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대곡지

폭염 속 중치급 대폭발, 찬바람 불면 4짜 터진다.

가람 김중석 [낚시춘추 편집위원. 천류 필드스탭 팀장 · 사외이사]

 

연일 36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에 출조 자체가 어려운 시기.

매주 수요일쯤 되면 이번 주는 어디로 출조할 거냐?”며 문의 전화가 빗발치지만 이번 주만큼은 회원들의 전화가 잠잠했다.

그만큼 무더위에 심신이 지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집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쉬거나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찾아 물놀이로 더위를 이겨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다. 그늘이 있는 물가에서 쉬더라도 서늘해지는 밤에는 낚시할 요량으로 출조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집에서 가까우면서도 붕어 자원이 많은 보성의 대곡지가 뇌리에 스쳤다.

대곡지는 1978년에 만들어진 69천평 규모의 준계곡형지로 상류 주월산(해발 557m)에서 흘러든 물을 담수하고 있다. 상류에 도로를 따라 아름드리 벚나무가 가로수로 식재되어 있어 그늘이 많은 게 장점.

20155월에 필자가 낚시춘추 지면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던 곳이다.

대곡지는 감잎붕어에서 4짜에 이르기까지 자원이 많은 곳이다. 지난해와 올해, 산란기부터 장마 이전까지 허리급 붕어가 숱하게 낚여 보성 덕산지와 더불어 새롭게 대물 붕어터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공사 중이던 수변데크 길이 깔끔하게 완성된 탓에 차가 물가까지 접근하는 것은 다소 불편해졌지만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낚시가 가능한 포인트가 많다.

 

찌가 자리 잡기도 전에 들어오는 파상 입질

지난 810일 오후에 회원들과 함께 대곡지를 찾았다.

농어촌공사 자료를 봤더니 만수위에서 하루에 0.6%씩 배수가 되고 있었고 저수율은 60%를 유지하고 있었다.

수변 데크길 그늘에 의지하면서 상류 일대의 물색을 살피는데 유독 상류 새물 유입구를 중심으로 물색이 탁해 보였다. 마치 모내기를 시작하는 논바닥처럼 탁도가 짙었다.

연안으로 내려가 물에 손을 담가봤더니 아이 목욕시킬 정도로 물이 따뜻했다.

경험으로 봤을 때 수온이 이처럼 따뜻하다면 잔챙이 붕어가 낚일 확률이 높았다. 허리급 이상 큰 사이즈들의 붕어들은 새벽 2시 전후에 낚이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미미하게 배수가 되고 있지만 연연하지 않고 상류 테크길 아래에 동일레저의 전투좌대를 펼쳤다.

수심을 점검해보니 보편적으로 균등하게 1.2m가 나왔지만 5칸 이상의 긴대에서는 2m로 깊게 나왔다.

수심을 재면서 집어도 할 겸 경원사의 포테이토와 옥수수어분글루텐을 섞어 큼지막하게 달아 던졌다. 찌가 제 자리를 잡기도 전에 흔들거리더니 살짝 오르는 느낌에 챔질해봤다.

낚싯대에 전해져 온 느낌은 뭔가 걸렸다는 느낌이었는데 낚아내 놓고 보니 15cm짜리 붕어였다.

그간 대곡지 출조에서 낚아보지도 못했던 작은 씨알이었다.

날씨가 더워 잔챙이들이 설치겠지하며 어분글루텐을 작게 달아 찌를 세웠더니 또 찌가 솟았다.

이번에는 제법 힘을 쓰길래 월척이 아닐까 기대를 해 봤지만 올라온 녀석은 25cm급 붕어였다.

오후 5. ‘느면 나온다는 표현처럼 입질이 폭발적으로 들어왔다.

낚시 시작 2시간 만에 열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아냈고 18~25cm가 대부분이었다.

잦은 입질은 고마운데 이제부터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상류 새물이 찰랑거릴 정도로 유입되고 있는 다리 밑 그늘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목줄이 끊어져 놓쳐 버린 4짜 붕어

8시가 되어 본격적으로 밤낚시를 시작했다. 낮에 펴두었던 낚싯대에는 23cm 정도의 붕어가 자동빵으로 세 마리나 걸려있었다.

잔 씨알의 붕어를 낚아내다 보면 월척도 섞여 낚이지 않을까?’ 내심 기대 해봤지만 자로 잰듯한 씨알만 낚여 올라왔다.

10시나 됐을까? 오른쪽 새물 유입구 쪽에 앉았던 김윤건 회원의 챔질 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렸다. 커다란 물보라 소리도 들려 무조건 월척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곧바로 김윤건 회원의 푸념 소리가 들렸다.

김윤건 회원은 입질은 완전 붕어였는데 수염이 달렸습니다라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35cm급 잉어였다.

최상류에 앉았던 최원재 회원도 마릿수 붕어를 뽑아내고 있었다.

최원재 회원도 한 번 정도는 월척을 줄 것 같은데 모두 21~25센티미터급이 주종입니다라며 실망스러워했다.

대물 붕어가 회유할 시간인 새벽 3. 정면으로 펼쳤던 4.6칸 대의 찌가 지금까지의 찌놀림과는 다르게 움직였다.

한 마디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잉어일까?’하는 생각에 기다려봤다. 경원사의 오래오글루텐을 단단하게 개어 달았기 때문에 글루텐이 오래 버틸 것으로 믿고 기다려봤다.

예신이 시작 된지가 벌써 10분 째. 드디어 찌가 꼬불꼬불 흔들리며 솟구쳤다. 찌톱을 전부 들어내고 멈추는 순간 스냅으로 살짝 챔질했다. 순간 바늘이 입에 걸리는 ~’하는 느낌이 들며 녀석이 좌측으로 필사적으로 치고 나갔다. 겨우 머리를 돌려 좌대 앞에까지 끌어낸 녀석은 거대한 붕어였다. 족히 4짜 초반은 넘는 크기였다.

어찌나 힘이 좋았는지 뜰채에 담아내기도 힘들었다. 결국, 뜰채에 담아내는 과정에서 목줄이 끊어지면서 녀석은 도망치고 말았다.

아쉬웠지만 이제 대물 붕어들이 슬슬 움직인다는 기대감에 찌를 응시했다. 그리고 곧바로 입질을 받아 올린 녀석은 23cm급 붕어였다.

취재팀 세 명이 함께 밤을 새워가며 마릿수는 숱하게 입질을 받아냈지만 정작 기대했던 월척 이상급 붕어는 없었다.

비록 목적했던 초대형붕어는 못 낚았지만 쉴 틈 없이 입질하는 중치급 손맛은 진하게 본 출조였다. 어쩌면 이런 고수온기에 감지덕지한 손맛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침 6.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하늘이었다. 오늘도 불볕더위가 시작될 것 같아 서둘러 철수를 해야 했다.

 

8월 중순 이후 대곡지 낚시 요령

8월 초 현재는 수온이 너무 높아 대물 붕어들이 연안으로 붙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제 불볕더위가 한풀 꺾이고 밤과 낮 일교차가 심해지면 수온이 안정되며 굵은 붕어가 속출할 것이다.

대곡지에서는 살치와 피라미가 있지만 낚시를 크게 방해할 정도는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이 맑고 잡어가 많아 낮낚시보다는 밤낚시가 유리하며 글루텐이 가장 잘 먹힌다. 붕어의 씨알도 밤에 굵게 낚인다.

예전에는 블루길도 많았지만 현재는 블루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개체 수가 줄었다. 그러므로 떡밥에 입질이 없다면 지렁이를 사용해볼 필요도 있다. 현장에서 채집된 참붕어를 밤에 쓰면 동자개 성화가 심하다. 차라리 오전 시간에 사용하면 확실하게 붕어 씨알을 선별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보성군 조성면 대곡리 222-3

보성군의 새로운 대물터로 떠오른 대곡지 전경.

폭염이 지나고 기온이 서늘해지면 대물붕어가 연안으로 회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동안 필자가 낚아낸 붕어들.

손맛보기 딱 좋은 사이즈였다.

김윤건 (오른쪽) 회원과 다리 밑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목포에서 참여한 최원재 회원이 글루텐을 단 채비를 힘껏 캐스팅하고 있다.

 

취재일 대곡지 붕어의 평균 씨알.

1.2m의 얕은 수심이었지만 옆으로 째는 힘은 대단했다.

 

 

대곡지 최상류 전경.

수위가 내려가 포인트가 많이 노출되어 있다.

 

 

김윤건(좌측) 회원과 최원재 회원이 수변테크 길을 걸으며 포인트로 향하고 있다.

 

 

36도를 넘다드는 폭염이었지만 곳곳에 그늘이 있어 편하게 휴식을 취했던 촬영팀.

 

 

군계일학 성제현 사장이 개발해 시판하고 있는 스네이크 와이어 채비.

기존 스위벨 채비와 동일한 원리이며, 채비 꼬임의 불편함이 개선됐고 앞치기도 잘 된다.

 

 

김윤건 회원이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더위에 지친 심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불고기 요리를 준비했다.

 

 

씨알은 잘았지만 체고가 높아 손맛이 좋았던 대곡지 중치급 붕어.

 

 

김윤건 회원의 하룻밤 조과.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폭풍 입질이 왔지만 아쉽게도 월척은 못 만났다.

 

 

밤새 낚아낸 붕어 조황을 확인 중인 필자.

낚은 붕어는 모두 방류했다.

 

 

방금 올린 중치급 붕어를 계측하고 있다.

대곡지에서는 산란 이후 장마 직전까지 허리급 월척이 쏟아졌지만

폭염으로 수온이 오르자 커야 준척 위주로 낚였다.

 

 

필자가 사용한 천류사의 설화수 골드 낚싯대.

붕어 씨알과 낚시터 여건에 관계없이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는 낚싯대로 명성이 자자하다.

 

 

최상류 새물이 유입된 다리 밑.

그늘이 있고 시원한 개울물이 흘러들어 휴식을 취하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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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도암지

약속의 시간, 새벽 4시 반을 놓치지 마세요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편집위원. (주)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연중 낚시터를 누비다보면 계절에 딱 맞아 떨어지는 낚시터가 있기 마련이다.

호남지방에는 장마가 시작하기도 전에 잦은 비가 내려 저수지마다의 저수율이 60%를 넘고 있다. 일기예보로는 7월 초부터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장마가 시작된다고 알리고 있어 이제는 강풍과 그리고 폭우를 염두에 두고 출조에에 나서야할 때이다.

장마철에 맞춰 이번 화보는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참고로 오름수위 특수를 노릴 수 있는 곳으로 선정했다.

마침 언젠가 광주에 사는 김윤건 회원이 알려준 장마철 화순 도암지 출조 경험담을 메모형식으로 저장해 놓은 게 있어 김윤건 회원에게 전화를 해봤다.

전화를 받은 김윤건 회원은 “도암지는 장마 직전에 워밍업 하듯이 시즌이 슬슬 시작되어 장마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4짜 덩어리가 출몰하는 특이한 저수지입니다”라고 말했다.

요즘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하자 “수초 한 포기 없는 전형적인 계곡지인데 밤에 간간이 허리급부터 4짜 중후반까지가 낱마리로 낚입니다. 특히 새벽 4시 반부터 5시 반까지의 한 시간은 약속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없던 입질도 거짓말처럼 몰아치기로 들어오는 곳입니다.”라고 설명해주었다.

출조를 앞두고 낚시춘추 8월호가 발행될 날짜를 계산해봤다. 책이 7월 15일에 나오고 장마도 막바지에 이를 시기라 출조를 결정했다.

도암지는 어떤 곳?

도암지는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등광지라고도 불리지만 공식명칭은 도암지가 맞다.

1998년에 준공된 6만3천5백평 규모의 계곡지이다.

인근 천태산, 초래봉, 명월산, 오리산에서 흘러든 물을 담수하기 때문에 수질이 깨끗하다.

도암지 상류 위쪽에는 등광지라는 소류지가 있는데 1만2천1백평짜리로 1945년 준공됐다.

먼저 축조한 등광지는 외래어종이 없는 토종터로서 수초가 잘 발달되어 있다. 주 어종은 붕어이며 간혹 허리급 월척도 낚이지만 잔 씨알의 감잎붕어가 많다.

그에 반해 도암지는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있다.

두 곳 붕어를 낚아 비교해보면 외래어종이 유입된 도암지 붕어의 체고가 훨씬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도암지는 봄 산란기 때 상류에서 씨알 굵은 붕어가 잠깐 낚인 후 한동안 특별한 조황이 없다가 장마 이후 4짜 붕어가 주종으로 낚이는 특이한 저수지이다.

주로 배스 낚시인들만이 즐겨 찾고 붕어 낚시인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한적한 저수지이다.

저수지 왼쪽 도로를 따라 등광마을로 오르는 길가에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여름철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는 그늘을 제공하여 쉴 수 있는 공간도 많다.

새벽 2시부터 시작된 월척 입질

지난 6월 22일 주말을 맞아 도암지를 찾았다. 6만 평이 넘는 저수지에는 이날도 낚시인 한 명 없이 한적했다.

오늘밤 낚시할 자리를 찾기 위해 연안을 걸으며 수초대나 수몰되어 있는 버드나무 군락을 찾아봤다.

그러나 증류수처럼 맑은 물색에 상류 일대에만 약간의 마름이 그리고 수중에 말즘이 분포되어 있는 게 보였다.

연안으로 내려가 살펴보니 배수의 흔적이 역력했다.

5칸 대를 꺼내 수심을 체크해보니 3m가량 나왔다. 수중에 둔덕이 있는지 3칸 거리는 2m로 수심 차이가 크게 났다.

낮 12시. 대편성이 끝낸 후 먼저 도착했던 양재철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최상류에 해당하는 자리로, 물골 부근이라 수심 편차가 있었지만 보편적으로 1.2m의 수심을 보였다.

살림망을 들춰보니 41cm의 떡붕어와 27~29cm 짜리 붕어가 서너 마리 들어 있었다.

양재철 회원은 경원사의 옥수수어분글루텐과 오래오글루텐을 반반 섞어 떡붕어를 낚아냈다. 마치 토종붕어가 입질하듯 찌를 서너 마디 올려놓고 멈춰 있어 챔질했더니 육중한 힘이 손목에 전해져왔다고 말했다.

입질이 없는 오후 시간에는 본부석 텐트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냈다.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한 시간은 오후 7시.

물 맑은 계곡지는 밤낚시가 잘 된다지만 웬일인지 밤이 되도 좀처럼 입질이 없었다. 찌를 밀어 올리는 것은 작은 블루길이었다.

밤 11시를 넘기면서 비로써 붕어 입질이 살아난 듯 보였다. 옆자리 함인철 회원과 이광희 회원이 28cm짜리를 걸어냈다.

이광희 회원은 수초 없는 맨 바닥에 자리를 잡았는데, 대부분 4.6칸 이상의 긴대로 승부를 보고 있었다.

함인철 회원은 수중에서 말즘이 자라 올라오는 자리의 빈 구멍에 찌를 세웠다.

유독 말풀이 자란 자리에서만 연거푸 입질을 받아 세 마리의 붕어를 연타로 낚았다.

그 중에 32cm 월척도 섞여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연속에서 들어오던 입질은 다시 잠잠해졌다.

새벽 2시무렵. 드디어 필자에게도 입질이 찾아왔다. 비교적 바닥이 깨끗한 자리에 던진 4칸 대였다. 초저녁부터 집중적으로 글루텐을 투여했던 게 주효 했는지 깜빡 졸고 있는 사이에 찌를 몸통까지 밀어올린 후 수면에서 방방거리고 있었다. 게슴츠레한 눈으로 얼떨결에 챔질하자 마름 속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마름 몇 가닥을 뒤집어 쓴 채 뜰채에 담긴 녀석은 33cm 월척이었다.

그러나 다시 입질이 잠잠해져 핸드폰 알람을 새벽 4시에 맞춰 놓고 잠이 들었다.

새벽 4시 반부터 한 시간 동안 월척 행진

알람소리에 잠을 깨 찌를 확인해보니 역시 4칸 대의 찌가 우측으로 1m가량 끌려가 있었다.

글루텐 미끼를 새롭게 달아 던지자 곧바로 찌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약속의 시간이라던 새벽 4시 반부터 거짓말처럼 여기저기서 붕어를 끌어내는 물보라 소리가 들려왔다.

이때 함인철 회원이 44cm의 4짜 붕어를 낚아냈다. 말즘 사이에 세워두었던 찌가 한 마디 솟은 후 옆으로 슬슬 끌려가는 것을 보고 챔질했다고 했다.

입질 패턴상 ‘잉어가 아닐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올려보니 체고 좋은 4짜 붕어였다며 입이 귀에 걸린 듯 즐거워했다.

옆자리의 이광희 회원과 유준재 회원 역시 연거푸 붕어를 낚아냈다. 양손에 두 대의 낚싯대를 들고 붕어와 한판승부를 펼치는 모습을 어둠 속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다.

새벽 4시 반부터 5시 반까지 딱 한 시간동안 네 사람이서 낚아낸 붕어만 20마리가 넘었다. 그중 4짜 붕어가 한 마리. 턱걸이 월척부터 34cm까지가 네 마리였다.

낮케미로 바꿔야 할 시간인 아침 6시가 찾아오자 방금 전까지도 활발했던 입질이 거짓말처럼 갑자기 뚝 끊겼다.

낮케미로 바꾸면서 작은 환 크기로 글루텐도 달아보고 옥수수 알갱이도 달아서 찌를 세워봤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아침 사진 촬영을 위해 유준재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살림망에는 턱걸이급 월척 두 마리와 월척에 육박한 준척급 붕어가 네 마리 들어 있었다.

유준재 회원은 “밤새 배수가 10cm가량 되는 상황이었는데도 이 정도 조황이면 훌륭한 거 아닙니까?”하면서 눈은 찌를 응시하고 있었다.

취재 일주일 후에도 월척 꾸준히 낚여

취재 이후 일주일이 지난 지난 6월 29일 영광의 민장식 회원과 유준재 회원이 다시 도암지 로 출조해서 일곱 마리의 월척을 낚았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도암지는 터가 세다는 이유로 낚시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우리 취재팀이 출조하여 장마 이후 붕어낚시 가능성을 확인한 곳이다.

현재는 전국이 장마 중반기에 접어든 상황이라 우리는 장마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장마가 끝나면 더욱 더 큰 씨알의 붕어와 상면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예상이다.

우리 회원들은 그 때 다시 도암지에서 뭉치기로 했다.

◆내비게에션 주소→ 전남 화순군 도암면 등광리 245

 

맑은 수질을 자랑하는 도암지.

배스 낚시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정도로 터가 센 곳이었으나

이번 취재를 통해 대물 붕어를 많이 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암지에서 낚아낸 4짜 붕어와 월척을 들고 기념촬영한 취재팀.

좌측부터 최원재, 함인철, 유준재 회원이다.

 

 

상류 일부에만 자라 있는 말즘 사이에 채비를 안착 시키고 있는 함인철 회원.

월척과 4짜 붕어는 말즘 사이에서 주로 낚였다.

 

 

도암지 제방 좌측에 설치된 안내판.

지도상에는 등광지로 나와 있지만 정식 명칭은 도암지가 맞다.

 

 

도로가에 설치한 본부석 텐트.

느티나무 가로수 그늘이 시원했지만 소나기도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대비했다.

 

 

아침에 누렇고 체고가 좋은 4짜 붕어를 낚아낸 함인철 회원.

유독 말즘이 자라는 지역에서만 입질을 받아냈다.

 

 

아침에 누렇고 체고가 좋은 4짜 붕어를 낚아낸 함인철 회원.

유독 말즘이 자라는 지역에서만 입질을 받아냈다.

 

 

영광의 민장식 회원이 중상류권에서 밤새 낚아낸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밤에 간간이 낚이던 붕어가 새벽 4시 반부터 폭발적으로 입질했다.

 

 

주식회사 천류에서 생산, 판매 중인 받침틀.

스테인레스 소재로 견고하며 정밀도가 매우 높은 제품이다.

 

 

필자가 사용한 스위벨 채비.

묽게 갠 글루텐에 입질이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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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금전지

 

열 대 중 세 대만 바닥 찾아도 4짜 보장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 편집위원. (주)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텝 팀장]

 

전남 화순지역에서 붕어터로 인기가 높은 곳으로 드들강을 꼽을 수 있다.

아울러 한방을 노리는 대물 낚시터로는 등룡지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붕어 자원이 많아 낚시인들께 각광받는 곳을 꼽으라면 금전(한천)지를 빼놓을 수 없다.

금전지는 4월 초부터 대물급 붕어들이 속출한다는 소식을 듣고 있었지만 쉽게 출조길에 오르지 못했다.

산란 특수기를 맞아 금전지가 외에도 여러 낚시터에서 조황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늘 함께 출조 해 왔던 유준재 회원이 “모처럼 물 맑고 분위기 좋은 금전지에서 하룻밤 힐링하고 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라며 금천지로 방향을 잡자는 의견을 내 놓았다.

사실 유준재 회원은 말이 힐링이지 머릿속에는 4짜 붕어가 가물거리는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최근 들어 금전지에서 4짜 붕어를 못 잡으면 바보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마릿수 4짜붕어 행진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수몰 육초 피해 깨끗한 구멍 찾는 게 관건

소개하는 금전지는 한천지라고도 불리는 14만2천 평 규모의 계곡형 저수지이다.

유입된 수량 대부분은 상류 매봉산(해발 324.9m)과 깃대봉(해발471.7m), 도덕산에서 흘러든다.

상류에 축사 등 오염원이 없기 때문에 수질이 좋은 게 장점이다.

또한 가족낚시가 편리하도록 상류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화장실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지난 4월 20일에 현장을 찾았다. 최근 들어 연일 4짜 붕어가 낚인다는 소문대로 많은 낚시인들이 주요 포인트를 선점하고 있었다.

우리는 봄철 특급 포인트로 알려져 있는 상류 지역을 목표로 출조했으나 앉을 자리가 없었다.

포인트를 둘러보다보니 그나마 수중전으로 공략해 볼 포인트가 남아 있었다.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조립해 바지장화를 착용한 후 5m 가량 앞으로 나아갔다.

연안에서 중심부 쪽으로 10m 가량은 보조제방 성격의 석축이 쌓여 있었다.

석축이 끝지점부터 중심부로는 지난해 갈수기 때 자라던 육초가 잠겨 삭고 있었다.

특공대(바닥을 긁는 소형 갈퀴)로 바닥상태를 점검해보니 육초가 무더기로 나왔다.

다행이 삭은 육초라서 쉽게 뜯겨 나왔으나 좀처럼 빈 구멍을 찾기 힘들었다.

먼저 와 자리를 잡고 있던 유준재 회원은 “바닥이 워낙 지저분해 5시간째 빈 구멍을 찾고 있습니다. 아마도 낼 아침 철수할 때까지 바닥만 찾다가 말겠는데요?”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그렇다 해도 낚시는 해야겠기에 글루텐을 두 종류로 먼저 갯다.

하나는 아무 무르게 만들었다. 무르게 갠 글루텐은 수심을 찾을 때 사용했다. 예닐곱 번 이상은 캐스팅을 해야 했기에 던질 때마다 밑밥 효과를 노리기 위함이었다.

또 하나는 글루텐을 아주 단단하게 개어 삭은 수초구멍을 찾았을 때 본격적인 미끼용으로 쓸 생각이었다.

금전지는 배스보다도 블루길이 많은 저수지다. 그다지 크지도 않는 블루길이 모든 미끼에 반응을 했다. 채비를 투척하면 찌가 세워지지 않을 정도.

그래서 블루길의 공격에도 미끼가 안착이 될 수 있도록 단단하게 미끼를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낚싯대 길이를 바꿔가며 빈 구멍을 찾았다 싶었으나 막상 다시 던지면 찌 높이가 낮아졌다. 채비가 수초 언저리에 채비가 결렸다가 떨어지는 듯했다.

결국 펼쳐놓은 총 12대의 낚싯대 중 3대의 채비만 깔끔하게 바닥에 떨어졌다. 바닥 여건이 최악인 상황에서 그나마 깨끗하게 채비가 떨어지는 세 곳만 집중적으로 노려보기로 했다.

산란 휴식기 들어간 붕어들이 깊은 수심에서 입질

밤 8시. 본격적으로 밤낚시가 시작되었지만 블루길 극성이 여전했다.

단단하게 갠 글루텐을 팥알 크기로 작게 만들어 바늘에 달았다. 수초 언저리에 걸렸는지 깔끔하게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세 목 이상의 찌가 나와 있었다.

다시 투척할까 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찌가 훅~ 하며 빨려 들었다. 챔질해보니 28cm 정도 의 붕어였다.

내 우측에 앉은 유준재 회원도 입질을 받았는지 붕어를 끌어내는 물보라 소리가 들려왔다.

유준재 회원은 “봉돌이 바닥에 깨끗하게 안착이 된 채비만 찌가 올라옵니다. 바닥을 찾지 못해 계속 투척했더니 오히려 밑밥 효과가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밤 9시 30분 경, 내 좌측에 앉았던 광주 얼레붕어낚시 회원 이우열 씨 자리가 플래시 불빛으로 소란스러웠다.

물어보니 42cm의 4짜 붕어를 낚았다는 소식이었다. 이우열 씨 자리는 육초가 없는 곳으로 수심이 2.5m로 깊은 지역이었다.

글루텐을 미끼로 활용했는데 찌가 몸통까지 떠 방방거리고 있을 때 챔질 했고, 손목에 전해오는 느낌이 보통 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중류 쪽에 앉은 김윤건 회원도 31cm의 턱걸이 월척을 낚아냈다. 수심 3m 지역으로, 갈수기 때 물이 빠지지 않아 육초가 자라지 않는 지역이었다.

산란 이후 회복기에 들어간 붕어들이 깊은 수심대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서 보니 깨끗한 바닥에 찌를 세웠던 4.2칸 대의 찌가 옆으로 1.5m가량 끌려가 수면 밑에서 케미 불빛만 희미하게 보였다.

‘블루길이겠지’하며 살짝 낚싯대를 들어보니 묵직했다. 삭은 수초가 뜯기며 올라온 녀석은 상당한 씨알의 붕어였다. 낚싯대를 한껏 뒤로 제치는 순간 낚싯줄이 버드나무 가지에 걸려버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서 결국 4짜급 붕어 얼굴만 상면한 채 떨어뜨리고 말았다.

아쉬웠지만 지뢰밭 같은 물속 상황에서 입질을 받았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여명이 밝아올 즈음 아침시간 전체적인 조황을 살필 겸 상류 일대를 둘러봤다.

광주에서 내려왔던 이상순 씨는 “가람님께서 한발 늦으셨습니다.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 낚시인들이 4짜 붕어를 낚았을 정도로 호 조황이었습니다. 이제는 산란 이후 붕어들이 휴식기에 접어든 탓에 입질의 빈도가 확연하게 떨어졌습니다.”라고 했다.

그의 살림망에는 턱걸이급 월척 세 마리와 28~29cm 준척급 붕어가 네 마리 들어 있었다.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함께 했던 회원들의 조황도 살펴봤다. 어젯밤 4짜 붕어의 손맛을 봤던 이우열 씨가 또 하나의 4짜 붕어를 추가 했다.

수심이 깊었지만 비교적 깨끗한 바닥을 노렸던 이우열 씨는 옥수수 미끼로 4짜를 건져 올렸다고 말했다.

이우열 씨는 살림망에는 4짜 붕어 두 마리와 준척급 붕어 6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5월 중순 이후의 금전지 낚시요령

금전지는 계곡지라서 산란이 늦지만 5월 초 현재는 산란이 모두 끝난 상태이다.

호조황을 누렸던 상류일대로 몰렸던 붕어들이 이젠 중류로 빠지는 상황이다.

아울러 곧 모내기철을 맞아 배수기가 도래되었다. 최상류보다는 중류 지역이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앞서 말한 대로 금전지에는 블루길 개체수가 엄청나다.

모든 미끼에 반응해 피곤하므로 글루텐은 단단하게 개어 쓰는 게 효과적이다.

이제부터 수온이 높아지는 시기이므로 갈수 이후 비가 내려 새물이 유입된다면 상류 물골자리에서 흙탕물이 유입될 때, 물 흐름이 없는 자리에 포인트를 정하다면 산란기 버금가는 호황을 또 다시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주소 → 전남 화순군 한천면 한계리 721-1

 

“밤새 큰 손맛 봤습니다!”

광주 얼레붕어낚시 회원 이우열 씨가 40, 42cm의 4짜 붕어 두 마리나 낚아 기뻐하고 있다.

 

 

마땅히 앉을 자리가 없어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로 수중전을 펼친 필자의 낚시자리.

 

 

금전지 상류 수중에 삭아들고 있는 육초 찌꺼기.

이 육초 찌꺼기 때문에 채비 안착이 어려웠다.

 

 

금전지에서 극성을 부렸던 피라미와 블루길.

특히 블루길 성화가 엄청 심해 피곤한 낚시가 되었다.

 

 

넓은 도로 한켠에 설치한 본부석 텐트.

취재 당일 갑자기 내린 소나가를 피할 수 있었고, 회원들이 짬짬이 쉬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목포에서 출조한 최원재 회원이 바닥이 깨끗한 곳을 찾아가면서 신중하게 대편성을 하고 있다.

 

 

금전지 취재 중에 올린 조과를 자랑하는 회원들.

좌측부터 김윤건, 김대완, 이우열, 최원재 회원.

 

밤새 마릿수 붕어로 손맛을 봤던 김윤건, 김대완 회원이 본부석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가볍게 보였다.

 

 

금전지 연안을 따라 수풀 속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수거한 취재팀.

 

 

이우열 씨의 조과.

4짜 붕어 두 마리와 허리급 붕어, 준척급 붕어로 손맛을 봤다.

 

 

금전지 상류에서 하류 쪽으로 바라 본 전경.

산란기와 산란 이후 특급 포인트로 알려진 곳이다.

 

 

취재 이후 사진촬영이 끝나자 손맛을 안겨줬던 붕어들을 다시 방행하고 있는 이우열 씨.

 

 

늦은 시간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야식을 즐기고 있는 취재팀.

 

 

금전지의 인공 섬.

현재는 입구를 막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낚시 도중 연달아 올라온 블루길들.

 

 

 

 

 

 

2024년 붕어낚시 출조달력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 편집위원, (주)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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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개천 초원의집 포인트

가람 김중석 [객원기자 ㈜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추석이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온이 느껴지는 가을 날씨이다.

이번 출조지는 목적지를 정해두지 않았다. 가을 붕어 시즌 전개 양상을 가름해보기 위해 남녘의 낚시터를 탐방해보기로 한 것이다.

해남의 금호호 지류와 강진, 장흥, 보성, 나주, 화순, 영암지역의 낚시터를 둘러봤다.

아직은 밤과 낮의 일교차가 크지 않아 마름 수초가 기세등등하게 수면을 뒤덮고 있었다.

대를 드리우려면 수초제거기로 마름 구멍을 내야 했다.

의외로 화순의 지석천은 여름에 자라던 마름이 깔끔하게 사라졌다. 늦여름에 자주 내린 폭우에 모두 휩쓸려 떠내려갔기 때문이다.

이곳저곳 알아본 결과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소개하고 싶은 장소로 영산강과 황룡강으로 압축되던 중 장성의 개천 조황이 뜨겁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화보팀으로 활동 중인 이광희 회원이 거의 날마다 개천의 초원의 집 포인트를 찾아 짬낚시로 손맛을 봐 왔다는 것이다. 허리급 월척은 물론 준척급 붕어도 마릿수 낚았다는 소식.

이 얘기를 듣고 찾아간 함인철 회원도 하룻밤에 다섯 마리의 월척과 준척급 붕어를 마릿수로 낚았다며 방생 직전 사진을 보내왔다.

 

둘이서 하룻밤에 월척만 서른 마리

개천은 전라남도 장성군 북이면 원덕리에서 발원해 장성읍 장안리에서 황룡강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영산강 수계의 지방하천으로 영산강의 제2지류, 황룡강의 제1지류이다.

인근의 장성댐 아래 황룡강이 마릿수는 떨어지지만, 허리급에서 4짜 붕어가 잘 낚이는 것과 비교해, 서북쪽에 있는 개천 송현교 주변은 27~29cm 준척에서 월척이 마릿수로 낚인다. 황룡강과 다르게 개천에서 낚인 붕어는 거친 몸매를 가진 돌붕어가 많다.

황룡강보다 작은 규모라 유명세를 치르지 않았지만, 저력을 아는 광주나 장성에 거주 낚시인들은 즐겨 찾는다.

결국, 이번 화보촬영지는 초원의 집포인트로 결정했다.

낚시터 이름이 초원의 집인 것은 개천 바로 옆 734번 지방도 변에 초원의 집이라는 식당이 있기 때문이다.

초원의 집 식당은 여행객이나 낚시인들이 음식을 시켜 먹으면 주인 김용철 사장이 직접 색소폰을 연주해 준다. 김용철 사장은 유명 색소폰 연주자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지난 106. 일단 순천의 유준재 회원과 여수시 초도에 사는 이상현 회원을 선발대로 보내봤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둘이서 하룻밤 낚시에 서른 마리가 넘는 월척을 낚아낸 것이다. 준척급도 어마어마했다.

연안 뗏장수초에 구멍을 내고 살림망을 담갔는데 아직은 수온이 높은지 준척급 몇 마리는 죽었다고 알려왔다.

107일 새벽에 광양을 출발, 목적지인 초원의 집 포인트에 도착했다.

어둠이 걷히자 물가에 내려가 물색과 물 흐름을 먼저 살펴봤다.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탁도를 유지했고 약간의 물 흐름이 느껴졌다.

먼저 도착한 이상현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연안에는 뗏장 수초가 3m가량 앞으로 뻗어 나간 자리였다.

전방에는 듬성한 어리연이 자라고 있는 천혜의 포인트였다.

이상현 회원은 어제 아침에는 폭풍 입질이 있었습니다. 강붕어답게 힘이 천하장사입니다. 걸자마자 바늘이 펴지고 연안 뗏장에 처박아 놓쳐버린 붕어도 많습니다.”라며 부지런히 떡밥을 달아 던졌다.

살림망에는 이상현 회원 혼자서 낚아낸 월척 붕어 스무 마리가 담겨있었다.

제방 한쪽에 주차하고 연안으로 내려가 동일레저의 전투 좌대를 설치했다. 수심을 재보니 4칸 대 거리까지는 1.8m가량 나왔지만 다섯 칸 대의 수심은 1m 정도였다. 먼 곳이 오히려 수심이 얕았다.

아침 6. 우측의 어리연 앞에 세웠던 2.8칸의 찌에서 첫 입질이 들어왔다. 글루텐을 작게 달아 탐사 차원에서 던진 낚싯대였다.

마치 잉어가 입질하듯 찌톱 한 마디를 올리더니 이내 물속으로 사라지는 찰나에 챔질! 손목에 묵직한 느낌이 전해졌고 순간적으로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잉어일까?’ 생각도 들었지만 수면 위로 튀어 오른 것은 분명히 붕어였다.

어리연을 한웅큼 뒤집어쓴 채 나온 녀석은 32cm짜리 월척 돌붕어였다. 이후 연속해서 입질이 들어왔는데 월척이라 생각되면 준척이었고 4짜 붕어라 생각되면 월척이었다. 그 정도로 개천의 붕어의 힘은 대단했다.

축제 앞둔 장성댐 방류가 호황의 원인

원래 개천에서는 주로 밤낚시에 씨알이 굵게 낚이는 경향이 짙지만 이날은 낮낚시에도 간간이 입질이 들어왔다. 다만 낮에는 씨알이 다소 아쉬웠다. 밤낚시 작은 27~28cm가 주종을 이루었다.

좌측에 앉은 이광희 회원도 연신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발 앞쪽으로 펼쳐진 뗏장 수초 위로 제대로 태워 올리지 못해 떨구는 붕어가 더 많았다. 이광희 회원은 옥수수 미끼를 선호해 옥수수로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우측에 자리했던 유준재, 함인철, 이상현 회원 역시 마릿수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이상현 회원은 낚이면 대부분 월척이라서 내심 4짜까지도 욕심냈는데 모두가 고만고만한 사이즈의 월척뿐입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후 3시 무렵. 홍광수 회원이 고흥 해창만수로에서 유튜브 촬영을 마치고 개천으로 도착해 합류했다.

상류의 기차 철길 아래 어리연이 듬성듬성하게 분포한 포인트에 자리하더니 연속해서 8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낚아냈다라고 하기보다는 걷어냈다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순식간에 벌어진 조황이었다.

잠시 뒤에는 필자가 개천으로 취재 왔다는 소식을 듣고 광주 얼레붕어낚시낚시점의 장영철 사장이 음료수를 준비해 위문을 왔다.

광주와 장성군 일대 낚시터를 훤히 꿰뚫고 있는 장 사장은 개천은 추석 이후 서리가 내릴 때 즈음 마릿수는 적어도 씨알 위주의 붕어가 잘 낚이는 곳인데 올해는 일찍부터 붕어 조황이 좋다고 말했다.

입질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여 낚시를 잠시 쉬었다.

본부석 정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1톤 화물차가 다가와 멈춰섰다.

인사를 하며 커피 한잔 권했더니 흔쾌히 우리 자리에 앉았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인근 마을 주민으로 역시 낚시인이었다. 그는 우리 조황에도 관심이 많았다.

나는 제 시즌이 아님에도 현재 개천에서의 붕어낚시가 잘되는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의외의 장성군의 지역행사인 장성 황룡강 가을꽃 축제를 꼽았다.

축제는 매년 이맘때 장성읍 황룡강 일원에서 열리는데 올해는 107() ~ 1015()까지 9일간 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장성군에서는 행사 준비 차원으로 10여 일 전부터 많은 양의 장성댐 물을 방류했다고 한다. 손님맞이 하천 청소가 주목적이라고. 이때 강에 살던 붕어들이 새 물을 맞아 왕성하게 먹이활동을 시작했고 우리는 예상 못한 때아닌 새물찬스를 만난 것이다.

마을 주민 덕분에 궁금증이 풀렸다.

다시 밤이 되자 최원재 회원의 자리에서 활발한 입질이 들어왔다. 밤케미로 교체한 지 4시간 만에 12마리를 낚았는데 그중 4마리가 월척이었다.

그때까지 우리 취재팀이 낚아낸 월척은 40마리는 넘는 듯했다. 이후로도 물보라 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평균 씨알은 26~29cm가 가장 많았고 최대어는 37cm었다.

입질은 아침까지도 계속되었으나 더 이상의 낚시는 의미가 없었다.

철수를 위해 살림망을 들어 올려 보는데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였다. 족히 30kg은 되는 듯했다.

그래서 낚은 붕어의 일부만 바닥에 부어놓고 기념촬영 후 모두 방류했다.

장성군 지역 행사 준비 덕분에 뜻하지 않는 호황을 맛본 출조길이었다.

가는길장성읍 공설운동장을 기준으로 북쪽에 장안교를 건너 734번 지방도를 따라 서삼면 방향으로 1.2km를 가면 좌측에 초원의 집 식당이 보이고 식당 밑이 개천이며 취재 장소이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장성군 장성읍 장안리 613-5

드론으로 촬영한 장성 개천.

장성호 소수력발전소를 통해 많은 배수가 이루어진 직후 엄청난 월척 붕어가 낚여 낚시인들을 놀라게 했다.

 

 

장성 개천에서 월척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왔다.

 

 

월척 붕어를 뜰채에 담아내고 있는 필자.

개천 붕어는 힘이 장사라 준척급만 되도 제압이 쉽지 않았다.

 

 

낚시를 마친 후 개천의 제방길 수풀 속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한 취재팀.

 

 

장성 개천에서 가장 잘 먹혔던 마르큐사의 노리텐 떡밥과 경원 F&B의 오래오글루텐.

군계일학의 스위벨 채비를 사용했다.

 

 

천류에서 새롭게 출시한 받침틀에 다양한 길이의 낚싯대를 셋팅 했다.

 

 

개천에 잦은 성화를 부리는 블루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붕어를 낚던 회원들이 본부석에 모여 늦은 아침식사를 즐기고 있다.

 

 

붕신이라는 별명이 어울릴 정도로 붕어를 잘 낚은 홍광수씨가 개천에서 올린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유튜브 달빛소류지를 운영 중이다.

 

 

예초기를 이용해 수풀 제거 작업을 한 최원재 회원이 수초를 넘겨 채비를 던져 넣고 있다.

고생한 만큼 이 포인트에서 월척 붕어를 타작했다.

 

 

오랜만에 개천에서 폭발적인 월척 입질을 받아낸 회원들의 기념촬영.

왼쪽부터 유준재, 최원재, 이상현 회원이다.

 

 

이상현 회원의 살림망에 들어있는 개천 붕어들.

월척만 서른 마리가 넘었다.

 

 

장성 개천의 초원의 집포인트 상류.

전방에 호남선 기차가 지나가 소음이 있지만, 입질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장성 개천 월척의 평균 씨알.

내심 4짜급 붕어도 욕심을 내 봤지만, 최고 38cm로 만족해야 했다.

 

힘이 어찌나 좋은지 4짜 붕어로 착각했습니다.”

이광희 회원이 밤에 올린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오후에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장성 개천의 초원의 집포인트 상류.

전방에 호남선 기차가 지나가 소음이 있지만, 입질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취재 기간 가장 출중한 마릿수 조황을 누렸던 이상현 회원의 포인트.

발 앞 뗏장과 건너편 어리연 가까이에서 입질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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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장등지

대물터 노안1지 능가하는 4짜 다크호스

김중석[객원기자. (주)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봄철 붕어 산란이 끝나고 휴식기까지 지나면서 호남지역 붕어터마다 호조황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핫한 낚시터로는 해남의 개초지다. 평지형인 개초지는 포인트 기복 없이 전역에서 마릿수 월척이 속출하고 있다. 또한 장성에서 광주광역시 방향으로 흐르는 황룡강에서도 4짜 붕어가 쉽게 낚인다는 정보이다.

이번 화보촬영의 콘셉트는 평지형 토종터를 찾아 참붕어 미끼 낚시를 해볼 생각이었다.

시즌이 딱 맞아 떨어져 모처럼 참붕어 미끼 특유의 환상적인 찌올림을 만끽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주에 사는 취재팀 박민규 회원의 강력한 추천에 나주 장등지로 방향을 바꿨다.

박민규 회원은 “멀리 해남까지 갈 필요가 있겠습니까? 집 가까이도 4짜가 속출하는데?”라며 장등지를 추천했다. 그는 “업무 차 차를 타고 장등지 상류를 매일 지나는데 저도 낚시꾼인지라 조황이 궁금해 살펴봤습니다. 살림망에 4짜붕어가 흔하게 들어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장등지? 생소한 지명이라 그간 정리해 놓은 출조일지를 검색해본 결과 필자가 한 번도 출조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인터넷 자료를 검색해보니 외래어종 유입된 곳이라는 정보 말고는 특별한 붕어 조황은 올라오지 않았다.

2008년 준설 후 씨알 일취월장

장등지는 나주시 노안면 양천리 있는 저수지였다. 인근에 대물터로 유명한 노안1지와 노안2지가 있다. 장등지는 길가에 놓인 평범한 저수지라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알고 보니 노안1지를 능가하는 낚시터임에 이번에 밝혀졌다.

장등지는 일제강점기 때인 1944년도에 준공된 1만 평 규모의 저수지다. 상, 하류간 수심차가 크지 않다.

주로 수원은 금성산(해발 451m)에서 북쪽 망산으로 이어진 능선에서 흘러든 물이며 그래서 오염원이 없다.

2008년도에 상류 일부 준설과 동시에 제방 석축공사와 무넘기 공사를 했다.

준설공사 이후로는 27~29cm급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며 마릿수 터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다보니 낚시인들의 눈이 더 큰 붕어가 잘 낚이는 인근 노안 1, 2지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무주공산으로 남아 있던 장등지가 지난해부터 허리급 이상의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고 올해 산란철 이후부터 4짜 초반의 붕어가 속출하고 있다.

장등지는 연안에 줄풀과 뗏장수초가 자라고 있는데 하절기에는 저수지 전역에 마름이 뒤덮여 낚시가 불가능할 정도다. 그 덕분에 그물을 이용한 불법 어로행위도 사실상 어렵다.

결국 마름이 삭아 내리는 늦가을부터 봄 산란기까지만 낚시가 가능해 대물 자원이 잘 보존된 것으로 추측된다.

배스와 블루길은 기본으로 유입되어 있으며 붕어와 잉어 외에 가물치, 누치, 살치 등도 서식하고 있다.

낮부터 솟구치는 월척들

지난 4월 29일 장등지로 출발했다. 상류 영광으로 향하는 822번 지방도는 갓길이 넓어서 차를 주차하는 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먼저 와 있던 회원들은 제방과 우측 상류 연안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포인트를 둘러보니 전체적으로 물색이 탁해 금세라도 붕어가 튀어나올 듯했다.

상류 도로 밑에 뗏장수초가 분포돼 있었고 5칸 이상 낚싯대로만 공략할 수 있는 자리가 비어 있었다. 필자는 워낙 수초밭을 좋아하는 까닭에 오늘밤 붕어와 대면할 자리로 이곳을 선택했다.

여름철에는 마름이 찌든 저수지라 일단 ‘특공대’로 바닥을 긁어봤다. 역시 수면에는 보이지 않던 마름줄기가 수중에서는 1미터 가까이 자라 올라 특공대의 바늘에 걸려나왔다.

이쯤 되면 풀스윙으로 채비를 안착시키기가 어려워 떨굼낚시 형태로 찌를 세워야 했다.

떨굼낚시란 수면에 봉돌이 떨어짐과 동시에 낚싯대를 앞으로 쭉 밀어줘 찌가 봉돌 떨어진 지점에 최대한 가깝게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봉돌과 찌가 수직으로 안착이 된다.

미끼는 경원F&B사의 신제품인 ‘오래오 글루텐’을 사용했다. 뗏장수초를 넘겨 찌를 세워야 하기 때문에 바늘에서 미끼가 이탈하지 않도록 강력한 점성을 가진 글루텐이 필요한데 오래오 글루텐이 그런 제품이다.

오전 10시 반. 뗏장수초밭 홈통에 세운 6칸 대의 찌가 한마디 솟더니 그대로 멈췄다. ‘물결 때문인가?’ 하며 무시하려는데 다시 찌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손잡이를 부여잡고 챔질 타이밍을 기다리는데 어느새 찌가 정점을 찍고 기울어지더니 뗏장수초 속으로 슬슬 끌려가는 게 보였다. 황급히 챔질해 봤다. 그랬더니 뭔가 묵직한 것이 ‘턱~’ 하며 걸린 느낌이 손목에 전달되었다. 뗏장수초를 넘겨야 했기 때문에 두 팔을 벌려 치켜세웠다. 다행이 뗏장수초를 넘겨 스키 태우듯 끌어냈고 키 큰 줄풀 무더기도 뚫고 녀석을 꺼낼 수가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좌측으로 약 7~8m 이동한 후 대각선으로, 수초 없는 지역으로 붕어를 천천히 당겨냈다.

간신히 뜰채에 담은 녀석은 38cm의 허리급 월척이었다.

좌측 연안에 앉았던 순창 낚시인 김종진 씨 역시 입질을 받아 37cm의 붕어를 낚아냈다고 알려왔다.

밤낚시 위주의 낚시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낮부터 월척이 드문드문 낚여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정오를 넘기면서 북동풍의 바람이 일기 시작하더니 긴 대는 케스팅 자체가 힘들어 포기하고 짧은 대로 입질을 기다리는데 블루길 입질만 이어졌다.

옥수수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던 블루길이 유독 글루텐에만 덤볐다.

그러는 와중에 붕어 입질도 이어졌는데 32cm급 월척을 추가 했다.

새벽에 집중적으로 입질한 4짜 붕어들

오후 5시. 바람 때문에 낚시도 어렵자 이른 시간이지만 밤낚시를 대비해 이른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장등지 출조 경험이 가장 많은 나주의 이병원 회원은 “낮과 밤 입질의 빈도는 8대2 정도로 밤에 훨씬 활발합니다. 초저녁 보다는 밤이 점점 깊어질수록 입질이 살아나죠. 특히 새벽 4시부터 아침 7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리를 지켜야합니다.”라고 조언을 해줬다.

식사 후 어둠이 내렸는데도 별다른 입질이 없어 밑밥을 준다는 개념으로 글루텐을 계속 헛챔질 해줬다.

밤 10시경. 좌측 이광희 회원의 자리에서 쒸~익~하며 챔질 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낚싯줄에 매달린 전자 케미가 춤을 추며 커다란 물보라 소리가 들려왔다. 플래시 불빛에 드러난 녀석은 커다란 붕어였다. 옆자리 김종진 씨의 뜰채 지원으로 떠낸 붕어는 41cn 짜리였다. 이광희 회원은 그간 숱한 월척은 낚아봤지만 4짜 붕어는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며 입이 귀에 걸렸다.

밤이 깊어갈수록 수면이 일렁이는 소리가 자주 들러왔다. 경험상 붕어의 활성도가 아주 좋은 듯 했다.

그 후 한 시간이 지났을까? 이번에는 중류 콧부리에 앉았던 박종묵 회원의 자리가 소란스러웠다.

어렴풋이 좌대 밑까지 붕어를 끌고 온 것은 보였는데 이후로는 탄식소리만 들렸다.

전화를 걸어 어찌된 영문인지 물었더니 “설마하며 뜰채를 펴놓지 않았다. 5.2칸로 확실한 4짜급을 걸어 손으로 들어 올리다 그만 떨어뜨렸다.”고 말하며 못내 아쉬워했다.

한편 제방 무넘기에 앉았던 함인철 회원도 4짜 붕어를 두 마리나 떨구었다고 알려왔다. 챔질 순간 ‘이건 4짜다’라고 느낄 정도로 묵직했으나 두 마리 연속 목줄이 터져버렸다고 했다.

장등지 붕어는 월척 이상만 되어도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그 엄청난 파워에 목줄이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자정을 넘기자 붕어의 입질은 잦아들었다. 제방 좌측에서는 인기 유튜버 ‘달빛소류지’ 홍광수 씨가 80cm의 잉어를 낚아냈다.

모노원줄 2.5호에 역시 2호짜리 가느다란 나일론 목줄로 80cm의 잉어를 낚아 내다니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였다.

첫 출조에 4짜 3마리, 허리급만 6마리

다시 붕어가 낚이기 시작하는 시간은 새벽 4시 반경.

필자의 자리 정면에 펼쳐놓았던 5.7칸 찌가 어느새 올라왔는지 찌톱을 다 드러내놓고 45도 가량 기울여져 있었다. 얼떨결에 챔질했는데도 다행이 붕어가 빠지는 않았다. 뗏장수초를 넘겨 끌어냈는데 이번에는 37cm의 월척이었다.

붕어를 처리하고 있는 사이 건너편 박종묵 회원이 “걸었어~!!”하며 붕어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번에는 안전하게 뜰채를 사용해 들어 올렸는데 41cm로 턱걸이 4짜라 말했다.

이병원 회원의 조언대로 새벽시간에 입질이 시작됐다.

박종묵 회원이 또 다시 입질을 받은 시간은 여명이 밝은 아침 7시.

다시 5.2칸 낚싯대에 입질이 들어왔다. 미끼는 경원F&B의 옥수수어분 글루텐이었다.

마지막 월척은 순창 낚시인 김종진 씨가 낚은 것으로 4짜에 육박하는 39cm였다.

취재차 출조한 장등지에서 낚아낸 4짜 3마리에 허리급 이상만 여섯 마리를 낚다니...

장등지 저력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출조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모내기를 준비하는 시기이다. 취재 당일에도 2cm 정도 배수가 진행됐음에도 월척이 마릿수로 낚였다.

5월 중순 이후 수면 위에 마름이 올라왔다면 자연적으로 형성된 마름 포켓이 포인트가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장등지 출조를 서둘러 볼 필요가 있다.

◆가는 길→ 광주광역시에서 출발을 기준으로 광주 · 무안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나주 I.C에서 내려 영광방면으로 800m를 가면 장등지 상류에 도착한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나주시 노안면 양천리 300

나주지역 또 하나의 대물터로 발돋움한 장등저수지.

산란이 끝난 직후 4짜붕어가 마릿수로 배출하며 낚시인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오전 10시경 38cm 붕어를 낚아낸 필자.

줄풀과 뗏장 너머를 6칸 대로 공략해 낚아냈다.

 

 

장등지에서 4짜붕어로 손맛을 본 순창 낚시인 김종진(왼쪽) 씨와 라강일 씨.

 

 

우안 중상류에 자리한 광주 낚시인이 월척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인기 유튜버 ‘달빛소류지’ 진행자 홍광수 씨가 대낚시로 올린 80cm 잉어를 보여주고 있다.

라일론 원줄 2.5호에 목줄 2호로 대물을 끌어내는 내공을 보여줬다.

 

 

상류에 앉았던 회원들이 4짜 붕어의 입질을 기다리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장등지 인근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즐기고 있는 취재팀.

이날 필자는 설 익은 오리고기를 먹고 장염에 걸려 고생했다.

날씨가 더워짐에 따라 음식 섭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때다.

 

 

입질이 없는 낮 시간에 루프탑 텐트에서 휴식을 취했다.

 

 

취재일 장등지에서는 유독 글루텐이 잘 먹혔다.

경원F&B사에서 새로 출시한 ‘오래오 글루텐’은 점성이 좋아 쉽게 바늘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필자가 자작한 배수량 측정기.

본격 모내기철이 임박하면서 밤새 2cm의 배수가 이루어졌다.

 

 

장등지는 마름이 많이 자라는 저수지다.

아직 수면에 마름이 보이지 않지만 수중에는 마름 새순이 1m가량 올라오고 있었다.

 

 

입질이 뜸한 시간에 야식을 즐기는 회원들.

바람과 이슬 등을 피할 수 있는 본부석 텐트는 필수가 됐다.

 

 

장등지 하류에서 상류를 바라본 모습.

평지형에 가까운 장등지는 상,하류 간 수심차가 거의 없다.

 

 

장등지 블루길.

포인트에 따라 글루텐과 옥수수에 반응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될 정도였다.

 

 

장등지 상류 일대에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던 취재팀.

 

 

‘이것이 장등지 4짜붕어입니다.’ 하룻밤에 4짜 붕어를 세 마리를 걸었으나 그 중 두 마리를 올린 박종묵 회원.

 

 

순창 낚시인 김종진 씨가 새벽에 올린 4짜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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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얼레붕어낚시 정기출조

광주광역시 황룡강 송산유원지

얼레붕어낚시 정기출조에 월척 대폭발

가람 김중석 [객원기자, (주)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20여 년 전부터 광주에 거주하는 장영철 씨가 얼레채비라는 독특한 붕어낚시 기법을 개발한 이후 출조 때마다 엄청난 마릿수 조황을 누리고 있었다. 그리고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차츰 얼레채비를 배우고자 하는 낚시인들이 많아졌다.

얼레채비 개발자 정영철 씨는 평소에 낚시는 누구나가 함께 즐기는 레포츠라 생각하며 낚시터에서 만난 낚시인들에게 얼레채베를 소개해 왔으나 일대일 만남을 통한 공유에 한계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결과 광주광역시 북구 송월로 28번지에 얼레붕어낚라는 간판을 내걸고 낚시점과 쇼핑몰을 오픈했다.

그와 더불어 자연적으로 다음카페 얼레붕어낚’(https://cafe.daum.net/fish2000)가 창립되었다.

카페 창립 7년 차 접어든 현재 회원 수는 13천명에 이르며 일간 방문자도 3~4천 명에 달한다.

붕어낚시로는 전국 1위의 카페이기도 하다.

 

개막식 전부터 솟구친 4짜붕어

지난 48얼레붕어낚카페 장영철 카페지기로부터 제8회 정기출조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장이 담긴 공문을 보내왔다.

장소는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있는 황룡강 송산유원지 일대다.

카페에 정출 공지를 띄우자 하루 만에 예정했던 70명의 회원이 참가 신청을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미처 참가 신청을 하지 못한 회원들의 항의(?)100명으로 인원을 늘렸다.

최종 참가인원은 회원 100. 가족 포함해 107명이 황룡강 송산유원지 일대에 모였다.

참가 신청을 한 회원들 대부분은 광주 · 전남지역 회원들이 많지만, 멀리서는 서울, 파주, 인천, 원주, 대구, 대전 등 중부지방에 사는 회원도 참여했다. 특별히 눈에 띈 회원으로는 여수 초도라는 섬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 차로 두 시간을 달려 참가한 회원도 있었고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회원도 참여했다.

이른 아침부터 회원들이 속속 도착해 자기 낚시 스타일에 맞는 포인트를 찾아 분주하게 대편성을 했다.

오전 10시경 취재용 사진 촬영을 위해 포인트를 둘러보는데 벌써 4짜 붕어를 낚아놓은 회원도 있었다.

4짜 붕어의 주인공은 광주에서 참여 한 임명근(판쓰리) 씨였다.

그는 송산유원지 붕어 포인트에서 그나마 조황이 좋기로 소문난 일명돌무더기자리에서 4짜를 걸어냈다.

아침 8시경에 낚았다는 임명근 씨는 이게 개회식 이후에 낚였어야 하는디.” 하며 4짜를 낚아놓고서도 서운해 했.

임명근 씨는 산란 이후 황룡강은 아침 7~9시 사이에 가장 입질이 빈번하게 들어 온다고 말했는데 5.1칸 대에 얼레채비를 활용, 경원산업의 옥수수 어분 글루텐 미끼로 낚아냈다고 했다.

얼레채비에 올라온 39cm짜리 1등 월척

오후 3. 개회식을 앞두고 운영진들의 손길이 분주해졌다. 한쪽에는 주식회사 천류, 경원F&B, 이스케이프, 새론불산업, 호봉레져, 동일레져 등 많은 낚시업체에서 보내온 상품들과 회원들 개개인이 협찬한 상품으로 가득했다.

오후 4. 전광철(머슴) 씨의 사회로 개회식이 열렸다. 카페지기인 장영철(강호얼레꾼) 씨는 인사말을 통해 카페 개설 7년 차를 맞이하고 있고, 전국 1위의 붕어낚시 카페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13천여 명의 회원들의 한결같은 성원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회원들께 봉사하는 자세로 카페를 이끌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이춘성(말만 주방장) 씨가 준비한 오리탕과 홍어회 무침 등으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오후 5. 본격적인 낚시가 시작되면서 황룡강에는 적막감을 감돌았다. 오후 640분경 무안군 해제면에서 참여한 김성근(악마조교) 씨로부터 시작됐다.

김성근 씨의 첫 붕어는 39cm짜리였다. 4칸 대로 입질을 받았으며 전형적인 얼레채비 입질 형태인 두 마디가량 올린 후 옆으로 슬슬 끌고 가는 것을 보고 챔질했다고 했다.

이후 간간히 입질이 이어져 김재공(삼각붕어)35cm, 김병완(반딧불)31cm, 오현호(빛고을매니아)31.5cm, 고기운(꼬기)30.5cm, 류성수(은행잎)32cm 씨가 연속해서 월척을 낚아냈다.

황룡강에는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돼 있어 낚였다 하면 대부분 월척이라 할 정도로 붕어 씨알이 굵게 낚인 특징을 보인다.

황룡강 대물 타임은 새벽 3시 이후

10. 야식타임 때까지 올린 최대어는 김성근 회원이 낚아낸 39cm였다.

장영철 씨는 황룡강 대물 붕어의 특징은 새벽 3시부터 여명이 밝아올 때까지 움직이므로 그 시간대에 잠을 자지 않은 회원 중에 1등이 나올 수 있다.”라고 귀띔해줬다.

장영철 카페지기의 판단은 예리했다. 새벽 3시 반경이 되자 미국 뉴욕에서 참석했다는 윤원중 씨가 42.9cm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윤원중 씨는 까딱도 하지 않는 찌를 바라보며 의자에 기대어 앉아 졸면서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찌를 쳐다보니 4.4칸 찌가 한 마디가 오르내리기를 1분여를 지속했다고. 결국은 찌를 올리기 시작했고 세 마디쯤 올라와 멈추는 찰나에 챔질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후 강은석(까마치)37cm, 한희준(봉봉붕어)37.5cm, 김성목(푸른자전거) 씨가 32cm 월척을 낚아냈다.

본부석 바로 아래에 포인트 했던 박용주(향기)씨가 아침 6시경 4짜 붕어를 낚았으나 운영진 협의 끝에 잉붕어로 판별되어 안타까웠다.

아침 9시가 되자 붕어를 계측하느라 본부석이 북적였다. 얼추 월척 이상만 스물 댓마리가 낚였다. 운영진이 순위를 집계하는 동안 회원들은 아침 식사를 하며 시상을 기다렸다.

영예의 1등은 42.9cm를 낚아낸 윤원중 씨가 차지해 150만원 상당의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상품으로 받았다. 2등은 이행권(낭만붕어꾼)40.7cm 3등은 김성근(악마조교)39cm였다. 그 외 20등까지 시상을 했다. 잡어상으로는 아쉽게 잉붕어로 판명된 박용주(향기)씨에게 돌아갔다. 이어서 모든 회원이 기다려왔던 행운권 시상은 추첨을 통해 모두에게 상품이 돌아갔다.

행사를 마무리한 장영철 카페지기는 붕어의 조과를 떠나서 회원들간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벗이라 생각됩니다. 가을에 다시 만날 때 보다 더 알차게 준비해 맞이하겠습니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내비게이션 주소 광주광역시 광산구 박호동 산 130-2

 

제8회 얼레붕어낚시 정기출조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 정읍에서 참가한 고영선(엄벙마바리) 씨와 양철주 씨가 밤낚시로 올린 허리급 붕어를 들어보이고 있다.

부부조사로 애정을 과시해 회원들의 부러움을 샀다.

 

 

황룡강 송산유원지 붕어 포인트 중 최고 특급 포인트인 일명 '돌무덤' 자리.

포인트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뉴욕에서 참가한 윤원중 씨가 42.9cm를 낚아 1등의 영예을 안았다.

상품은 동일레져의 전투좌대.

 

 

40.7cm를 낚아내 2등을 차지한 이행권(낭만붕어꾼) 씨는 천류사의 고급 낚시대 운명을 상품으로 받았다.

 

 

좀 더 큰 씨알의 붕어를 만나기 위해 갈대밭을 100m 정도 헤쳐 가며 생자리에 대를 폈던 참가자들.

 

 

황룡강은 깨끗한 낚시터이나 농사용 쓰레기가 많았다.

 

 

"영상만으로 접했던 인기 유튜버를 여기서 만나다니 영광입니다."

유튜버 '달빛소류지' 홍광수(왼쪽) 씨와 미국 뉴욕에서 참가한 윤원중 씨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위해 기획에서 마무리까지 헌신한 운영진들.

좌측부터 전광철, 이기준, 장영철(카페지기), 박현우, 박정식, 권재홍 씨다.

 

 

"이게 황룡강 붕어입니다."

빵 좋은 허리급 월척만으로 손맛을 봤던 정기봉(황태자) 씨가 밤새 올린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4짜 붕어를 포함하여 허리급 월척을 낚아낸 참가자들이 모여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장식, 김성근, 이행권, 윤원중, 임명근 씨다.

 

 

천류를 비롯하여 수많은 조구업체에서 얼레붕어 정기출조에 축하 상품을 보내왔다.

 

 

본부석 한편에 필자를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어 깜짝 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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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고흥호 인공습지

번잡한 당두교보다 실속은 몇 수 위

김중석[객원기자 (주)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2023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호남지방에 발효된 한파주의보는 엄청 강력했다.

비교적 따뜻한 지역이라 좀처럼 결빙이 되지 않던 낚시터들마저 꽁꽁 얼어버렸다.

그 바람에 출조지 선정에 고민이 깊어졌다. 그나마 대형 저수지나 대형 간척호는 얼음이 잡히지 않아서 출조는 가능했지만 붕어가 낚인다는 소식은 없었다.

영암호와 금호호 줄기의 샛수로, 영암의 미암수로에서는 허리급 월척도 낚인다는 정보도 있었지만 조류독감으로 인해 출입을 통제하는 곳이여서 취재지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이처럼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다가 떠오르는 곳은 고흥호였다.

고흥호는 내가 낚시춘추 신년호 다이어리에 소개한 ‘붕어낚시 출조 달력’을 통해 매년 1월에 소개했던 곳이다. 큰 씨알은 아니어도 1월이면 상류 당두교 인근에서 마릿수 조과가 보장되는 유명 겨울 낚시터로 각인돼 있는 곳이다.

침수수초에 걸린 채비에 32cm 월척이

지난 1월 22일 오전에 고흥호에 도착했다. 2018년도에 화보기사로 독자들에게 소식을 알린 이후 두 번째 출조였다.

목적지는 상류 당두교 일대. 당두교에서 내려다 본 고흥호의 모습은 장날을 연상시켰다.

당두교 주변에 많은 낚시인이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대충 헤아려 봐도 60명은 족히 넘을 듯 했다.

빈자리가 거의 없었고 주차할 곳 역시 마땅치 않았다.

당두교 일대는 갓길에 주차하고 100m 남짓 걸어서 진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제 막 도착한 낚시인들은 이에 아랑곳 않고 낚시자리를 찾아 걸어서 진입하고 있었다.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어 결국 목적지를 고흥호 습지로 급선회 했다.

차를 몰아 도착한 인공습지에는 낚시인 한 명도 없었다. 대다수 낚시인이 현재 붕어가 잘 낚인다는 당두교 쪽으로 몰린 까닭이었다.

포인트를 살펴보니 물색이 맑았다. 갈대가 산발적으로 한 가닥씩 자랐던 곳에 포인트를 정했다. 수심을 체크하기 위해 채비를 넣어봤지만 좀처럼 바닥을 찍지 못했다. 침수수초 탓에 채비가 내려가는 도중 걸리는 듯 했다.

특공대 갈퀴로 긁어보니 침수수초인 말즘 새순이 걸려 나왔다. 갈대 사이에 말즘이라... 어쩌면 붕어 아지트로 제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온이 5도 정도로 차가워 지렁이 한 마리만 바늘에 꿰었다. 그랬더니 채비가 내려가는 듯하다 갑자기 훅~ 빨려 들었다. 얼떨결에 챔질 해봤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32cm 월척이 낚였다. 첫수에 월척이 낚이니 조짐이 좋았다.

나는 겨울낚시용 미끼로 지렁이 미끼를 선호한다. 그리고 요즘처럼 수온이 낮아 냉수대가 형성되면 바늘에 지렁이를 여러 마리 꿰는 것보다 싱싱한 놈으로 한 마리 꿰는 것을 선호한다.

수온이 낮은 상태에서 지렁이를 여러 마리 꿰면 지렁이끼리 서로 감싸며 둥근 형태가 되므로 시각적으로 유인 효과가 떨어진다. 반면 한 마리를 꿰면 바늘에서 빠져나가려는 움직임이 강해져 시각적인 유인 효과가 커지는 장점이 있다.

바늘 크기도 변화를 주는 게 좋다. 하절기에 감성돔바늘 3호를 썼다면 동절기에는 2호 정도로 낮춰주는 게 좋다.

두 번째로 편 낚싯대는 4.4칸 대였다. 갈대와 갈대 사이로 채비를 던지자 이번에도 찌가 제자리를 잡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씨알 선별력 뛰어났던 ‘옥지’ 미끼

12대의 낚싯대를 모두 펴고 입질을 기다리는데 가장 긴 낚싯대 6칸 대의 찌가 물결에 흔들린 것처럼 찌톱 한마디 정도가 살짝 오르내리고 있었다. 혹시 입질이 아닐까 의구심에 눈을 떼지 못하고 지켜봤는데 역시 붕어의 입질이었다. 올라온 녀석은 28cm급이었다.

고흥호 인공습지는 지렁이가 일급 미끼지만 옥수수와 글루텐도 잘 먹힌다. 바닥이 깨끗하지 못해 글루텐 미끼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지렁이와 옥수수 알갱이 하나를 꿴 ‘옥지’로 사용해봤다. 옥지란 바늘 하나에 지렁이를 먼저 꿰고 옥수수 한 알을 뒤이어 꿰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짝밥낚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내 포인트 왼쪽에는 유준재 회원이 도착해 대를 폈다. 유준재 회원 역시 상류 당두교 상황을 보고 왔는지 “당두교에 낚시인들이 바글바글 하던데요?”라며 낚시인들이 자잘한 감잎 크기의 붕어를 쉴 새 없이 낚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3시를 넘어서자 바람이 북풍에서 북서풍으로 바뀌었다. 점점 물색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간간이 붕어가 낚였다.

보통 이 시기 고흥호에선 상류 당두교나 인공습지 모두 21~24cm의 고만고만한 씨알이 낚이는 게 정석인데 오늘은 대체로 붕어의 씨알이 약간 굵게 낚이는 게 특이점이었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조과를 물어보니 유준재 회원이 32cm 월척을 낚아냈고, 박민규 회원도 턱걸이 월척을 낚았다. 마릿수는 떨어졌지만 씨알은 다소 굵게 낚였다.

필자는 낮낚시로만 월척 3마리를 낚았고 27~29cm 붕어도 세 마리 낚았다.

밤 시간으로 접어들자 붕어 입질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차가운 북서풍은 계속해서 불어와 기온을 떨어뜨렸다.

초저녁에 함인철 회원이 새우를 미끼로 월척은 거뜬해 보이는 붕어를 걸었지만 갈대를 감아버려 떨어뜨렸다고 알려왔다.

밤 9시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이렇다 할 입질이 없었다. 차라리 아침 시간을 노려보는 게 나을 듯하며 휴식을 취했다.

아침 6시. 바람이 잦아들었고 수면에도 얼음이 잡히지 않아 아침 낚시를 할 수 있었다.

비교적 바닥이 깨끗한 곳에 던져 넣었던 스위벨 채비의 낚시대를 모두 거두고 옥내림채비의 낚싯대로 교체를 해봤다. 미끼는 역시 ‘옥지’였다.

낮낚시로만 마릿수 거뜬

해가 떠오르면서 입질이 살아나려는지 전형적인 옥내림 찌놀림이 나타났다. 꿈뻑하던 찌가 부드럽게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챔질! 뜰채에 담긴 붕어는 31cm 턱걸이급 월척이었다.

아침 9시. 낚시를 마치고 본부석에서 회원들과 커피를 마시는데 모두들 당두교 쪽 조황이 궁금한 표정이었다.

마침 북서풍이 강해지기 시작해 철수하기로 했다. 한겨울에 월척 여섯마리면 충분한 조과였다.

서둘러 낚싯짐을 차에 싣고 당두교 쪽으로 가봤다. 이날은 전날보다 더 많은 낚시인이 몰려 있었다. 앉을 자리가 없자 당두교 난간에 낚싯대 손잡이를 고무줄로 난간에 묶어놓고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인도 여럿 있었다.

우리는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다리 위에서 잠시 낚시 광경을 지켜봤다. 수로 형태로 길게 뻗은 양쪽 연안을 따라 낚시인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쉴 새 없이 붕어를 끌어내고 있었다. 낚싯대는 3칸에서 4칸 정도 길이고 두 세대만 펴도 챔질하느랴 바빳다.

씨알은 15~20cm였지만 마릿수는 엄청났다. 그에 반해 월척 이상 붕어는 보이지 않았다.

낚시인들 대다수는 고흥 현지와 순천, 광양, 보성 등지의 낚시인이었지만 그중에는 대구에서 원정 온 낚시인 부부도 있었다.

잠시 현지 낚시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 낚시인은 매일 같이 아침에 출근하듯 낚시를 오는데 오늘은 유독 씨알이 잘게 낚인다고 말했다. 보통은 낮낚시로만으로 10~15kg는 기본으로 낚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1월 말 현재는 고흥호 당두교권에서 폭발적인 마릿수 조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날씨가 풀리고 수온이 조금만 올라가면 고흥호 인공습지가 당두교 못지않은 마릿수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고흥 고흥호는?

1998년 준공된 고흥호는 2백 25만 3천 평 규모의 본류와 84만 7천 평 규모의 인공습지로 나뉘어져 있다.

1~2월에는 본류 최상류에 해당하는 당두교 일대가 특급 포인트이며 3월부터는 인공습지에서 폭발적인 마릿수 붕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배스가 유입되었지만 아직까지 그 개체수가 많지 않아 토종터 개념의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현장에서 채집된 백새우에 씨알이 다소 굵게 낚이지만 옥수수와 떡밥, 그리고 지렁이도 잘 먹힌다. 하절기에 월척을 낚으려면 현장에서 채집한 밀어가 특효 미끼이다.

현재 고흥호 본류에는 63MW(메가와트) 규모의 수상 태양광 발전소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러므로 공사 차량이 다니는 본류와 인공습지로 나뉘어져 있는 도로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가는 길 - 남해안고속도로 고흥요금소를 빠져나와 녹동 방면 27번 국도를 타고 과역을 지나 운대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두원면 방면으로 200m 가면 도로 우측에 운대식당이 보이고 우회전하여 3km 가면 신월삼거리. 두원면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약 1.5km 간 후 고흥호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만나는 두원 초교(폐교) 앞에서 좌회전, 약 3.5km 가면 고흥호 제방에 이르고 제방 초입 갈림길에서 좌회전하면 인공습지가 나온다.

◆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는 전남 고흥군 두원면 풍류리 1348

 

취재일에 고흥호 습지에서 월척을 낚아낸 함인철(왼쪽)회원과 박민규 회원.

 

 

박민규 회원이 삭은 갈대 옆을 노리기 위해 채비를 던져 넣고 있다.

 

 

갈대와 침수수초가 혼재한 자리에서 월척을 낚아낸 필자.

 

 

유준재 회원이 해 질 무렵 월척에 육박한 붕어를 낚아냈다.

고흥호 붕어는 평균 씨알이 잘지만 취재일에는 대체로 굵은 씨알이 낚였다.

 

 

고흥호 습지 전경.

진입이 수월한 동북쪽 제방에 낚시 자리를 폈다.

 

 

고흥호에서는 모든 미끼가 잘 먹힌다.

이날은 지렁이와 글루텐, 옥수수글루텐을 준비했다.

 

 

고흥호 월척 미끼였던 '옥지' 미끼.

바늘에 지렁이를 먼저 꿰고 옥수수 알갱이는 한 알만 꿰어 사용한다.

 

 

강풍을 피해 도로 한쪽에 본부석을 차렸다.

낚시 도중 쉴 수 있도록 차 위에 루프탑 텐트도 설치했다.

 

 

한파주의보가 내린 이날은 수온이 5도 내외였다.

 

 

상류 당두교에서 마릿수 조과를 누린 보성 낚시인 이혁재 씨.

매일 출근하다시피 당두교를 찾아 손맛을 보고 있다.

 

 

유준재 회원이 찌를 세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수초 작업을 하고 있다.

 

 

당두교 부근에 앉았던 고흥 낚시인이 낚싯대 한 대로 낚아낸 마릿수 붕어들.

 

 

보성 낚시인 이혁재 씨가 잔 씨알의 붕어를 연타로 낚아내고 있다.

 

 

당두교 일대가 붐비자 다리 난간에 기대어 붕어를 노리는 현지 낚시인.

 

 

상류 당두교 일대에 몰린 낚시 차량들.

포인트까지는 갓길에 주차하고 100m 이상 걸어서 진입해야 한다.

 

 

취재일에 필자가 고흥호 인공습지에서 낚아낸 붕어.

월척이 세 마리였다.

 

 

당두교 아래에서 연신 입질을 받아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낚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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