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고흥 성리지 (2012년 12월호)
6천평 소류지가 터져나간다!
전남 고흥군 두원면 성두리에 있는 성리지는 6천평 크기의 소류지이지만 수초대가 훌륭하고 월척자원이 풍부해 겨울에도 월척이 잘 낚이는 곳이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고흥 계매지에서 월척은 아니더라도 준척급 마릿수는 계속해서 낚인다는 정보를 들었다.
일단 계매지로 출조하면서 차선책으로 추워질수록 씨알이 굵게 낚이는 성리지도 염두에 뒀다.
10월20일, 계매지에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빈 살림망을 담가 놓은 낚시인들이 없을 정도로 모두들 한두 마리의 준척급 붕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그러나 동행한 김인호 회원이 “여긴 복잡하니 좀 더 한적한 낚시터로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는데 옆에 있던 이성균 회원도 같은 눈치였다.
나는 계매지에서 마릿수 낚시를 즐겨보고 싶었지만 모처럼 함께한 동료 낚시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성리지로 향했다.
성리지는 평지형 저수지로서 갈대, 뗏장수초, 마름, 말풀, 부들수초가 전역에 자라 있다.
사계절 낚시터라 할 정도로 조황이 좋은 곳으로 여름에는 마름수초 구멍에서도 낚시가 잘되지만 마름수초가 삭아들어 가고 추위가 찾아오는 11월에 낚이는 씨알이 가장 굵다.
12~1월에는 수초치기로 월척을 뽑아내기도 하는 대물터이다. 외래어종이 없어 자생하는 새우와 참붕어가 잘 먹힌다.
대물자원이 많아 현지민들보다 외지인들에게 더 잘 알려진 저수지이다.
한적해서 찾았는데 갑자기 몰려드는 낚시인들
낚시인 하나 없는 호젓한 성리지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우리를 맞이했다.
물색도 탁하고 온갖 수초대가 금방이라도 대물붕어를 토해낼 것 같았다.
김인호씨는 상류에 이성균씨는 제방 끝쪽 부들 끝자락을 노려 대를 폈고, 필자는 도로 밑에 대를 폈다. 너무 조용한 저수지여서 연안에 붕어가 붙었을 거라 생각하고 짧은 대 위주로 대편성을 마쳤는데 낚시차량이 한 대 들어왔다.
“뭐 좀 낚입니까”하고 묻기에 뒤돌아보니 한 명이 아닌 두 명이었다. 화순조우회 소속으로 정출을 왔다고 했다.
그들은 도합 6명이었다. 작은 저수지에 포인트는 많지 않은데 너무 많이 낚시인들이 몰리지 않았나 싳었다.
결국 한적하게 낚시하기로 했던 계획은 무너지고 계매지보다 더 많은 낚시인들과 함께 낚시를 하게 됐다.
낚시터가 소란스러울 것 같아 짧은 대를 다시 접고 4칸 이상의 긴 대 위주로 8대를 다시 폈다.
화순 조우회 회원들도 대편성이 끝났는지 저수지가 조용하다 싶었는데 제방 쪽이 유난히 시끄러웠다.
웬일인가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보니 인근 마을 성두리에서 낚시를 온 현지민 낚싯대가 활처럼 휘는 게 보였다.
한눈에 봐도 대물붕어가 틀림없겠다 싶어 카메라를 들고 뛰었다. 조우의 도움을 받아 뜰채에 담은 것은 아쉽게도 붕어가 아닌 잉어였다. 그분의 성함이 송하영씨였다.
50cm 정도 되는 잉어였는데 떡밥 내림낚시에 낚였다고 했다.
꼼지락거리다 천천히 솟는 5.8칸대 찌
잉어를 촬영하고 자리에 돌아와 보니 연안 쪽으로 펼쳐 놓은 4칸대의 찌가 없어지고 총알이 걸려 있었다. 참붕어를 채집해 꿰어 놓았는데 가물치인가하고 꺼내보니 9치 붕어가 걸려 있었다.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내리면서 입질은 시작되었다. 일행과 좀 떨어져 앉았는데 붕어가 필자가 있는 쪽으로만 몰렸는지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
뗏장수초가 드문드문 자라는 포인트로서 자연 구멍이 있는 자리에 해결사채비를 넣었는데, 유독 그 포인트에서만 새우에 입질이 집중되었다.
5치에서 9치까지 낚이는 등 씨알도 다양했다. 밤 9시를 넘기면서 씨알이 다소 굵어진 느낌이었다.
밤 10시 정도 되었을까? 차량이 한 대 들어오는 듯하더니 3명이 더 들어 왔다. 그렇지 않아도 인원이 많은데......
전체 인원이 12명은 되는 듯했다. 그러는 사이 입질은 거짓말처럼 끓겼다. 갈수록 입질은 현저하게 줄어 새벽에는 찌가 아예 미동도 하지 않았다.
여명이 밝아올 즈음 저수지 수면에는 안개가 앝게 끼였다. 희미하게 찌가 보일 정도인데 가장 긴 대인 5.8칸대에 예신이 들어왔다. 올리지 못하고 한참을 꼼지락거리더니 천천히 솟기 시작했다. 찌올림으로 봐서 월척임에 틀림없었다.
찌가 몸통까지 올려 정지될 찰라 두 손으로 챔질했는데 예상되로 묵직했다.
중간의 뗏장수초지대에 파고들까봐 단숨에 발밑까지 끌고 왔는데 예상대로 월척이었다.
계측자에 올려보니 33cm. 그와 동시에 건너편 상류에 앉은 김인호 회원도 월척을 낚아냈다. 32cm라고 한다.
살림망에 넣지 말고 기다리라하고 카메라를 들고 뛰어가 촬영을 했는데 촬영 도중에 순간적으로 푸더덕 하면서 물속으로 떨어져 자동 방생이 되었다.
하류 제방 쪽으로 가보니 화순조우회 나경호씨가 31cm 떡붕어를 낚아냈는데 토종이 아니어서 못내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함께온 일행인 송석종씨도 새우미끼로 29.5cm 붕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성리지의 겨울 전망
성리지는 앞으로 추워질수록 씨알이 굵게 낚일 것이다. 뗏장수초가 없는 빈 공간은 여름에 마름 수초가 자라던 지역이라 바닥이 지져분할 수 있다. 가급적 가벼운 채비를 활용해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또 물색에 따라 미끼가 달라진다. 뻘물이 져서 탁하다면 죽은 새우가 유리하고 물색이 맑을 때는 지렁이 여러 마리 꿰기가 유리하다. 출조하는 낚시인들이 많지 않으면 짧은 대도 좋지만 출조객이 많다면 긴 대 위주의 대편성이 필요하다. 쓰러진 부들 수초지대에선 직공낚시를 해도 좋다.
◆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벌교 나들목을 나와 벌교 방향으로 1km 정도 가면 벌교교차로이다.
이곳에서 고흥 방면 15번 국도를 타고 고흥읍 방향으로 직진하다 보면 과역면을 지나 고흥호와 두원면 방향으로 가는 운대교차로가 나온다. 우측 두원면 방향으로 830번 지방도를 타고 성두리 방향으로 약 6km 가면 우측에 수초로 뒤덮인 성리지가 보인다.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 → 전남 고흥군 두원면 성두리 47-3번지.
부들과 뗏장수초가 덮여 있어 겨울에도 대물붕어를 토해내는 고흥 성리지.
삭은 마름수초를 감안해 가볍게 찌맞춤해 사용한 해결사채비.
해결사 채비에 죽은 새우가 잘 먹힌 성리지의 월척붕어.
도로 밑에 앉아 이른 아침에 33cm 월척을 낚아낸 필자.
화순조우회 나호경씨가 31cm 떡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동이 터 오르고 있는 고흥 성리지의 아침 풍경.
고흥 성리지의 제방 포인트. 여름 내 많던 마름이 삭아서 포인트가 늘어났다.
고흥 성리지에서 내림낚시로 50cm급 잉어를 낚은 송하영(우)씨와 나호경씨.
상류에 긴대 위주로 대편성한 필자의 낚시 자리.
고흥 성리지에서 준척급으로 손맛을 본 이성균(좌), 김인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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