 없이 생자리를 개척하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무리 둘러봐도 필자가 앉을 자리는 찾기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송산강과 인근의 남촌강 두 곳으로 팀원들을 1진과 2진으로 나누어 낚시해 보기로 했다. 나는 이상현 회원이 추천한 남촌강으로 차를 몰았다.

남촌강은 상포강에서 북동쪽으로 갈라진 샛수로다. 농로를 시멘트로 깔끔하게 포장해 진입이 수월해졌다. 취재팀 1진이 낚시하고 있는 송산강에서 서쪽으로 약 1km 떨어진 지점이었다.

 

자리 없어 찾아간 남촌강에서 초대박

남촌강의 붕어는 하류 배수펌프장 너머 상포강에 머물던 붕어들이 산란을 위해 대거 거슬러 올라온 것들이다. 그래서 봄철에는 붕어의 개체수가 많은 것이 장점이다.

바람을 등지고 낚시를 할 수 있는 남촌강 중류에 자리를 잡았다.

대를 펴기 전에 조용히 앉아 수초대를 살펴봤다. 혹시나 산란하고 있을 붕어의 움직임을 보기 위해서였다.

한참 동안 지켜봤는데도 움직임은 없었다. 그렇다면 붕어가 수초대로 파고들지는 않았다는 이야기. 그림 좋은 수초대를 과감히 포기하고 말즘이 자라는 수심 80~90cm의 맨바닥을 포인트로 선택했다.

집어를 위해 마르큐사의 신제품인 ‘노리텐’ 떡밥을 무르게 개어 헛챔질을 몇 차례 해줬다. 입질용으로는 역시 노리텐 떡밥을 콩알만 하게 작게 달아서 입질을 기다렸다. 그러나 깐죽거리는 입질만 들어 올 뿐 시원하게 올리는 입질은 없었다.

정오부터 오후 2시가 되도록 입질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송산강에 자리를 편 이상현 회원에게 전화를 해봤다.

이상현 회원은 “송산강에는 찌가 자리를 잡기만 하면 바로 입질이 옵니다.”라고 말하며 “향어 입질처럼 깐죽거리는 입질이 모두 붕어의 입질입니다.”라고 알려줬다.

설명이 더 필요해 지난주 대박 조황 때도 입질이 약했냐고 물었더니 그랬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나는 예민하게 찌맞춤한 스위벨 채비의 찌를 살짝 더 내려 낮 케미가 수면에 걸치도록 만들었다.

그러자 정면에 있던 4칸 대서 역시 향어 입질처럼 약한 입질이 이어졌다. 혹시나 해서 찌의 움직임을 보고 챔질해 봤더니 뭔가 턱~하며 걸리는 느낌과 동시에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올라온 것은 월척이 훨씬 넘는 붕어였는데 계측자에 올리니 36cm 허리급 월척 붕어였다. 살림망을 펴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이번에는 우측 4.8칸 대의 찌가 반 마디 정도 오르내리고 있어 얼떨결에 챔질했다. 역시 붕어였다. 월척에서 살짝 빠지는 29.5cm였다.

입질 패턴을 파악한 뒤로는 소나기성 입질이 이어졌다. 순식간에 낚아낸 붕어가 열 마리가 넘어서고 있었다.

12대의 낚싯대 중 잦은 입질이 있었던 낚싯대 다섯 대만 남겨놓고 채비를 회수해 놨다.

다섯 대로도 바빴기 때문이었다.

역시 아직 연안 정수수초대에는 산란을 위한 붕어들이 유입되지 않았다. 붕어들은 맨바닥처럼 보이는 곳의 수중에 침수수초인 말즘 무더기 속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게 분명해 보였다.

 

찌톱 밤 마디 움직일 때를 놓치지 마라

오후 5시. 하루 중 마지막 바람이 몰아치는지 북서풍이 강하게 불어와 잠시 낚시를 접고 저녁 식사를 위해 취재팀 1진과 2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송산강에서 입질 패턴을 정확히 읽은 회원들은 저마다 30~40 마리씩의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반면 평소처럼 찌올림이 클 것으로 예상하며 한 없이 솟는 입질을 기다렸던 현지 낚시인들은 거의 몰황 수준이었다

수중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몰라도 붕어의 입질은 완전 미약했다.

해가 질 무렵 거세게 불어오던 바람도 밤 9시를 넘기자 잦아들어 수면은 장판으로 변했다.

파도가 사라지자 불빛만 살짝 내놓은 전저케미 보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입질은 낮과 흡사했다. 대부분 입질 표현이 반 마디만 꾸물거리며 오르내릴 뿐이었다.

그 입질 범주 내에서 챔질 해보면 어김없이 붕어가 걸려 나왔다. 29cm 전후로 자로 잰 듯한 크기의 붕어가 낚이는 도중 가끔씩 32~33cm 월척이 섞여 낚였다.

커피 한잔 마실 여유도 주지 않고 붕어들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면서 살림망에는 붕어가 차곡차곡 쌓여갔다.

아침 8시. 붕어 입질은 계속되었지만 마냥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취재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송산강과 남촌강을 둘러봤다.

송산강 중류에서 철수를 서두르고 있는 낚시인을 만났다. 부산에서 출조를 왔다는 서영현 씨와 아들인 서민석 씨 부자였다.

매주 호남지방 낚시터를 찾는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고흥이 부산에서는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붕어 조황이 좋아 자주 찾는 편이고, 해창만수로의 경우 낚시지도를 보면서 비교적 낚시인들이 많지 않은 생자리 포인트를 찾아 낚시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서용현 씨는 “어젯밤에는 대체로 밤낚시가 잘 되었고 새벽에 37, 38, 42, 43센티미터의 대물도 낚아냈다.”고 말했다. 그의 미끼는 옥수수 글루텐과 어분글루텐을 반반 섞여 사용했다고 한다.

송산2교 다리 아래쪽에 자리했던 이재근 회원은 터질 듯한 살림망을 혼자 들지 못해 유준재 회원과 함께 들고 나와 사진을 찍었다.

오전 10시 무렵. 다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자 엄청난 마릿수 호황을 누렸던 우리는 미련 없이 철수를 서둘렀다.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산란철에 해창만수로를 찾은 회원들은 1인당 50~100마리까지의 붕어 손맛을 봤다.

이재근 회원과 이광희 회원은 사진을 찍기 위해 쏟아놓은 자신들의 붕어를 보고는 새삼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이광희 회원은 “1년 동안 낚을 붕어를 하룻밤에 다 낚았다.”라며 즐거워했는데 덤으로 낚아낸 50cm 크기의 메기만 남기고 나머지 붕어들은 모두 방생했다.

▣산란 이후 해창만수로 낚시요령

해창만수로는 3월 마지막 주에 대부분의 붕어 산란이 끝났다.

4월로 접어들며 수온이 오름과 동시에 블루길의 성화도 감내해가며 낚시를 해야 될 때가 됐다.

해창만수로가 유명해지면서 기존 유명 포인트와 주차 장소가 가까운 곳은 의외로 조황이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생자리를 개척하는 게 유리하다.

해창만수로 붕어낚시는 무엇보다도 물색이 중요하다. 따라서 포인트를 미리 정하고 출조했더라도 물색이 맑으면 목적지를 바꿀 필요가 있다.

주변 지류권을 둘러보며 물색이 탁한 곳을 찾아야 한다. 통계적으로 낮에는 27~29cm가 마릿수로 낚이고, 밤낚시에는 허리급 이상의 월척이 낱마리로 낚이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새벽 4시부터 아침 시간까지는 집중해야 한다.

미끼는 글루텐이 단연 유리하지만 블루길 성화가 없을 때는 지렁이도 효과적이다.

 

◆송산강 포인트 네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포두면 남촌리 1093-1

◆남촌강 포인트 네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포두면 남촌리 1035-6

봄철이면 빨래판 붕어들이 상류로 거슬러 올라와 산란하는 해창만수로.

광주의 조연안 씨가 송산1교 위 송산강에서 월척을 낚아내고 있다.

 

 

"아이고 힘들다 힘들어!!"

혼자 들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붕어를 올린 취재팀이 사진 촬영을 위해 본부석으로 이동중이다.

촬영 후에는 모두 방류했다.

 

 

"넣으면 나온다는 말이 실감나는 낚시터입니다."

해창만수로 남촌강에서 마릿수 월척붕어로 손맛을 봤던 박종묵, 유준재 회원.

 

 

남촌강의 아침.

유준재 회원이 아침 입질을 받아내고 있다.

 

 

취재팀이 거둔 조과.

일부 살림망 속 고기만 펼쳐놓은 것이다.

왼쪽부터 유준재, 박종묵, 이재근, 이상현 회원이다.

 

 

새벽시간에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수달이 필자의 살림망을 노리기 위해 달려들었다.

 

 

해창만수로는 농수로공사가 끝나 모든 농로가 수로와 연결되어 있다.

시험 삼아 농수로에 앉았던 이상현 회원이 붕어를 올리고 있다.

 

 

남촌강에서 월척을 낚아낸 필자.

맨바닥 말즘 사이를 노려 서른마리가 넘는 월척을 낚아냈다.

 

 

연안 수초사이에 떠 다니는 농약병과 스티로폼 등의 쓰레기들을 수거한 취재팀.

 

 

해창만수로는 물만 고여 있으면 붕어는 살고 있음을 증명하듯 이상현 회원이 농수로에서 낚아낸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해창만수로 남촌강 전경.

산란을 앞둔 붕어들이 상류의 얕은 수심까지 거슬러 올라왔다.

 

 

남촌강 하류 배수펌프장에 자리한 광주의 박종호 씨가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수로지만 바닥에 자갈이 많이 깔려 있어 떡밥이 잘 먹힌다.

 

 

남촌강에서 미약한 입질을 살피고 있는 박종묵 회원.

찌톱 반 마디만 움직일 정도로 찌 놀림이 좋지 못했다.

 

 

해창만수로에서 가장 잘 먹혔던 마르큐사의 신제품인 '노리텐' 떡밥과 필자의 스위벨 채비.

예민한 찌맞춤은 필수적이었다.

 

 

배스 천국이었던 해창만수로는 최근 배스가 급감했다.

낚이는 씨알도 30cm 이하급이 많다.

 

 

사용하고 남은 지렁이를 싱싱하게 보관하기 위해 풀을 썰어 넣은 모습.

 

 

송산강 하류와 본류가 만나는 지점에 98MW 규모의 해창만 수상태양광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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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남녘 수로낚시터 탐사

영암호 최상류

해남 옥천천이 명당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늦가을로 접어들면서 농민들은 들녘에서 여문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나자 축사에서 사료로 쓰일 볏짚 정리가 분주하다.

낚시인의 처지에서 보면 한적하게 수로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때가 도래되었다는 의미와 같은 말이기도 하다.

최근 호남지방에서는 허리급 붕어와 4짜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면서 호조황을 보이는 곳은 고흥의 장동지, 영암의 금지지 등으로 저수지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겨울 낚시하면 으레 수로낚시를 최고로 치는 낚시인들도 많아 이번 취재는 영암호와 금호호 등 수로를 돌아보면서 붕어 조황을 살피기로 했다.

그래서 몇 해 전 마릿수 준 · 월척 붕어로 손맛을 봤던 영암호 상류의 옥천천을 이번 취재장소로 정했다.

 

영암호 최상류이자 옥천천 최하류

옥천천은 해남군 옥천면 백호리에서 발원한다. 백호저수지를 거친 물줄기가 북동쪽으로 흐르고 흑천리에서 북서쪽으로 흘러 마산면 맹진리에서 영암호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영암호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영암호의 최상류이자 옥천천 최하류다.

이곳 옥천천에서는 봄철 산란기 때 붕어가 대거 거슬러 올라붙어 호조황을 보이며 여름철에는 마름으로 뒤덮여 낚시할 수 없지만 마름이 삭을 때인 가을부터 다시 씨알 굵은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는 특징이 있다.

지난 1022일 아침 9. 함께할 취재팀과 같이 옥천천을 찾았다.

제방에 올라서니 낚시인들의 출입 흔적이 전혀 없었다. 제방을 내려가 둔치를 지나 낚시가 가능한 물가까지는 짧은 곳은 20m, 먼 곳은 80m에 이르렷다.

동물들도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우거진 잡풀과 갈대 군락을 예초기를 사용해 진입로를 확보해 진입하는 게 만만치 않아 보였다. 겨우 오솔길을 만들어 진입해 보니 그럴듯한 포인트가 나타났다.

함께한 회원들의 자리도 확보해야 해서 진입로를 T자로 만들었다. 마름은 거의 삭아 내려 흔적만 보일 뿐 별도의 수초제거 작업은 필요치 않았다.

하지만 연안에서 뻗어 나간 줄풀을 제거해야 했다. 바자 장화를 착용하고 들어가 보니 바닥의 흙이 모래가 많이 섞인 사토질이었다. 옥천천에서 흘러든 흙모래가 그대로 쌓여 강바닥처럼 단단하게 쌓였다는 판단이 들었다. 바닥이 이렇다면 떡밥낚시가 주효할 것이라 생각했다.

네 칸대 낚싯대를 꺼내 수심을 점검해보니 겨우 50~60cm 정도 나왔다. 대행이 물색이 뻘물이라 연안으로 충분하게 붕어가 회유할 것 같았다.

특공대로 바닥을 긁어보니 북서풍의 바람의 영향으로 삭은 마름 줄기가 밀려와 가라앉은 듯 바닥은 마름 줄기로 엉켜 있는 게 확인됐다.

낚싯대 길이를 조절해가며 비교적 깨끗한 바닥을 찾아 두 시간 넘게 낚싯대를 세팅하며 찌를 세웠다.

수심이 얕아 캐스팅할 때 자꾸만 채비가 엉켜 8자 고리를 찌 목에 달아 원줄과 일체가 되도록 채비를 만들었더니 캐스팅이 한결 수월했다.

 

이상현 회원 “세 대가 바쁠 정도로 몰아치기로 붕어가 낚였습니다”

낚싯대를 모두 펼쳐놓고 전날 들어 왔던 이상현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필자보다도 오른쪽 상류 400m 지점에 포인트 한 그는 하룻밤 낚시에 서른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아 놓고 있었다.

이상현 회원은 어제 해 질 무렵부터 붕어가 간간이 낚여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어느덧 여명이 밝아 올 즈음이 되자 낚싯대 세 대가 바쁠 정도로 몰아치기로 붕어가 낚였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실 여유도 주지 않고 계속 입질을 해줘 낚시하면서 제발 입질 좀 그만 왔으면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 볼 정도였습니다라고 말했다.

들춰 보여준 살림망에는 31~34cm 정도의 네 마리의 월척과 28~29cm 준척급 붕어가 엄청나게 들어 있었다.

이상현 회원은 경원 F&B사의 옥수수어분글루텐으로만 붕어를 낚아냈다고 했다.

이상현 회원의 조황 소식이 알려지면서 회원들도 기대감에 낚시에 몰두했다.

상류의 조황을 살피고 필자의 자리로 돌아오자 두 개의 찌가 서로 엉켜 둥둥거리고 있었다.

찌가 움직이는 것으로 봐서는 붕어가 달려 있다는 이야기다. 4.6칸대의 낚싯대를 들어 올리자 바늘에는 32cm의 월척이 걸려 있었다. 미끼는 글루텐이었다.

정오를 넘기면서 북풍이 일기 시작했다. 좌측 부들 가까이에 바짝 붙인 찌가 예신을 보였다. 찌끝이 꼼지락거릴 뿐 10여 분을 넘게 좀처럼 올리려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반 마디도 채 되지 않는 찌 올림을 보고 살짝 챔질해 봤다. 그랬더니 뭔가 후킹이 되면서 순간적으로 부들 속으로 파고들었다. 결국, 부들 줄기를 뒤집어쓴 채 끌려 나온 녀석은 월척에서 살짝 빠지는 29.5cm의 붕어였다.

낚아낸 붕어를 살림망에 넣으면서 정면의 4칸대의 찌를 보니 물결에 흔들리는 것인지 입질이 왔는지 헷갈리게 미동이 있었다.

60cm밖에 안 되는 수심이라 입질이라면 살짝 올리든지, 아니면 옆으로 끌고 가리라 생각하며 기다려봤다.

미끼를 갈아줄 겸 반 마디 정도로 가지고 놀던 찌를 살짝 챔질해 봤다. 뜻밖에 이번에도 붕어가 후킹이 되어 옆으로 째는 힘이 상당했다. 크기는 29cm.

 

깐죽대던 입질이 모두 붕어였다니

지금까지 깐죽대던 입질이 모두 붕어 입질이었나 보다 생각하며 두 마디를 내어놓은 찌톱을 거의 수면에 잠길 정도로 찌 스토퍼를 내려 수면에 케미가 살짝 걸치도록 했다.

그랬더니 수면에서 조금이라도 돌출되어 꼼지락거리는 찌를 보고 챔질하면 거의 100% 붕어가 올라왔다.

아직은 냉수대가 형성된 게 아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입질이 약했다.

아마도 바닥에 깔린 삭은 마름줄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우측에 자리했던 최원재 회원이 필자에게 다가오더니 한두 마디라도 찌 오름을 기대했지만, 찌가 미동도 하지 않는데 챔질해보면 붕어가 걸려 낚였습니다.”하고 말했다.

최원재 회원도 같은 입질 패턴을 경험하고 있던 것이다.

오후 5시 초저녁 타임을 노리기 위해 이른 저녁을 먹었다. 회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다른 회원들도 입질 자체가 시원치 않다고 했다.

깐죽거리는 입질에는 챔질 타이밍 잡기가 어려웠지만, 살짝이라도 끌고 가는 입질에는 어김없이 붕어가 걸려 나왔다고 했다.

밤낚시로 돌입하면서부터는 찌 보기가 한결 수월했다. 어둠 속 수면에 걸쳐진 찌 불이 예신 처럼 살짝만 움직임에도 챔질해보면 무조건 붕어였다.

9. 상류쪽에 앉았던 이상현 회원이 허리급 월척을 낚았다며 알려왔다. 밤 사진이 필요해서 포인트로 가봤다.

이상현 회원은 낮에는 살치의 파상공세로 낚시를 거의 포기했었는데 어두워지면서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계측 결과 35cm의 준수한 씨알의 월척이었다.

우측에 자리했던 최원재 회원도 연신 붕어를 끌어내는 소리가 들렸다. 여전히 미진한 찌 놀림에서도 적절하게 챔질 타이밍을 잡아 챔질하고 있었다.

본류권에 자리한 회원들은 모두가 손맛을 보고 있었지만, 늦게 해가 질 무렵 도착했던 이광희 회원과 함인철 회원은 자리가 없어 본류와 연결된 농수로에 자리했지만 이렇다 할 입질을 못 받고 있었다.

여명이 밝아 올 즈음 밤새 쉴 새 없는 붕어 입질에 지쳐 잠시 졸고 있는데 이광희 회원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이광희 회원은 낚시터에서 가끔 시를 적어 보내곤 하는데 문학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 기다림 - (해안 이광희)

기대 반 설렘 반,

까만 밤 하얗게 뜬눈으로 지새우며 잔뜩 웅크려지는 몸.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몸 녹이고,

짙게 깔린 아침 물안개 사이로 황금들녘 여명이 밝아오는데

한 무리에 참새떼들 재잘거리며 허수아비에게 인사하고

강 건너 고추밭에 내려앉는다.

옆 조사님 힘찬 챔질 소리 나도 분주하게 미끼 갈아 끼워 넣는다.

콩닥콩닥 아린 가슴으로 찌 끝을 바라보며

언제나 올려줄까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밤새 조용히 네게 다가와 옛 추억 이야기를 들려주던 새벽이슬은

헤어지기 못내 아쉬운 듯 풀잎마다 눈물방울 맺어놓고 떠날 준비 한다.

따뜻한 아침 햇살이 온몸으로 퍼져온다.

기다리는 입질은 다음 출조 때나 오시려나.

 

한 번 올리면 몰아치기로 낚여

아침 시간. 지난밤의 전체적인 조황을 살피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각 포인트를 점검해봤다.

회원 중 가장 돋보이는 손맛을 누린 회원은 이상현 회원이었다.

이상현 회원은 반얼레채비에 경원 아쿠아텍X와 향버거로 집어시키고, 경원 옥수수어분글루텐으로 주 미끼로 사용했다.

월척 이하의 붕어는 깔짝거리는 입질이 많았고, 월척 이상의 붕어는 찌톱을 살짝 올려주거나 순식간에 찌를 끌고 가는 게 많았습니다. 붕어가 한 마리 낚이면 연속해서 몰아치기로 낚이는 경향이 짙었어요하고 말했다.

살치 공격이 심할 때는 채비를 회수하지 않고 그대로 뒀는데 살치가 글루텐을 뜯어먹고 바늘에 조금만 붙어 있어도 붕어의 입질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붕어의 개체수가 많으며 활성도가 좋았다고 했다.

하류 쪽에 자리한 김영석 회원은 해 질 녘에 도착해 생자리를 개척하지 못해 수문과 연결된 수로에 앉았다. 김영석 회원 역시 열댓 마리 정도의 손맛을 봤는데 가장 큰 씨알이 36cm였다고 했다.

오전 10. 이제 철수할 시간이 도래됐다. 월척만 열댓 마리이고 월척에 육박한 붕어가 많이 낚였다.

취재 목적이 가을철 수로낚시 탐방이었지만 예상 외로 호조황의 붕어를 만났다. 가을부터 겨울로 이어지는 수로낚시터로 옥천천은 큰 기대를 안겨주었다.

 

해남 고천암호는 조황이 좋긴 하지만

지난 115일엔 해남 고천암호를 돌아보았다.

고천암호에서 상류로 이어지는 해남천 수로 줄기에는 많은 낚시인이 포진하고 있었는데 월척과 준척급 붕어로 낚아 놓고 있었다.

우리 취재팀은 짜장수로아래 본류에서 하류를 바라보며 하룻밤 낚시를 해봤다. 빵 좋은 27~29cm 붕어가 주종으로 낚이면서 간간이 턱걸이 월척 붕어도 낚을 수 있었다.

운동도 할 겸 자전거로 한 바퀴 돌며 살펴봤는데 곳곳에 낚시인들이 있었다.

그만큼 붕어가 낚인다는 이야기인데 아쉽게도 매년 겨울철만 되면 찾아오는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벌써 낚시인들의 출입을 자제해달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네비게이션 주소전남 해남군 마산면 외호리 1069

 

영암호 최상류 마산면 외호리 연안.

여름철 무성했던 마름이 삭아내리자 낚시 여건이 좋아지면서 마릿수 붕어가 낚이고 있다.

 

 

해남 옥천천에서 이상현 회원이 혼자서 낚아낸 붕어 조황.

월척과 준척급으로 쉴 새 없는 입질을 받아 손맛을 봤다.

 

 

해남 옥천천에서 낚은 월척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는 최원재 회원.

 

 

해남 옥천천 들녘.

추수를 앞두고 황금물결이 일렁였다.

 

 

이상현 회원이 밤 9시경 해남 옥천천에서 낚은 35cm 월척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해남 옥천천에서 꿈틀거리며 예신을 보이고 있는 찌를 보며 챔질 준비를 하고 있는 정의철 회원.

 

 

글루텐을 먹고 바늘에 걸려 낚이고 있는 준척 붕어.

낚이는 붕어는 모두 27cm 씨알이 가장 많았다.

 

 

해남 옥천천에서 가장 잘 먹히던 글루텐과 옥수수.

특히 글루텐으로 집어가 되면 쉴 새 없는 입질이 이어졌다.

 

 

해남 옥천천과 연결된 농수로.

옥천천에서 유입된 붕어가 많았다.

진입이 수월한 게 장점으로 짧은 대에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

 

 

이번 취재에서 가장 돋보이는 붕어 조황을 누린 이상현 회원이

자신이 낚은 월척 붕어 두 마리를 보여주소 있다.

 

 

옥천천과 연결된 농수로 포인트에서 턱걸이 월척을 낚아낸 이광희 회원.

 

 

필자가 해남 옥천천에서 사용한 스위벨채비.

마르큐 페레글루텐과 경원F&B 옥수수어분글루텐을 반반 섞여 사용했다.

 

 

이상현 회원 혼자 낚아낸 붕어를 펼쳐 보인 뒤 회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좌로부터 유준재, 정의철, 이상현 회원.

 

 

낚시 전 5분, 철수 전 5분 쓰레기 청소!!

해남 옥천천에서 수풀 속까지 뒤지며 쓰레기를 수거한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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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거군지와 거군수로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터진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명예필드스탭]

 

2022년 임인년이 시작되면서 잦은 기상 악화로 출조지 선정이 만만치 않았다.

1월에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날이 많았고, 거센 북서풍이 부는 날도 많았다.

바람이 없는 날에는 두께 1cm 정도 결빙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의 연속.

매년 겨울이면 연례행사처럼 수도권 낚시인들로부터 출조지를 추천해달라는 전화가 빗발쳤지만, 이번에는 마땅히 추천해줄 곳이 없었다.

비교적 따뜻한 호남지방을 찾으려는 낚시인들의 기대에 충족해주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해남과 영암지방에는 수로낚시 천국이라 할 정도로 수로가 즐비하다.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관청에서는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어 망설여졌다.

그래서 이번 화보 취재는 조류인플루엔자와 관련이 없는 지역인 고흥 지역 낚시터들로 유심히 관찰했다.

그 와중에 고흥읍에 거주하는 화보팀원 김동관 회원이 소중한 정보를 알려왔다.

김동관 회원은 고흥에서는 현재 해창만수로의 송산강과 거군수로가 가장 조황이 가장 좋습니다. 해창만은 씨알 위주라면 거군수로는 마릿수 붕어가 낚인다고 보면 됩니다.”라고 설명을 했다.

일단 해창만수로는 필자가 수시로 드나들며 취재를 해왔던 곳이라 배제를 했다. 사실 늘 함께 움직이는 회원들은 굵은 씨알이 낚이는 해창만수로 출조를 갈망하고 있었지만 조류 인플루엔자가 영향이 적어지는 3월 이후로 미루었다.

 

1988년 오도1방조제 완공 때 생겨난 낚시터들

거군수로는 벌써 10여 년 전쯤 취재했던 곳이라 그동안 어떻게 바꿨는지도 궁금했다.

아울러 인근 거군지로도 분산 출조해 낚시 여건을 살펴보기로 했다.

거군수로는 지난 1988, 여자만 갯벌 바닷가인 과역면 연등리와 남양면 신흥리를 잇는 1167의 오도1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생겨났다. 거군수로와 연결된 거군지도 그때 생겨났다.

거군지는 1만여 평의 저수지다. 정수수초로는 갈대와 부들이 많고 침수수초로는 수중에 말즘이 많아 붕어의 서식 여건이 아주 좋다.

몇 해 전 거군지에 배스가 유입되면서 붕어의 씨알이 굵어졌지만 다행이 마릿수 조황도 무난한 곳으로 변모했다.

거군지와 제방이 맞닿아있는 거군수로는 최근 시멘트 농로 공사가 마무리되어 한결 진입이 수월해졌다.

수로 폭은 15~30m이며 낚시가 가능한 구간은 2.3km에 이른다.

거군수로를 찾은 날짜는 설 연휴가 시작되는 지난 129일 오후 5.

도착해보니 김동관 회원과 유준재 회원이 아침부터 먼저 와 있었다. 살림망에는 월척과 마릿수 붕어가 들어 있었다.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포인트를 돌아보니 물색이 맑았다. 어두어지자 기온이 떨어지고 차갑고 강한 북서풍까지 불어 신경이 쓰였다.

김동관 회원은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월척과 27~28cm급 붕어를 하루에 스무 마리는 거뜬히 낚아냈는데 오후부터 찬바람이 터진 후 입질이 잠잠해졌네요.”라고 말했다.

지난 며칠 동안 영상의 날씨가 지속된 덕에 조황이 좋았다는 이야기였다. 그때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심심찮게 붕어가 올라왔다고 한다.

케미에 불을 밝힐 시간인 오후 6. 유준재 회원의 자리에서 ~하는 챔질 소리가 나 돌아보니 낚싯대 휨 새가 보통이 아니었다.

월척일까?’ 싶어 지켜봤더니 뜰채에 담긴 붕어는 31cm의 턱걸이 월척이었다.

살림망에 붕어를 넣으면서 또다시 챔질, 이번에는 29cm 붕어였다. 미끼는 새우였다.

최근에 거군수로에서 며칠 낚시를 해봤던 김동관 회원은 배스 유입으로 새우가 전멸했음에도 유독 새우에만 입질해준다.”라고 말했다.

반면 거군수로 바로 위에 거군지에서는 새우보다는 글루텐이 잘 먹힌다고 알려줬다.

그러나 밤낚시에도 꼬박꼬박 입질을 해줬다는 거군수로에서는 이날 입질이 많지 않았다.

유튜버 달빛소류지홍광수 회원도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들어 출조 때마다 붕어의 신으로 불릴 정도로 붕어를 잘 잡기로 소문난 홍광수 회원. 그가 입질을 받지 못했다면 그날은 붕어의 회유가 없다고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밤이 깊어갈수록 바람도 매서워지고 입질은 전혀 없었다. 바람의 영향으로 얼음이 잡히지 않는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결국 밤낚시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일찍 쉬고 이른 아침 시간을 노려보기로 했다.

 

거군수로에서는 부진, 거군지에서 월척 상봉

다음 날 아침. 햇볕이 없고 구름이 많은 날씨였다. 바람은 좀 잠잠해진 듯했고 얼음은 다행히 얼지 않았다.

홍광수 회원이 아무래도 여기는 아닌 것 같아 위에 거군지로 옮겨 보렵니다.”라며 서둘러서 짐을 챙겼다.

오전 10. 사진도 촬영할 겸 거군지를 둘러봤다. 거군지에는 남원에서 내려온 양재철 회원 등 화보팀 3명이 밤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혼자 서울에서 원정 내려온 낚시인의 조과가 가장 돋보였다.

그의 살림망에는 34cm 월척을 포함, 월척에서 살짝 빠지는 크기의 준수한 씨알들로 살림망이 묵직했다.

밤낚시에 몇 번 원줄이 터지는 불상사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엄동설한 추운 겨울철 남녘으로 내려와 이 정도면 만족한 조황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홍광수 회원이 오전에 대를 펴면서 붕어를 낚아내기 시작했다. 그가 앉은 곳은 산 밑 돌무더기가 무너진 자리. 수중에도 바위가 많았다.

수심이 1.7~2.2m로 침수수초인 말즘이 자라 올라오는 자리로 전통적으로 글루텐이 잘 먹히는 특급 포인트다. 경원F&B 어분옥수수 글루텐으로 입질을 받아내더니 첫수에 26cm 붕어를 시작으로 31, 33cm 월척을 연달아 낚아냈다.

거군수로에서는 반작이었지만 거군지에서는 그나마 마릿수로 손맛을 볼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대박은 아니었지만 취재를 마무리할 즈음 김동관 회원의 말을 듣고 은근히 기대가 됐다. 현지 낚시인과 다름없는 고흥의 김동관 회원의 경험에 의하면 거군수로와 거군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 2월 중순 이후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할 때가 본격 시즌인데 아마도 이 기사가 나갈 즈음이 바로 최고의 피크타임일 것이다.

 

거군지·거군수 낚시특징

조황 따라 낚시터를 선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 때 두 곳의 조황이 동시에 좋을 때는 없었다.

저수지 조황이 좋으면 수로가 부진하고, 수로 조황이 좋으면 저수지 조황이 부진했다.

따라서 출조하게 되면 먼저 와있는 낚시인들의 조황을 살핀 후 낚시터를 선택하면 된다.

 

거군지는 글루텐, 거군수로는 새우 잘 먹혀

거군지에서는 가장 입질이 빠른 미끼는 글루텐이다. 반면 거군수로에서는 새우에 씨알이 굵고 입질도 빨랐다. 새우 채집은 되지만 소량이므로 출조시 미리 구입해 가는 게 좋다.

 

거군지는 밤낚시, 거군수로는 낮낚시

거군지에서는 밤낚시에 씨알이 굵게 낚이고 거군수로에서는 낮낚시가 잘 된다.

특히 거군수로의 경우 새벽 4시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폭풍 입질을 보여줄 때가 많다.


가는 길벌교에서 고흥 쪽으로 17km를 달리면 남양교차로에 이른다. 좌회전하여 남양면 쪽으로 진입. 1.8km를 가다 보면 상외 삼거리에 이른다. 우회전하여 300m가량 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거군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여 1.5km 가면 거군마을 회관이고 마을회관 앞에서 우측으로 45도 방향의 좁은 농로로 진입해 700m 정도 가면 거군지이다.

 

네비게이션 주소전남 고흥군 남양면 신흥리 42-1

 

최근 배스가 유입돼 붕어 씨알이 굵어진 거군지.

거군지 아래에 거군수로가 바로 붙어있어 양쪽을 넘너들며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오도1방조제를 중심으로 좌측에 여자만 바닷가, 우측에 거군지와 거군수로가 있다.

우측 아래가 거군지, 위쪽 긴 물줄기가 거군수로다.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는 취재팀.

왼쪽부터 김동관, 홍광수, 이재근 회원이다.

 

 

필자가 거군수로에서 사용한 스위벨채비.

약간 작은 크기의 새우에 입질이 빨랐다.

 

 

거군수로에서 가장 잘 먹힌 새우.

현장 채집이 어려워 고흥호에서 채집해 왔다.

반면 거군지에서는 글루텐 떡밥이 잘 먹혔다.

 

 

거군수로에서 낚시한 이재근 회원이 아침 시간에 새우 미끼로 준척급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거군수로를 찾은 낚시인이 발밑 삭은 수초대를 수초직공 채비로 노리고 있다.

 

 

산란철을 앞둔 터라 촬영 직후 낚은 붕어를 모두 방생했다.

 

 

일주일 전 거군지로 출조해 허리급 월척과 준척급으로 마릿수 손맛을 봤던

서봉찬 회원이 이번 취재에 동행했다.

 

 

거군수로에서 입질을 받지 못 받자 거군지 산 밑 포인트로 옮겨 33cm

월척을 낚아낸 유튜브 달빛소류지진행자 홍광수 회원.

 

 

거군지와 거군수로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다리 위에 본부석을 차렸다.

실제로 이 다리는 한쪽 끝에 진입통제 시멘트 관로가 놓아져 있어 차가 지나다니지 못한다.

 

 

입질이 없는 시간에 회원들이 모여서 서로의 조황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거군수로 연안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수거한 화보팀.

 

 

금강산도 식후경.

매번 출조 때마다 회원 각자가 준비해온 음식으로 식사를 즐기고 있다.

 

 

거군수로에서 낚인 숭어.

바다와 접해있다 보니 바닷고기인 숭어 치어와 망둥어도 곧잘 낚인다.

 

 

거군수로 제방 넘어로 펼쳐진 여호만 갯벌.

 

 

달빛소류지진행자 홍광수 회원이 사용한 천류사의 천년혼 골드 낚싯대.

거군지에서는 가급적 긴대, 거군수로에서는 짧은 대에 입질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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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해창만수로 가오리강

조류인플루엔자 영향 없는 남녘 간척수로

가람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명예 필드스탭]

전남 고흥지역 겨울철 수로 낚시터로는 유명한 해창만수로가 있다.

매년 이맘때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출입을 통제하는 서남부지역의 금호호나 영암호는 출입을 통제하는 구간도 있지만 해창만수로는 같은 남해안의 해안가 간척수로이지만 출입을 막은 적이 없다.

150만 평 규모의 해창만수로는 현재 추수가 끝나자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낚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원정낚시를 내려온 정박꾼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해창만수로는 4개의 본류권이 있고, 그 본류권을 중심으로 낚시가 가능한 수많은 가지수로가 있다.

그중에서도 겨울철이면 진입도 수월하면서 붕어 조황이 뛰어난 곳이 가오리강이다.

 

광주 박종호 씨,

길두양수장에서 47.5cm 낚아

가오리강은 봉덕강 중류에 자로 휘어진 가지수로다. 봉덕강에서 거슬러 올라온 붕어가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낚시가 가능한 구간은 700m에 이르며 수로 폭이 60m로 비교적 넓다.

여름철 자생하던 마름 수초가 삭아내려 낚시 여건이 좋아졌다.

필자는 지난 1126일 가오리강을 탐사낚시를 해본 결과 7마리의 월척과 준척급 붕어로 손맛을 봤다.

포인트는 수초대보다는 밋밋한 맨바닥이 좋다.

그중에서도 물속에 말즘이 자라 올라오는 지역이 입질 받기 수월하다.

연안에 즐비한 부들과 갈대, 땟장수초 가까이에서는 블루길 성화가 심하므로 될 수 있는 대로 수초와 50cm~1m가량 떨어진 지점에 찌를 세워야 그나마 블루길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

미끼는 지렁이와 글루텐, 옥수수가 먹히지만, 포인트에 따라 이들 미끼가 다르게 먹히는 경우가 있다.

가오리강 상류와 하류 수문 인근에서는 글루텐이 잘 먹혔다. 중류 지역에서는 오직 지렁이에 입질이 빨랐다. 탐사출조에서 월척은 모두 지렁이 미끼에 낚였다.

입질은 밤에 온다. ‘수로낚시는 낮낚시다라는 통념을 깨고 밤에 잦은 입질이 있다.

월척급 붕어 역시 밤낚시에 낚였고 최고의 피크시간은 아침 6시부터 9시까지.

지난 125일 광주의 얼레붕어낚시박종호 회원은 가오리강 위쪽 길두양수장 인근에서 아침에 47.5cm의 대물 붕어를 낚아내기도 했다.

 

가는 길고흥읍 호형교차로에서 도화. 나로도 방면으로 5.9km를 가면 포두면 소재지의 포두 사거리가 나오고 좌회전해 700m 내려가면 길두교차로이다. 다시 우회전하여 300m 진행후 오취마을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2.3km 가서 다시 우회전으로 300m 내려가면 된다.

 

네비게이션 주소전남 고흥군 포두면 길두리 2884-18

 

지난 11월 26일 해창만수로 가오리강을 찾아 씨알 좋은 붕어로 손맛을 본 필자.

 

 

해창만수로 가오리강에서 대물 붕어를 비롯해 마릿수 조과를 거둔 박민규 회원.

 

 

최근 호황을 보이고 있는 해창만수로 가오리강 중류.

낮보다 밤에 입질이 잘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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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도장리수로

그냥 보면 실개천

알고 보면 붕어 냉장고 포인트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겨울은 연중 낚시가 가장 힘들다는 계절임이 확실하다.

비교적 따뜻하다는 호남이지만 한파주의보가 내리자 대다수 낚시터에 살얼음이 잡혀 낚싯대를 드리울 곳이 마땅치 않다.

차라리 얼음이 두껍게라도 얼면 얼음낚시라도 해보겠건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래도 얼음이 얼지 않는 수로권을 찾아야 앳된 붕어 얼굴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갖고 있는 데이터를 탐색해봤다.

그러던 중, 수년 전 월척을 마릿수로 낚았던 영암군 군서면의 도장리 수로를 발견했다.

당시만 해도 마름이 삭아 드는 10월부터 갈대 가까이 찌를 세우면 감잎 붕어부터 월척까지, 어렵지 않게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낚시인들은 도장리수로를 언제나 꺼내먹을 수 있는 붕어 냉장고로 부르곤 했다.

도장리수로 조황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다만 지척에 영산강 지류인 영암천이 흐르고, 이 영암천은 도장리수로와 수문을 통해 연결되는 정도가 전부이다. 그 영향으로 수시로 붕어가 도장리수로로 유입돼 붕어자원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18~24cm는 쉴 새 없이 올라와

정보가 없었지만 모처럼 도장리수로에서 한판 붙고 싶어 회원들에게 좌표(주소지)를 알려줬고, 1219. 오전 10시경 회원들과 함께 도장리수로에 도착했다.

주말만 되면 안타깝게도 세찬 바람과 추위가 찾아왔으나 이날만큼은 비교적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포인트를 둘러본 김윤건 회원은 마치 실개천처럼 보이는데 붕어가 있을까요?”라며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수로 자체가 소규모의 샛수로이기 때문이다. 수로 전체 길이는 2.5km. 그러나 낚시가 가능한 구역은 500m이며 수로 폭이 35m가량이다. 누가 봐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수로였다.

김윤건 회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먼저 와서 대를 폈던 김동관 회원이 23cm 붕어를 낚아냈다.

이 모습을 본 김윤건 회원이 ? 붕어가 있네?”라며 서둘러 대를 펴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발밑은 1m로 깊었지만 4칸 대 거리는 60cm로 얕았다. 하지만 물색이 우윳빛이라 크게 개의치 않았다.

낮이고 햇볕이 좋아 수심이 얕은 건너편을 공략하기 위해 5칸 대를 펼쳤다. 탐색 차 지렁이 미끼를 활용했는데 금방 찌에 반응이 왔다. 23cm 정도의 붕어였다.

맨바닥보다는 갈대 가까이에서 입질이 활발해 순식간에 다섯 마리의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오후 3시가 되자 북서풍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수초 가까이에 세웠던 찌에서는 계속 반응이 왔다.

씨알이 좀 더 컸으면 좋으련만, 올라오는 족족 18~24cm가 주종을 이루었다.

옆자리에 앉은 남원에서 온 양재철 씨도 몇 마리의 붕어를 낚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지난달 여수 소옥1지 화보 촬영 때 만난 인연으로 이번에도 함께 했는데 영암지역 수로낚시는 처음이라 했다.

그는 가는 원줄을 사용한 예민한 얼레 채비를 사용했고 삭은 부들 수초 가장자리에 찌를 세워 입질을 받아냈다.

오후 5시 반. 이른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본부석에 모였다. 모두 낱마리의 붕어로 손맛을 즐겼다고 한다.

씨알이 아쉬웠지만, 추운 겨울이라 월척이 낚이지 않아도 즐거워하는 표정들이다. 밤낚시를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어두워지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예상은 했지만 수면이 얼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물에 손을 담가보니 차가웠지만, 결빙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낮 상황과는 다르게 밤이 되자 입질이 끊겼는지 붕어를 끌어내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글루텐 미끼에 월척 5마리

8. 입질이 없는 사이에 운동 삼아 2km 떨어져 있는 동호리 수로 쪽을 가봤다. 최근 인기가 높아진 동호리 수로 역시 겨울 붕어터라 많은 낚시인이 포진하고 있었다. 낚시인들 모두 준척급 붕어로 예닐곱 마리씩 낚아내 놓고 있었다.

그중 턱걸이 월척을 낚아낸 낚시인이 있었는데 수심이 오육십 센티미터에 불과해 입질이 지저분했고 챔질 타이밍 잡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밤낚시보다는 아침낚시에 집중해 봐야겠다며 휴식을 취하는 분위기였다.

운동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와 보니 우측 연안 부들 사이에 세웠던 두 개의 찌가 사라지고 초릿대가 휘어져 있었다. 삭은 부들수초 줄기를 뒤집어쓰고 나온 녀석은 월척에 살짝 못 미치는 29.5cm 붕어였다.

때마침 하류 수문 가까이에 자리한 김윤건 회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내용인즉 글루텐과 지렁이에 심심치 않게 붕어가 낚이고 있습니다. 벌써 월척도 두 마리나 낚았는데 글루텐에 씨알이 굵게 낚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윤건 회원과 그 옆자리에 앉은 진동현 회원의 자리에서만 붕어가 낚일 뿐 그 외 회원들의 포인트에서는 자정을 넘기도록 입질 자체가 없었다.

이글루를 뒤집어쓰고 자고 일어났더니 여전히 찌는 그대로였다. 김윤건 회원 자리에서만 플래시 불빛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밤새 진행형으로 붕어가 낚인 듯했다.

아침이 되어 전체적인 조황을 살피기 위해 도장리 수로 한 바퀴 돌아봤다.

역시나 김윤건 회원과 진동현 회원의 조과가 돋보였다. 진동현 회원이 세 마리의 월척을, 그리고 김윤건 회원이 두 마리의 월척과 씨알 굵은 27~29cm 붕어로만 십여 수씩 낚아놓고 있었다.

김윤건 회원은 밤새 이어지는 입질에 졸릴 틈도 주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마치 실개천 같아 보여 실망스러웠는데 뜻밖에도 이런 곳에도 붕어의 개체 수가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하고 말했다.

아침 8시를 넘기자 제법 찬 기운의 바람이 강하게 불어와 철수를 서둘렀다.

촬영을 위해 밤새 낚인 붕어를 한 곳에 쏟아 부으니 마릿수가 꽤 많았다. 월척은 모두 턱걸이 급으로 다섯 마리였다.

도장리 수로는 겨울 낚시터이다. 강추위가 몰아치고 기온이 내려가면 으레 얼음이 잡히겠지만 얼음이 두껍지 않아 쉽게 깨진다.

미리 얼음을 깰 수 있는 도구를 준비해 출조한다면 쉽게 입질을 받아낼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가는 길남해안 고속도로 강진 무위사 I.C를 나오면 남성전 교차로이다. 영암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13번 국도를 이용해 20km를 진행 후 마산리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5.4km 가면 우측에 보이는 수로가 도장리 수로이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영암군 군서면 도장리 1026

 

실개천을 연상시키는 영암 도장리 수로 연안 구간.

상류에 자리한 함인철 회원이 건너편 갈대 가까이에 찌를 세우고 있다.

 

 

장대를 이용, 건너편 갈대 사이를 노려 준척급 붕어를 낚아낸 필자.

햇살이 좋은 낮에는 수심 앝은 곳에서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

 

 

월척에 육박하는 붕어를 낚아낸 필자.

지렁이 미끼를 사용했다.

 

 

철수 직전에 턱걸이 월척을 낚아낸 유준재 회원의 기쁜 표정.

밤에는 씨알이 잘고 아침에 굵게 낚였다.

 

 

하룻밤 조과를 펼쳐놓고 기념촬영을 하는 취재팀.

왼쪽부터 진동현, 김윤건, 양재철, 홍광수 회원.

 

 

유튜버 달빛소류지홍광수 회원이 채비를 던져 넣고 있다.

도장리수로는 수로폭이 좁고 수심이 앝아 조용한 건너편 연안을 노리는 게 효과적이다.

 

 

사짜 붕어로 사고 치는 줄 알았는데 낚고 보니 잉어였습니다.”
함인철 회원이 채비 세 개를 엉망으로 만든 잉어를 보여주고 있다.

 

 

도장리수로는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함에도 겨울에는 성화가 덜해 새우나 지렁이도 잘 먹힌다.

취재일에는 글루텐과 지렁이가 효과적이었다.

 

 

도장리수로 주변 쓰레기를 수거한 촬영팀.

소문나기 전엔 비교적 깨끗한 낚시터였으나 현재는 곳곳에 농약병과 낚시 쓰레기가 숨어 있었다.

 

 

영암 원항리수로

소문 안 난 알짜배기

겨울 손맛터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원항리수로는 전남 영암군 도포면 원항리에 있는 신생 수로다. 현지인들은 원목수로라고 부른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흙모래로 가득 찬 실개천에 불과했으나 2018년도에 말끔하게 준설해 새로운 낚시터로 거듭 태어났다.

일부 광주 낚시인들 외 아직도 존재를 모르는 낚시인들이 대다수이며 현지 촌로들이 농한기 소일거리로 붕어낚시를 즐기고 있는 수준이다.

하류에는 영산강 지류인 영암천이 있어 큰비가 내리면 붕어가 거슬러 올라온다. 상류에는 대물 붕어터로 잘 알려진 봉호지 퇴수로와 연결되어 있어 붕어가 수시로 유입된다.

원항리수로는 주기적으로 수문을 여는 영산강 하구 배수 영향을 받지 않는 게 특징이다.

하류 영암천과 연결된 수문이 높게 설치돼 항상 만수위처럼 일정량의 수량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류는 저수지처럼 수로 폭이 100m에 이르고, 중하류부터 상류까지의 1.7km 구간에 폭이 40m가량 된다. 주차와 진입 여건도 수월해 낚시 여건이 좋은 편이다.

여름철에는 마름이 자생하지만 1월 초 현재 흔적도 없이 삭아 내렸다. 연안에는 약간의 부들과 누렇게 퇴색된 갈대가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다.

수심은 60~80cm로 깊지 않으나 겨울에도 물색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영산강 줄기가 모두 그렇듯 이곳 원항리 수로에도 배스와 블루길은 유입돼 있다.

 

겨울에도 옥수수에 씨알 굵게 낚여

지난 12월 중순 출조에서 1박낚시에 월척 1마리와 24~28cm급 붕어를 20마리 정도 낚아냈다.일단 붕어의 개체수는 많은 것으로 판명됐다.

현지 낚시인들 말에 의하면 최고 38cm까지 낚은 바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월척보다는 마릿수 개념의 낚시터로 보였다.

미끼는 겨울임에도 지렁이보다는 옥수수에 씨알이 굵게 낚이는 특징을 보였다.

낮과 밤의 입질 시간대 차이는 없었지만 바람이 없는 밤 시간대에 몸통까지 올려주는 찌 올림이 일품이다.

 

가는 길영암군 시종면 소재지를 벗어나 신학리 방향으로 801번 지방도를 따라 월송교차로에서 도포면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120m 진행 후 입석마을표식을 보고 우회전하여 3.1km를 가면 원목마을이 나오고 좌회전하여 800m 가면 우측에 원항리 수로의 최상류에 닿는다. 여기서부터 하류 쪽으로 1.7km 구간이 낚시가 가능한 지역이다.

 

길도우미 주소전남 영암군 도포면 원항리 1200

 

지난 12월 중순 출조에서 9치급 붕어를 올린 필자.

 

 

2018년 말에 깔끔하게 준설한 영암 의항리수로.

 

 

바람을 등지고 낚시 중인 현지 낚시인들.

 

 

긴 대로 붕어를 노리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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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회진수로

죽은 새우 쓰니 밤에 마릿수 입질 황홀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최근 호남지방의 조황을 살펴보면, 가장 핫한 곳은 강진 만덕호, 고흥 봉암지, 내봉지, 장흥 지정지 등이다.

그리고 이들 저수지들의 공통점은 해안가 간척지라는 것이다. 해안가와 떨어져 내륙 깊숙이 위치해 있는 일반 저수지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해안가 대형 간척지들에서는 꾸준한 조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언급한 곳 모두 낚시춘추 지면을 통해 몇 차례씩 소개가 된 바 있어 아쉽지만 취재를 포기했다.

때마침 전화로 출조지 추천을 부탁해온 독자들에게 정보를 안내해 주는 것으로 만족했다.

 

해안가 대형 간척지 조황 꾸준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늦가을로 접어들 때라 아무래도 저수지보다는 수로낚시가 더 나을 듯하여 수로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신, 굳이 붕어가 쏟아지지 않더라도 앞으로 가망성이 높은 곳을 1순위로 염두에 두기로 했다.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데, 장흥 회진에 살면서 필자에게 장흥 쪽 붕어조황 특파원 역할을 해 주고 있는 막내 여동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여동생은 뜻밖에도 오빠~!! 회진 가는 길 옆 도랑에 낚시꾼들이 겁나 많은디 붕어가 낚이는 모양인디?”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회진가는 길 옆 도랑이라면 회진수로를 일컫는 말이였다.

회진수로는 가을이면 은빛 억새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천관산(해발723m) 남쪽 자락에 위치해 있다.

1990년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꾸준하게 붕어를 토해내던 곳으로 전국에서 낚시인들이 몰린 시절도 있었다.

Y자 형태를 띤 수로로서, 장흥의 특급 대물 붕어터인 포항지, 수동1, 수동2지의 무넘기와 물줄기가 연결돼 있어 큰 비가 내릴 때 붕어들이 유입되는 곳이다.

호남지역에서는 해창만수로 다음으로 유명한 붕어터였으나 영암호와 금호호가 완공되어 전국적인 붕어터로 급부상했고 그 여파로 지금은 낚시인들이 거의 찾지 않는 잊힌 낚시터가 되었다.

 

선발대 김광요 회원이 보내온 낭보

출조일을 며칠 앞두고 광주에서 살면서 화보 팀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광요 회원을 먼저 선발대로 떠났다.

마침 김광요 회원은 가족낚시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자녀들이 장흥 한우가 먹고 싶다 하여 장흥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했다.

그래서 회진수로를 가보라고 했더니 이튿날 37cm의 대물급 붕어의 사진을 보내왔다.

김광요 회원은 아주 옛날 기억을 떠올려 새우를 준비해 미끼로 사용했는데 밤 11시경 중후한 찌올림을 보고 챔질하자 뜻밖에도 이렇게 큰 붕어가 낚였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늦게 도착한 관계로 밤 9시부터 본격적으로 낚시를 할 수 있었어요. 아이들과 함께 놀아줄 틈이 없었습니다. 턱걸이급 월척 두 마리와 26에서 28센티미터급 붕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왔습니다. 아침에 살림망을 보니 스물 댓 마리가 넘는 붕어가 들어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조황을 확인한 터라 망설이지 않고 회원들에게 회진수로로 모이라고 주소를 알려줬다.

1024. 새벽에 회진수로에 도착했다. 이틀 전부터 기온이 떨어지면서 차가운 북서풍이 초속7~8m의 세기로 강하게 불었지만 아랑곳 않고 비교적 바람 영향이 적은 덕산교 아래를 포인트로 낙점하고 수정레져의 발판을 폈다.

연안 갈대를 살펴보니 수위가 50cm는 내려간 흔적이 역력했다. 4칸대를 펼쳐 수심을 재보니 80cm~90cm로 균등하게 나왔다.

먼저 붕어의 활성도를 살피기 위해 지렁이를 달아 찌를 세웠더니 찌가 제자리를 잡기도 전에 빨려 들어갔다. 얼떨결에 챔질해보니 낚싯대가 순간적으로 활처럼 휘어졌다.

30cm가 넘는 크기의 배스였다. 예전에는 배스나 블루길등 외래어종은 구경도 할 수 없었는데 인근 저수지들 모두 배스가 유입되면서 회진수로 역시 배스 유입을 피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과거에는 호남지방에서도 장흥지역은 불법 그물질과 외래어종이 없는 청정 낚시터들이 유독 많아 낚시인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는데... 달라진 최근의 현실이 안타까웠다.

 

배스 서식해도 두려워 말고 생미끼 써보라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오전 11. 아침부터 글루텐으로 집어를 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후발주자로 광주에서 출발했던 이신호 회원에게 부탁해 공수해온 새우 미끼로 교체했더니 얼마 안 있어 찌가 점잖게 솟으며 곧바로 27cm 붕어가 올라왔다.

강풍 속에서도 따뜻한 햇살이 수면에 퍼지면서 수온이 올랐는지 한낮부터 입질이 시작되었다.

우측에 김인호 회원도 뗏장수초를 넘겨 세운 찌에서 연신 입질을 받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김인호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그가 사용하고 있는 미끼는 죽어서 하얗게 변색된 새우. 배스가 서식하지만 새우에 배스의 입질은 거의 없다고 했다.

사실, 블루길이 서식하지 않고 배스만 서식하는 낚시터라면 배스를 두려워하지 말고 생미끼를 사용해볼 필요가 있다.

의외로 배스의 입질이 없고 붕어의 입질이 먼저 오기 때문이다.

오후 5시를 넘기자 낚싯대를 치켜세우지 못할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다. 북서풍의 찬바람이었다.

밤낚시에 치중하기로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할 겸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데 필자의 여동생이 장흥 회진에서나 맛볼 수 있다는 된장 물회로 저녁꺼리를 준비해왔다.

된장 물회는 장흥에 와야만 맛볼 수 있다. 득량만 바다에서 갖 잡은 잡고기를 회로 썰어 넣고 시큼한 열무김치와 된장, 식초, 오이, 양파, 마늘, 그리고 매콤한 고추를 넣어 만든 향토음식이다.

맛은 두 말하면 잔소리니 장흥에 오면 꼭 맛보기 바란다.

9. 낮 시간에 그토록 강하게 불어오던 바람이 잠잠해졌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낚시를 할 수 있겠다 싶어 미끼를 새우로 모두 교체했다.

중류 본수로와 포항지 무넘기와 연결되어 있는 샛수로 콧부리에 자리한 이신호 회원에게 전화가 걸려와 받아보니 새우에 찌를 쫘악~짝 올려주는데 모두가 월척 같은 준척급이 낚입니다라고 말하며 새우를 사용해 볼 것을 권했다.

한참을 이신호 회원과 통화를 하고 있는데 새우를 바늘에 달아 우측 뗏장수초 언저리에 세웠던 3칸대의 찌가 올라와 건들거리고 있어 챔질해보니 역시 29cm 빵 좋은 붕어였다.

이후 좌측 덕산교 위쪽에 포인트 했던 함인철 회원의 자리에서 커다란 물보라 소리가 나 뛰어가 봤더니 60cm급 잉어를 걸어 실랑이 중이었다.

함인철 회원은 “3.8칸대에 지렁이 미끼를 꿰어 뗏장수초 언저리에 찌를 세웠는데 찌놀림이 잉어와는 확연히 다르게 솟구쳐 긴장했어요. 아쉽게도 엄청난 파워만 자랑한 잉어였습니다하고 말하며 허탈해했다.

자정을 넘기면서 긴 대보다는 짧은 대에 대체적으로 붕어의 씨알이 굵게 낚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김인호 회원이 연속해서 두 마리의 월척을 낚아냈다. 씨알은 모두 33cm로 체고가 높은 쌍둥이 붕어였다.

김인호 회원은 새우가 잘아 바늘에 두 마리씩 겹쳐 꿰었는데 운 좋게도 월척이 덜커덕 낚여줬습니다라며 살림망에 넣었다.

그 와중에 또 다른 낚싯대에 입질이 연타로 들어와 연속해서 월척을 낚아냈다고 했다.

 

수로는 밤낚시가 안 된다고? 장흥 회진수로에서는 예외!

새벽 430. 몇몇 회원이 차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있는 사이 연안에선 물보라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분명 수달이 들어왔겠다 싶어 플래시를 줌으로 당겨 비춰보니 김인호 회원의 자리에 번뜩이는 눈동자 네 개가 보였다. 두 마리의 수달이 김인호 회원의 살림망을 헤집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나의 전화에 황급히 자리로 돌아온 김인호 회원이 어이가 없었는지 아연실색을 했다.

그는 출조인원 중 가장 많은 열 댓마리를 낚았고  33cm 월척도 두 마리나 들어 있었는데 수달이 붕어의 머리와 꼬리만 남기고 먹어치웠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에 이신호 회원도 수달의 공격을 받았다. 잠을 자지 않고 낚시하고 있는데도 수달이 발밑에까지 다가와 살림망을 끌고 가려는 것을 뜰채를 휘두르며 쫒아냈다고 한다.

수달은 1982년 천연기념물 330호로, 2012년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되어있다.

그러나 호남지역 수계나 저수지에는 서식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엄청난 숫자로 늘어난 상태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입질이 주춤해졌다. 수로낚시는 으레 밤낚시가 잘 안 되는 경향이 뚜렷하다지만 이곳 회진수로에서는 예외였다. 오히려 밤에 입질이 활발하고 낮에는 입질이 뜸하다.

오전 10시까지 입질을 기다려봤지만 이렇다 할 조황이 없어 철수길에 올랐다.

영암호와 금호호에 가려 빛이 바랜 회진수로. 아직은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알 수 있는 출조였다.

올 겨울 장흥을 찾는다면, 황홀한 밤 케미 불빛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회진수로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FISHING GUIDE

회진수로에서의 낚시는?

이번 출조 결과 밤과 낮 모두 글루텐과 옥수수에는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렁이 미끼의 경우 깔짝거리는 입질만 있을 뿐 시원스레 올려주는 찌맛을 볼 수 없었고, 오직 죽은 새우에만 찌를 끝까지 올려주는 찌 놀림이 있었다.

대체로 낮낚시보다 밤낚시가 유리했고 북서풍이 많이 불어오는 계절에는 바람을 등지고 할 수 있는 곳도 많았다.

여전히 생자리도 많이 남아 있어 포인트만 개척한다면 마릿수 붕어는 낚을 수 있다.

만약 회진수로가 여의치 않는다면, 인근의 덕산지(가학지)나 수동1, 그리고 삼산호가 있어 둘러볼 필요가 있다.

회진수로에서 가까운 포항지와 올 봄 4짜 붕어 사태가 났던 수동2(어은지)는 현재 수위가 30% 미만으로 낮아 연안낚시가 불가하다는 점을 참고하자.

 

가는 길남해안고속도로 장흥I.C를 나와 23벙 국도를 따라 대덕읍 방향으로 용산면과 관산읍을 차례로 거쳐 27km를 가면 관흥 삼거리에 이르고 좌회전하여 회진면 방향으로 1km가면 덕흥교이다. 덕흥교를 중심으로 좌측으로 진입하면 회진수로 본류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장흥군 회진면 회진리 1851-2

 

장흥 회진수로 전경.

낚시인들에게 전설 속의 낚시터로 잊힌 회진수로가 씨알과 마릿수를 겸비한 보물터로 다시 돌아왔다.

 

 

인기 유튜버 홍광수(달빛소류지) 씨가 딸 채린이와 함께 출조해 낚시를 즐겼다.

 

 

서울 목동에서 원정낚시를 온 김종윤 씨가 두 자에 가까운 잉어로 짜릿한 손맛을 봤다.

 

 

새우 미끼로 낚아낸 준척과 월척을 들어 보이는 이신호(왼쪽) 회원과 김인오회원.

 

 

필자가 자리한 덕산교 밑.

강풍을 피할 수 있었다.

 

 

"죽은 새우만 골라 먹네요."
아침 시간에 월척에 가까운 붕어를 낚아낸 이신호 회원.

 

 

회진수로의 밤낚시 풍경.

건너편에 보이는 불빛은 회진항이다.

 

 

배스가 유입된 인근 저수지의 영향으로 회진수로에도 배스가 서식하고 있다.

 

 

회진수로 주변에 널브러진 쓰레기를 수거한 화보팀.

 

 

선발대로 출조한 김광요 회원이 가족과 함께 캠핑낚시를 즐기고 있다.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는 회원들.

왼쪽부터 유준재, 김인오, 이신호 회원.

 

 

바람을 피해 본수로에서 갈라진 샛수로에 대를 폈던 낚시인들.

대여섯  마리의 기본적인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회진면에 살고 있는 필자의 여동생이 향토음식인 '된장물회'를 준비해와 즐거운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철수가 임박한 오전에 마지막 붕어를 낚아내고 있는 필자.

낮에도 간간이 붕어가 올라왔다.

 

 

회진수로에서 가장 잘 먹혔던 새우 미끼.

살아있는 새우보다 죽은 새우에 씨알이 굵고 찌올림도 좋았다.

 

 

필자가 가용한 스위벨 채비.

동절기라 그런지 가벼운 채비에 입질이 잦았다.

 

 

다양한 길이의 낚싯대로 뗏장수초 너머를 노린 홍광수 씨.

천류사의 천년혼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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